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꿈을 펼쳐라 3 - 손재주가 좋은 나는 무엇이 될까? 네 꿈을 펼쳐라 3
이야기꽃 지음, 이경석 그림 / 타임주니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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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찾아가는 어린이들에게 나침반이 되어 줄 인물 이야기와 직업에 관한 정보와 지식을 담은 어린이 자기계발서'인 <네 꿈을 펼쳐라!>시리즈의 세 번째 권이다. 

네 꿈을 펼치라~는 시원스런 제목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꿈'은 부모들의 '꿈'과 같을까? 아니면 비슷하기라도 할까?...하는 의문이 든다. 어쩌면 동상이몽(同牀異夢)이란 말처럼 제각각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닐지.... 

사실, 아이들에게 꿈을 꿀 시간이나 마음의 여유가 있기나 한 요즘인가 싶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시계추처럼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꿈은커녕 하루하루 놀 시간조차 넉넉치 않은 것이 현실이 아닌가. 그런데 꿈이라니... 

부모들의 꿈은 아마도 아이들의 희망찬 미래를 그리고 있겠지만, 현실에서는 한낱 몽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친다. 아이들에게 꿈이나 꿀 시간을 넉넉히 주기라도 했다면 몰라도 말이다. 아무튼, 요즘 아이들의 일상은 바쁘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하다.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어쩌면 탄생과 동시에) 너무나 계획적(?)인 부모들에 의해 오로지 공부와 좋은 성적(명문대 합격을 위한)을 목표로 정해진 삶의 쳇바퀴를 돌고 있는 것이 대다수 아이들의 모습이다.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 공부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스스로 짚어보고 깨달을 여유도 없이 맹목적인 공부만 한다. 그러다 초등4,5학년 무렵 배우는 직업에 대한 단원에 이르러 부모들이 내미는 직업의 종류를 통해서 그것이 장래희망이 되고 꿈이 된다. 아이들도 부모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어찌 미래가 장래희망이 책에서 배우는 그것에 한정될까? 아이들의 미래는 현재 마음껏 꾸는 꿈을 통해 얼마든지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꿈을 꿔야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방과후 특기적성수업으로 다양한 과목의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어, 수학, 과학은 물론 미술, 음악, 체육 등.. 교과시간에 배울 수 없는 새로운 내용이 많아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의 호응이 크다. 이 시간을 통해 아이들이 수업시간과 다른 재미와 흥미를 느끼고 새롭게 관심분야을 발견하기도 하니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 책 역시 아이들에게 자신의 관심분야를 짚어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다양한 손재주 가운데서도 특히 로봇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로봇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해 로봇이 우리 생활에서 차지하는 의미(역할?) 등을 심도 있게 살펴볼 수 있으니 말이다. 

로봇공학도를 꿈꾸는 대학생 지완이의 하루와 우리나라의 휴먼로봇 '아미'를 만든 양현승 박사와의 만남을 통해 로봇을 통해 미래를 꿈꾸는 열정을 엿볼 수 있다. 로봇과 관련한 각종 대회와 캠프 및 페스티벌에 관한 정보와 로봇공학자를 꿈꾸는 친구들과의 인터뷰는 혹시나 자신 속에 숨어있을지도 모를 로봇에 대한 관심을 구석구석 살펴보게 하지 않을까..

