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이 되라 - 운명을 바꾸는 창조의 기술
강신장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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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는 '신'만이 할 수 있는 신성한 영역이 아니었던가?...하는 물음에 과감히 NO!라고 소리칠 수 있는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창조'란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이 세상을 만드셨다.'는 그 위대하고도 놀라운 의미에만 익숙한 탓에 '운명을 바꾸는 창조의 기술'이라는 수식어가 화들짝 다가오는 이 책!  

저자는 무엇이 그토록 자신있는가?..사뭇 궁금함에 펼쳐본 책에는 내게는 생소하기만 한 SERI CEO를 운영하며 대한민국의 최고경영자들에게 '창조의 영감'을 불어넣는 일을 업으로 오랜동안 활동해온 저자의 거침없는(?) '오리진'에 대한 정의가 담겨있다. 

나는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오리진'과 그 나머지 사람.
스스로 처음인 자, 게임의 룰을 만드는 자, 새 판을 짜는 자, 원조(기원)가 되는 자. 그리하여 세상을 지배하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창조하느 자, 그가 바로 오리진이다. (12쪽)

세상의 사람을 '오리진'과 아닌 자로 구분짓는 그의 논리가 참으로 대담하고 충격적인데, 한편으로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즉, 오리진이 아닌 사람)으로서 살짝 기분이 상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저자의 기준으로 보면 오리진이 되지 못한 사람들은 오리진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에 비해 무가치(?) 혹은 저가치하기라도 한단 말인가... 이렇게 생각하면 아마도 나는 영영 저자가 보석처럼 풀어놓는 '오리진이 되라'는 천기누설(?)과 같은 비법조차 외면하는 어쩔 수 없는 비오리진인 셈이리라. 그러니 그렇게 평범하게 살고 있지, ㅉㅉ..하는! 

아무튼, 내가 알지 못하는 그들(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CEO 인사들)에게 다년간 새로운 통찰과 혜안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꺼리'를 찾아 헤매던 저자가 제시하는 10가지의 메시지는 비교적 여유로운 강연을 듣는듯하다. 

각 메시지와 관련된 시가 한 편씩 담겨있고, 본론도 일화와 사진자료를 적적하게 인용하고 있어 설득적이고 재미있게 다가온다. 

저자가 말하는 지금, 우리 대한민국에, 우리 기업들에, 우리 젊은이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또 앞으로의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떠오게 될 화두 "오리진origin"이 되기 위한 것은 다름아닌 10 High!

High Love/ High Pain & Joy/ High Time & Place/ High Mix/ High Concept/
High Touch/ High Soul/ High Story/ High Slow/ High Action~


이 가운데 하나라도 제대로 실행할 수 있다면...하는 마음이 절로 드는 것들이다. 아닌게 아니라, 너무도 평범하게 살고 있어 어느 것 하나 내게는 만만치 않은 비법들인 셈이라고나 할까.... 들을 때는 하하호호 재미있고 해볼만 한데 돌아서면 언제 들었냐는듯 잊어버리는 강연같은. 

다만,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그 가운데 똑! 부러지게 하나라도 선택해서 내것화 한다면 High Soul (마음의 벽을 깨라)이 아닐까 싶다.
그가 들려준 세 명의 석공 이야기에서처럼 '가치의 소울'을 가진 사람으로 내 아이를 키워낼 수 있다면..하는 바람이 들기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하이소울의 다섯 번째 키워드: '그까이꺼!'가 무엇보다 필요한 요즘이다.

요즘 아이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다들 똑부러지게 똑똑한 것 같아도 실상은 헛똑똑이들이니 말이다. 과거에 비해 각종 매스컴이며 다양한 책들을 일찍부터 접한 탓인지 다들 똑.똑. 소리가 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삶이나 미래, 인생 앞에서는 방향조차 제대로 잡지 못한다. 자신이 과연 무엇을 좋아하고 또 무엇을 해야하는지도 말이다.  

