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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이후의 세계 -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낼 인터넷의 미래
제프리 스티벨 지음, 이영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2011년 현재 전세계 IT와 인터넷 산업에서 하드웨어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인텔이지만, 소프트웨어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라 구글이라는 데에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소프트웨어의 범주가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넷 상의 갖가지 툴들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이고, 그중에서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이 바로 검색엔진인 GOOGLE이기 때문이죠.

 

전세계 컴퓨터의 상당 수가 인텔의 CPU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원도우즈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것은 물리적인 하드웨어와 패키지 소프트웨어이고, 실제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가장 자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바로 구글이기 때문에, 구글의 영향력은 이미 인텔이나 MS를 훨씬 더 능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검색엔진인 구글에 이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입니다. 바로 이러한 구글과 야후,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가 현재 IT가 아닌 넷상에서 가장 영향력과 파급력이 큰 존재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넷상의 파워가 현실 세계에서도 막대한 부와 영향력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은 새삼 말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IBMHP, 인텔과 MS에 이어 현재 IT와 인터넷의 가장 크고 영향력있는 존재인 구글과 페이스북에 이어 미래의 인터넷 시장을 지배할 회사나 매체는 무엇일까? 여기에 대한 답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그 사람은 억만 장자가 되겠죠?

그런데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제프리 스티벨<구글 이후의 세계 Wired for Throught>를 통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프리 스티벨이 이 책을 통해 제시하는 답은 특정 업체의 이름이나 새로운 기술의 형태가 아닙니다. 그가 제시하는 것은 앞으로 인터넷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냐입니다.

어떤 업체나 업종이 향후의 인터넷 세상을 지배할 것인가를 딱 찍어서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이 못내 아쉽기는 하지만, 앞으로 인터넷이 나아갈 방향을 정확하게 예견한다면 그것도 상당히 좋은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제프리 스티벨이 이 해답을 위해 제시한 근거는 바로 인터넷은 인간의 뇌를 닮아간다는 것입니다. 브라운대에서 뇌과학을 전공하고, 인터넷과 뇌의 유사성을 토대로 여러 IT 기업들을 창설해 그들을 모두 대형 기업으로 키워낸 그의 말인 만큼 그의 주장은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강합니다.

 

제프리 스티벨은 뇌의 구조와 작동 방식이 컴퓨터와 매우 흡사하고, 발전 방향 역시 놀랄만큼 유사함을 여러 예를 들어 설명합니다. 그리고 뇌와 컴퓨터의 결정적인 차이점인 완벽하게 논리적이고 기계적인 계산만을 하는 컴퓨터와 느슨하게 연결되어 복잡하지만 유연하게 사고하는 뇌의 결정적인 차이점도 보여줍니다.

수많은 뉴런들이 병렬적으로 연결된 뇌의 구조를 모방하여 구글과 MS 등이 앞다투어 설비를 늘이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현실과, 기계에 비해 약점이 많은 만큼 그것을 보상하기 위해 발달된 예측능력을 흉내 낸 인공지능’, 인간의 뇌의 유추 작용을 모방한 구글의 연관 검색 능력, 뉴런의 형태와 흡사한 소셜 네트워크의 구조 등을 통해 컴퓨터의 진화와 발전이 뇌를 모방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인간의 뇌가 그렇듯이 인터넷도 초기의 급격한 팽창과 이어지는 급속한 축소, 그리고 이후의 평행 상태를 거치며 발전해나가게 되고, 이런 과정을 거치며 인터넷은 점점 더 크고 광범위하게 팽창하고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나타날 인터넷은 사용자의 관심과 취향, 상태를 인지하여 각자에 맞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런 결론은 이시다 이라의 소설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이미 각 사용자의 성격을 파악해 적응하는 검색엔진이 최초의 인공 지능 생명체로 탄생하는 과정을 통해 그려낸 바 있습니다. 그러니 제프리 스티벨의 결론이 근거없이 공상적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그가 그려내는 미래가 어쩌면 너무 느리고 근시안적이지 않나하는 생각까지 들기도 합니다. 1990년대 이후 20년 간 IT와 인터넷이 보여준 놀랄만한 발전 속도와 그 영향을 생각하면 말이지요.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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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마인드]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퓨처 마인드
리처드 왓슨 지음, 이진원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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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카<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현대인들의 지나친 인터넷 의존이 인간의 사고 능력을 급격하게 쇠퇴시킨다는 주장으로 적지않은 충격을 던져 주었습니다. 그 책을 읽어보면 사실 현대인들은 깊이있고 일관성있는 지식의 축적보다는 검색엔진으로 쉽게 찾아낸 단편적인 자료와 정보들을 지식으로 착각하고 있고, 모니터로 훝어보면서 지나가는 하이퍼텍스트들이 시간을 들여 읽고 기억하는 종이책에 담긴 지식보다 더 광범위하고 전문적이라는 엄청난 착각을 대부분 하고 있다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엘빈 토플러, 다니엘 핑크와 함께 세계 3대 미래학자로 손꼽히는 리처드 왓슨이 쓴 이 책 <퓨처 마인드>가 세계적인 IT 미래학자이자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니콜라스 카와 동일한 말을 하고 있다는 데에서 우선 지나치게 인터넷 의존적인 현대의 지식 체계에 근본적인 불안감을 던져줍니다.



