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죽을 때까지 여자로 산다 - 아이 없는 여성에 대한 8가지 편견
수지 라인하르트 지음, 강혜경 옮김 / 수북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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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젯밤 딸아이가 뜬금없이 '엄마 만약에 누가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면 뭐라고 할거야?'라고 묻기에 속으로 다소 의아했지만, 잠깐의 생각을 한 후 거침없이 '첫째는 다음에 태어나면 남자로 태어나게 해달라는 것, 둘째는 결혼하지 않게 해달라는 것, 셋째는 아이를 낳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간단하게 대답해 주었다. 솔직히 약간의 우려(?)가 마음 한 켠에 꿈틀거리고 있었지만, 딸아이가 사춘기의 증세를 보이면서부터는 모녀관계에서의 대화보다는 여자대여자로서의 대화를 지향하고 있는(순전히 나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생각에서의 솔직한 대답이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딸아이의 같은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가족의 건강이니 딸아이의 성적 등등에 관련한 것이었다. 이것 역시 온전히 나의 솔직한 마음은 아니었음에도 왠지 딸아이에게는 그렇게 대답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하지만, 사춘기와 함께 이제는 엄마의 품이나 가족의 울타리보다 제 자신에 대한 관심이나 바깥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무럭무럭 자라는 딸아이에게 더이상 가식 또는 위선(아니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함을 참아가며)적인, 이른바 사회에서 권장하는 정답(?)같은 것으로 마치 그것이 최선인양 세뇌시키고 싶지 않기때문이 나의 솔직함의 이유이다. 

솔직히 우리는 이 사회가 강요하고(물론 그럴싸한 제도와 관습으로 포장하여) 몰아부치는 모순에 의해 자신의 의지와 바람과는 먼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아니한가? 

최근 인구감소로 인해 비상이 걸린 정부에서 이런저런 혜택이며 제도를 내세워 여성에게 출산을 권장하고, 심지어는 법적으로는 금지되어 있으면서도 암암리에 자행되던 낙태금지도 그런 차원에서 수면 위로 드러내놓고 사회문제화 하는 실정을 보면 정말 쓰디쓴 웃음 밖에 나지 않는다. 

그러다 읽게된 이 책 '난, 죽을 때까지 여자로 산다.'.... 제목부터 왠지 강한 메시지를 느끼게 하는 이 책은 여자라면(정상적인?) 으레 적령기(이것 역시 ?)에 결혼하고 또 아이를 낳아 모성애를 팍팍 풍겨가며 아이를 키우고 또 남편을 위해 내조(이것도 ?)하는 것이 여자로서의 최선이자 대다수 여자들의 삶임을 철칙 여기는 요즘 사회에서는 다소 반사회적인 책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느새 여자로 사십 년을 넘게, 그리고 결혼한 여자로 또 아이의 엄마로 십여 년을 훌쩍 넘게 살아온 내게는 그동안 당연시 여기며 살아온 사회의 관습이며 철칙이 일종의 사회를 유지하고 존립하기 위한 그누군가의 음모(?)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한다.

물론,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살기 훨씬 이전부터 여자에게 출산이며 육아는 자연스런 삶의 모습이었겠지만, 지금처럼 집단적으로 강요하는 것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새삼스레 떠오른다.

어쩌면 동물적인 본능에 의해(사회교과에서 배운 종족번식의 본능?) 남자와 관계를 맺는 그 결과로 얻어지는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이지 않았을까. 그것조차도 동물적인 보호본능에 의한.... 동물들 역시 요즘의 모성애니 부성애니 하는 인간들보다 더욱 눈물겨운 자식사랑(아니 어쩌면 종족번식?)을 위해 목숨까지도 바치지 않던가.... 

여자가 아이를 낳지 않으면 칠거지악이라 하여 쫓겨나던 시절을 케케묵은 옛이야기라 한심해 할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요즘도 아이를 낳지 못하면 무슨 결점이나 있는듯, 시험관 시술같은 의학의 힘을 빌려서라도 아이를 낳으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아이가 없는(안 생겨서건 계획에 의해서건) 부부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결코 곱지 않은 요즘이니 말이다. 

어느새 돌이키기에는 늦은 감이 있는 여자로서, 엄마로서의 삶을 살아온(사회가 요구한대로 그것이 최선의 삶으로 여기며) 내게 이 책은 정말 놀랍고 한편으로는 억울한 생각마저 들게한다.
결코, 여자에게 모성애는 하늘이 부여한 특권이 아니라는 것. 오히려 모성애가 없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라는 것!

