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사람을 얻는가 - 초한지 유방의 인재경영 리더십
신상이반 지음, 하진이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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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은 많은데 쓸만한 인재가 없다. 이보다 더 안타까운 상황이 있을까? 그런데 쓸만한 인재를 생각하기 전에 자신이 어떤 리더인가를 고려해본적은 있을까? 인간은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정당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권력자들은 타인의 생각보단 자신의 생각을 우선시여기며 행동을 통해 극적인 반전을 꾀한다. 안타까운 건 이러한 리더들의 행동이 환영을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리더들은 변함없이 독재형의 정치구조를 좋아한다. 무릇 대부분의 권력이 그렇듯이 권력은 2인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절대 권력에 대한 무한한 욕망, 결국 권력의 이중적인 면모를 가장 잘 이용하는 자만이 특출한 리더로 선택되는 것은 아닐까?

 

리더의 힘과 욕망을 끄집어낸다면 빼놓을 수 없는 중국역사가 초한지다. 역발산기개의 항우와 민초 유방의 패권다툼이 어찌 그리 유명할 수 있을까? 만약 유방이 절세가문의 자제였다면 초한지의 선택은 항우쪽으로 기울였을 것이다. 중국이 한민족임을 자랑스러워하는 것도 보잘 것 없었던 유방이 거함 항우를 물리친 것과 연관이 깊다. 유방은 말 그대로 기적을 이룬 인물이었다. 대부분의 역사가들은 유방이 패권을 차지한 이유로 그의 배짱을 꼽는다. 그는 무일푼으로 부인을 얻고 직급이 높은 관리들을 자신의 부하로 삼았다. 웬만한 배짱이 아니면 목숨도 부지하기 어려운 일들이다.

 

그런데 대중이 간과하는 유방의 업적이 용인술이다. 유방은 자신의 힘만을 믿는 항우와 다른 선택을 했다. 스스로가 약하다는 것을 알기에 부족한 점을 채워줄 리더들이 필요했다. 소하, 조참, 장량등 내로라하는 책사들의 전략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 특히 항우의 장교로 있다 자신에 의탁한 한신은 유방이 선택한 최고의 인재였다. 흔히 유방의 용인술을 삼국시대의 영웅 조조와 비견하는데 삼국지의 저술자가 한족이라는 것을 감안다면 조조가 얼마나 저평가 되어있는 인물인지 알 수 있다.

 

조조는 자타가 공인하는 용인술의 대가다. 후대인이 그를 재평가하는 이유도 그가 보여준 용인술이 리더의 전형이랄 만큼 뛰어났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촉의 병법가인 제갈량을 신처럼 받들지만 그는 사실상 독재자형에 가까운 리더다. 그가 실패한 이유도 병법이 부족했기 보다는 리더로서 부하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 책임이 더욱 크다. 반면에 조조는 아무리 적이라 할지라도 존경을 받을 만한 인물이면 먼저 고개를 숙였다. 결과론적 이야기지만 조조는 뛰어난 용인술에 의해 삼국을 통일하였다. 그보다 수백 년 앞선 유방 역시 정치는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익히 깨달은 인물이었다.

 

어떻게 사람을 얻는가조직이든 기업이든 마음에 맞는 사람을 얻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한쪽에서는 자신이 최적이라 생각하지만 한쪽에서는 다른 생각을 하는 그야말로 동상이몽이 한창이다. 극히 혼란한 시대를 뚫고 새로운 왕족을 설립한 유방의 용인술은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그 자신이 밝혔듯 리더는 자신이 뛰어나는 것보다 뛰어난 인재들을 잘 다루는데 그 가치가 있다. 역발산 기개의 항우가 힘이나 실력이 부족해 유방에 무릎을 꿇었을까? 그는 권력만을 추구하는 전형적인 독재자에 가까웠다. 그가 유방과 같은 용인술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측근의 말만이라도 들었더라면 천하의 인재들은 항우를 향해 고개를 숙였을 것이다.

