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뒤집어 보는 재미 - 우리가 미처 몰랐던 뜻밖의 자연생태이야기
박병권 지음 / 이너북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신혼 시절, 인테리어의 목적과 집안 공기 정화를 위해 어머니가 사다주신 화초들을 몇 개월만에 저세상으로 보내버리곤 했던 내가, 지금은 베란다 가득 나무며 이런 저런 꽃화분들과 허브까지 키우고 있다. 계기는 의외로 간단했다. 결혼 후 두번째로 이사간 집이 화초들을 키우기에 안성맞춤이었던 것. 그냥 두고 잊어버리다가 물만 가끔씩 줘도 알아서 쑥쑥 자라고, 꽃 피우고, 열매 맺고, 새끼까지 번식시켰으니 말이다. 그러니 내가 어찌 예뻐하지 않을 수가 있었을까. 

집 안의 화초들이 예쁘니 그동안 관심도 없던 바깥의 나무들, 꽃들... 심지어 잡초들까지 어찌나 이쁘고 감탄스럽게 느껴지는지... 난 계절의 변화를 식물들의 변화로 먼저 느끼곤 한다. 그래서 생각도 못해봤다. 화분 속의 화초들이 교도소에 갇힌 것으로 비유될 수도 있을거라고는 말이다.

<<자연, 뒤집어 보는 재미>>는 그런 책이다. 가을이면 아름다운 색깔로 우리들을 감탄케하는 단풍이 실은 식물의 쓰레기통으로 불리는 액포에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나 아무 쓸모도 없이 귀찮게만 여겨지던 칡이 사실은 숲의 호스피스 역할을 한다는 사실, 대나무는 풀도 아니고 나무도 아닌 존재라는 이야기 등 우리가 그동안 몰랐거나 오해하고 있던 사실들을 조금 다른 관점으로 바라본 이야기들이다. 

자연은 이렇게 스스로의 정화 능력을 갖고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우리는 정작 자연에게 무엇을 돌려주었는지... 돌려주기는커녕 계속해서 숲을 없애고, 습지를 메우고, 하천을 곧게 만들기까지 했다. 단지 우리의 생활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가 아닌가? 생태 독재자를 기다린다는 박병권님의 글을 읽고 있으니 그동안 알고도 모른척하고 지내오던 "환경 문제"와 "자연"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반성한다.

"자연 보호"라고 어렸을 때부터 배워왔지만 지금도 우리는 그다지 "보호"를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진짜 보호는 우리가 자연 속에 녹아나야 하지 않을까. 눈 앞의 보호가 아닌 멀리 내다 본 계획이 필요한 때이다. 무턱대고 언젠간 시골 가서 살리라~ 하고 생각했던 것조차도 미안해지는 글들이 많았다. 

그래도 우리집 화초들을 땅에 옮겨 심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나는 분명 이 화초들과 정신적인 교감을 나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조금 더 깊이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 같다. 나 혼자만에서 그치지 않고 아이와도 깊은 대화를 나눠보아야 겠다. 미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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