이 부분은 어느 것보다 그동안 '좋은 엄마, 좋은 부모'를 수없이 세뇌하며 마음 속의 온갖 갈등과 육체의 힘겨움을 잠재우며 버텨온 내게는 그야말로 엄청난 충격일 수밖에. 
그동안 아이를 낳았음에도 조금이라도 소홀한 주변의 엄마들을 보며 얼마나 한심해 했는데..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고통을 참으며 노력하는 나 자신을 다독이지 않았던가.... 

이 책에 담긴 다른 증언(?)들은-이를테면, 아이를 갖지 않는 열한 가지 이유와 같은- 차치하고라도 '모성애에 관한 일곱 가지 거짓말'은 아이를 낳고 살아본 지금까지의 경험자로서 100% 아니 1000% 진실(사실?)임을 증언하는 바이다.

"여성이 처한 운명이란 바로 영원히 끝나지 않는 전투 속에서 늘 다시금 고군분투하는 것이며, 어쩌다가 좀 유리한 상홍이 되어서도 결코 최종적인 승리는 그녀의 몫이 아니다. 주부들이 해야 하는 집안일은 끝없이 산 위로 돌을 날라야 했던 시지프스의 고통과 가장 흡사하다"고 여성의 운명을 냉정하게 비판한 보부아르야말로 여성에 대한 사회의 모순된 관습을 꿰뚫고 있지 않았을까..... 

요즘 사춘기로 정신없는(?) 딸아이가 언젠가 결혼이나 임신으로 고민한다면, 아니 그전에라도 성인이 되는 그 어느날 권해주고픈(아니 필독서로 건네주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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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쇼핑 사각사각 책읽기 2단계 시리즈 17
준 크레빈 지음, 강성순 옮김, 위윅 존스 캐드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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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왕의 쇼핑'이지만 왕과 왕비 그리고 하녀가 하룻동안 겪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왕은 쇼핑을, 왕비는 외출을 그리고 하녀는 약속을 각각 하는데...  

왕은 무척이나 갖고 싶은 '그걸' 사기 위해 돈까지 챙겨들고 나서지만 그전에 할 일이 태산(?)이다. 마음은 벌써 쇼핑을 하러 궁전밖으로 훨훨 날아가고 있는데......
왕은 농장 관리인과 목장 관리인 그리고 마부에게 돈주머니를 건네주고 바삐 돌아서려 하지만 번번이 자신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관리인들과 마부에 의해 왕은 바쁜 마음에도 불구하고 짐짓 여유를 부리기도 한다. 그리고 가게문이 닫힐까봐 걱정하며 달려간 가게에서 왕은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그것'을 사게 된다.

맛난 아침을 챙겨먹고 난 왕비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운동을 하기로 한다. 이른바 살빼기 운동을 하기로 한셈이다. 줄넘기를 가지고 팔짝거리며 정원을 뛰어다니던 왕비는 폴짝거리며 과순원의 나무들 사이로 들어간다. 거기에서 그물침대의 줄이 끊어져 훌쩍거리는 아이들에게 마음씨 좋게 줄넘기로 끊어진 그물침대로 연결해주고, 축구동도 오리들에게 양보하고 채소를 나르는 젊은이에게 자신의 고상한 말까지 빌려준다. 정말 마음씨 고운 왕비이다.
그래서일까.....
줄넘기, 축구공, 말까지 내어주고 무슨 운동을 할까 고민에 빠진 왕비 앞에 짠~하고 멋진 2인용 자전거를 타고 나타난 왕과 함께 특별한 자전거 운동을 한다. 룰루랄라~하면서..... 

바쁜 왕과 왕비에게 빨래 바구니를 부딪칠 뻔한 하녀는 뜰에서 빨래를 널다가 코를 쪼는 검은새를 보게 되는데... 이미 전에 있던 하녀를 통해 들었던 탓에 용케도 요리조리 검은새를 피한다.
꾀를 낸 검은새는 자신의 노래로 하녀의 넋을 잃게 만들고 그 틈에 하녀의 코를 쪼려하지만, 검은새보다 꾀가 더 많은 하녀는 오히려 검은새에게 왕과 왕비를 위해 노래를 불러달라고 한다.
궁전에서 왕과 왕비를 위해 노래를 부르다니... 생각만 해도 영광스러운 검은새는 선뜻 동의하고 하녀와 약속을 한다. 하녀의 코는 언제든 쫄 수 있을테니까.....

꾀 많은 하녀는 검은새와의 약속도 지키고 왕과 왕비를 위해 특별한 저녁식사로 즐거움을 선물한다.
그러고보면 검은새보다는 하녀의 꾀가 한 수 위인셈이다~ 

아이들의 즐거운 책 읽기를 위한 책~ 정말 재미난 왕과 왕비 그리고 하녀의 특별한 하루동안의 이야기이다. 