 

대중은 어떤 리더를 원하는가? 대중이 어리석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결국 정치는 대중의 입맛을 맞추어야 유지가 가능하다. 유방은 황제가 된 후 인정사정없이 측근들을 사정했다. 왕권을 위해 후일을 도모한 것이다. 능력 있는 인재를 얻기 위해선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먼저 내놓아야한다. 그런데 과연 작금의 정치현실은 어떠한가? 무엇을 위한 정치인지, 누구를 위한 정치인지, 마치 갈 곳을 잃은 체 떠도는 부표와 같은 정치가 한창이다. 대권을 잡는다고 모든 상황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권력은 새로운 시작과 같다. 인재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하지만 결국 시스템이 엉망이 다면 인재 역시 아무런 쓸모가 없을 것이다. 이를 증명한 이가 유방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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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의 선택 - 결단, 당신을 리더로 만드는 힘!
소프트뱅크 아카데미아 특별강의 지음, 김정환 옮김 / 소프트뱅크커머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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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 꿈을 꾸어라. 재일교포 3세로 갖은 수모와 고초를 겪은 손정의의 마음엔 오직 성공이라는 한마디가 아로새겨져있지 않았을까? 만약 그가 풍족한 재벌2세였다면 지금과 같은 신화적 인물로 받들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무일푼으로 일본최고의 기업을 일구었다. 1000만 엔으로 시작한 소프트뱅크는 그 가치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그가 수억 달러를 들여 투자한 야후와 알리바바는 어떠한가?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기적들이 그의 손아래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그는 투자의 귀재였고 경영의 신이었다. 오죽했으면 언론들조차 빌게이츠를 능가할만한 인물로 손정의를 선택했겠는가? 손정의 회장은 또 다른 선택을 준비하고 있다. 말한 바를 실천하려는 웅대한 계획이다.

 

소프트뱅크 아카데미아는 기업의 차세대 리더들을 이끌기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다. 손정의 회장은 두 차례에 걸친 아카데미아를 통해 리더들을 위한 의사결정 비법을 공개한다. 비즈니스 시계는 암흑과 같다. 상대의 패를 알지 못하고서 자신의 패를 읽힌다면 이는 십중팔구 패를 가져온다. 매초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하며 한 번의 선택이 기업의 존망으로 연결된다면 의사결정에 대한 리더의 자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실제로 손정의 회장은 위기의 순간마다 특유의 선택으로 타인의 주목을 이끌었으며 이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자본금이 1000만 엔에 불과한 기업이 전시회 부스를 마련하기위해 800만 엔을 올인 한다면 모두들 미쳤다고 손가락질할 것이다. 소프트뱅크의 신화는 손회장이 바라본 꿈과 열정에 의해 이루어져왔다. 놀랍게도 소프트뱅크는 손회장의 기지덕분에 숱한 위기를 극복하고 어떤 일본기업도 이루지 못했던 유통망을 단기간에 구축한다. 그의 기업경영철학은 아카데미아 곳곳에 나타나는데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구조는 완전한 독과점판매다. 2인자를 잠식시키는 절대적인 1인자의 출현은 기업의 성공뿐만이 아니라 미래를 이끌 동력을 확보하는데도 가장 중요하다. 그는 무모하리만치 투자를 자행하지만 그 이면엔 조직을 이끌고 있는 리더들의 특별한 자질과 열정을 잊지 않는다. 그가 바라본 세상은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무궁무진한 보고 일뿐이다.

 

손정의 회장은 질문을 통해 자신의 경영철학을 회자한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 투자 철학이다. 그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바로 보는 혜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조직의 이념과 신념에 부합된다면 현재 어렵더라도 회생 가능한 기업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20, 자신이 이룰 기업의 경영비전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섬뜩할 정도로 놀랍기도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완벽하리만치 상대를 압도한다. ‘손의 제곱병법이 바로 그것이다. 손자와 란체스터의 경영전략을 곱했다는 의미를 지닌 손이 제곱병법은 그가 비즈니스세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직접적으로 알 수 있다. 손의 제곱병법은 소프트뱅크 리더들을 위한 경영이념과 비전, 전략, 마음가짐, 전술을 기록하고 있다.

 

