헨리의 자유 상자 뜨인돌 그림책 6
엘린 레빈 지음, 카디르 넬슨 그림, 김향이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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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위시리스트에 있던 책이었다. 노예의 이야기를 다룬 "인권" 이야기는 아직 아이에게 이르지 않을까...(아니, 실은 내가 잘 설명해 줄 자신이 없었다.)싶어 미루고...미루었던 책. 하지만 언젠가는 꼭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를 다룬 책이다. 

  

헨리 브라운은 노예이다. 왜냐하면 그의 가족이 노예이기 때문에. 노예는 생일도 없다. 다른 노예 아이들처럼 헨리 브라운도 가족과 헤어져 새 주인에게 속해 공장에서 일을 하게 된다. 언젠가부터 헨리의 마음 속에서 드는 생각이 있다. 자유롭고 행복한 새처럼 훨훨 날고 싶다는 꿈! 

헨리 브라운에게 잠시나마 행복했던 시절도 있었다. 주인님 심부름으로 장을 보러 나온 낸시를 만난 일. 그리고 낸시와 결혼해 세 아이를 낳고 가정을 이룬 일 말이다. 하지만, 헨리가 그랬던 것처럼.... 그의 아내와 세 아들도 다른 이에게 팔려 떠나버린다. 헨리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다시 "자유"를 떠올린다.

  

<<헨리의 자유 상자>>는 노예인 헨리가 자유를 찾아 상자 속에 숨어 필라델피아로 탈출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의 맨 마지막 문장이 주는 여운은.... 끔찍할 정도로 감동적이며 가슴이 에린다.

"마침내 헨리에게도 생일이 생겼어. 
1849년 3월 30일. 헨리가 찾은 첫 번째 자유의 날!
그날 이후 헨리의 이름은 헨리 ’박스’ 브라운이 되었단다."

마지막 장 그림과 ’박스’ 브라운이 되었다는 글만 읽은 우리 아이는 이 책이 엄~청 재미있는 책인 줄로만 알았나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나니 표정이 어둡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난 후, 옛날에는 노예 제도라는 것이 있었다는 사실과 그 노예제도를 없애기 위해 벌어진 미국의 남북전쟁. 그리고 링컨 대통령의 이야기(우리 집에 있는 단 3권의 위인전 중 하나)로까지 이야기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사람은 모두 평등하다는 것. 얼굴 피부색이나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것. 지금도 세계 어딘가에선 아직도 이런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조금 무겁고 어려운 주제였지만, 역시나 간과하고 지나가서는 안 되는 주제였기에 이 책이 주는 무게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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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전 3 - 천추태후
문재인 글, 그림소프트 그림, KBS 한국사傳 제작팀 원저 / 세모의꿈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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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만화를 우습게만 볼 문제는 아닌것 같습니다. 정말 좋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까요. 조금만 깊이 들어가도 지루하고 재미없는 분야들에 대해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일부러 피해 돌아갈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는 그냥 아이들이 좋아하니까...라는 이유 말고도 학부모들이 인정한 학습만화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류나 부정적인 부분들을 줄이고 아이들을 위해 신경 쓴 모습들이 보인 책을 보면... 학부모로서 정말 뿌듯합니다. 

<<한국사전>> 시리즈 또한 그런 책입니다. 우선 무엇보다 국내외적으로 인정받았던 <KBS 역사 다큐멘터리 한국사전>에 방송된 역사 인물의 이야기를 재구성하였다는 점이 무척 신뢰할 만합니다. 게다가 아이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한 캐릭터를 만들어 판타지 요소를 더해 시공간을 넘어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재미있습니다. 

 

<<한국사전>> 시리즈는 마치 드라마 <태왕사신기> 내용처럼 시작합니다. 환인의 아들 환웅이 웅족의 신녀인 웅비와 혼인하여 약속의 땅을 웅족에게 넘겼다는 점. 환웅의 선택을 받지 못한 호족과 호족의 태자 태호는 어둠의 마왕 공정마왕과 결탁하여 약속의 땅을 차지하기 위해 웅족과의 기나긴 싸움을 시작합니다. 이 싸움에 환인의 증표를 지키던 4대 신물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고 웅족의 태자 단을 비롯한 풍천, 적우, 운령은 역사 속에 숨은 4대 신물을 찾아 역사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오홋~ 이 이야기만으로도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한국사전 3 천추태후>>에서는 앞의 1, 2권에서 찾은 주작의 뒤를 이어 현무를 찾아 고려 제7대왕 목종과 천추태후의 시대로 갑니다. 이 책에서 살펴보아야 할 것은 천추태후가 우리나라 최초의 섭정을 했다는 사실과 그녀에 대한 진실입니다. 자신의 아들이 뒤를 잇게 하기위해 많은 무리수를 두기는 했지만, 그녀가 중국의 유교사상에서 벗어나 전통적인 고려만의 문화를 만들려고 했다는 점은 인정해야 되겠지요. 놀랍게도 이 만화책에서는 이 포인트를 잘 잡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단순히 재미를 넘어 역사의 진리를 깨닫도록 유도하는 거지요. 