언제 어디서나 연결되는 핸드폰과 스마트폰, 분 단위로 전달되는 메일과 쪽지,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메신저와 트위터 등 수많은 정보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24시간 내내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초스피드 정보 사회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의 비극은 인간의 뇌가 그러한 수많은 실시간 정보들을 모두 제대로 인지하고 처리하지 못한다는 데에서 발생합니다.

수많은 디지틀 장비와 기기들을 통해 24시간 내내 쏟아져 들어오는 방대한 량의 정보와 커뮤니케니션으로 인해 사람들의 두뇌는 금방 지쳐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관심이 분산되기 일쑤입니다. 스크린에 중독된 상태이지만 정작 정보에는 집중하지 못하고 있고요.



이런 문제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저자는 멀티 테스킹이 아닌 싱글 테스킹’, ‘슬로미디어 등의 운동의 필요성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타인에 의해 주입되고 강요된 지식이나 생각, 논리, 사상에서 벗어나 좀 더 폭넓은 선택과 깊이있는 개인화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온라인 집단주의에 함몰되지 말고 자신만의 존재감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찾아낸 스크린 위의 정보들은 구하기가 쉬운 만큼 빠르게 훑어본 다음 던져버리는 일회용 지식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종이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고도의 촉각적인 경험과 물리적인 무게감 1,000쪽이 넘는 책을 모니터로 읽다보면 지금 전체에서 어디쯤을 읽고있고, 얼마나 남아 있는지 감이 오지 않아서, 결국은 포기해버리곤 하지요 - 이 지식의 가치에도 고스란히 반영되는 것이지요.



수많은 하이퍼텍스트들 사이를 떠돌다 보면 최초의 관심사와 출발점을 망각하기 쉽듯이, 거의 무한대의 정보가 아무런 댓가없이 손쉽게 얻어지는 상황에서야 말로 오히려 그 정보들을 보고있고, 그 정보들이 봉사해야 할 실존하는 주체인 자아의 존재를 망각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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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시장 - 부자나라들과 투자집단의 은밀한 세계 장악을 폭로한 충격 보고서
에릭 J. 와이너 지음, 김정수 옮김, 곽수종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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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08년 금융대공황을 통해 신자유주의 금융 자본주의의 허상과 한계가 역력하게 드러남에 따라 가장 직접적으로 표면화된 것은 미국식 자본주의의 취약한 구조와 허약한 체력이고, 그것이 단적으로 표현된 것이 달러화의 몰락 예언들이었습니다. 버넹키와 연방 준비 제도 이사회가 천문학적인 달러를 찍어 뿌린 덕분에 미국 경제의 연쇄 부도는 가까스로 막았지만, 그 여파로 미국의 국제 신용도가 하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고, 이것조차도 앞으로 다가올 미국 경제의 몰락과 전세계적인 하이퍼 인플레이션에 이은 더블 딥 대공황에 비하면 오히려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이 전세계 경제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고 예측입니다.

 

현재 미국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을 되찾은 것도 같습니다. 일단 주가와 물가, 유가는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금융대공황의 원인이 된 퀀트들에 의한 위험한 파생 상품 창조와 그것을 뒷받침한 시카고 학파의 극단적인 신자유주의 경제의 허상을 전세계가 명백하게 목격하였고, 유일한 초거대 강대국인 미국이 그러한 내부의 경제적 오판과 실책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전세계 경제계는 미국의 예정된 몰락을 확인했습니다.

