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전집 7 - 알키비아데스 1.2 / 힙피아스 1.2 / 미노스 / 에피노미스 / 테아게스 / 클레이토폰 / 힙파르코스 / 연인들 / 서한집 / 용어 해설 / 위작들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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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훈련소에서 일정 기간 훈련을 마친 신병들을 여러 부대(자대)로 배치하는 인사담당관의 기분이랄까, 천병희의 ‘플라톤전집 7권’에 실린 플라톤의 저작들을 두루 읽었는데, 글로 정리하려니 난감하다. 처음 읽는 작품들이 상당수가 있어 반가웠지만 몇 마디씩만 얹어도 장문의 글이 될 것이니 어찌 부담스럽지 않겠는가! 구구절절 읽으면서 메모한 것들을 모두 늘어놓을 수 없는 일이고 그렇다고 한두 편만 언급하는 것도 좀 그렇다. '위작들'로 묶였지만 그 안에는 길이가 들쑥날쑥한 6편의 대화편이 있다.「서한집 Epistorai」에는 짧은 편지도 있지만, 플라톤이 직접 쓴 것으로 평가하는 일곱 번째 편지의 경우는 자전적인 내용을 포함한 상당한 분량이다. 우선 이번 전집에 수록된 작품들 중 먼저 출가된 원전 번역 사례들을 살핀다.

 

처음 읽는 작품들 상당수라 반가웠지만, 두려운 스크롤 압박
먼저 『알키비아데스 1,2』(김주일/정준영, 이제이북스)는 2014년에 출간되었다. 앞서 정암학당 플라톤전집 시리즈로 「서한집 Epistorai」은 『편지들』(김주일/강철웅/이정호, 2009년 3월)이란 제호로 출간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미노스 Minos」와 「에피노미스 Epinomis」다. '법률에 관하여' 논하는 「미노스」와 '새벽회의 또는 철학자에 관하여'가 부제인 「에피노미스」는 플라톤 최후의 역작 『법률』과 관련이 깊은데, 플라톤의 대화편들이 묶일 때 두 작품은 부록으로 『법률』편의 앞과 뒤에 붙여 소개된다는 것, 『플라톤의 법률』(서광사, 2009년 9월) 역주서를 내면서 박종현 선생도 부록으로 두 편을 소개하여 이해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에피노미스(Epinomis)는 '<법률> 부록'이란 뜻을 담고 있으며 '새벽회의'는 『법률』12권에서 언급되는데, 『법률』에서 새벽에 나랏일을 논하는 엘리트집단을 말한다(「에피노미스」는 '그 지혜를 추구하도록 새벽 회의 회원들에게 촉구해야 합니다'로 끝난다). 이 말들을 곧게 펴셔 다시 얘기하면, 「미노스」와 「에피노미스」 읽기는 쉽지 않다는 것. 『법률』과 연계해야 하니 품이 좀 들어가는 독서가 될 것이다.

 

『법률』과 연계해야 하는  「미노스」와 「에피노미스」 
이상은 철학 연구자들의 번역이니, 친절한 해설이나 주석을 참고하시고, 천병희의 텍스트와 간명한 주석들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알키비아데스 I·II」와 관련해서는 플라톤의 『향연』(후반부)과 함께 읽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투퀴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는  '알키비아데스 전'으로 독립시켜 읽고 싶을 정도로 풍운아 알키비아데스의 전력이 담겨 있어, 역시 필독해야 할 참고서가 아닐까 한다. '비교열전(대비열전)'으로도 불리는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서 알키비아데스는 로마의 장군 코리올라누스(기원전 490년 활동)와 비교되는데, '영웅전'에서 알키비아데스는 후세 사람들이 본보기로 삼지 않아야 할 일종의 반면교사(反面敎師)의 대표사례다. 그러나 천병희의 '영웅전'에는 그리스 5인 로마 6인의 영웅들만을 선별하여 수록하고 있어 '알키비아데스 전'은 다루지 않았다. 플루타르코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투퀴디데스)와 『헬레니카』(크세노폰)를 토대로 '알키비아데스 전'을 썼다고 한다. 『헬레니카』도 좋은 알키비아데스 참고서다.

 

현대의 ‘나쁜 남자’의 신화 알키비아데스 읽기 지도
「알키비아데스I·II」, 특히 「알키비아데스I」에서 소크라테스는 애증(愛憎) 관계인 알키비아데스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정치계로 나서려는 것을 만류한다. '사람의 본성에 관하여'란 부제가 심상치 않다. 알키비아데스는 기원전 404년에 살해당하지만 소크라테스의 사랑받는 제자였다. 이점이 소크라테스의 사형 선고와 무관하지 않다. 양부였던 페리클레스의 사후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오래 지속되면서 페리클레스는 아테나이 시민들과도 원망관계에 있던 인물이다. 크세노폰이 쓴 「소크라테스 회상록」6장에는 20세도 채 안된 플라톤의 형 아리스톤이 국가의 우두머리가 되고자 대중연설가가 되려고 나서는 것을 플라톤의 스승인 소크라테스가 설득하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반면 같은 책 7장에서는 노 글라우콘(플라톤의 외할아버지)의 아들인 카르테미스가 이미 저명인사이고 당대의 정치가들보다 유능함에도 정치에 입문하려 하지 않아 소크라테스가 이를 설득하고 있다. 「알키비아데스I·II」와 함께 살피면 흥미로운 텍스트다.

