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노믹스>를 리뷰해주세요.
스토리노믹스 - 상상력이 만드는 거대한 부의 세상
수잔 기넬리우스 지음, 윤성호 옮김 / 미래의창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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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노믹스 - 해리포터의 성공 사례 분석
 
나는 아직 그 유명한 해리포터를 읽지 못했다. 아니 읽지 않았다는 말이 보다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판타지류를 무척좋아하고 해리포터가 나왔을 때도 읽어보고 싶었지만, 푹빠져서 시간을 다 빼앗겨버릴 것 같아서 읽지 않았다. 다행히(?) 영화로 제작되어서 영화로 대체만족을 가졌다(소설을 읽은 분들이 영화는 너무 많이 생략되어 있다고 재미가 훨씬 덜하다고들 말하지만 나는 나름 만족한다)
 
‘스토리노믹스’는 전 세계에 전대미문의 흥행돌풍을 일으킨 해리포터의 성공요인을 분석한 책이다. 단지 ‘어린이 문학’일 뿐인 하나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세계적인 현상이 될 수 있었는가를 분석하는 일은 자못 흥미로운 일일뿐 아니라,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반드시 분석해야할 필요가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저자는 해리포트의 성공요인을 “뛰어난 작품, 소비자의 감정이입, 입소문 마케팅과 온라인 버즈, 티저 및 지속적 마케팅, 브랜드 일관성과 확산의 자제”로 나누어서 각각의 요소에 대해서 분석하고 있다. 각각의 요소는 서로 연관이 있지만 그 근간이 되는 것은 아무래도 뛰어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도 언급하고 있기는 하지만, 나는 이 요소에 여기에 억세게 운이 좋은, 혹은 너무나 절묘한 타이밍을 첨가하고 싶다. 그리고 그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우연적 요소이기에 비즈니스 분석에서는 그리 도움이 되는 내용은 아니다.
 
해리포터를 영화로만 접했기는 하지만, ‘나니아 연대기’도 해리포터에 못지 않는 책이었고, 나니아 연대기가 해리포터 시기에 나왔다면 해리포터 이상의 인기를 끌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도 미국에서는 아동도서의 고전처럼 사랑받는 책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나니아 연대기가 인기를 끈 것은 불과 몇 년전이었다. 그런데 사실 ‘나니아 연대기’는 ‘나르니아 왕국’이라는 제목으로 이미 80년대 초 우리나라에서 번역된 적이 있다. 1990년쯤에 우연히 이 책을 접하고(그 때는 물론 절판되었고 절판된 책을 우연히 구하게 되었다) 밤을 홀딱새며 읽었던 기억이 있다. 1980년대의 우리 나라 문화나 환경에서는 이 책이 인기를 얻기 힘들었던 것이다. 해리포터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리포터가 뛰어난 작품이지만, 바로 그 때 그 시기가 아니었으면, 비록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들었을지언정, 지금과 같은 전 세계적인 이목은 끌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해리포터의 흥행의 요소에는 롤링의 작가 정신이 대단히 한몫했다는 생각도 든다. 롤링은 자기의 작품을 사랑했고, 자기의 작품이 상업주의에 훼손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리고 오직 독자에게 사랑받는, 독자의 작품이길 원했다. 그래서 그는 한편으로 해리포터를 지키기 위해 돈을 포기하였고(브랜드 일관성과 확산의 자제), 다른 한편으로 독자들에게 저작권을 풀어주었다(온라인 버즈). 티저 및 지속적 마케팅은 어차피 마케팅의 몫이고, 마케팅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해리포터의 흥행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아마도 작가 정신이 아닐까 생각한다.
 
