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그리는 페인트공 쪽빛문고 12
나시키 가호 지음, 데쿠네 이쿠 그림, 고향옥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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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흠... 처음엔 무심코 읽으며 그저 페인트공의 이야기로만 느꼈다. 특별한 감정이나 느낌도 느끼지 못한 채. 다만 자신의 일을 기쁘고 특별하게 여기는 성실한 페인트공의 이야기로. 
한 가지, 페인트공이었던 아버지로부터의 특별한 무엇인가를 전수받은 것같은- 돌아오는 배 위의 갑판에서 나타난 이름모를 여자가 알려준 다 닳은 낡아빠진 아버지의 붓을 통해- 막연한 무엇인가를 느끼긴 한 것 같다. 

그리고 다시 읽으면서, 아버지의 무덤조차 찾지못하고 돌아오는 갑판 위에 갑자기 나타난 그 여자가 싱야에게 아버지가 남긴 붓과 함께 주문한 것은 '위트릴로의 흰색'이란 것이 참으로 묘하게 다가왔다. '위트릴로의 흰색'이라니...... 

집으로 돌아온 싱야가 자신의 가게를 열고 손님들로부터 받은 주문을 생각하며 아버지의 붓을 머리맡에 두고 자면 어김없이 꿈을 통해 손님들이 바라는 것까지 알게 되고, 그에 따라 페인트칠이 아닌 손님들의 마음(바람)이 담긴 그림을 그려주는 싱야.
아마도, 아버지의 붓을 통해 싱야가 받은 것은 아버지를 찾아 떠났던 프랑스에서 싱야가 어렴풋하게나마 발견한 아버지의 흔적... '위트릴로의 흰색' 그것이 아니었을까...... 

아버지의 다 닳아빠진 낡은 붓을 통해 아버지가 그리고 싶어했던 '위트릴로의 흰색'을 그리며 기쁜 일, 즐거운 일, 슬픈 일, 괴로운 일을 함께 겪으며 살아온 싱야의 머리칼은 어느새 희끗희끗한 오랜 세월의 흔적을 편안하게 담고 있는듯하다. 
그의 아버지가 그랬듯 싱야 역시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한다. 맡은 일을 다 마치기라도 한듯.....
그리고 남겨진 그의 묘비명 한 줄. "불세출의 페인트공, 여기에 잠들다." 

문득, 싱야의 아버지와 싱야가 그리고자 했던(아니 갑판 위에 나타난 여자가 주문한) '위트릴로의 흰색'을 아이들은 어떻게 이해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몽마르트의 사생아로 일명 '저주받은 화가'로 알려진 술주정뱅이 화가, 위트릴로.
다행히도 우리집엔 오래전(결혼하기전)부터 가지고 있던 위트릴로에 관한 책이 있어서 그의 이름이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  

여러 화가들의 모델이었으며 나중에는 화가가 된 그의 어머니 슈잔느 발라동의 사생아로 태어난 위트릴로. 그의 불행한 출생만큼이나 술에 찌들어 살았던 그의 삶은 그러나 '사색이 아닌 감동에 의한' 소박한 작품들을 그려냄으로써 한때나마 전성기를 누린다. 

아마도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위트릴로의 흰색'이란 그의 전성기인 '백白의 시대'를 의미하는 것일지도... 상류의 주택가보다도 서민가 쪽에서 호사한 색을 발견하고, 교회당에 있는 침묵의 색이며 병사, 병원, 형무소의 색을 백白으로 칠한 이유를 자신의 일생을 '이러한 사람들의 눈밖에 난 집들에서 보잘 것 없는 백白의 한가운데서 지냈기 때문'이라 했던 위트릴로. 

더불어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나는 나의 작품에서 시들은 꽃의 내음으로 풍겼으면 좋겠고, 황폐해진 사원의 꺼져버린 초의 냄새가 풍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가령 내가 그린 가난한 집이 현실에선 허물어 버렸다고 해도...'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태어나 이른 나이에 술주정뱅이로 정신병원까지 가게 되지만 20세기 미술의 한 경향을 대표하는 위트릴로의 '흰색'은 소박하고 건강한 서민적인 모습을 담아낸 그의 작품들은 한편으로 기이하기 까지하다. 술주정뱅이가 어떻게 이런 그림을? 하고 놀라듯....