디지털 혁명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는 도는 기업의 절대적인 경영이념이다. 손정의 회장은 이를 싸움에서 이기기위한 절대적인 조건이라 말한다. 천시의 의미를 담은 천은 주어진 타이밍을 잘 활용하라는 뜻으로 손정의 회장만의 긍정적인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그는 마치 정보혁명이 자신을 위해 주어진 최고의 타이밍이라 강조한다. 비즈니스세계는 냉혹하다. 한국형 재벌기업들이 어떠한 외압에도 불구하고 동네상권을 장악하려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들은 마치 불속에 뛰어드는 불나방과 같다. 아무리 급하다고 자신을 태울 필요는 없지 않는가? 무엇을 선택해야하는지에 대한 문제와 어떻게 이끌어 나가야하는지에 대한 과제는 비단 경영인들만의 숙제는 아닐 것이다. 위기의 순간마다 한걸음 앞선 혜안으로 미래를 개척한 손회장 특유의 의사결정 비법, 그만의 선택이 주목받는 이유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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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적의 비밀 - 이스라엘은 어떻게 벤처 왕국이 됐을까?
이영선 지음 / 경향BP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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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머리위에서 포탄이 떨어질지 모르는 국가, 기름 한방울 나지 않지만 1인당 GDP가 무려 32,000달러나 되는 선진국, 세계인구의 0.2%밖에되지않지만 노벨상을 밥 먹듯이 타는 국가, 세계사상, 이념, 과학, 문명을 맨 앞에서 이끌어온 민족, 어떤 수식어가 이들의 역사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젊은이들은 대학보다 군대 가는 것에 관심을 갖는다. 돈이 될 만한 것이면 무엇이든 도전해본다. 무엇보다 국가가 처한 절박함을 알기에 외부에 있든 내부에 있든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무척 강하다. 그들의 삶은 마치 벼랑위에 서있는 것 같다. 선수 치지 않으면 내일이 없기에 항상 주변을 탐색하고 먼저 행동한다.

 

최근 북한의 움직임을 이스라엘 정책과 연관시킨 기사를 종종 접한다. 이왕 부딪혔으니 결과가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적 정서엔 여전히 이스라엘식 군사정책이 어색하기만하다. 무엇보다 한국의 상황이 이스라엘만큼 절박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점진적으로 중동을 장악해나가는 이스라엘정책은 분명 위기에 처한 한국의 국제정세에 좋은 벤치마킹이 될 것이다. 두 국가는 수천 년동안 단일민족을 유지해왔고 주변국으로부터의 갖은 핍박을 받아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독립을 했고 경제성장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두드러졌다. 그렇다고 한국을 이스라엘과 동일선상에 놓는다는 것은 곤란하다. 두 국가의 경제적 입장이 눈에 띄게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 새로운 정권의 출범과 함께 동반성장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서두르고 있다. 과연 정권말기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기만 하다. 이스라엘은 벤처기업의 산실이라고 할 정도로 뛰어난 기업들이 즐비하다. 특히 다이아몬드 제조와 더불어 기술수출은 이스라엘을 경제를 성장시키는 최고의 히트상품이다. 그들은 국가의 지원 아래 다양한 벤처기업을 설립한다. 일반적인 기업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기술을 인정받는 즉시 다국적 기업에 매각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한국과 같은 대규모의 기업을 키우지 않는다. 오히려 소규모의 기술개발을 통해 창업을 준비한다. 흔히 이스라엘을 기적의 국가라 하는데 적국의 중심에 세운 사막의 왕국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경제 기적의 비밀은 누구도 상상하기 어려운 이스라엘 민족의 민족성과 이들이 이루어 놓은 경제적 성과에 관한 과정을 기록해놓았다. 저자는 이스라엘 민족이 지닌 특유의 강인함을 주목한다. 오히려 교육적 열기나 과정은 한국이 훨씬 앞서지만 대학을 다니기 시작할 무렵 이스라엘 젊은이들의 열정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른다고 한다. 조그만 땅덩어리에서 온갖 기득권을 놓지않으려는 한국적 정서와는 달리 그들 대부분은 스스로 삶을 선택한다. 무엇보다 이들에겐 세계 각국에서 전달되어온 가공되지 않은 정보들이 즐비하다. 어렸을 적부터 익혀온 종교적 습관과 다문화에 대한 이해, 특히 전 세계로부터 공수되어온 다양한 정보는 인생의 정확한 목적을 전달한다. 맹목적인 성공만을 쫓아다니는 우리의 풍토와는 사뭇 다르다.

 