해리포터에 대한 저자의 분석은 나에게 꽤나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점은 책의 각 쳅터마다 같은 이야기를 너무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각 쳅터하나만을 두고 볼 때는 필요한 내용이라서 언급한 것이지만, 책 전체를 순서대로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반복되는 이야기가 몰입도를 떨어뜨리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해리포터의 성공요인을 전체적으로 살펴보게 한다는 점에서 도서관련 직업을 가진 분들과 작가 지망생들에게 좋은 지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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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내경 : 영추편 만화로 읽는 중국전통문화총서 3
주춘재 글 그림, 백유상.정창현 옮김 / 청홍(지상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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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제 내경 영추 - 만화로 쉽게 읽는 황제내경 영추편

황제내경 영추은 모두 162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소문의 보충서, 혹은 소문이 내경의 상편이라고 한다면 영추는 하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소문이 주로 개괄적이고 이론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면 영추는 ‘침을 놓는 법’과 같은 보다 실제적이고 각론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만화로 읽은 황제내경 영추’는 총 162편의 영추 중에 34편을 만화로 담고 있는데, 세세한 각론보다는 일반인이 이해할 만한 내용들을 주로 담고 있다. 소문편과 마찬가지로 황제와 의사의 질문과 대답형식으로 구성되어 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담고 있다. 책 첫장에 ‘황재내경은 귀신이 병을 낫게 한다는 설을 부정한다’는 글귀가 적혀있는 것처럼, 황제내경은 (동양의) 과학적 원리와 임상 경험이 망라된 동양의 최고의 의학서적이요, 모든 동양의학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황제내경은 단순히 병과 병증 그리고 치료법에 대해서 나열한 책이 아니라, 우리 인체가 작용하는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물론 그 원리는 동양의 음양 오행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우리 인체와 장기의 각 부분은 음양 오행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으며, 우리 몸은 자연의 순환원리과 유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그 원리를 알면 우리 몸의 건강을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부분은, 음양 오행설에 어느정도 익숙하다면 일반인들이 읽기에 그리 난해한 부분은 별로 없다. 질문과 답변이 대부분 2-3페이지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고, 또 순서에 그리 얽매이지 않고 읽을 수도 있다.
소문편을 읽고 이 책을 읽었는데, 소문편이 꽤나 어려웠던지라 이 책은 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책 전반적인 난이도는 이 책의 소문편보다 훨씬 더 쉽다. 소문편이 원론적인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어서, 각 부분을 이해하고 전체적으로 소화하는데 좀 어려움이 있었던 반면, 영추편이 다루고 있는 내용은 간략하고 명확해서 읽기는 수월했다. 그러나 만약 소문편을 읽지 않고 영추편만을 읽으면, 읽기는 읽어도 머리 속에 개념정리가 잘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추를 읽기전에 먼저 소문을 읽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영추편보다 소문편이 훨씬 더 유익했던 것 같다. 하지만, 영추에서 다루고 있는 우리 몸의 개별적인 현상들에 대한 설명과 서구의학에 익숙한 우리의 상식과 직접적인 비교를 할 수 있었던 부분은 좋았던 것 같다.
소문편을 읽은 분들은 영추편도 읽어보면 좋을 것같고, 영추편만 읽은 분들은 소문편을 먼저 읽는 것이 책을 이해하는데 보다 도움이 더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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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내경 : 소문편 만화로 읽는 중국전통문화총서 2
주춘차이 지음, 김경아 외 옮김 / 청홍(지상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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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내경 소문편 - 동양의학의 바이블
 