한 가지, 아이들의 책 읽기를 돕는 책이지만 그림 역시 무시할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도 내용만큼이나 그림을 재미있게 살펴보게 되니 말이다. 그런데, 약간의 티(?)가 보여 짚어본다.



흠.. 무시해도 좋을 듯하긴 하지만... 살짝 거슬리는 부분이다. 제대로 그렸으면 하는...



이것 역시 마찬가지인데... 거울에 비친 왕관의 그림이 실제 왕비의 옷과는 반대여야 맞지 않을까?? 그럼에도 같은 위치에 있는 것이 의아하다. 덧붙여, 왕관의 뾰족한 부분이 3개? 4개?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흠... 하녀의 경우에는 앞치마가 문제이다. 하루동안에 있는 일이다. 왕과 왕비와 부딪칠 뻔하며 뜰로 빨래를 널러 나간 하녀인데.... 앞치마의 그림도 각각이고, 했다가 안했다가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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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가치육아>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차근차근 가치육아 - 멀리 보고 크게 가르치는 엄마의 육아 센스 65가지
미야자키 쇼코 지음, 이선아 옮김 / 마고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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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딸아이를 낳고 육아에만 전념하며 엄마로 살아온 지 십삼 년째 접어들고 있다. 올해는 더욱 힘에 부치는 것을 느껴서인지 '가치육아'라는 제목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해마다 아이의 성장이 눈에 뜨이게 달라지기도 하지만 요즘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이른바 '사춘기'의 징조들은 벌써부터 나를 지치게 한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으레 거쳐야 할 통과의례처럼 인식된 지 오래지만 나에게도 딸아이에게도 생소하고 낯설기만 한 이 시기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비로소 '육아'라는 것이 무엇보다 힘든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또하나의 '위기'와 같은 시기라고나 할까... 돌아켜보면, 아이를 키우는 순간순간이 부모들에게는 최선의 지혜와 선택을 요구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더구나 첫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결코 예습없는 실전으로만 대응해야 하는 육아라는 일이 지나고보면 만족보다는 후회가 더 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요즘엔 육아와 관련한 책들이 정말 다양하고 풍부하게 쏟아지고 있어 그나마 간접적으로라도 육아를 경험할 수 있고 또 마음으로나마 내 경우를 짐작해 볼 수도 있으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차근차근 가치육아'라는 제목부터 '느림과 여유'를 떠올리게 하는 이 책은 가벼운 두께에도 불구하고 하나하나 책장을 넘기다보면 좀더 일찍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어느새 사춘기를 맞이하고 있는 딸아이이다보니 나름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자신과 타인에 대한 시각을 어설프게라도 '주관적'으로 형성하고 있는 딸아이의 모습을 발견하는 요즘엔 더욱 그렇다. 

아이의 생활과 관련한 짧은 수필처럼 엮은 이 책에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이론을 강요하기보다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보편적으로 느끼고 공감하는 '가치'에 대해 편안하게 권하고 있어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맛있게 먹고, 말도 풍부하고, 의사소통을 잘 하는 아이. 그래서 밉지 않고, 시원시원하고 센스 있는 아이로 키우는데 필요한 것은 엄마의 강요보다는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넉넉한 시선과 마음이 먼저이지 않을까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엄마에게 아이는 힘겨운 육아의 대상이기 보다는 오감을 열어 이해하고 공감하여야 할 천진한 장난꾸러기로, 때로는 세상을 함께 살아가야 할 작은 동반자로 생각케 하는 또 하나의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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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공부여행 - 나만의 공부법을 찾아주는 6일간의 그랜드 투어 1318 Study Trip 시리즈 1
이병훈 지음, 김시라 감수 / 라이온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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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독자들 가운데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6일간의 여행으로 공부의 동기부여를 철저하게 그러나 아이 스스로 깨우칠 수 있기만 하다면 일본 아니라 세상 어느 곳으로라도 자식을 여행보내지 않을까...... 

나 역시 열여섯 살 승민이가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의 6일동안 여행을 통해 공부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자각을 하게 되는 이 책의 내용이 부럽기만 하다. 마음같아서는 승민이를 이끄는 병훈 형에게 당장 S.O.S.를 날리고픈 마음 간절하다. 

도와줘요~ 병훈 형!!!!! 

한편으로는 책 속에서나 가능하겠지 하는 마음이 먼저 들기도 하지만 지은이의 경험담과 같은 이야기이기에 온전히 그렇게 치부할 수 없는, 부러우면서도 샘이 나는 여행이다. 