이스라엘을 이해한다고 그들의 삶의 방식을 따라가기는 곤란하다. 하지만 그들이 세계정치, 경제를 리드하고 마르지 않는 성장을 추구하는 정책은 분명 배워야한다. 왜 한국에선 이스라엘에서 그 흔한 노벨상 수상자가 쉽게 배출되지 못하는 것일까? 한국 자본주의는 그 어떤 국가보다 미국을 닮았다지만 교육 철학 면에선 동일성을 찾기 어렵다. 마치 콩나물시루에서 누구 키가 더 큰지 키 재기를 하고 있다. 물만 주면 자라는 콩나물은 언제든 뽑힐 운명이다. 한국경제는 위기의 순간이 아닌 적이 없었다. 그렇고 보면 유독 경제정책은 국민의 불안감을 조성하는데 익숙하다. 우린 언제부턴가 의존적인 삶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겉으론 자유를 외치지만 마치 누군가 자신의 인생을 책임져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제 스스로를 일으킬 힘마저 잃어버린 것일까? 수천 년 전 세계를 배회하며 자신의 땅을 찾아 나선 이스라엘민족의 강인함속에서 우리민족이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일까? 혹 너무 배가 부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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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4 11: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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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 하버드 마지막 강의, 마지막 질문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외 지음, 이진원 옮김, 이호욱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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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는 것이 만족스러운 삶일까? 저마다의 기준이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사회적으로 성공을 했거나 큰 부를 이루는 것을 만족스러운 삶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들이 모두 행복했던 것은 아니다. 또한 큰 부를 이루었다고 고민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쉽게 이룬 성공과 부는 이들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만족이나 행복은 극히 개인적이다. 개인이 받아들이는 기준에 따라 얼마든지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불만을 토로하는 것일까? 지금 부족한 것일까? 아니면 오지도 않은 미래에 불안을 느끼는 것일까? 쌓는다고 불만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진정 만족스러운 삶은 어떤 삶일까?

 

타인에게 평가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도 쉽지 않다. 평가는 자본주의 사회를 이끌어온 핵심 가치들 중의 하나다. 현대사회 인간은 자의든 타의든 가능성과 결과를 가지고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는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이보다 더 끈질긴 연결고리는 없을 것이다. 과거를 직시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평가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평가가 될 것이다. 하지만 평가 자체가 인생을 가로막는 절벽이 된다면 우린 심각하게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지금 시점에 당신의 인생을 평가한다면 얼마의 점수를 줄 수 있겠는가?

 

아이비리그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향학열을 불태울만한 자극을 전달한다. 그들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권력이라면 너무 지나친 평가일까? 아이비리그를 나온 대부분의 학생들은 세계 유수의 권력기관이나 경제계에 투신한다. 그들이 추구하는 목적은 권력, 돈 혹은 둘 다를 가진 엄청난 성공 일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완벽할 것 같았던 천재들이 다소 엉뚱하게 인생을 끝장내버리곤 한다. 처음에 품었던 삶에 대한 질문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들은 마음의 질문보단 세상이 요구하는 조건을 맞추기 위한 도구로 전락한다. 신문지상을 수놓는 화려한 천재들의 재기와 몰락은 그들이 원하는 탐욕이 목적을 잃었을 때 보여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재현한다. 놀라운 것은 잠시나마 공유했던 성공스토리는 빠르게 전파되는데 정작 중요한 몰락의 기준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 인가?’ 세계적인 경영학자 클레이튼 크리스텐스 교수의 번뜩이는 통찰력이 가득하다. 철학적인 소제의 글을 경영학을 중심으로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았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위생요인과 동기부여요인의 2요인 이론이다. 인센티브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인센티브는 일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했을 때 우리를 실망하게 만드는 위생요인의 한 부분이다. 위생요인에는 지위, 보상, 고용 안정, 직무 조건, 정책 등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외부적인 조건에 따라 얼마든지 동기가 바뀔 수 있는 요인들이다. 클레이튼은 아무리 좋은 위생요인이라 할지라도 결국 인생의 방향을 좌우하는 건 동기부여요인이라 강조한다.

 