소문(素問)은 한의학에서 있어서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의학서와 견주어 보아도 손색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탁월하다고 할 수 있는 허준의 동의보감도 황제내경을 근간으로 집필되었으니, 황제 내경이 없었다면 한의학은 지금과 같은 지위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원래 소문은 총 81편인데 이 중 2편은 사라지고 79편이 전해져 내려온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소문 중에 32편의 내용을 담고 있다(한의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기 때문에, 어떤 기준으로 32편만 실었는지는 알 수 없다)
소문은 말그래도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황제와 의사의 질문과 대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의학의 사상적 배경은 음양오행이다. 어떤 이들에게 음양오행설은 미신이나 비과학적인 것으로 치부하지만, 동양에서는 최첨단 과학이요, 동양의 모든 과학과 의학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음양 오행설이 오늘날 서구과학의 분석론적 방법으로는 이해가 안되고 엉터리처럼 보일 수 있을지라도, 적어도 음양 오행을 기초로 하여 발달한 한의학에서 보자면 임상학적으로 효능을 보고 있으니, 음양 오행설을 무조건 비과학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실제로 오늘날 최첨단 과학이라고 할 수 있는 양자 역학에서 모든 입자는 반입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지고 있으니, 오히려 오늘날 과학이 음양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황제내경은 전문적인 의학서이기 때문에 내용상으로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들 뿐더라 문체도 딱딱하기 때문에 한의학을 전공하는 분이 아니라면 아에 읽을 엄두가 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이 책은 내용을 최대한 부드럽게 설명하고 보다 이해하기 쉽고 질리지 않도록 그림과 더불어 설명해 놓았다. 말이 좋아서 만화이지, 일반 만화처럼 그냥 읽히는 책은 결코 아니다. 차라리 그냥 삽화가 많이 삽입된 책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오히려 쉬울 것이다.
주로 이론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에,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도 있고, 실제 삶에서 적용하기도 쉽지 부분들도 있지만, 한의학의 원리를 이해하는데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평소에 한의학에 관심이 있지만, 원전의 내용이 어려워 쉽게 접하지 못했던 분들에게 아주 귀중한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황제내경 소문편의 내용을 모두 담고 있지 않다할지라도, 한의학의 원리와 뿌리가 되는 내용들을 이 정도로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반인들에게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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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식 - 약식동원 만화로 읽는 중국전통문화총서 5
주춘차이 지음, 김혜일.백유상.정창현 옮김 / 청홍(지상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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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서 8-9여년전 TV나와서 유명세를 탔던 김홍경이라는 한의사가 생각났다. 걸출한 입담과 명쾌한 설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었고 나 역시 그 분의 강의에 매료되었었다. 그 분의 강의에 음양오행설을 기초로 한 설명들이 많이 나왔는데, 이 책을 보니, 그 때의 기억이 새록 새록 떠 올랐다.
목화토금수의 상합과 상극의 원리 그리고 이 오행이 각각 간장(목), 심장(화), 비장(토), 폐(금), 신장(수),에 해당된다는 가르침이 참 신묘하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그 내용이 이 책에서 일목요연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즉 이 책은, 음양 오행설을 기초로 하여, 각각의 오행이 우리의 신체 장기와, 음식과 색이 어떤 관계에 있으며, 각각 어떻게 서로 연관되며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정리하면, 아래가 서로 상관관계가 있다.
동쪽, 바람, 木, 신맛, 간장, 근육, 청색
남쪽, 열기, 火, 쓴맛, 심장, 피, 적색
중앙, 습기, 土, 단맛, 비장, 살, 황색
서쪽, 건조, 金, 매운맛, 폐, 털(피부), 백색
북쪽, 냉기, 水, 짠맛, 신장, 뼈, 흑색
이를 테면 비장에는 노란색 옷이 좋고, 단맛에 속하는 음식인, 쇠고기, 대추, 아욱등이 좋으 음식이며, 간에 좋은 음식은 신맛에 속하는 개고기, 깨, 자두, 부추 등의 음식이 좋다.
 
