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의 말들 -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은유 지음 / 유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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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혼란스럽다. 적어도 나의 경우엔 독후감 수준으로 서평을 시작했다. 그러다 잘 쓰고 싶은 욕심에 책 속의 좋은 문장들을 인용하거나 전문가들의 글을 베꼈다. 남의 것을 훔치는(?) 과정을 통해 아주 미세하나마 나도 성장함을 느꼈다. 특별한 단어나 예상 밖의 문장구조를 배웠고, 무엇보다 솔직함과 전문성 함양을 배웠다. 그 과정을 통하며 일말의 양심과 잘 쓰고픈 욕망이 생겨났다. 즉 남과 다른 나만의 결과물을 만들고 싶어졌다. 행내내기보다 ‘다르게 보기‘와 같은 자세로 쓰기 시작했다. 여전히 전문가 단계에 오르지 못한(솔직히 오를 마음도 없지만) 아마추어 서평가에 그치고 있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쓰고픈 욕망에 자판을 두들기고 있다. 

처음부터 잘 쓰기란 힘들다. 아니 불가능하다. 그러니 흉내내기란 미숙한 어린이가 어른 행내내기를 통해 성장하고 결국 자신의 길을 가는 것처럼 필요한 과정이 아닐까? 그러나 이것이 위 저자의 말처럼 일정 단계에 올랐는데도 반복되면 위험하다. 그것은 자기 글이 아닌 남의 글을 훔쳐 남의 글로 내 방을 도배하는 것이니까.  들쑥날쑥한 자신의 생각을 잡고 정리하는 단계에 올라선  서평가나 독자는 위대하다. 그건 누가 알아주던 아니던 자신의 생에 자기만의 고유한 영역을 개척한 탐험가는 존경받아 마땅하다.

이 책은 자꾸책 잡념이 들게 만든다. ㅎㅎ

"글쓰기는 감각의 문제다. 남의 정신에 익숙해질주록 자기 정신은 낯설어 보인다. 들쑥날쑥한 자기 생각을 붙들고 다듬기보다 이미 검증된 남의 생각을 적당히 흉내 내는 글쓰기라면 나는 말리고 싶은 것이다."

은유, <글쓰기의 말들>, 유유, 2016, 139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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杜門卽是深山 (두문즉시심산).
문을 닫아 걸면 곧 깊은 산중이라.

국립중앙박물관을 지낸 미술사학자 최순우는 주위의 만류를 무릎쓰고 북향 한옥을 구입했다. 주인의 정을 듬뿍 받은 집은 그가 떠난 지금 시민문화유산 1호로 지정되었고 이를 일반에 개방하고 있다. 이 집에는 위와 같은 내용을 담은 편액이 있다고 한다. 이를 본 저자는 아래처럼 글을 썼다.

저자가 왜 아래와 같은 글을 썼는지 이해가 된다. 저런 곳, 즉 ‘나만의 공간‘을 갖고픈 게다. 우리 집에도 나만의 작은 공간이 있다. 하지만 그곳에 들어가면 가족에게서 소외될까 두려워 거리를 두고 있다. 다시 문을 열어야 할까 보다.

"최순우가 글을 쓰던 방이 딱 그랬다. 방에서  창호지 문을 열면 뒤뜰이 펼쳐진다. 햇살과 바람과 잎새가 서로를 어루만지니 깊은 산중처럼 아득하다. 이 멋진 ‘자기만의 방‘에서 최순우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라는 책을 썼다."
은유, <글쓰기의 말들>, 유유, 2016, 129쪽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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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말들 -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은유 지음 / 유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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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자니 더 나아갈 수가 없다. 어디에라도 걸어두고 반추하고 싶어진다. 정말이지 내 삶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도전하고 전복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경전과 법전이 재해석되듯이.

아래 글은 은유, <쓰기의 말들>, 유유, 103쪽에서 옮겼으며,
원전은 빌헬름 라이히, <파시즘의 대중심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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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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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감출 수는 있어도 역사를 바꿀 수는 없어˝
-무라카미 하루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에서 인용.

참 멋진 말이다. 기억은 주관적이고 다른 이들에 의해 편집되기도 하지만 역사는 바꿀 수 없다니.

읽었던 책들에서 밑줄친 부분을 찾고 있는데 바쁘다보니 이마저도 어렵다. 책장 넘기는 속도가 넘 더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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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2-25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nulp님, 좋은밤되세요.^^
 
좋은 문장 나쁜 문장 살림지식총서 376
송준호 지음 / 살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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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래서 자꾸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모양이다.
이런 글쓰기를 통해서라도 삶의 의미를 느끼기 위해서 말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생각과 느낌이 필요한 시점이다.
난 지금 너무 갇혀 있다. ㅎㅎ 

사람은 느끼고 생각하는 존재다. `느낌`과 `생각`이야말로 삶의 본질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글은 살아가면서 얻은 생각과 느낌을 정리해서 표현하는 중요한 방식이다. 다양하고 풍부하게 느끼고 체계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진정 인간다운 삶은 글쓰기에서 비롯된다. 

송준호, <좋은 문장 나쁜 문장>, 살림, 3쪽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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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2-20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nulp님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knulp 2016-02-21 00:08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두요. 오늘은 한잔해서 정신이 혼미해요.ㅋㅋ 낼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