그렇다면 우리를 깊이 만족시켜주는 일은 무엇일까? 도대체 어떤 일을 해야 의미가 있는 것일까? 도전적인 일, 인정, 책임, 개인적인 성장, 혹 이런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지 않는가? 강요에 의해서가 아닌 자발적인 참여는 동기부여 요인의 본질적인 조건이다. 저자가 밝힌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아간 이들에겐 저마다의 동기부여 요인이 뚜렷했다. 중요한 건 자신의 한정된 시간과 자원을 어떻게 적절하게 배치해 사용하느냐는 것이다. 뛰어난 천재들이 실패한 이유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한정된 자원을 분배하는 방법과 동기부여 요인의 부재, 혹은 분명한 목적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가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린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는다. 아니 평가가 당연한 기준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러한 기준을 누가 만드는 것일까? 본 책은 스스로 평가의 기준이 되라고 강조한다. 즉 스스로를 평가하라는 말이다. 우린 저마다의 틀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지만 세상은 한가지의 색깔로만 자신에게 투여되지 않는다. 누구나 특별한 인생을 바라지만 자신의 생각이 고루하다는 생각을 해본적은 없는가? 특별한 인생은 누군가의 평가가 아닌 자신의 선택에 의해 탄생한다.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크레이튼 교수의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이젠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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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4 11: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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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현자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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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중세를 암흑의 시대라 말한다. 자유와 평등은 물론이고 최소한의 인권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당시는 지독한 종교의 시대이기도 했다. 종교는 사실상 모든 권력의 중심이었다. 유럽 국가들은 저마다의 기득권을 수호하거나 생존을 위해 종교를 앞세웠고 항상 교황과의 거리를 지척에 두었다. 처세술에 능했던 역대 교황들이 이를 모를 리 없었기에 로마를 중심으로 한 이탈리아 공국들은 수시로 전쟁에 노출되어 있었다. 로마와 지척 간이었던 피렌체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15세기, 메디치가는 엄청난 부를 기반으로 이탈리아반도에 새로운 부활을 일으킨다. 르네상스는 억눌렸던 예술가들의 혼을 불살랐다. 레오나르도다빈치, 미켈란젤로 등 당대는 물론이고 인간사를 뛰어넘은 위대한 예술가들이 탄생했다. 그리고 후일 온 세상을 들끓게 한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가 피렌체의 작은 마을에서 탄생한다. 뛰어난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마키아벨리 또한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다. 덕분에 그는 어려서부터 생존에 대한 강한 집착을 드러내야했다. 당시 피렌체는 메디치가의 몰락과 함께 새로운 공화정이 출범하고 있었기에 마키아벨리는 그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마키아벨리는 유독 로마사를 비롯한 고전을 탐독했다. 한 시대를 빛낸 로마의 위인들의 흥망을 통해 변하지 않은 진리를 얻고자했다. 그를 가장 괴롭힌 질문은 왜 권력자들이 쉽게 무너지느냐는 것이었다. 권력은 대중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대중정치를 이해하는 자만이 권력의 정점에 오를 수 있기에 대중을 잘 다루는 리더들은 쉽게 권력을 차지한다. 하지만 권력은 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마키아벨리는 포퓰리즘에 약한 대중의 이중적인 심리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그가 바라본 대중은 결코 현명하지도 예지를 갖춘 집단도 아니었다. 그는 메디치가의 몰락과 사보나롤라의 부침을 바라보면서 권력이란 대중을 다루는 방법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마키아벨리는 약관의 나이에 피렌체 2서기관으로 발탁된다. 더불어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당시 피렌체는 프랑스, 스페인, 독일등 강국에 둘러싸인 조그만 공국에 불과했다. 그는 소도시 피렌체를 보호하기위해 외교관으로서 최대한 역량을 발휘한다. 하지만 그가 바라본 피렌체는 항상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 속에 놓여있었다. 그는 자신이 꺼질 듯이 위태로운 피렌체의 불씨를 잠시나마 살려놓을 수 있는 재주밖에 없음을 한탄한다. 그 자신이 약자로서 느꼈던 왜소함을 조국 피렌체를 통해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낀다. 이와 같은 그의 절치부심은 용병에 의존하는 당시의 군사정책을 비판하며 강자의 틈에서 살아남기 위한 약자의 인문학을 탄생시킨다.

 

본 책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의 다른 관점을 시사한다. 기존의 군주론이 다소 어두운 이미지였다면 본 책은 마키아벨리의 회고록에 가깝다. 마키아벨리는 왜 군주론을 작성하지 않으면 안되었을까? 그는 군주론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마키아벨리는 평생 약자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독히 가난했던 그의 일상과 강국의 장단에 목숨을 내 놓아야하는 공국의 운명, 마키아벨리는 체사레나 율리우스와 같은 강하고 독선적인 군주를 선망했다. 공화정의 몰락 후 마키아벨리는 무려 15년간을 무위도식하며 지낸다. 그는 당시의 삶에 무척 회의적이었다. 밥벌이를 하지 못하는 가장으로서 그가 느꼈을 고통은 생존에 대한 갈망뿐이었다. 삶을 영위하기 위한 군주론의 탄생, 비록 우르비노의 사냥개보다 못한 선택을 받았지만 누가 마키아벨리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군주론은 강자를 위한 책이 아니다. 마키아벨리 자신을 위한, 약자를 방어하기 위한 책이다. 왜 강해야하는가? 남보다 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치욕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생존을 위해서 강해야한다. 마키아벨리는 놀라운 진리를 가르쳐준다. 수천 년전의 로마시대의 정치나 15세기의 정치, 그리고 21세기 정치 역시 위정자들과 대중들 간의 관계는 전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는 같은 수레바퀴를 돌고 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통해 과거의 패턴을 반복하는 권력의 속성을 정확히 짚어냈다. 칼은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무기가 될 수도 있지만 사람을 구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역시 받아들이는 자의 관점에 따라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받을 것이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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