로봇~하면 만화영화 속에서나 가능했던 시절은 과거가 된지 오래다. 어느새 로봇은 인간 생활 곳곳에서 조력자로서의 역할이 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7년 세계 최초로 로봇윤리헌장을 선포, 인간과 로봇의 관계와 로봇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2013년 말 완성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한국의 로봇과 로봇공학자에 대한 내용은 이미 1978년 우리나라 최초의 산업용 로봇'머니퓰레이터' 개발 이후 걷는 로봇(1989), 휴먼 로봇'센토'(1999), 작업하는 인간형 로봇 '마루'와 '아라'(2005), 네트워크 기반의 인간형 로봇 '마루-Z'와 '마루-M'(2009), 이족보행 로봇 '휴보'(2004), 세계 최초의 안드로이드 로봇 배우 '에버'(2009) 등.. 끊임없이 로봇 개발 제작에 힘쓰고 있음은 물론, 로봇기술이 진일보 하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손재주가 좋은' 아이가 꿀 수 있는 꿈이 아주 다양한데도 불구하고 로봇과 로봇공학자에 한정한 것에 약간의 아쉬움이 있지만 로봇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에게는 로봇을 통해 미래를 꿈꾸게 하기에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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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독서 - 책을 읽기 위해 떠나는 여행도 있다 여행자의 독서 1
이희인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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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내 품안에 머물것 같던 딸아이는 어느새 부쩍 자라 사춘기의 바람앞에서 저항은커녕 당연하게 순응(?)해 가고 있는 요즘이다. 그런 딸아이와 달리 나의 가슴엔 갑작스런 허전함이 밀려와 나를 당혹케 한다.  

무엇보다 건강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몇년째 하고 있는 운동(수영)의 멤버들과 그나마 수다를 떨기도 하고 근처 마트에도 함께 가고 점심도 함께 먹노라면 시간 만큼은 휘리릭~ 잘도 간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그러나, 나의 허전한 마음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없는 처방은 아닌지라 다시 혼자의 시간이 되면 이자가 붙듯 그만큼 더 허전함은 농도가 진해져 있다. 

그다지 아이에게 올인~을 한 것도 아닌데 혹시 서서히 중년이 시작되려는 전조증상인가 싶어 바짝 긴장하게 된다. 여태껏 한 것이라고는 평범한 주부로, 엄마로 부지런히 산 것뿐인데.... 이렇게 어느날 갑자기 중년이 된 자신과 마주해야 한다니.. 안타까움보다는 왠지 억울함이 밀려온다.

억울함이 밀려오니 마음마저 급해진다. 언제나 그렇듯 남편은 자신의 일에 충실하고(근래에는 오히려 자신만의 세계를 구체적으로 찾은듯 일과 여행에 열심이다) 하나있는 딸아이도 자신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 앞에서 바쁘고... 이제야 비로서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고나 할까.

마음 깊은 곳에 품고만 있던 '여행'에의 갈증이 더는 참을 수 없을 것처럼, 아니 더이상 참을 필요가 없다는 듯 가슴 속 허전함을 단방에 몰아내버린다. 또 하나, '독서'도 기다렸다는듯 고개를 쳐든다. 여태껏 딸아이의 책을 읽느라 책꽂이에만 꽂아두었던 책들이 난리라도 쳐댈듯.....그래서인지 더욱 반갑게 읽게 된 이 책! 

제목조차도 '여행자의 독서'라니.... 요즘의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여행'과 '독서'에 딱!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과연 여행자는 어떤 책을 어떻게 읽을까... 제목만으로 떠오르는 물음에 답을 얻기 위해 책을 펼쳐들었다.  

무엇보다 의도된 혹은 갑작스레 떠나게 된 여행길에 저자는 거기에 맞춤하는 책을 나름 선택해서 여행의 필수품처럼 챙겨넣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여행하면서 책을 읽는다기 보다는 이미 읽었던 책에서의 여운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곱씹기도 하고 또 새로운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흠.. 그러고보면 저자는 이미 지독한(?) 독서가는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때와 장소에 따라 작가는 물론 책의 부분을 딱딱 걸맞은(저자의 지독히 주관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내용을 상기시켜주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도대체 이 사람(저자)은 책을 어떻게 읽기에 이렇게 많은 책들의 내용을 적시적소에 펼쳐내 보여줄 수 있을까... (지독한) 독서가의 여행이라고 제목을 붙여도 무방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구원, 사랑, 이야기 그리고 나...를 찾아 떠나는 그의 여행들 중에 어느 것 하나 지나치고 싶은 곳이 없다. 시간적 금전적 그리고 기타 등등...여유가 허락한다면 그가 알려준 책을 읽고 또 그 어떤 필수품보다 중요하게 챙겨넣고 떠나고픈 여행이다.  