책 속에서도 언급했듯이 그렇게 '기적'이 아니어도 조금의 여유와 여건만 허락한다면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기적의 공부여행을 떠날 수 있을텐데...하는 마음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현실을 돌아보면 어쩌면 대부분의 아이들과 학부모에게는 불가능한 이야기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 초등6학년이 된 딸아이에게 올 한 해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수학의 기초를 확실히 하고, 영어도 문법을 구체적으로 공부해 보자는 두 가지 목표를 학기 초부터 은근히 상기 시키며 함께 열공모드를 조장(?)하고 있어서인지... 얼마 전 컴퓨터에서 열심히 무언가를 찾고 있던 딸아이가 요란하게 프린트까지 해서 제 책상 위에 떡~하니 붙여놓은 하얀 종이 위에는 몇가지 문구가 적혀있었다. 

무언가 하고 들여다보니 나름 자신에게 자극이 되는 격언이나 명언들을 찾아서 인쇄한 것이었다. 내심 우습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짠한 마음도 들었다.
그 가운데 딸아이가 자기최면이라도 하듯 읊어대는 문구는 다름아닌 '지금 이 순간에도 적들의 책장은 넘어가고 있다.'라는 것이었는데... 이것은 오래전 나의 학창시절에도 역시나 유행(?)했던 문구였기에 반갑기도(??)하였지만,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하였다. 초등생 딸아이가 벌써부터 친구들이 아닌 적들과의 한판 승부를 생각하고 있다니 하는 마음에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아이에게 뭐라 한 마디 말도 못하고... 오히려 딴전을 피울라치면 그 문구를 상기시키며 긴장감을 부추기는 나의 모습이라니..... 그러면서 '기적'을 바라다니... 

병훈 형이 인도하는 '기적의 공부여행'을 읽으며 문득 오래전 계획했던 것이 떠올랐다. 바로 딸아이와의 여행!
돌이켜 생각해보니,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에 했던 생각이니 벌써 5년이 훌쩍 지난 것이다. 그러면서도 여태껏 구체적인 계획 한 번 세워보지 못하고 막연히 '언젠가.....'하고만 있었던 계획이었다.  

나 역시 병훈 형의 '기적의 공부여행'을 약간은 염두에 두었던 셈인데, 무조건 책상 앞에서만 자신의 미래를 뜬구름 잡듯이 막연하게 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자신이 살아가야 할 세상도 둘러보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도 보면서 자신의 삶도 꿈꾸어 보기를 바랐던 나의 생각이었는데... 막상 초등학교에 입학하고보니 학교 공부며 시험이며 쫓아가기에 바빴던 것이 사실이다. 

변변한 학원이나 과외도 한 번 받지 않으면서도 방학에조차 제대로 된 국내여행 한 번 못한 걸 보면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탓이리라. 국내여행이라고 해야 무슨 체험학습이네 하며 그것조차 온전히 여유롭지 못하고 교과를 염두에 둔 것이었으니 말이다. 

병훈 형의 경험과 체험을 바탕으로 한 확고한 인도(?)에 힘입어 열여섯 살 승민이 겨우 6일 동안의 일본 여행이었지만, 돌아오는 길엔 스스로 공부에 대한 생각과 의지가 확연히 달라졌음을 느낀다. 공부할 이유가 뚜렷한 확고한 목표만 있어도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랴... 

매일같이 반복되는 생활, 눈 뜨면 밥 먹고 무거운 책가방 들고 시계추처럼 학교로 학원으로 순례하듯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사는 아이들에게 진정한 삶의 목표는 무엇이고 또 공부의 즐거움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가 아닐까... 

그러니, 아이들은 '자유'를 꿈꾸는 것일지도 모른다. 조금의 여유와 틈만 보이면 지들끼리의 어울려다님으로 '구속'에서 벗어나려는 아이들.... 정말 괘씸하기 보다는 애처로운 모습들이다. 

'기적의 공부여행'은 어쩌면 비행기나 배를 타고 멀리 나라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지금 당장 아이들을 보이지 않는 끈으로 붙들어 매고 있는 책상 앞에서 자유롭게, 때로는 하늘의 구름도 보고, 빗물이 흥건한 땅도 밟아보고, 이제 곧 물오른 나무에 연둣빛 새싹이 돋아나는 것도 돌아보는 '여유'만으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마저 든다. 