그게 다 섣부른 부모들의 욕심으로 인해 세상이 어떤 곳인지 미처 알기도 전에 '공부'에 내몰리는 탓인지도 모른다. 책상 앞에서 죽어라 문제만 풀고 삶의 목표란 그저 100점짜리 시험지와 좋은 대학에 가는 것으로만 알고 있으니 말이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가슴이 열린 부모'가 되어 딸아이만큼은 헛똑똑이나 책상 앞에서 삶을, 미래를 가늠하는 우물안 개구리로 만들지 않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게 하는 책이다. 

"오리진origin", 새삼 멋지게 다가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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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마녀를 조심해! 튼튼곰 2
정희재 지음, 김영수 그림 / 책읽는곰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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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를 둔 부모라면 과자의 해로운 점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아토피와 같은 눈에 띄는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도 말이다.
과자에 함유된 각종 첨가물이며 색소는 차지하고라도 간간이 우리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끔찍한 뉴스는 또 다시 한번 과자의 해로움을 상기시켜주고는 한다.

얼마전에도 유명회사의 과자에서 생쥐로 보이는 것이 발견되어 그동안 그 과자를 즐겨먹었던 사람들을 얼마나 황당하게 하는지....
꼭 그러한 사건이 아니더라도 과자의 해로운 점을 낱낱이 밝히고 있는 책들도 우리의 주의를 상기시키고 있다. 이 책 역시 그런 맥락에서 마련된 책이리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마녀가 이번엔 과자마녀가 되어 나타났다. 과연 과자마녀의 속셈은 무엇일까?
세계 각지의 아이들의 모습을 비추는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느 마녀의 뒷모습이 심상치 않다. 더구나 모니터 속의 아이들은 하나같이 과자를 들고 있다. 달콤한 아이스크림, 시원한 음료수, 달달한 사탕까지..... 

역시 마녀의 본색을 드러내는 과자마녀는 거울에게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쁜지 묻고는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이 더 예뻐질 거라는 대답에 분노를 참지 못한다.
과자마녀가 누구보다 좋아하는 아이들은 과자와 음료수, 아이스크림을 달고 살며 충치에 살이 찐 아이들. 

마침내 마녀는 과자공장을 세워, 몸에 해로운 약이 든 밀가루에 설탕과 방부제, 각종 색소와 맛을 내는 첨가물을 넣고, 펄펄 끓는 기름에 튀겨낸 과자를 만든다.
마녀의 심술만큼이나 못된 것이란 못된 것을 몽땅 넣어 만든 과자로 세상의 아이들을 아프고 뚱뚱하고 비실비실한 어른으로 자라도록 노래까지 불러댄다. 

과자마녀가 만든 과자를 먹은 아이들은 어느새 과자마녀가 조종하는 인형들처럼 과자의 맛에 푹 빠져들어, 가만있지 못하고 소리소리 지르며 뛰어다니고, 새침해지고 사나워지고, 짜증을 자주 내고 눈도 나빠지고 감기에도 잘 걸리게 된다.
그럴수록 과자마녀는 "오호호, 좋아 좋아!"를 외쳐댄다. 이런이런... 

아이들이 골골 아프고 살이 푹푹 찔수록 신바람이 나서 팔짝팔짝 뛰어대는 과자마녀. 그러나,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잘 먹고 김치에 밥도 잘 먹는 아이들은 마녀의 고약한  속셈이 담긴 과자는 절대로 먹지 않는 건강한 아이들 앞에서는 속상해서 어쩔줄 모른다. 

과자마녀의 정체를 알게된 아이들이 과연 나쁘고 못된 속셈으로 채워진 과자를 먹게 될까?? 이제 과자마녀는 속상해 어쩌나.... 아마도 과자를 먹지 않은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서 속이 상해 죽을지도 모르지.ㅎㅎㅎ



세계의 어린이들이 과자, 아이스크림, 음료수 등을 먹는 모습을 지켜보는 과자마녀~ 과연 표정이 어떨지 궁금하다.



과자마녀가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이란 과자와 아이스크림, 음료수를 달고 살아 충치가 촘촘하고, 온몸이 간지러워 뒹굴고, 살이 쪄서 조금만 걸어도 숨이 가쁜 아이들~ 바로 괴물같은 모습!



