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염소 별이 봄봄 어린이 5
김일광 지음, 이상현 그림 / 봄봄출판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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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과연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산 위 오두막에 아기 염소와 살고 있는 어부 덕이 아재의 외로움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아니면 요즘 아이들에게는 생소하다 못해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여겨지는 우리나라의 잊혀지고 있는 현실을 깨우쳐주고 싶었을까? 

6월 11일(금)부터 시작된 월드컵 경기로 온나라가 다시한번 축구에 흠뻑 빠졌다. 더구나 어젯밤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완벽한 우승을 거둔 태극전사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는 오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나라는 물론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 러시아를 비롯하여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천안함 사건으로 벌써 우리나라는 몇 달째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처럼 미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처음부터 석연치 않은 정부의 엇갈리는 정황보고며, 북한의 소해이다아니다로 국민들을 불안케 하더니 급기야는 북한과의 관계는 어느새 차디찬 냉전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현실이다.

어제 뉴스에는 우리나라가 2004년 이후 중지된 군사분계선 일대에 대북확성기를 설치하자 북한은 이에 대해 북한은 16년 만에 서울 불바다를 언급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과연 우리 정부는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갈지...... 국민들은 저 멀리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개최되고 있는 월드컵 응원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는데 말이다. 

아무튼,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지 못하고 산 위 오두막에서 염소들을 키우며 외롭게 살아가는 덕이 아재의 이야기는 잊혀지고 있는 우리 현실을 다시금 상기시켜 준다.

6.25전쟁(한국전쟁)때 북으로 끌려간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어린 덕이 아재를 키우며 '우리 낭군'을 부르던 엄마는 그 충격으로 아기처럼 되어버리고 만다. 뱃일을 나서는 덕이 아재를 따라 아버지가 끌려갔던 그 바다로 가고 싶었던 엄마.
그 엄마를 위해 산호꽃이 핀 바닷길로 배를 몰아간 것이 그만 덕이 아재를 사람과 세상으로부터 멀어지게 한 것이었을까? 

아마도, 그 당시에는 모두가 꺼려했을 아버지의 납치(납북)사건과 덕이 아재의 어선 납북사건과 맞물려 본의아닌 오해(배를 훔쳤다는)까지 받게 된 것이라 짐작해 본다. 

아무도 가슴 깊은 외로움이나 진실을 들으려 하지 않는 세상 사람들로부터 자연스레 멀어져 염소떼들과 함께 살아가는 덕이 아재. 정말 아기처럼 덕이 아재의 품에서 자라나는 아기 염소 별이가 있어 덕이 아재의 외로움은 그나마 덜하지 않았을까...... 

죄인 보듯  쌀쌀하게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마음대로 배를 훔쳤다고 몰아부치는 사람들보다 곁에 있는 것만으로 큰 위안을 주는 염소들을 곧 몰아닥칠 태풍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길을 나선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리라. 
 아기 염소 별이를 두고 바람에 날아간 염소우리 지붕을 막을 양철을 사러 시장에 간 덕이 아재. 다시금 덕이 아재를 보고 쑥덕거리는 사람들이 밉기만 하다. 

그 사이 산에 오른 사람들 무리에서 떨어져나와 예쁜 풀꽃에 정신을 뺏긴 반디와 별이에게 갑작스레 닥친 사건으로 덕이 아재는 다시한번 사람들의 의심을 받는다.
하지만, 아기 염소 별이에 의해 반디를 발견하고 어둠과 비바람을 뚫고 나아가는 덕이 아재의 속마음은 과연 어떨지, 또 그런 덕이 아재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시선은 어떨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한다. 

아울러, 요즘 아이들은 덕이 아재의 어린시절에 얽힌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벌써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60년, 그리고 휴전이 시작된지 50여 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이 훌쩍 흐르지 않았는가 말이다. 

나 역시 전쟁을 겪어보지도 못한 세대이지만, 군사정권시대에 어린시절을 보낸 덕분(?)에 전쟁에 대한 두려움과 북한에 대한 반감은 무엇보다 철저하게 교육받은 듯하다. 그래서 낯설지 않은 간첩사건이며 삐라, 독재, 공산당 등등이란 단어들이다. 

하지만, 요즘의 아이들에게는 북한이 또 전쟁이 어떤 의미를 줄까? 벌써 반세기가 넘도록 휴전 상태로,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 끝나지 않은 전쟁 중임을 상기하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 

그림이며 이야기의 전개가 다소 거칠게 다가오지만, 우리의 아이들이 분명 직시해야 할 현실이 담긴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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