아무튼, 진정으로 '마음을 그리는 페인트공' 싱야 또는 그의 아버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책의 중요한 단어이기도 한 '위트릴로의 흰색'에 대한 안내가 설명이 어느 정도는 언급되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다.
물론, 모르고 읽어도 그다지 상관은 없겠지만...... 

 

본 적조차 없는 아버지의 무덤을 찾아 프랑스로 향하는 배 위 갑판을 닦으며 하늘과 바다가 갖가지 색으로 바뀌는 것을 바라보는 싱야~
아침노을과 저녁뜸 그리고 칠흑같은 어둠 속의 여러 빛깔을 바라보는 싱야.....



안갯속에서 나타난 한 여자는 '호호호' 웃으며 싱야의 아버지도 페인트공이었다며, 싱야에게 언젠가 이 배를 '위트릴로의 흰색'으로 칠해 달라고 부탁한다.
기쁨과 슬픔, 들뜬 기분과 쓸쓸한 기분, 분노와 포기의 감정이 모두 담긴...
세상의 혼탁함도, 아름다움도, 덧없음도 모두 머금은... 위트릴로의 흰색으로!




왼쪽) 아버지의 무덤조차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배에 또다시 나타난 여자가 알려준 아버지의 다 닳아빠진 낡은 붓을 찾아 가슴이 벅차오르는 싱야~

오른쪽) 마지막 주문이라며 어느 곳에 글씨를 써 달라는 여자에게 손을 잡힌 채 끌려가는 싱야. 그날 오후 싱야는 심장마비로 죽은 채 발견되었다.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모든 것을 머금은 자신의 하얀색을 넋을 잃고 바라보는 싱야.
그것은 바로 '위트릴로의 흰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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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미래의 고전 1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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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앞 표지의 그림이 눈에 띄어 진작부터 읽어보고 싶었던 이금이 작가의 책이다. 드디어 일요일 딱히 외출할 일도 없고 해서 손에 집었다가 휘리릭~ 읽게 되었다.
아침 일찍 딸아이가 읽고 놓아둔 책을 오후에 내가 읽었는데..... 아침에 이 책을 읽고난 딸아이가 점심무렵 아래층에 사는 친구랑 만난다며 나가더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서야 돌아왔다. 

우리 아파트는 주변에 갈 곳이 없는 시내에서 뚝! 떨어진 '나홀로'아파트라 아이들이 갈 곳이 뻔해 밖을 내다보니 아니나다를까... 뒷베란다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놀이터 그네에서 둘이서 앉아서 열심히 이야기라도 하는 모양이다. 추운데 밖에서 무얼하는지..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지만 한창 사춘기에 접어든 시기라 방에 들어와 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었다. 

읽는 동안 가끔 주인공 동재의 독백같은 혼자만의 마음 속 이야기 (특히 동생 은재나 베프 민규에게 해대는)에 웃음이 풋~하고 터져나오기도 했다.
주인공 동재, 이제 곧 6학년이 되는 딸아이와 같은 학년이어서 딸아이도 이 책을 읽으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문득문득 딸아이가 떠오르고는 했다. 

아빠와 엄마의 갑작스런 이혼과 또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아빠의 결혼으로 마음이 몹시도 혼란스러운 동재. 더구나 한 살 적은 여동생 은재까지 한 집에 살게되니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나름 엄마와 아빠의 재결합을 은근 꿈꾸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것마저 불가능해졌으니 그 충격이야 오죽하랴.

그러나, 같은 반 연아를 향한 두근거림은 다행스럽게도 혼란스러운 동재의 마음을 잊게 하는 것같다. 게다가 평소 거리를 두던 동생 은재가 연아와 아는 사이라니......
자신의 가슴을 마구 방망이질 치고 얼굴을 붉게 물들이게 하는 연아를 향한 설레이는 마음을 어느새 자연스레 연애도사인 은재에게 열어보이며 어색했던 가족간의 관계도 어느새 부드러워진다.