이 오행은 또한 순서에 따라 목은 화를 돕고 화는 토를 돕고 토는 금을 도우며 금은 수를 돕고 수는 목을 돕지만, 목은 토에 반하고 화는 금에 반하며 토는 수에 반하고 수는 화에 반하고 화는 금에 반한다.
우리 몸에 비하자면, 간장은 심장을 돕고 심장은 비장을 돕고 비장은 폐를 돕고 폐는 신장을 돕고 신장은 간장을 돕는다. 즉 간장이 나쁠 때, 간장을 강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간장을 강하게 하면 그에 상극인 비장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이럴 때는 신장을 활성화함으로 간장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폐가 나빠지면 피부에 이상이 오고 털이 빠질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피부가 안 좋아지면 폐를 보하는 음식을 먹으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폐를 보하는 음식을 먹으면 심장에 해를 가할 수 있다. 즉 심장이 안좋은 사람은 폐를 보하는 음식을 삼가야 한다. 반대로 이야기 하자면, 폐가 안좋은 사람은 금의 상극인 화에 해당하는, 단맛에 속하는 음식식(비장을 좋게하는 음식)을 삼가야 하는 것이다. 심장(火)이 안좋을 때는 水에 해당하는 음식(시장에 좋은 음식), 곧 콩나물, 돼지고기, 밤과 같은 음식은 좋지 않다.
물론 이런 식으로만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말 그대로 선무당이 사람 잡기 쉽다. 병을 치료할 때는 보다 더 복잡한 상관 관계를 고려해야하고 여기에 음양의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몸이 건강할 때에는 이런 저런 음식을 가려먹을 필요는 없다. 각각의 음식이 모두 다 우리 몸의 각 장기를 돕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모든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아마도 이 이론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너무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조금만 신경써서 살펴보면, 어려운 음양오행설에 기초한 한의학 이론을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론적인 설명만이 다가 아니라 계절에 따라 잘 발생하는 질병과 음식, 그리고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들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건강을 유지하는데 아주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
한의학에 관심있고 취미가 있는 분들에게 아주 유용한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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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답게 산다는 것
안대회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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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이야기하지만 기대보다는 못 미친다.
식민사관에 영향받은 역사교육 때문에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 비뚤어진 시각이나 비하해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나는 그래도 우리나라 선비들에 대해 아주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
인생이란 어짜피 비슷하기 마련이고, 인간은 어느 곳에 있으나 그 본성은 변함이 없다.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도 악한 사람이 있고 선한 사람이 있으며 당쟁과 정치적 암투가 없는 나라가 어디 있던가? 고도화된 문명을 가진 국가일 수록 정치게임은 더욱 살벌하고 치열하기 마련이다. 이것을 안다면 우리나라의 당쟁의 역사에 대해서 그렇게 비하하며 볼 필요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우리에게는 선비라는 좋은 전통이 있다. 비록 때묻고 비열한 사람들에 의해 그 빛이 가려진 바가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좋은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순수한 의미에서 선비 문화는 오늘날 우리가 배워야할 많은 것들이 있다.
아무튼 이런 잔득한 기대를 가지고 책을 샀기에,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망감이 큰 것일 것이다.


이 책은 선비에 대한 일반적인 서술이나 그들의 정신과 기치를 그리고 있지 않다. 주로 조선시대에 살았던 다양한 계층의 선비들의 삶의  한 단면 단면을 토막형식으로 그려주고 있다. 그래서 어떤 일관성이나 뚜렷한 주제를 찾을 수 없다. 물론 저자는 나름대로의 카테고리 안에서 선비의 삶을 비추어 주고 있지만( 4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인생과 내면, 2부 취미와 열정, 글과 영혼, 공부와 서책) 4개의 주제가 서로 연관성이나 체계성이 있지 않을 뿐더러, 각 카테고리 안에서 소개하고 있는 선비들의 모습에서도 어떤 연관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잡학서처럼, 그저 이 모습 저 모습을 뜯어 본 단편적인 이야기 일뿐이다.
저자는 여러명의 선비들의 일상을 통해 선비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개중에는 꽤나 유명해서 누구나 알만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역사 전공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아주 생소하고 낯선 사람들도 있다. 높은 벼슬을 한 사람도 있고 초야에 묻혀서 이름이 잊혀진 사람도 있다. 이렇게 각양 각층의 사람들은 다루고 있는 것은 이 책의 하나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점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류의 책은 어떻게 읽을 것인가? 그러나 아마도 저자는 애초에 이 책을 그런 의도로 지을려고 작정한 모양이다. 그는 서문에서 이렇게 밝혀두고 있다.
" 작은 제목을 빌려 산만하고 무료한 말을 엮어냅니다. 여기에는 제 마음이 실려 있습니다. 이 책은 어린애들이 티끌을 밥으로 삼고, 흙을 국으로 삼고, 나무를 고기로 삼아 소꿉놀이 하는 놀이와 같습니다. 그저 유희에 불과할 뿐 먹지 못하는 물건들임을 아이들이 모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밥이나 국이나 고기로 보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글쎄 책에 대한 아주 적절한 변명(?)이 아닐까? 조선시대에 살았던 선비는 이러 이러한 삶을 살았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던지려는 마음은 애초에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나서도 선비답게 산다는 것이 도대체 어떻게 사는 것인다는 말인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가 라는 의문을 떠올리게 만든다 "산만하고 무료한" 이 말은 이 책에 대한 적확한 표현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말은 아니다. 이 책에서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면 그저 무료한 책읽기를 한 독자의 탓일 것이다. 소꼽장난에 의미를 발견하듯, 먼 옛날, 나와는 아무런 상관없어 보이는 선비들의 단편적인 일상을 반추함으로 자기를 돌아볼 수 있다면, 저자가 바라는 목적이 달성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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