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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공부여행 - 나만의 공부법을 찾아주는 6일간의 그랜드 투어 ㅣ 1318 Study Trip 시리즈 1
이병훈 지음, 김시라 감수 / 라이온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는 독자들 가운데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6일간의 여행으로 공부의 동기부여를 철저하게 그러나 아이 스스로 깨우칠 수 있기만 하다면 일본 아니라 세상 어느 곳으로라도 자식을 여행보내지 않을까......
나 역시 열여섯 살 승민이가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의 6일동안 여행을 통해 공부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자각을 하게 되는 이 책의 내용이 부럽기만 하다. 마음같아서는 승민이를 이끄는 병훈 형에게 당장 S.O.S.를 날리고픈 마음 간절하다.
도와줘요~ 병훈 형!!!!!
한편으로는 책 속에서나 가능하겠지 하는 마음이 먼저 들기도 하지만 지은이의 경험담과 같은 이야기이기에 온전히 그렇게 치부할 수 없는, 부러우면서도 샘이 나는 여행이다.
책 속에서도 언급했듯이 그렇게 '기적'이 아니어도 조금의 여유와 여건만 허락한다면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기적의 공부여행을 떠날 수 있을텐데...하는 마음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현실을 돌아보면 어쩌면 대부분의 아이들과 학부모에게는 불가능한 이야기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 초등6학년이 된 딸아이에게 올 한 해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수학의 기초를 확실히 하고, 영어도 문법을 구체적으로 공부해 보자는 두 가지 목표를 학기 초부터 은근히 상기 시키며 함께 열공모드를 조장(?)하고 있어서인지... 얼마 전 컴퓨터에서 열심히 무언가를 찾고 있던 딸아이가 요란하게 프린트까지 해서 제 책상 위에 떡~하니 붙여놓은 하얀 종이 위에는 몇가지 문구가 적혀있었다.
무언가 하고 들여다보니 나름 자신에게 자극이 되는 격언이나 명언들을 찾아서 인쇄한 것이었다. 내심 우습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짠한 마음도 들었다.
그 가운데 딸아이가 자기최면이라도 하듯 읊어대는 문구는 다름아닌 '지금 이 순간에도 적들의 책장은 넘어가고 있다.'라는 것이었는데... 이것은 오래전 나의 학창시절에도 역시나 유행(?)했던 문구였기에 반갑기도(??)하였지만,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하였다. 초등생 딸아이가 벌써부터 친구들이 아닌 적들과의 한판 승부를 생각하고 있다니 하는 마음에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아이에게 뭐라 한 마디 말도 못하고... 오히려 딴전을 피울라치면 그 문구를 상기시키며 긴장감을 부추기는 나의 모습이라니..... 그러면서 '기적'을 바라다니...
병훈 형이 인도하는 '기적의 공부여행'을 읽으며 문득 오래전 계획했던 것이 떠올랐다. 바로 딸아이와의 여행!
돌이켜 생각해보니,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에 했던 생각이니 벌써 5년이 훌쩍 지난 것이다. 그러면서도 여태껏 구체적인 계획 한 번 세워보지 못하고 막연히 '언젠가.....'하고만 있었던 계획이었다.
나 역시 병훈 형의 '기적의 공부여행'을 약간은 염두에 두었던 셈인데, 무조건 책상 앞에서만 자신의 미래를 뜬구름 잡듯이 막연하게 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자신이 살아가야 할 세상도 둘러보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도 보면서 자신의 삶도 꿈꾸어 보기를 바랐던 나의 생각이었는데... 막상 초등학교에 입학하고보니 학교 공부며 시험이며 쫓아가기에 바빴던 것이 사실이다.
변변한 학원이나 과외도 한 번 받지 않으면서도 방학에조차 제대로 된 국내여행 한 번 못한 걸 보면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탓이리라. 국내여행이라고 해야 무슨 체험학습이네 하며 그것조차 온전히 여유롭지 못하고 교과를 염두에 둔 것이었으니 말이다.
병훈 형의 경험과 체험을 바탕으로 한 확고한 인도(?)에 힘입어 열여섯 살 승민이 겨우 6일 동안의 일본 여행이었지만, 돌아오는 길엔 스스로 공부에 대한 생각과 의지가 확연히 달라졌음을 느낀다. 공부할 이유가 뚜렷한 확고한 목표만 있어도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랴...
매일같이 반복되는 생활, 눈 뜨면 밥 먹고 무거운 책가방 들고 시계추처럼 학교로 학원으로 순례하듯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사는 아이들에게 진정한 삶의 목표는 무엇이고 또 공부의 즐거움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가 아닐까...
그러니, 아이들은 '자유'를 꿈꾸는 것일지도 모른다. 조금의 여유와 틈만 보이면 지들끼리의 어울려다님으로 '구속'에서 벗어나려는 아이들.... 정말 괘씸하기 보다는 애처로운 모습들이다.
'기적의 공부여행'은 어쩌면 비행기나 배를 타고 멀리 나라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지금 당장 아이들을 보이지 않는 끈으로 붙들어 매고 있는 책상 앞에서 자유롭게, 때로는 하늘의 구름도 보고, 빗물이 흥건한 땅도 밟아보고, 이제 곧 물오른 나무에 연둣빛 새싹이 돋아나는 것도 돌아보는 '여유'만으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마저 든다.
문득, 아이들을 위한 '기적의 공부여행'보다는 어른들(부모 또는 사회)을 위한 '기적의 자녀 삶 찾아주기 여행'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더이상 아이들을 목적도 없이 경쟁의식에 사로잡혀 세뇌된듯 공부하는 기계처럼 만드는(공부밖에 할 줄 모르는) 부모와 사회를 위한 제대로 된 기적의 지침서 같은 것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