은재 엄마와 살게 되면서 예전과는 딴판으로 변해버린 아빠의 모습이나 앞집으로 이사온 으스스한 분위기의 할머니와 미스테리의 할아버지의 사연 그리고 미겔이라는 털보 친구까지 대동하고 나타난 엄마의 예전과 달라진 자신감 넘치는 모습..등을 통해 그리고 충격적이게도 연아에게 배신당하듯 뻥! 차이는 경험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첫사랑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 동재. 

어설픈 그러나 진지하고 순수한 동재의 '첫사랑'을 향한 두근거리는 이야기에 문득 동재 나이 무렵의 내 첫사랑이 새삼스레 떠올라 옛추억에 잠기게 한다. 

문득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딸아이에게는 어떤 첫사랑이 딸아이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지 벌써부터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더불어 딸아이의 첫사랑에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은근히 고민과 걱정이 몰려온다. 

가끔 풋! 하고 웃음을 터져나오게 하는 동재가 웃기다는 내 말에 동재의 마음을 알 것 같다는 딸아이.
부디 동재처럼 '없는 것보다는 나은 추억'같은 첫사랑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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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나타났다! - 제5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문지아이들 99
이송현 지음, 양정아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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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앞서 책을 읽은 딸아이의 제비 아빠가 나오는 이야기라는 소리에 궁금증이 읽어 휘리릭~ 읽은 책이다. 

'춤을 위해 살고 춤을 위해 죽는다!'는 교훈을 내걸고 댄스 교습소의 춤 선생님으로 살아가는 아빠와 그런 아빠가 부끄러운, 아니 그런 아빠를 제비네 딴따라네 하는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싫은 아들 준영의 이야기가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듯 가볍다.
이른바 결손가정(엄마가 없는)이란 묵직한 주제임에도 주인공 준영이가 들려주는 춤 선생 아빠와의 하루하루가 조마조마하면서도 즐거운 소동같은 이야기이다. 

사실 아빠의 직업이 평범한(?) 일이 아님으로 인한 아들 준영의 마음고생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동네 사람들이 수근거리고, 게다가 준영이에게 엄마조차 없다는 것을 알면 더더욱 아빠의 직업을 입방아 찧어대기 때문에 말이다. 

그런 준영이의 마음에도 아랑곳않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자부심까지 가진 아빠. 그리고 그런 아빠와 준영을 걱정하는 교장 선생님이신 할아버지. 참으로 묘한 3대(代)의 모습이 주인공 준영의 학교와 아빠의 교습소를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다. 

엄마가 왜 아빠의 곁을 떠났는지 그 이유는 콕! 집어서 이야기하고 있지 않지만, 할아버지의 말씀으로 미루어 춤을 너무도 사랑하는 아빠와 그로 인한 경제적인 여건때문은 아니었을까.. 짐작하게 된다. 할아버지조차도 춤보다도 그로 인해 아빠와 준영이 가난하게 살까봐 더 걱정인탓에 춤을 싫어하는 거라고 아빠도 이야기한다. 

준영이 엄마도 없이 춤을 빼면 아들인 준영이가 철부지라고 생각할만큼 대책없는 아빠를 보살피며(?) 밝고 건강한 아이의 모습을 잃지 않는 것은 어쩌면 남들이 뭐라든 자신의 일에 한결같은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며 봉사활동까지 하는 아빠와 비록 따로 떨어져 살지만 항상 염려하는 또 하나의 가족인 할아버지가 있기때문은 아닐까..... 

비록 다른 이유이지만 할아버지가 교장 선생님이라는 것과 아빠가 댄스 교습소 선생님이라는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준영의 모습에 살짝 마음이 아릿해 왔다.  

아빠의 직업이야 나 역시도 바른 인식이 부족해(어쩌면 그동안 TV드라마를 통해 편협한 생각에 빠진 탓에) 제비라는 말부터 떠올리게 되니 준영의 노심초사가 이해되지만, 교장 선생님이신 할아버지까지 반 아이들이 알게 될까봐 걱정하는 준영의 이유가 정말 애어른같은 생각에 대견스러움보다는 안타까움이 밀려왔다고 할까..... 

