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만화를 우습게만 볼 문제는 아닌것 같습니다. 정말 좋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까요. 조금만 깊이 들어가도 지루하고 재미없는 분야들에 대해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일부러 피해 돌아갈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는 그냥 아이들이 좋아하니까...라는 이유 말고도 학부모들이 인정한 학습만화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류나 부정적인 부분들을 줄이고 아이들을 위해 신경 쓴 모습들이 보인 책을 보면... 학부모로서 정말 뿌듯합니다. <<한국사전>> 시리즈 또한 그런 책입니다. 우선 무엇보다 국내외적으로 인정받았던 <KBS 역사 다큐멘터리 한국사전>에 방송된 역사 인물의 이야기를 재구성하였다는 점이 무척 신뢰할 만합니다. 게다가 아이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한 캐릭터를 만들어 판타지 요소를 더해 시공간을 넘어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재미있습니다. <<한국사전>> 시리즈는 마치 드라마 <태왕사신기> 내용처럼 시작합니다. 환인의 아들 환웅이 웅족의 신녀인 웅비와 혼인하여 약속의 땅을 웅족에게 넘겼다는 점. 환웅의 선택을 받지 못한 호족과 호족의 태자 태호는 어둠의 마왕 공정마왕과 결탁하여 약속의 땅을 차지하기 위해 웅족과의 기나긴 싸움을 시작합니다. 이 싸움에 환인의 증표를 지키던 4대 신물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고 웅족의 태자 단을 비롯한 풍천, 적우, 운령은 역사 속에 숨은 4대 신물을 찾아 역사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오홋~ 이 이야기만으로도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한국사전 3 천추태후>>에서는 앞의 1, 2권에서 찾은 주작의 뒤를 이어 현무를 찾아 고려 제7대왕 목종과 천추태후의 시대로 갑니다. 이 책에서 살펴보아야 할 것은 천추태후가 우리나라 최초의 섭정을 했다는 사실과 그녀에 대한 진실입니다. 자신의 아들이 뒤를 잇게 하기위해 많은 무리수를 두기는 했지만, 그녀가 중국의 유교사상에서 벗어나 전통적인 고려만의 문화를 만들려고 했다는 점은 인정해야 되겠지요. 놀랍게도 이 만화책에서는 이 포인트를 잘 잡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단순히 재미를 넘어 역사의 진리를 깨닫도록 유도하는 거지요. 또한 만화로는 모두 표현되지 않는 이야기들은 중간중간 <아사달의 한국사전 교실>이라는 페이지를 넣어 그 시대의 풍습과 문화, 뒷이야기까지 아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천추태후는 섭정을 하고 자신의 아들을 왕위에 앉히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던 역사의 죄인이었을까요? 아니면 강대국들 사이에 고려만의 문화를 만들고 고구려의 전신으로서 더욱 강력한 나라로 만들었던 여걸이었을까요?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살아숨쉬는 역사 속에서 더 큰 생각을 갖게 되겠지요. 정말 뿌듯하고 즐거운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