또한 만화로는 모두 표현되지 않는 이야기들은 중간중간 <아사달의 한국사전 교실>이라는 페이지를 넣어 그 시대의 풍습과 문화, 뒷이야기까지 아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천추태후는 섭정을 하고 자신의 아들을 왕위에 앉히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던 역사의 죄인이었을까요? 아니면 강대국들 사이에 고려만의 문화를 만들고 고구려의 전신으로서 더욱 강력한 나라로 만들었던 여걸이었을까요?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살아숨쉬는 역사 속에서 더 큰 생각을 갖게 되겠지요. 정말 뿌듯하고 즐거운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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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따뜻한 마음에 온다 - 지혜의 샘터 77가지
김정빈 지음 / 동화출판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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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목이 <지혜의 샘터 77가지>이다. 그래서 그런걸까? 책 속의 77가지 이야기는 <샘터>나 <좋은 생각> 등 작은 책에서 우리가 익히 읽어왔거나 어디서 들어봤음직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우리가 그런 이야기들을 즐겨 읽는 이유는 우리 이웃의, 혹은 위인들의 따뜻하고 감동적인 순간들을 읽음으로서 우리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행복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는 것. 내가 마음 먹기에 따라 행복이 될 수도 있고, 불행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이론으로는 알지만 실생활에서는 깨닫지 못하고 지낸다. 그러다 이런 이야기를 듣거나 읽게되면 다시금 깨닫게 되는 것이다. "아...나도 행복한 사람이구나..."라고...

<<행복은 따뜻한 마음에 온다>>는 모두 6장으로 되어있지만, "가족"이라는 주제와 "이웃", "마음"에 대한 것으로 나눈다면 크게 3가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어머니에게, 아버지에게, 남편과 아내 서로에게, 그리고 자녀들에게 우리가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들. 그리고 형제나 친구, 스승(그 어떤 표현보다 스승이 옳겠다.)... 더 나아가 이웃과 인류 그 자체에 우리가 가져야할 마음들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때로는 감동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재치가 넘치거나 유머가 있고, 때로는 가르침을 받기도 한다. 알고는 있지만 막상 실천해오지 못하던 것들을 읽음으로서 다시 한 번 반성하게 된다.

출처가 분명치 못한(아마도 작가가 직접 만들었음직한..) 이야기들도 있지만, 상당 부분 위인들의 실화나 <<사기열전>>, <<삼국사기>> 같은 곳에서 발췌한 이야기도 있어 재미를 더한다. 이야기에서 그친다면 조금 지루할뻔 했던 이 책은 작가의 덧붙임이 있어 더욱 아기자기하다. 이 작가의 덧붙임이란 그 글에 대한 작가의 충고가 아닌, 작가 자신의 마음 고백이기도 하다. 따라서 마치 수필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해서 더욱 따뜻한 책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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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뒤집어 보는 재미 - 우리가 미처 몰랐던 뜻밖의 자연생태이야기
박병권 지음 / 이너북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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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시절, 인테리어의 목적과 집안 공기 정화를 위해 어머니가 사다주신 화초들을 몇 개월만에 저세상으로 보내버리곤 했던 내가, 지금은 베란다 가득 나무며 이런 저런 꽃화분들과 허브까지 키우고 있다. 계기는 의외로 간단했다. 결혼 후 두번째로 이사간 집이 화초들을 키우기에 안성맞춤이었던 것. 그냥 두고 잊어버리다가 물만 가끔씩 줘도 알아서 쑥쑥 자라고, 꽃 피우고, 열매 맺고, 새끼까지 번식시켰으니 말이다. 그러니 내가 어찌 예뻐하지 않을 수가 있었을까. 

집 안의 화초들이 예쁘니 그동안 관심도 없던 바깥의 나무들, 꽃들... 심지어 잡초들까지 어찌나 이쁘고 감탄스럽게 느껴지는지... 난 계절의 변화를 식물들의 변화로 먼저 느끼곤 한다. 그래서 생각도 못해봤다. 화분 속의 화초들이 교도소에 갇힌 것으로 비유될 수도 있을거라고는 말이다.

<<자연, 뒤집어 보는 재미>>는 그런 책이다. 가을이면 아름다운 색깔로 우리들을 감탄케하는 단풍이 실은 식물의 쓰레기통으로 불리는 액포에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나 아무 쓸모도 없이 귀찮게만 여겨지던 칡이 사실은 숲의 호스피스 역할을 한다는 사실, 대나무는 풀도 아니고 나무도 아닌 존재라는 이야기 등 우리가 그동안 몰랐거나 오해하고 있던 사실들을 조금 다른 관점으로 바라본 이야기들이다. 