친구 채원이처럼 할아버지가 교장 선생님이라면 드러내놓고 자랑은 못할망정 그렇게 감출 일은 아닐텐데..... 교장 선생님이 자신의 할아버지로 밝혀진 후에 일어날 지도 모를 일들이 이래도저래도 걱정되기만 하는 준영의 고민에 아이들만의 모습이 아닌 우리들의 모습을 들여다보는듯 씁쓸하기도 하다.
준영의 고민처럼 가끔은 무엇을 해도 그 자신의 노력보다는 그가 가진 배경이나 다른 어떤 것때문이라고 의심하거나 몰아세우기도 하니까. 사실은 부러우면서 은근히 질투가 나기때문에 말이다.

결국은 준영의 들키고 싶지 않은 간절함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가 교장 선생님이라는 것과 아빠가 춤 선생이라는 것 모두 들통이 나지만.. 다행스럽게도 행복한 모습으로 할아버지와 아빠 그리고 준영이 모두 함께 신나는 춤을 추며 끝나는 이야기에 마음이 훈훈하다.

문득, 결손가정이라는 자체가 아이들을 힘겹게 하는 것이 아니라 결손가정의 주범(主犯)인 부모들이 더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준영의 아빠처럼 홀로서라도 아이를 잘 키우겠다는 마음과 또 자신이 하는 일에 당당하고 자부심까지 가진 부모라면 어느 아이라도 준영이처럼 밝고 건강하게 자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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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 폭력을 감싸 안은 비폭력 한겨레 인물탐구 2
카트린 하네만 지음, 우베 마이어 그림, 김지선 옮김 / 한겨레아이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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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인물탐구' 두 번째 권이다.
첫 번째 권 '김구'편을 읽고 내용이며 편집이 참 좋게 다가와서 이 책 역시 나름 기대하며 읽어보았는데.. 역시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는 책이다.^^ 

무엇보다, 흔히 '위인'하면 말 그대로 '훌륭하고 뛰어난 사람'으로 왠지 범접할 수 없는 특별함으로 가득찬 사람이어서 평범한 사람들과는 사소한 것 하나도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특히, 어려서 읽었던 위인전은 온통 출생부터가 평범하지 않고 마치 태어나기 전부터 영웅으로 또 위대한 인물로 하늘의 택함을 받고 세상에 자신의 족적(업적)을 남기기 위해 태어날 수밖에 없는 큰 인물에 대한 신비로운 이야기를로 가득차 괴리를 느끼며 읽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요즘엔 위인전이라는 말보다 인물이야기라는 말로 좀더 현실적으로 그리고 한발 가까이에서 만나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도 부담이나 괴리감을 주지 않을 것 같아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한겨레 인물탐구'의 간디는 위대한 지도자라는 막연한 표현보다 폭력에 맞서 비폭력을 지켜낸 그의 의지(고집?)와 더불어 영국인처럼 강해지고 싶어 부모님 몰래 고기를 먹기도 하고 못 말리는 부끄럼쟁이에 겁이 많았던 어린 시절이며, 어린 나이에 결혼해 아내를 사랑했지만 질투도 심했다는 인간적인 이야기가 성인으로만 여겨지던 간디를 인간으로 바라보게 하였다.

영국의 지배를 받고 있던 인도에서, 자신이 속한 상인카스트의 반대를 무릅쓰고 바다를 건너가 영국에서 외로운 유학생활을 하며 비로소 인도의 종교경전 <바가바드기타>을 소중히 마음에 품게 된 간디.

마침내 변호사가 되어 조국인 인도로 돌아가지만 그의 앞에는 희망보다 우울한 현실뿐이었다. 그러던 중 남아프리카로 가게 된 기회는 우연처럼 그의 운명을 새롭게 눈 뜨게 한다. 다름아닌 낯선 땅에서 차별과 무시로 설움받는 동포들을 보게 되고 마침내는 조국 인도의 독립을 위한 비폭력투쟁까지 불사하게 된 것이다.

그의 비폭력투쟁은 일종의 그의 소신과도 같음을... 또, 그의 비폭력을 향한 믿음은 그의 어머니와 아내 카스투르바이로부터 비롯되었음은 새롭게 알게 되는 이야기이다.

한때는 조국을 지배하던 영국을 동경하며 영국의 민주주의가 인도를 새롭게 변화시키리라 기대했던 간디. 그러나 인도는 영국인이 아닌 인도인의 나라여야 함을 오로지 행동으로 부르짖었던 간디. 흔히 보던 물레질을 하는 앙상한 몸의 간디를 보여주던 사진이 바로 조국의 독립을 위한 모습이었음을 또한 새롭게 알게 된다.