과자공장에서 과자를 만들고 있는 과자마녀.

몸에 쌓이면 속이 더부룩하고 장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게 하는 약이 든 밀가루에 푸실푸실 이를 썩게 하는 설탕을 듬~뿍 넣고, 간을 상하게 하는 썩지마 약(방부제)도 아낌없이 넣어주고,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가렵게 하는 알록달록 예쁜 색깔과 맛을 내는 가루까지 빼놓지 않고 넣어주는 과자마녀.



마지막으로 몸에 나쁜 지방이 생기도록 펄펄 끓는 기름에 과자를 튀겨준다~



위) 마녀가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 

과자를 많이 먹어 한자리에 가만있지 못하고
소리소리 지르며 뛰어다니는 아이,
금방 풀이 죽어 새침해지거나 친구들을 사납게 대하는 아이,
다리를 달달달 떠는 아이,
가슴이 답답해서 숨을 쌕쌕 몰아쉬는 아이,
짜증을 자주 내는 아이,
눈이 나쁜 아이,
감기에 잘 걸리는 아이.... 

아래) 마녀가 미워하는 아이들의 모습:

과자를 안 먹고 튼튼한 이로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아작아작 잘 먹는 아이,
김치 없으면 밥도 안 먹는 아이,
심장과 폐가 튼튼해 치타처럼 잘 달리는 아이,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고 짜증 내다가도 금방 마음이 풀어지는 아이,
뺨이 발그레하고 살결이 매끈매끈 깨끗한 아이......



책 뒤에 마련된 <궁금해요. 궁금해!>코너; 

위) 맛있는 과자를 왜 먹으면 안 되는지, 피해야 할 음식은 어떤 것인지, 또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조목조목 짚어주는 친절한 설명 

아래) 집에서 직접 과자를 만들어 볼 수 있는 레시피~
두부과자/ 캐러멜/ 사탕/ 아이스크림..을 손쉽게 만드는 방법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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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 왕 커드
앨런 길리랜드 지음, 김율희 옮김 / 다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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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음직한 상상은 다름아닌 '무생물들의 생물화'와 관련한 것이 아닐까?
예를 들면, 연필이나 색연필, 공책이 살아있다고 느끼기도 하고 작은 인형들이 정말로 살아있기라도 한듯 중얼거리며 인형놀이에 푹~ 빠져들었던 것처럼 말이다. 

생각해 보면, 비단 어린시절에 국한된 상상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초등생 딸아이를 둔 요즘도 '마치 살아있다고' 느끼지는 않더라도 생활 속에서 문득문득 '감정이입'을 하고는 하는 걸보면 말이다. 특히, 주부이다보니 음식물에 대한 경우가 그렇다. 먹다 남겨진 음식물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음식물의 기능(?)은 다름아닌 인간에게 잘 먹혀 인간의 건강에 일조를 하는 것이라 생각하다보면 남겨진 음식물이 나 자신이라도 되는듯하여 버리기가 여간 꺼림칙한게 아니다. 그러다보면 남겨진 음식물이 나 자신이라도 되는듯 꾸역꾸역 먹게 되고 만다. 

아무튼... '무생물의 생물화'뿐만 아니라 주변의 사물들에 '영혼(생명?)'이라도 있는듯 혼자있는 공간이나 시간이라도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어느날 사라진 엄마의 브로치로 발칵 뒤집힌 집안. 쌍둥이 헨리와 헨리에타는 영문도 모르는데, 그 사건을 처음부터 알고 있는 사자 커드. 열려진 창문으로 들어온 검은 까마귀가 바로 범인이라는 것! 

엄마의 소중한 브로치가 사라진 사건은 정작 쌍둥이들에게보다 쌍둥이들의 동물 인형들에게 한바탕 소란을 안겨준다. 이유인 즉, 나흘 안에 브로치를 찾지 못하면 화가 난 엄마가 쌍둥이들의 동물 인형들을 모두 압수해 자선 단체 상점에 갖다 줘버린다는 것! 이 얼마나 청천벽력같은 협박이란 말인가? 