어느덧 여행에의 설레임이 주는 가벼운 흥겨움보다는 삶에 대한 진한 이야기가 더 가슴을 파고드는 나이인 탓일까... 저자가 짚어주는 인용구절이 그 땅에서의 삶을 더 궁금하게 한다. 
 

결국, 인간은 얼마나 사는 걸까?

천 년? 단 하루?

일주일? 수 세기?

인간은 얼마나 오랫동안 죽는 걸까?

'영원히'라는 말은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 파블로 네루다의 시, <영원의 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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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캣! 살림 YA 시리즈
칼 히어슨 지음, 김희진 옮김 / 살림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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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묵직한 두께에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먼저 밀려들었던 책. 그러나 서너 장을 넘기자 바쁘게 읽혀진 책.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통쾌함과 함께 왠지모를 허전함과 섭섭함이 몰려오는 책! 책장을 넘길수록 한 편의 영화로 만나도 좋을 이야기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책이다. 

등장인물들과 사건의 전개가 절로 나의 상상을 자극하며 플로리다 주의 빅 사이프러스 숲 보호구역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와도 같은 사건에 침을 꼴깍 삼키게 된다. 

보호구역에서 불법으로 석유를 채굴하여 정부로부터 엄청난 보상을 받으려는 드레이크 일당의 꿍꿍이에 맞선 트윌리와 스타치 선생님의 멸종위기에 처한 아기 퓨마 살리기에 닉과 마르타, 스모키의 활약이 여느 영웅못지 않다.

처음엔 갑작스레 사라진 스타치 선생님의 행방에 궁금증이 증폭되지만 갑작스레 닉과 마르타 앞에 나타난 인물 트윌리와 한술 더 떠 이전과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변화된 모습으로 나타난 스모키까지 온통 의문이 피어오른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닉과 마르타의 탐정기질같은 끈질긴 추궁이 마침내 사건의 전말을 밝혀내고야 만다. 마침내 아기 퓨마를 무사히 엄마 퓨마에게 인도하기 까지 한다. 그 댓가(?)로 닉은 심한 부상을 당하지만.... 

전반적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닉이 참으로 대견하게 느껴졌다. 이라크에서 부상을 당하고 오른팔 전체를 잃게된 아빠를 담담하게, 그러나 나름의 방식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하였다. 닉 못지 않게 아빠의 모습도 감동을 주기는 마찬가지이다. 

무엇보다 감동을 주는 인물은 '이 땅과,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모든 것들이 지금 당하고 있는 일에 대해 화가 나서 폭발할 지경'이라는 트윌리. 닉과 아이들의 캠프에 화재가 있던 날 찾은 두 마리 새끼 퓨마 가운데 한 마리가 죽었다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는 그의 슬픈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였다. 

정말 한 편의 영화로 만나면 그 통쾌한 몇몇 순간의 감동이 더 생생하게 느껴질 것같다. 트윌리가 드레이크 일당에게 보기좋게 엿을 먹인 S-C-A-T(똥!)이라고 써놓은 분홍깃발이 바람에 휘날리는 장면이나 닉과 마르타가 아기 퓨마를 엄마 퓨마에게 건네는 그 순간, 닉이 아빠의 고통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위해 오른팔을 뒤로 묶고 애쓰는 장면 등등.... 

굳이 멸종동물을 보호하자! 환경을 가꾸자!...와 같은 캠페인을 내세우지 않아도 어느새 자연을 돌아보게 하는 감동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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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몰래 PC방 - 몰랐지용? 컴퓨터 타임 어린이 지식교양 시리즈 : 까불래용의 알겠지용 2
차영훈 지음, 현태준 그림, 페이퍼100 기획 / 타임주니어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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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이니 갤럭시폰이니 하는 스마트폰은 물론 핸드폰에도 와이파이 네트워크가 가능하여 그야말로 인터넷이 우리의 생활에 깊이 파고든 것이 요즘의 세태이다. 
온갖 정보와 재미난 게임은 물론 유익한 지식습득(학습)까지 가능한 인터넷은 컴퓨터란 매체가 있어 가능한 것이다. 컴퓨터를 잘 한다는 것은 최종 사용자들에게 유용한 프로그램을 잘 사용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컴퓨터의 프로그램 운용을 위한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를 제대로 다룰 수 있다는 뜻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요즘의 아이들은(내 딸아이를 보아도) 자신들이 좋아하는 게임이나 필요한 자료 검색, 간단한 문서작성만 해도 컴퓨터를 잘 한다고 착각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컴퓨터가 잘 안되면 고장이라도 났나보다 하며 당황하기 일쑤이다. 