그의 비폭력과 함께 조국은 영국으로 부터 독립하였지만 종교로 인한 분쟁은 간디에게 진정한 조국의 독립을 의미하지 않았다. 자신이 원하는 독립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기뻐할 이유가 전혀 없다던 간디는 그렇게 힌두교 광신도의 총에 쓰러지고 만다.

끝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독립을 보지 못한 채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간디. 비록 자신이 원하던 독립은 이루지 못하였지만, 고집스러운 비폭력으로 영국의 지배로부터 인도를 되찾은 것만은 분명한 역사일 것이다.

앞표지에 동그란 안경 너머 그의 눈빛이 더욱 마음을 파고드는 것은 겁쟁이에 부끄럼쟁이였던 그의 어린시절의 인간적인 이야기가 떠오르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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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벌레와 도서관벌레 / 육아는 과학이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육아는 과학이다 - 아기 돌보기부터 훈육까지 뇌 성장.발달별 육아 과학
마고 선더랜드 지음, 노혜숙 옮김 / 프리미엄북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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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육아는 과학이다'라는 제목이 참으로 딱! 떨어진다. 게다가 '과학'이란 단어가 주는 명확한 느낌까지 더해 왠지 육아에 대한 명확한 근거와 제시로, 과학적인 육아가 가능하리란 기대까지 먼저 부풀게 하는 책이다. 

묵직하게 느껴지는 손끝의 부피감이 어느새 머리 속에 부담감이 생겨나게 하는데 휘리릭~ 책장을 빠르게 넘겨보니 그다지 빼곡하지 않은 편집(간간이 눈에 들어오는 사진과 여유로운 활자로..)에 일단은 안도하며, 차근차근 읽어보았다. 

이미 여러 권의 아동관련 도서를 펴낸, 특히 아동 정서 건강에 관한, 저자가 미국에서 30년 이상 '감정뇌'를 연구해온 잭 팽크셉 박사의 연구를 비롯하여 800여 개의 신경과학 연구들을 바탕으로 학문적 연구에서 얻은 지식에 근거해 부모의 현명한 선택을 돕기를 바라며 써낸 책이라고 앞서 밝히고 있다. 

그래서인지 내용을 살펴보면, 육아의 대상인 아이들의 정서와 욕구, 수면과 호르몬, 습관을 비롯하여 육아를 담당한 부모의 자세와 입장까지 세심하게 담고 있다.

무엇보다 특징적인 것은, 육아의 접근을 아이의 '뇌'로부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인간의 뇌는 생물의 탄생과 진화와 일맥상통하고 있기라도 하듯.... 인간의 뇌는 단순히 '인간의 뇌'가 아닌 파충류뇌와 포유류뇌 그리고 인간뇌를 고루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간의 뇌 속에는 파충류뇌와 포유류뇌의 특성이 들어 있다는 것!

따라서, 원초적으로 태어난 인간은 파충류와 포유류의 본능과 본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들을 단순히 작은 인간(?)으로 이해하려들지 말고 진화되기 전 파충류와 포유류를 염두에 두고, 아이들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원시적인 뇌의 진화를 도와주는 것이 바로 육아인 셈이다.

아직은 인간뇌로서 미숙한 아이들의 뇌를 성숙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고 육아의 본질이라 생각하니, 벌써 10대 청소년이 된 딸아이를 낳아 키우던 그때가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정말 그런 개념에서 아이를 바라보고 이해하려 한다면 나의 육아는 또 어떻게 달랐을까...하는 생각에 말이다.
문득, 정말 새롭고 신선한 '육아'에의 접근방식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키우며 끊임없이 부딪치게 되는 아이들과의 문제 앞에 전문가들은 아이를 어른들의 소유물이나 축소판으로 보지 말고, 그 자체로 이해하라고들 하는데... 정말 추상적이고 막연하기만 한 조언들이다. 

그런데, 아이들의 뇌 자체가 아직은 '진화'되지 않은 미숙한 것임을 (더구나, 파충류나 포유류라는 명확한 명칭으로 제시하니) 이렇게도 마음에 와닿게 제시하고 있으니 아이들이 새롭게 보아진다.  