브로치의 행방을 전혀 모르는 쌍둥이들의 반응은 오히려 무덤덤하다. 비록 숨긴게 아니라고 팔짝 뛰긴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동물 인형들에게는 할 말을 잃을 정도로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보면 억울할지도. 도대체 브로치가 사라진 것과 자신들이 무슨 상관이라고..... 

다행스럽게도 브로치가 사라지던 순간을 기억하는 사자인형 커드를 비롯해 하이에나 스위니, 뱀 오플래터리아 까마귀 필그림은 서둘러 고대의 용감한 기사들처럼 괴물 용인 까마귀 대왕을 찾아 모험을 떠나기로 작정한다.
무엇보다 뿌듯한 명분을 위하여, 엄마의 브로치를 되찾고 쌍둥이들의 완소 장난감, 바로 자신들을 구하는 것! 말이다.

마침내 시작된 동물 탐험대는 유일하게 까마귀 대왕의 얼굴을 알고 있는 사자 커드를 대장으로 삼아 모험을 떠난다. 시작부터 갑작스런 아빠의 등장과 현관문을 여는 난관에 부딪치지만 까마귀만큼이나 검고 검은 어둠 속을 향해 가는 동물 탐험대가 용감하기만 하다. 

물방아 연못에 비친 달로만 알았던 풍선 바구니로 심술궂은 도깨비불로부터 탐험대를 구해준 벌루나퍼스,
장미에 거꾸로 매달린 채 나방이 되기 위해 부지런히 실을 잣고 있는 애벌레,
연례회의인 까치 대토론회 중인 까치들과 광산 굴 속의 쥐들,
오플래터리와 스위니 앞에 나타난 두 거인, 누크와 크래니(브로치를 훔쳐간 까마귀 대왕이 '먼먼 나라'에 살고 있는 올드 코비라는 것을 알려준다),
까치와 쥐들을 흩어버린 쌍둥이의 개 발라드,
흉측한 노파의 모습으로 나타난 마더 비니(스위니에게 멈비 여왕에게서 낡은 컵을 훔쳐오라고 시키고 블로치가 코비의 돌이 있는 곳에 있다는 것도 살짝 흘려준다),
커드와 스위니, 오플래터리를 구해준 왜가리,
오래된 산사나무 밑에 살며 동물 탐험대를 도와주는 멈비범비 여왕,
스위니가 오플래터리가 구해준 갈매기 세 마리,
털북숭이 짐승 바게스트와 특이한 짐승 칼란다를 타고 나타난 바빌론의 기사 러시 경,
질문에 대답을 못하면 머리를 달라는 위대하고 무시무시한 미노보어,
자신들은 도도새가 아니라 도동새라는 니드와 노드,
..........

곳곳에서의 위험천만한 위기에 때맞춰 등장한 동물들의 도움으로 마침내 까마귀 대왕 올드 코비를 물리치고 엄마의 소중한 브로치를 찾아 무사히 돌아온 동물 탐험대. 그들의 험난한 모험을 눈치챈 사람들은 아무도 없지만 쌍둥이들의 집에는 다시금 시끌벅적한 웃음소리가 퍼져나온다. 

깜짝 놀라운 결말은 다름아닌 동물 탐험대의 이야기를 쌍둥이의 할아버지가 알게 되고 책으로 엮어낸 것! 그것이 바로 이 <모험 왕 커드>?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이 혹시나 자신들의 장난감들도 살아나 한바탕 모험을 떠나지나 않을까... 기대를 품게 될지도 모르겠다.^^



<등장인물들> 동물탐험대와 친구들, 그리고 강적들이란 표현이 인상적이다.^^
사실, 친구들도 강적들도 훨씬 더 많은데... 대표적인 인물들만 소개한 것 같은데
이왕이면 모두 소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동물 탐험대가 간 곳> 헨리(쌍둥이들)의 집 밖에 동물 탐험대가 엄마의 브로치를 찾기 위해 간 곳들을 보여주고 있다.
본문의 이야기와 그림(지도?) 상에 장소가 다소 어긋나는 것같아 종종 고개가 갸웃거려지는데.... 이왕이면 동물 탐험대가 이동한 순서를 표시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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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염소 별이 봄봄 어린이 5
김일광 지음, 이상현 그림 / 봄봄출판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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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과연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산 위 오두막에 아기 염소와 살고 있는 어부 덕이 아재의 외로움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아니면 요즘 아이들에게는 생소하다 못해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여겨지는 우리나라의 잊혀지고 있는 현실을 깨우쳐주고 싶었을까? 