자연은 이렇게 스스로의 정화 능력을 갖고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우리는 정작 자연에게 무엇을 돌려주었는지... 돌려주기는커녕 계속해서 숲을 없애고, 습지를 메우고, 하천을 곧게 만들기까지 했다. 단지 우리의 생활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가 아닌가? 생태 독재자를 기다린다는 박병권님의 글을 읽고 있으니 그동안 알고도 모른척하고 지내오던 "환경 문제"와 "자연"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반성한다.

"자연 보호"라고 어렸을 때부터 배워왔지만 지금도 우리는 그다지 "보호"를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진짜 보호는 우리가 자연 속에 녹아나야 하지 않을까. 눈 앞의 보호가 아닌 멀리 내다 본 계획이 필요한 때이다. 무턱대고 언젠간 시골 가서 살리라~ 하고 생각했던 것조차도 미안해지는 글들이 많았다. 

그래도 우리집 화초들을 땅에 옮겨 심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나는 분명 이 화초들과 정신적인 교감을 나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조금 더 깊이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 같다. 나 혼자만에서 그치지 않고 아이와도 깊은 대화를 나눠보아야 겠다. 미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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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에 강한 아이로 키워라 - 자녀를 글로벌 인재로 기르려면
이정숙 지음 / 파프리카(교문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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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둔 엄마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내 아이가 영어를 잘 할 수 있을까 - 아니 사실은 좀 더 쉽게 가르칠 수 있을까."가 아닐까 싶다. 세상은 점점 하나로 이어져 글로벌 시대가 왔고, 영어 뿐 아니라 제 2외국어, 제 3외국어까지 마스터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으니 말이다. 나처럼 영어 울렁증이라도 있으면 정말 이 사태를 어떻게 헤쳐나아가야 하나...하는 생각에 한숨만 나온다.

KBS 아나운서였으며 국내 최고의 대화법 전문가인 이정숙씨는 그 해결 방법이 의외로 매우 쉽다고 한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뇌 속에 성능 좋은 언어 프로그램을 심어주면 그 이후로는 알아서 습득하고 알아서 잘 자라준다는 것. <<언어에 강한 아이로 키워라>>는 맞벌이 주부로, 자신의 공부로... 바쁘게 살아가는 와중에도 두 아들을 아주 훌륭하게 키워낸 이정숙씨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아이들을 글로벌 인재로 키운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책이다.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아이들을 교육시킨 것은 아니었고, 우연히 좋은 환경(주위에 책이 그득했던 환경과 할아버지가 어려운 책도 스스럼없이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던 것)이 만들어져 이정숙씨의 두 아들은 어렸을 때부터 언어 프로그램이 잘 심어졌다고 말하지만 사실 이 책을 읽어보면 우연히 주어진 환경보다는 이정숙씨가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잘 알 수 있다. 

"새삼 어떻게 그렇게 모든 단어 의미를 명쾌히 알아보고 말하느냐고 불평하신다면 당신은 자식 잘 기를 의욕은 많지만 실행력은 부족한 부모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나중에 자식의 학교 성적이나 언어 능력을 탓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60p

그렇다. 사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것, 아이와 말 놀이 하는 것, 매일 일기를 쓰게 하는 것,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 등등... 이론적으로는 이런 것들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좋게 끼치는지 잘 알고있다. 문제는 실행력인 것이다. 알고도 해주지 못하는 것. 방법을 모른다기 보다는 그런 이론들을 체계적으로 어떻게 적용시켜야 하는지 모르다보니 차일피일 미루게 되고, 더 게을러져서 그렇게 하루하루 걱정만 하다가 시간이 흐른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그렇게 바라보니 이정숙씨는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질문에 질문으로 응하고, 절대적으로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주었으며 부모로서의 권위도 잃지 않는다. 세상에는 정말로 이런 완벽한 엄마도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하지만 좌절하지는 않는다. 나 또한 이미 아이는 스펀지라는 사실을 직접 경험해보았기에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련다. 완벽한 엄마처럼 한꺼번에 많은 노력은 못하겠지만 하나씩 내 페이스에 맞춰 노력해보려고 한다. 

귀찮다고 학원이나 학습지에 맡기는 대신 돈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은 바로 "엄마"이다. 

"고기를 잡아 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유대인들의 탈무드 내용처럼. ...122p

아이의 말을 온전히 믿어주고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자신감이 생길 수 있도록. 글로벌 인재로 기르려면 "영어"를 잘 하는 것보다 누구와도 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신감과 호기심,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나라 언어부터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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