그저 백일이 지나고 돌도 지나고 두세 살이 되고 대여섯 살이 되면 자연스레 뇌의 용량도 커져 몸무게가 늘듯 키가 크듯 자연스레 인간이 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러다보니 '육아'라는 것이 배고프면 먹을 것 주고, 적당히 자극을 주며 놀아주고 보살펴 주면 그것이 전부라 생각했는데.... 인간의 '뇌'를 진화시키는 엄청난 일이라니.... 

물론, 이미 오랜 기간동안 학습되어 유전인자로 전해지는 '뇌'의 지능도 기본적으로 있겠지만 생후 일정한 기간동안(그러니까 뇌가 발달해야 하는 기간동안) 어떻게 아이를 키우느냐에 따라 아이의 뇌가 충분히 인간뇌로 발달하느냐의 문제로 다가오니 신선함을 넘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아주 어릴 때는 인간뇌에 대하듯 논리적이고 이성적이기보다는 파충류뇌를 대하듯 본능에 충실하게 그리고 포유류뇌의 감정과 욕구를 배려한 육아가 당연히 기본적이어야 함을 깨닫게 된다. 

언젠가 TV프로그램에서 원숭이들을 훈련하여 사람처럼 행동하게 하는 조련사들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우리 부모들이야말로 원시적인 파충류와 포유류들의 본능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을 진짜(?) 사람으로 키워내고 있었다니..... 

육아는 원시적인 생물로 태어나는 아이의 뇌를 이성적이고 창의적이고 사회적인 인간뇌로 진화시켜가는 엄청난 일임을 또한 새삼 느낀다.
흠... '육아는 과학이다'라는 제목에 더욱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해, 육아는 아이의 뇌를 진화시키는 과정인 셈이다. 아이의 머리 속에 든 세 개의 뇌 가운데 어느 뇌를 키울 것인가....
파충류뇌를? 포유류뇌를? 아니면 우리가 바라는 인간뇌를??

 

본문 16쪽) 놀랍게도 사람의 뇌구조는 진화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론의 여지는 있으나 우리는 각각 특별한 기능을 지닌, 서로 연결된 세 개의 뇌를 갖고 있다.

 

위) - 약 3억 년 전에 진화하여, 호흡과 소화 같은 신체 기능을 조절하며 생존에 필요한 기능을 지녔으며 본능적인 파충류뇌.
    - 약 2억 년 전에 진화하여, 돌봄, 배려, 놀이, 유대감 같은 사회적 행동을 위한 두뇌 기능을 지닌 포유류뇌.
    - 약 20만 년 전에 출현하여 매우 정교한 추론적 능력이 발달했으나 여전히 파충류뇌와 포유류뇌를 함께 갖고 있는 인간뇌

아래) - 가장 안쪽에 있고 오래된 뇌로 거의 진화가 되지 않은 파충류뇌를 지녔다는 점에 있어서는 인간도 다른 모든 척추동물과 같다. 파충류뇌는 생존 본능을 위한 행동을 자극하고 생명 유지에 필요한 기본적인 신체 기능을 조설한다. 

     - '감정뇌' '하위뇌' 또는 '대뇌변연계'라고도 알려져 있는 포유류뇌는 침팬지 등 다른 포유류들과 유사한 화학체계와 구조를 지녔으며, 이성뇌로 다스려야 하는 강렬한 감정을 유발하며 원시적인 '싸우기 아니면 도망치기' 충동을 제어하기도 한다. 

     - '전두엽' '상위뇌' 또는 '신피질'이라고도 하는 이성뇌는 뇌에서 가장 진화한 부분으로, 전체 뇌의 약85%를 차지하며 오래된 포유류뇌와 파충류뇌를 감싸고 있다. 부모의 자상하고 세심한 보살핌이 가장 분명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본문 18쪽) 우리는 아이의 뇌가 하나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세 개다! 그 세 개의 뇌는 어떤 때는 훌륭하게 협동 작업을 하지만 어떤 때는 한 부분이 지배를 한다. 부모가 아이를 키우고 반응하는 방식에 따라 어느 뇌가 가장 활성화 되는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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