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재구성]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위기의 재구성 - 글로벌 경제위기 제2막의 도래
김광수경제연구소 지음 / 더팩트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올 한해 가장 이슈가 되었던 단어는 ‘위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7월 갑작스럽게 찾아든 그리스발 유럽재정위기는 한국 금융시장을 초토화시키며 사상최고가를 구가하던 주식시장을 하루아침에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또 다시 외환위기의 악몽이 시작되는가? 하지만 채권가격은 움직이지 않았고 환율은 안전자산의 선호로 인한 일시적인 반등에 그쳤다. 이러한 상황에 정부는 그동안 보유하지 않았던 금을 매입한다고 밝혔다. 과연 금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하는 금융시장에 안전핀은 없었다. 주식관계자들은 밤잠을 설쳐야했다. 두루뭉술하게 풀려지는 그리스위기의 해법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자신의 배팅을 확인해야했기 때문이다.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프랑스 신용등급강등이라는 예기치 않았던 변수가 새로운 위기의 중심으로 떠오른다. 이미 신용등급을 강등당한 상당수의 유럽은행들은 채권만기일이 두렵기만 하다. 신용하락은 이자율의 상승을 일으켜 위기의 본질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위기는 위기를 부른다. 유럽의 위기해법이 단기간에 풀리지 않는다면 당사자인 유럽은 물론이고 금융체력이 약한 동아시아국가들 역시 과거와 같은 악몽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모두들 빠른 시일 내에 위기를 극복해야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지만 속내는 다른 것 같다. 서투르지만 저마다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위기를 더욱 몰아세우고 있다. 과연 미국과 유럽은 위기를 벗어나 과거로의 귀환이 가능할까? 아니면 인류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인가?

미국 침체에 대한 평가가 항상 같은 것만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미 정부와 FRB가 시행하는 양적완화정책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결과만을 놓고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이미 제3차 양적완화에 대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소식을 접하면 미국의 경기부양정책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달러가치의 하락은 전 세계 물가를 상승시키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힘의 논리로 개도국 금융시장을 뒤흔든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탐욕스러운 월가나 미국 기업과는 달리 소비에 찌들었던 미국인들이 새로운 삶의 가치를 찾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극심한 실업난, 주택난에 시달리는 미국인들은 과거와는 다른 삶의 태도를 갖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의 바람과는 달리 세계경제는 가파르게 위기 속으로 돌진하고 있다.

‘위기의 재구성’은 한국경제의 비주류(?)라 할 수 있는 김광수 경제연구소의 위기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가득한 책이다. 김광수 연구소는 한국경제, 특히 부동산 거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경착륙을 경고해왔다. 투기세력이 가담한 일부 지방과는 달리 수도권 부동산 시세는 살아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고점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크다. 실질임금과 수요에 대한 예측만 보더라도 한국부동산이 어느 정도의 거품인지는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정부가 갖은 애를 쓰지만 부동산문제에 대한 본질은 전혀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1000조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한국경제의 또 다른 암운으로 다가온다. 빚을 내서 소비를 하는 시대를 넘어, 이젠 생계비마저 빚을 내야하는 상황이 다가오니 부동산은 차체하고라도 한국경제를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위기의 재구성은 이러한 경제구조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데 큰 도움을 준다. 저자는 위기의 본질이 정치적 합의 실패라 말한다. 경제정책을 이끄는 수장들의 정치적 혼란이 경제를 더욱 위기 속으로 몰고 있으며 이는 소탐대실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더불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각국이 수행하는 제로금리에 대한 허구성을 낱낱이 파헤친다. 물가는 서민경제의 바로미터다. 과연 지금과 같은 물가수준을 감내할만한 국민이 몇 %나 될까? 위기는 비단 유럽과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외부적인 변수 못지않게 내부적으로 상당한 문제들이 위기에 직면해있다. 흔히 현대경제를 유기체적인 구조라 말한다. 어느 한곳에서 위기가 발생되면 순식간에 온 경제를 마비시킨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말이다. 위기의 세계 속에 위기를 관망하는 한국이 있는가? 아니면 위기인줄 모르고 세계를 관망하는 한국이 있는가? 위기는 인간의 의지와는 달리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발생해왔다. 세계경제를 바로 보는 틀과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를 과감히 다른 ‘위기의 재구성’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