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묵직한 두께에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먼저 밀려들었던 책. 그러나 서너 장을 넘기자 바쁘게 읽혀진 책.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통쾌함과 함께 왠지모를 허전함과 섭섭함이 몰려오는 책! 책장을 넘길수록 한 편의 영화로 만나도 좋을 이야기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책이다. 등장인물들과 사건의 전개가 절로 나의 상상을 자극하며 플로리다 주의 빅 사이프러스 숲 보호구역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와도 같은 사건에 침을 꼴깍 삼키게 된다. 보호구역에서 불법으로 석유를 채굴하여 정부로부터 엄청난 보상을 받으려는 드레이크 일당의 꿍꿍이에 맞선 트윌리와 스타치 선생님의 멸종위기에 처한 아기 퓨마 살리기에 닉과 마르타, 스모키의 활약이 여느 영웅못지 않다. 처음엔 갑작스레 사라진 스타치 선생님의 행방에 궁금증이 증폭되지만 갑작스레 닉과 마르타 앞에 나타난 인물 트윌리와 한술 더 떠 이전과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변화된 모습으로 나타난 스모키까지 온통 의문이 피어오른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닉과 마르타의 탐정기질같은 끈질긴 추궁이 마침내 사건의 전말을 밝혀내고야 만다. 마침내 아기 퓨마를 무사히 엄마 퓨마에게 인도하기 까지 한다. 그 댓가(?)로 닉은 심한 부상을 당하지만.... 전반적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닉이 참으로 대견하게 느껴졌다. 이라크에서 부상을 당하고 오른팔 전체를 잃게된 아빠를 담담하게, 그러나 나름의 방식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하였다. 닉 못지 않게 아빠의 모습도 감동을 주기는 마찬가지이다. 무엇보다 감동을 주는 인물은 '이 땅과,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모든 것들이 지금 당하고 있는 일에 대해 화가 나서 폭발할 지경'이라는 트윌리. 닉과 아이들의 캠프에 화재가 있던 날 찾은 두 마리 새끼 퓨마 가운데 한 마리가 죽었다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는 그의 슬픈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였다. 정말 한 편의 영화로 만나면 그 통쾌한 몇몇 순간의 감동이 더 생생하게 느껴질 것같다. 트윌리가 드레이크 일당에게 보기좋게 엿을 먹인 S-C-A-T(똥!)이라고 써놓은 분홍깃발이 바람에 휘날리는 장면이나 닉과 마르타가 아기 퓨마를 엄마 퓨마에게 건네는 그 순간, 닉이 아빠의 고통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위해 오른팔을 뒤로 묶고 애쓰는 장면 등등.... 굳이 멸종동물을 보호하자! 환경을 가꾸자!...와 같은 캠페인을 내세우지 않아도 어느새 자연을 돌아보게 하는 감동적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