그러한 단적인 예가 금융대공황이 발생하자 부시가 중국과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에 보냈던 특사들이 한결같이 문적박대를 당함으로써 미국의 세계 금융 시장에서의 패권이 완전히 상실되었다는 사실입니다.

 

20세기 중반부터 21세기 초까지 전세계 경제계를 주도하고 떠받친 것은 미국과 영국을 비롯해 유럽과 일본 등에 뿌리를 둔 다국적 초대형 은행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2008년 대공황으로 순식간에 막대한 파생 채권과 자산을 일거에 날리자, 전세계 경제계는 새로운 축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재편 과정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세계 경제를 좌우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유동 자금이 필요한데, 현재 이러한 규모의 유동 자금을 보유하고 운용하는 것은 새로 등장한 거대한 자본 세력이며, 이들을 에릭 j. 와이너그림자 시장이라고 명명합니다.

 

이들 그림자 시장을 움직이는 세력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아부다비 같은 페트로달러 국가들과 중국, 한국, 일본 같은 아시아의 부국들, 해지 펀드와 비공개 투자 펀드들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막대한 부와 주식, 채권, 부동산, 통화를 토대로 엄청난 유동 자산을 움직이며, 이것을 가지고 금융대공황으로 허약해진 미국과 유럽의 부동산과 자산들을 급속하게 매입해 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거대한 그림자 시장의 경재력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전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세력 간의 이합집산을 유도하고, 완전히 새로운 세력 구도를 형성해 나갑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중국이 미국 달러와 국무부 채권의 최대 보유국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중국 내의 인권 탄압을 숨기고, 리비아가 영국에 영향력을 발휘해 자국의 테러리스트들을 석방시킨 사실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사실 19세기 이후 20세기 중반까지 세계를 지배했던 영국의 패권을 2차 대전을 기점으로 넘겨받은 미국의 번영도 과거 역사의 법칙을 되돌이켜 본다면 이제 막을 내릴 시기가 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미국을 대신할 새로운 국가가 등장하는 것도 필연적인 역사의 흐름이겠지요. 하지만 이번 대체자의 특징은 특정 초거대 국가가 아니라 다극화된 여러 개의 비서구 국가들이라는 점이고, 그들 사이에는 어떠한 연계나 공통된 이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글로벌 경제 전략은 훨씬 더 복잡다단하게 전개될 것이 분명하고, 우리나라도 그 한 축에 분명하게 포함되어 있는 만큼, 양극 혹은 일극 체계가 아닌 다극 혹은 무극 체계를 제대로 파악하고 빨리 적응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그러한 세계 경제의 변화된 새로운 지형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제시하고 있는 중요한 지침서입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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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진 살인사건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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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매년 늦여름마다 1권씩 발간되는

시공사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9번째 책은

긴다이치 코스케가 처음 등장하는 작품

[ 혼진 살인사건 ] 으로 선정되어 발간되었습니다.  

 

사실 긴다이치 시리즈의 팬이라면 다들 잘 아시겠지만,

이 작품은 동서 미스테리 문고로 오래 전에 나왔고,

이 책을 통해 긴다이치 코스케를 처음 접하신 분들이 대부분이실 겁니다.



초판은 1977년에 나왔고,

현재 시중 서점에서 구할 수 있는 책은

2003년에 발간한 중판본이지요.



제목이 < 혼징 살인사건 >으로 약간 다릅니다.



이 작품은 중편 분량이기 때문에

동서 미스테리 북스에서는 < 나비부인 살인사건 >이 같이 수록되었었는데,

이번 시공사판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 도르레 우물은 왜 삐꺽거리나 >< 흑묘정 사건 >이 함께 수록되었습니다.



두 작품 모두 초창기의 과도기적인 성격을 띤 작품입니다. 

 

 

책 속에 이런 전단지가 끼어 있네요.



< 혼진 살인사건 >의 국내 정식 계약본 출간을 기념해서

시공사가 웹진 < 판타스틱 >과 공동으로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리뷰 대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인데,



상품이 1등과 2둥이 각각 10만원, 5만원 상당의 시공사 책이어서

주목도는 좀 떨어지네요.

현금도 아니고 재고 책으로 주는 것인데 좀 금액을 올려야지

중학교 교내 독후감 대회 수준이어서 실망스럽습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처음 시리즈를 시작할 때 했었으면

더 반응이 좋았을 텐데 싶기도 하고요.
 


