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사람을 얻는가 - 초한지 유방의 인재경영 리더십
신상이반 지음, 하진이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사람은 많은데 쓸만한 인재가 없다. 이보다 더 안타까운 상황이 있을까? 그런데 쓸만한 인재를 생각하기 전에 자신이 어떤 리더인가를 고려해본적은 있을까? 인간은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정당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권력자들은 타인의 생각보단 자신의 생각을 우선시여기며 행동을 통해 극적인 반전을 꾀한다. 안타까운 건 이러한 리더들의 행동이 환영을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리더들은 변함없이 독재형의 정치구조를 좋아한다. 무릇 대부분의 권력이 그렇듯이 권력은 2인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절대 권력에 대한 무한한 욕망, 결국 권력의 이중적인 면모를 가장 잘 이용하는 자만이 특출한 리더로 선택되는 것은 아닐까?

 

리더의 힘과 욕망을 끄집어낸다면 빼놓을 수 없는 중국역사가 초한지다. 역발산기개의 항우와 민초 유방의 패권다툼이 어찌 그리 유명할 수 있을까? 만약 유방이 절세가문의 자제였다면 초한지의 선택은 항우쪽으로 기울였을 것이다. 중국이 한민족임을 자랑스러워하는 것도 보잘 것 없었던 유방이 거함 항우를 물리친 것과 연관이 깊다. 유방은 말 그대로 기적을 이룬 인물이었다. 대부분의 역사가들은 유방이 패권을 차지한 이유로 그의 배짱을 꼽는다. 그는 무일푼으로 부인을 얻고 직급이 높은 관리들을 자신의 부하로 삼았다. 웬만한 배짱이 아니면 목숨도 부지하기 어려운 일들이다.

 

그런데 대중이 간과하는 유방의 업적이 용인술이다. 유방은 자신의 힘만을 믿는 항우와 다른 선택을 했다. 스스로가 약하다는 것을 알기에 부족한 점을 채워줄 리더들이 필요했다. 소하, 조참, 장량등 내로라하는 책사들의 전략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 특히 항우의 장교로 있다 자신에 의탁한 한신은 유방이 선택한 최고의 인재였다. 흔히 유방의 용인술을 삼국시대의 영웅 조조와 비견하는데 삼국지의 저술자가 한족이라는 것을 감안다면 조조가 얼마나 저평가 되어있는 인물인지 알 수 있다.

 

조조는 자타가 공인하는 용인술의 대가다. 후대인이 그를 재평가하는 이유도 그가 보여준 용인술이 리더의 전형이랄 만큼 뛰어났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촉의 병법가인 제갈량을 신처럼 받들지만 그는 사실상 독재자형에 가까운 리더다. 그가 실패한 이유도 병법이 부족했기 보다는 리더로서 부하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 책임이 더욱 크다. 반면에 조조는 아무리 적이라 할지라도 존경을 받을 만한 인물이면 먼저 고개를 숙였다. 결과론적 이야기지만 조조는 뛰어난 용인술에 의해 삼국을 통일하였다. 그보다 수백 년 앞선 유방 역시 정치는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익히 깨달은 인물이었다.

 

어떻게 사람을 얻는가조직이든 기업이든 마음에 맞는 사람을 얻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한쪽에서는 자신이 최적이라 생각하지만 한쪽에서는 다른 생각을 하는 그야말로 동상이몽이 한창이다. 극히 혼란한 시대를 뚫고 새로운 왕족을 설립한 유방의 용인술은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그 자신이 밝혔듯 리더는 자신이 뛰어나는 것보다 뛰어난 인재들을 잘 다루는데 그 가치가 있다. 역발산 기개의 항우가 힘이나 실력이 부족해 유방에 무릎을 꿇었을까? 그는 권력만을 추구하는 전형적인 독재자에 가까웠다. 그가 유방과 같은 용인술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측근의 말만이라도 들었더라면 천하의 인재들은 항우를 향해 고개를 숙였을 것이다.

 

대중은 어떤 리더를 원하는가? 대중이 어리석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결국 정치는 대중의 입맛을 맞추어야 유지가 가능하다. 유방은 황제가 된 후 인정사정없이 측근들을 사정했다. 왕권을 위해 후일을 도모한 것이다. 능력 있는 인재를 얻기 위해선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먼저 내놓아야한다. 그런데 과연 작금의 정치현실은 어떠한가? 무엇을 위한 정치인지, 누구를 위한 정치인지, 마치 갈 곳을 잃은 체 떠도는 부표와 같은 정치가 한창이다. 대권을 잡는다고 모든 상황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권력은 새로운 시작과 같다. 인재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하지만 결국 시스템이 엉망이 다면 인재 역시 아무런 쓸모가 없을 것이다. 이를 증명한 이가 유방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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