6월 11일(금)부터 시작된 월드컵 경기로 온나라가 다시한번 축구에 흠뻑 빠졌다. 더구나 어젯밤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완벽한 우승을 거둔 태극전사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는 오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나라는 물론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 러시아를 비롯하여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천안함 사건으로 벌써 우리나라는 몇 달째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처럼 미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처음부터 석연치 않은 정부의 엇갈리는 정황보고며, 북한의 소해이다아니다로 국민들을 불안케 하더니 급기야는 북한과의 관계는 어느새 차디찬 냉전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현실이다.

어제 뉴스에는 우리나라가 2004년 이후 중지된 군사분계선 일대에 대북확성기를 설치하자 북한은 이에 대해 북한은 16년 만에 서울 불바다를 언급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과연 우리 정부는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갈지...... 국민들은 저 멀리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개최되고 있는 월드컵 응원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는데 말이다. 

아무튼,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지 못하고 산 위 오두막에서 염소들을 키우며 외롭게 살아가는 덕이 아재의 이야기는 잊혀지고 있는 우리 현실을 다시금 상기시켜 준다.

6.25전쟁(한국전쟁)때 북으로 끌려간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어린 덕이 아재를 키우며 '우리 낭군'을 부르던 엄마는 그 충격으로 아기처럼 되어버리고 만다. 뱃일을 나서는 덕이 아재를 따라 아버지가 끌려갔던 그 바다로 가고 싶었던 엄마.
그 엄마를 위해 산호꽃이 핀 바닷길로 배를 몰아간 것이 그만 덕이 아재를 사람과 세상으로부터 멀어지게 한 것이었을까? 

아마도, 그 당시에는 모두가 꺼려했을 아버지의 납치(납북)사건과 덕이 아재의 어선 납북사건과 맞물려 본의아닌 오해(배를 훔쳤다는)까지 받게 된 것이라 짐작해 본다. 

아무도 가슴 깊은 외로움이나 진실을 들으려 하지 않는 세상 사람들로부터 자연스레 멀어져 염소떼들과 함께 살아가는 덕이 아재. 정말 아기처럼 덕이 아재의 품에서 자라나는 아기 염소 별이가 있어 덕이 아재의 외로움은 그나마 덜하지 않았을까...... 

죄인 보듯  쌀쌀하게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마음대로 배를 훔쳤다고 몰아부치는 사람들보다 곁에 있는 것만으로 큰 위안을 주는 염소들을 곧 몰아닥칠 태풍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길을 나선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리라. 
 아기 염소 별이를 두고 바람에 날아간 염소우리 지붕을 막을 양철을 사러 시장에 간 덕이 아재. 다시금 덕이 아재를 보고 쑥덕거리는 사람들이 밉기만 하다. 

그 사이 산에 오른 사람들 무리에서 떨어져나와 예쁜 풀꽃에 정신을 뺏긴 반디와 별이에게 갑작스레 닥친 사건으로 덕이 아재는 다시한번 사람들의 의심을 받는다.
하지만, 아기 염소 별이에 의해 반디를 발견하고 어둠과 비바람을 뚫고 나아가는 덕이 아재의 속마음은 과연 어떨지, 또 그런 덕이 아재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시선은 어떨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한다. 

아울러, 요즘 아이들은 덕이 아재의 어린시절에 얽힌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벌써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60년, 그리고 휴전이 시작된지 50여 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이 훌쩍 흐르지 않았는가 말이다. 

나 역시 전쟁을 겪어보지도 못한 세대이지만, 군사정권시대에 어린시절을 보낸 덕분(?)에 전쟁에 대한 두려움과 북한에 대한 반감은 무엇보다 철저하게 교육받은 듯하다. 그래서 낯설지 않은 간첩사건이며 삐라, 독재, 공산당 등등이란 단어들이다. 