이 책 본문에도 있듯 아주 사소한 것을 간과해서 생기는 문제처럼. 예를 들면, <42. 모니터가 안 켜질 때는 제일 먼저 플러그를 확인한다.> 와 같이 전원을 꽂지 않아서 작동이 안되는 것을 고장났다며 수리를 맡기기도 한다니. 에궁. 

컴퓨터 게임에 능숙하고 자료 검색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컴퓨터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을 습득하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다.   

컴퓨터 모니터에 명령어를 일일이 입력하는 도스운영체계를 사용하던 것에 비하면 지금처럼 마우스 하나로 쉽게 클릭~하는 윈도우 프로그램은 세 살 먹은 어린아이에게마저 컴퓨터가 만만한 세상이다. 모르는 것은 인터넷에서 검색만 하면 알 수 있고, 재미난 게임도 넘쳐나고 신문이며 학원도 컴퓨터로 가능한 세상이 아닌가.... 

더구나 전 세계의 컴퓨터가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 통신망에서 온갖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세상이라니..편리한 점도 있겠지만 그만큼 지켜야 할 주의사항(에티켓)도 적지 않다. 
컴퓨터와 관련한 재미난 상식과 교양을 쉽게 알려주는 까불래용이 기특하다.

<5. 게임 회사에 근무하는 개발자들은 매일 공부한다.>거나 <23. 프로게이머가 되려면 자격증을 따야 한다.> 혹은 <50. 컴퓨터 게임은 아빠와 함께 하는 것이 제일 재미있다.>와 같이 고의적 의도(?)가 느껴지는 내용도 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슈퍼마리오가 뽀빠이를, 피카츄가 친칠라를 모델로 한 것이나 아바타가 인도의 신 이름에서 유래하고, 게임의 어원이 춤에서, 부팅이 카우보이에서 유래했다는 것은 충분히 유익한 정보이다. 당장에라도 아이들에게 수수께끼를 내고싶게 하니 말이다. 

컴퓨터 전자파에 좋은 음식이 궁금하고, 우리의 이메일에 왜 돼지고기가 들어있는지, 또 PC방에서 제일 먼저 팔았던 음식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뼈대있는 가문 용의 후손인 까불래용이 내는 퀴즈를 풀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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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밖 아이들 책으로 만나다 - 스물여덟 명의 아이들과 함께 쓴 희망교육에세이
고정원 지음 / 리더스가이드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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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에 2011학년도 대입수능 성적이 발표되었다. 언제나처럼 최고점을 받은 학생의 소식이 관심을 끌었다. 4과목 만점을 받은 여학생인데 학원에 다니지 않고 예복습 위주의 철저한 시간관리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마침 기말고사를 준비하고 있던 예비중학생 딸아이에게 그 내용을 읽어주었더니 '엄마, 그걸 믿어? 다 그렇지...'라며 일축한다. 내 딴에는 딸아이 역시 여태껏 학원 한 번 안다니며 나름 잘하고 있는 것같아 용기(?)를 내라는 마음에서였는데...  

지난 일요일에도 시험공부를 하던 딸아이가 대뜸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에 회의적인 말들을 늘어놓았었다. 이제 곧 중학생이 되면 좋은 고등학교 가기위해 공부해야 하고, 또 고등학교에 가면 대학에 가기위해 또 공부해야 하고, 대학졸업하면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또 공부해야 하고...도대체 사는 것이 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덧붙였다. 