문득, 아이들을 위한 '기적의 공부여행'보다는 어른들(부모 또는 사회)을 위한 '기적의 자녀 삶 찾아주기 여행'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더이상 아이들을 목적도 없이 경쟁의식에 사로잡혀 세뇌된듯 공부하는 기계처럼 만드는(공부밖에 할 줄 모르는) 부모와 사회를 위한 제대로 된 기적의 지침서 같은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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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토로의 희망 노래 미래의 고전 16
최은영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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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 경술국치로 마침내 우리나라의 국권을 온전히 일제에게 빼앗긴 후 국토는 물론 국민까지 일제의 손아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우리 민족.
내선일체니 황국신민화니 운운하며 우리의 국토와 민족을 철저히 식민지화하며 지독한 전쟁물자 수탈에 혈안이 되었던 일제. 우리의 역사를 흐름을 멈추게 하는 것도 모자라 왜곡을 서슴치 않았던 그들...... 

우리는 35년만인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패망으로 독립을 하였다고는 하지만, 5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 아픈 역사는 완전히 끝나지 않았음을 무시로 느끼고는 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도 독도를 둘러싼 영토분쟁은 계속되고 있고, 위안부 할머니문제나 강제징용으로 끌려가 인간이하의 취급을 당하며 받은 상흔을 평생 어쩌지 못하고 살아오는 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에 국민 모두가  치욕스러움을 금하지 못하며 모두 함께 울분을 토하는 것만 보아도 일제의 침략이 우리 역사에 선명하게 자국을 남긴 것 이상의 영향을 오늘날까지도 미치고 있음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고는 한다. 

<우토로의 희망 노래> 역시 가슴 아픈 우리의 역사가운데 한 조각을 모티브로 지은이의 창작이 더해진 동화이지만, 읽는 내내 가슴 한 켠이 먹먹해져 왔다. 더구나, 이야기가운데 더욱 가슴을 짓누르는 것은 "한국 전쟁이 끝나고 나서 한국 대통령이 일본에 왔을 때 그렇게 하기로 했대. 일본에서 한국에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전쟁 때문에 일본에 남아 있는 한국 사람에 대해서 어떠한 피해 보상 요구도 하지 않겠다고. 그래서 일본은 일본대로 우토로 사람들한테 아무 것도 안 해 주고, 한국 정보에서도 뒷짐지고 있고 구경만 한대. 그러니까 결론은 우토로에 사는 사람은 완전히 버림을 받았다는 거지. 어디에서든 다." (본문 108쪽) 라는 부분으로 100% 허구라고 여기며 넘어가기에는 석연치 않음도 함께 느껴졌다.

사실, 우리 정부의 재외교민들, 특히 일제치하에서 강제로 국외로 송출된 채 죽지 못해 살아남은 동포들에게 따듯한 조국의 손길을 건네기 보다는 어처구니 없는 냉랭한 태도로 외면한 것이 적지 않았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일본 교토부 우지시 우토로 51번지는 재일 조선인의 마을로,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삼아 온갖 수탈을  일삼을 당시 대동아공영의 야욕을 위해 비행장 건설을 위해 황무지 땅인 우토로로 동원된 조선인들의 가슴 아픈 과거의 역사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곳임을, 열한 살 보라의 이야기를 통해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우토로에 사는 거지 조센징으로 불리며 아이들에게 과거의 식민지 국민은 몇십 년이 흐른 후에도 여전히 식민지의 국민 취급을 받는 열한 살짜리 요꼬(보라)의 모습에, 역사 수업이 있는 날이면 늘 죄인처럼 숨어 있는 게 편하다는 말(본문 23쪽)엔 마음조차 울컥하였다.

아무도 자신들의 억울함과 정당함을 알아주지 않고, 진실조차 알려고 하지 않는 차가운 외면 속에서 꿋꿋하게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려는 보라의 할머니와 우토로의 어른들..... 처음엔 진실이 무엇인지 모른 채 부질없는 오기라고만 생각하던 어린 보라조차 우토로는 온전히 자신들의 땅임을 깨닫는 순간.... 비로소 우토로는 당당히 재일 조선인들의 마을로 다시금 탈바꿈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뒤늦게라도 우토로를 지키기 위한 조선인들에게 우리 정부와 NGO단체에서 힘을 모아 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한때나마 주권을 잃은 나라의 국민으로 아픈 상처를 몸과 가슴에 새긴 채 살아가는 동포들이 비단 일본의 우토로의 조선인들 뿐만은 아닐 것이다.
러시아, 중국, 미국, 유럽, 남아메리카... 세계 곳곳에서 아직도 따듯한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역사의 상흔을 그들의 몫으로 떠안고 살아가는 가여운 사람들, 바로 우리 동포들....... 

이제라도 그들을 위해 우리 나라와 국민 모두가 언제라도 그들에게 따듯한 손길과 마음을 보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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