하지만, 요즘의 아이들에게는 북한이 또 전쟁이 어떤 의미를 줄까? 벌써 반세기가 넘도록 휴전 상태로,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 끝나지 않은 전쟁 중임을 상기하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 

그림이며 이야기의 전개가 다소 거칠게 다가오지만, 우리의 아이들이 분명 직시해야 할 현실이 담긴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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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칠단의 비밀 동화 보물창고 28
방정환 지음, 양상용 그림 / 보물창고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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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처음 <해리포터>시리즈를 읽었던 딸아이가 벌써 4번째 탐독에 빠져있다. 처음 1부가 나왔을 때 구입하기 시작하여 4부까지 구입해서 읽다가 그 뒤로 시들해져 책꽂이에 있던 것을 작년 여름방학때 발견해서 읽기 시작하더니 연거푸 두어 번을 읽고 요즘에 다시 네 번째 읽고 있는 걸보면 세계적인 작품이 맞기는 맞나보다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물론, 마법과 판타지가 한창 재미있을 시기이기는 하지만 무엇이 그리도 탐독케 하는지......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에 빠진 딸아이 옆에서 나는 방정환 선생님의 <칠칠단의 비밀>을 들고 앉았다. 일생을 어린이를 위해 헌신하신 방정환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이야기를 담은 동화를 여러 편 남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마도 이 책은 그 가운데 하나이지 싶다. 

'칠칠단의 비밀'이라는 제목이 왠지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데, 요즘 아이들에게는 낯선 곡마단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곡마단에서 구경꾼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공중그네를 벌이는 앳된 얼굴의 소년과 소녀가 등장하고 그 소년과 소녀를 남매라며 나타난 노인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사건은 긴박하게 흘러간다. 

주인(단장)은 일본 사람 내외이고, 재주 부리는 사람도 모두 일본 사람인 곡마단에 중국 사람 내외가 한 패 끼어 있고 돈벌이를 위해 일본과 중국으로 돌아다니면서 돈벌이를 하다가 처음으로 조선에 와서 공연을 펼치는 곡마단. 그 속에서 열여섯 살의 소년과 열네 살의 소녀는 사고무친으로 서로가 남매간인지도 모르면서 온갖 고생을 하며 재주를 배운 가여운 신세라고 하니 마음이 절로 뭉클해져온다. 

갑작스레 외삼촌이라 주장하는 노인의 등장으로 곡마단에서 탈출한 소년, 상호는 미처 탈출하지 못한 순자를 찿기위해 서둘러 중국으로 떠난 곡마단을 뒤쭟는다. 곡마단의 향방을 알기 위해 그들이 머물던 여관방에서 발견한 편지에 적힌 비밀스런 글귀는 곡마단의 정체를 더욱 의심스럽게 한다.
 
드디어 급행열차를 몰래 타고 중국 봉천을 향해 떠나는 상호와 통역 학생 한기호. 젊다고 하기에는 아직 어린 그들이 과연 동생 순자를 무사히 구하게 될지, 또 그들의 정체를 밝히게 될지... 무모하게도 느껴지지만 한편으로는 순자의 무사구출을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중국 봉천의 여관에서 가슴졸이며 기다리는 상호와 기호가 깜쪽같이 변장도 하고 재치있게 위기의 순간도 모면하는 것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리는데, 괴상한 벽돌집에서 칠칠단의 실체를 알게 되는 순간이며 땅속의 비밀통로에서 단장에게 붙잡혀 구둣발에 차이고 채찍에 맞을 때는 얼마나 끔찍하던지..... 
그러나 한기호의 재치와 순발력으로 칠칠단 무리를 소탕하고, 상호와 순자가 아버지를 만나게 되는 것을 보며 그제야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나라마저 빼앗겨 의지가지없는 우리 민족과 아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픈 방정환 선생님의 간절함이 담겨있는 이야기는 요즘의 탐정소설에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긴장감과 긴박감이 느껴진다. 

방정환 선생님이 생생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듯한 어투로 쓰여있어 더욱 실감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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