모르긴몰라도 내 딸아이만 자신 앞에 놓인 현실이 점점 버겁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리라. 가끔 딸아이의 반 아이들의 그룹과제를 한다면 우리집에서 모인 적이 있는데 아이들 끼리의 수다를 듣다보면 어디서 들었는지 우리나라와 다른나라의 교육정책의 차이를 놓고 나름 왈가왈부하기도 하고, 중학교 지원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다 그 모습에 초등학생 철부지라고, 아직은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아이라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란 생각이 퍼뜩 들었다. 아이들도 나름 자신과 미래에 벌써부터 진지한 고민을 하는구나 싶어서 말이다. 부모들보다는 적어도 또래 친구들끼리라도 말이다. 

이런 아이들이 차차 눈앞의 현실에 눈뜨게 되면 희망(밝은 전망)보다는 어쩔 수 없는 갑갑함에 절망하지나 않을까...벌써부터 마음 한구석이 짠해져온다. 부모인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니 말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따지고 보면 부조리한 체제를 바꾸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은데....무엇이 속시원한 해결보다는 불편하더라도 감내하게, 혹은 알면서도 외면하게 하는 것일까.... 

어느덧 불편한 현실을 체념하듯 수용하는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나로서는 그 불편함을 고스란히 답습하게 될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더불어 아이들만큼은 체념보다는 싸워서라도 불편을 개선했으면 하는 뻔뻔한 마음조차 해본다. 

요즘의 편치 않은 나의 마음때문이었는지 후딱 읽어버리게 된 책이다.
'교실 밖 아이들...'이란 제목이 한창 대입에 쏠려있는 관심을 누그러뜨리게 하였다. 어쩌면 책 속에 등장하는 교실 밖의 아이들에게 대입은 남의 일일지도 모른다는..... 

'지역사회교육전문가'라는 낯선 직함을 가지고 있는 저자는 학교에서 아이들(대부분 왕따나 문제아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의 상담이나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7년 넘게 교실 밖 혹은 학교 밖의 아이들과 만나면서, 제각각 다른 상처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책'으로 소통해 온 저자의 이야기가 대입시험 점수로 고민하는 아이들과는 또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아이들이 있음을 일깨워준다. 

대부분의 아이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이 어떤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처한 현실로 인해 자신의 것이라 인식조차 할 수 없기에 말이다. 부모의, 가정의 문제때문에 자신이 속한 교실이나 학교에 안주할 수 없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부모나 학교가 이런저런 이유로 관심을 두지 못하는 아이들의 곁에서 아이들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려는 저자의 모습에 문득 '보호자'의 의미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종종 학교에서 보내온 가정조사서같은 것을 작성하노라면 '보호자'란이 있는데 이는 분명 아이를 법적으로 친권을 행사하는 사람을 의미하겠지만 사회적으로는 부모가 아니더라도 약자인 아이들을 보호해 주어야 할 사람이나 단체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7년 넘게 저자가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에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하고 눈물이 나기도 했다. 분명 아이들은 약자임에 틀림없었다. 부모든 학교든 사회든 자신들보다 든든한 누군가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사실 요즘의 아이들은 부모들만의, 가정의 울타리로만 지켜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과거보다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맞벌이 가정이 늘다보니 부모의 공백은 커지고 가정은 더이상 아이들에게 편안한 안식처가 되지 못한다. 

부모에만 한정된 (법적)보호자보다도 저자와 같이 나름의 문제를 안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만이라도 시시때때로 헤아려줄 수 있는 현실적인 보호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즘이 아닐까 싶다. 비록 저자의 경우에도 아이들이 처한 문제를 온전하게 도와줄 수 없어 진한 미련을 남기기도 하지만 말이다. 

누구보다(어쩌면 부모보다) 아픔을 품고(숨기고) 있는 아이들의 실재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던 저자의 이야기가 불편한 진실을 일깨우듯 가슴을 파고든다.
때마침 들려오는 지난 8일 기습강행처리된 2011년도 예산안 가운데 방학중 결식아동 급식지원비가 한푼도 배정되지 않았다는 소식에 분노가 밀려온다. 이런 몹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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