접히는 8절 용지인데,



다른 쪽에는 요코미조 세이시와 긴다이치 코스테에 대한

간략한 설명들이 적혀 있습니다.
 

 

안쪽에는 조금 흥미로운 내용이 실려있는데,



일본과 우리나라 독자들이 좋아하는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의 설문 조사 결과가 표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일본쪽은 '요코미조 월드' 선정이고,

우리나라는 웹진 '판타스틱' 선정인데,



선정된 작품은 비슷하지만,

작품 별 선호도는 상당히 다르네요.



일본 독자들의 베스트 10 중에서

현재까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은

< 병원 비탈길에 목메달아 죽은 이의 집 > 1권 뿐인데,

이 작품은 아마 제목 때문에 출간 우선 순위에서 밀렸을 것 같습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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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아키하바라 1
이시다 이라 지음, 권남희 옮김 / 이가서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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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신세대 일본 작가들 중 한 명이 이시다 이라입니다.



비슷한 톤이지만 음습한 어두움을 감추고 있는 요시다 슈이치와는 달리

언제나 공허한 상실감을 내면에 지니고 있는 젊은 세대의 심경을

젊은이의 정서와 눈높이에 맞춘 진솔하고도 날카로운 감수성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인데,



개인적으로는 거기에 더해

SF적인 감각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로 가산점을 주게 됩니다.



이시다 이라는 고전 SF에 경의를 표하는 오마쥬가 내포된

본격 SF 장편인 < 블루 타워 >를 2004년에 발표하기도 했는데,





일본에서는 같은 해에 나란히 발표되었던 < 도쿄 아키하바라 >

서구적인 시각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현대 일본 젊은이들의 시각에서 그려낸

현대적이고 현실적인 감각이 살아 숨쉬는 멋진 SF입니다.  
 

 

원제목이 < 아키하바라@DEEP >인 이 작품은

각각 정서적 혹은 신체적인 장애가 있는 6명의 오타쿠 젊은이들이

아키하바라에서 의기투합해 아키하바라@DEEP이라는 IT 벤처를 만들고,

그곳에서 새로운 A.I를 창조해 내는 과정을 그립니다.



특정 분야에서는 천재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일상적인 사회 생활에는 치명적일 수 있는 결함을 가진 이 오타쿠 젊은이들이

인터넷상에서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해주는 '유이'를 매개로 만나

각자가 가지고 있는 결함과 단점들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해

지나치게 과적응된 현대인들이 도달할 수 없는 경지로 나가는 과정이 깊은 인상을 주며



그들끼리 서로 돕고 의지하며 우정을 키워나가는 과정이나

무일푼으로 시작해 오직 노력과 열성, 재능만으로 회사를 키워나가는 과정

등도 유쾌하고 진지하게 그려지며,



특히 아키하바라 오타쿠들의 독특한 생활 풍경과 묘사가

매니아들에게는 재미와 동질감을 안겨줍니다.

(이 책에 나오는 단어들이 어색하지 않고 친숙하다면 당신도...? )



검색 엔진과 A.1의 개발 컨셉과 과정도 흥미진진한데,

무엇보다도 이들의 개발품인 새로운 검색 엔진이자 스스로 진화하는 A.I인 크루크를

거대 IT 기업인 디지캐피가 훔쳐가고

아키하바라@딥 맴버들을 감시하고 협박하며

크루크를 자신들의 개발품인 양 발표하려는 계획에 맞서



디지캐피 본사에 돌입하여 격투를 벌인 끝에

마침내 크루크를 찾아내는 순간 크루크가 스스로 자아를 발현하여

인간과 A.I가 처음으로 조우하는 순간의 묘사는

A.I 창세 설화의 하이라이트를 보는 생생한 느낌을 안겨줍니다.



마치 < 미지와의 조우 >의 마지막 우주선과의 만남 장면처럼 말입니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 TV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는데,

일본 드라마답게 원작의 진지한 모습은 대부분 사라지고

가볍고 유희적인 모습으로만 그려져있어



아예 우리나라에서 이 작품을 리메이크하면

훨씬 더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 블루타워 >의 경우 잘 나가다가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 너무 쉽게 고전 SF에의 오마쥬로 안이하게 종결을 지어버려서

일본 SF에 상당한 실망감을 주었는데,



오히려 가볍게 접근한 이 작품이

훨씬 더 일본적인 SF에 가까운 재미와 감동을 주어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기시 유스케< 신세계에서 >는 어떨지가 새삼 궁금해지네요.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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