 

정치가의 꿈 접은 플라톤의 속마음 엿보기
「힙피아스I Hippias meizon」(아름다움에 관하여)에서 소크라테스는 ‘잘나가는’소피스트 힙피아스를 만나 '무엇이 아름다운지가 아니라, 아름다움이 무엇이냐'를 집요하게 묻는다. 흥미로운 미학논쟁인데 정의가 일단락되었다 싶으면 다시 뒤집는, 힙피아스를 괴롭히는 소크라테스 특유의 논쟁술이 흥미롭다. '사물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과 '사물을 아름답게 만드는'의 차이가 얼마나 큰 것인지? 플라톤이 쓴 것으로 확실시되는「힙피아스II Hippias elatton」의 부제는 '거짓에 관하여'다. 힙피아스와 소크라테스, 그리고 힙피아스가 아테나이에 출장올 때면 머무는 집의 주인 에우디코스가 등장한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아킬레우스)와 『오뒷세이아』(오뒷세우스)를 읽은 이들을 위한 ‘작품토론’이랄까, 두 작품을 읽은 독자라면 더욱 흥미롭게 등장인물들의 품성을 새로운 각도에서 살피게 될 것이다.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과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어느 쪽이 더 능력자이며 좋은 사람냐, 현재의 상식과는 이반되는 역설이 왜 가능한지, 논의의 결과를 내는 흥미로운 대화편이다. 길지 않다.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더 좋은 사람?
「테아게스」(Theages)의 부제는 '지혜에 관하여'인데, 데모도코스-테아게스 부자(父子)와 소크라테스 셋이 나누는 대화다. 사람들을 지배하기 위해 참주라도 되겠다는, 그래서 최고의 선생님(소피스트)을 만나게 해달라는 아들을 설득하는 역할을 데모도코스는 소크라테스에게 맡기고……. 앞서 거론한 알키비아데스를 설득하는 듯한 소크라테스의 논리가 등장하는데, 결국 소크라테스는 테아게스를 문하생으로 받아들인다. 정치란 무엇인지 복잡하지 않게, 소크라테스가 왜 젊은이들을 선동한 죄목을 받게 되었는지, 실감나게 당대의 소크라테스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화편이다. 「클레이토폰 Kleitophon」(정의란 무엇인가)에서 클레이토폰의 도발은 통쾌하며, 「힙파르코스」(이득을 사랑하는 사람)는소크라테스와 그의 학우가 나누는 대화인데, '(셜령 그 과정이 사악하더라도) 이득을 사랑한다고 남을 나무라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는데, 「힙피아스II」에서 이미 맛본 현대의 상식과 부합하는 역설을 나름의 논리로 입증하고 있다. ‘악용(惡用)’은 금물.

 

현대의 상식과는 다른 역설을 입증하는 논쟁, 악용은 금물
(arete)미덕: 최선의 성향; 사멸하는 생명체의 그 자체로 칭찬받을 만한 상태;

그것을 가진 자가 그 때문에 훌륭하다고 일컬어지는 마음가짐; 법률을 준수하는 것;

그것을 가진 자가 그 때문에 더없이 탁월하다고 일컬어지는 상태; 준법정신을 낳는 마음가짐.
미덕(arete)에 대한 이와 같은 풀이처럼「용어 해설 Horoi」에는 184개의 개념에 대한 간명한 해설이 수록되어 있다.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가 ‘수사학’(『수사학/시학』)에서 다루는 풀이들과 비교하면 흥미롭지 않을까? 오랜 세월이 흐른 것 같아도 사람의 마음(감정)은 거기서 거기, 많이 달라진 것은 없더라.

 

184개 용어 간명하게 정리「용어 해설」,『수사학』과 함께
6편의 「위작들 Notheuomenoi」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하자. 수록된 어느 작품이라도 얘기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작품 자체보다는 위작 논란으로 더욱 주목받은 작품들이 천병희의 ‘플라톤전집 7권’에는 수록되어 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 특유의 산파술도 그렇고, 주요 대화편들에서 복잡하게 논의를 전개하는 것에 비해 간명하게 논쟁의 기술을 엿볼 수 있어, 플라톤 대화편 읽기의 개론서라고 할까, '그리고 플라톤전집 7권'(의외로 7권이 보물일 수 있다)이 가지는 의미는 현재로선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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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쓰려는 이야기 제목은 일찌감치 정해져 있었다. '두 여자 이야기'. 『일리아스』 속 크뤼세이스와 브리세이스, 처지가 비슷한 듯 보이지만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간 두 여인에 대한 이야기. 역사만이 아니라 모든 글은 과거, 기원전 13세기(또는 12세기)에 있었다는 전쟁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례라고 하더라도 2019년 현재를, 그것도 우리나라 상황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기획한 두 여자 이야기의 현대판은 당분간 숙성이 필요할 것 같다. 지난 이야기를 하자.

 

'두 여자 이야기'는 당분간 숙성이 필요할 것
두 여인은 포로로 잡힌 상태로 한 사람은 그리스연합군 총사령관 아가멤논에게, 다른 한 사람은 맹장 아킬레우스에게 배정된 '트로피 여인'인데, 유일한 공통점이다. 하지만 두 여인의 운명은 엇갈렸다. 크뤼세이스의 아버지 크뤼세스 노인은 아폴론 신을 섬기는 사제였고, 그리스연합군을 전멸 위기까지 몰아붙이면서 딸을 구출한다. 『일리아스』 는 이처럼 극적인 순간에서 '문득' 시작된다. 그런데 이런 상황 '때문에' 피해를 보는 쪽은 자신의 트로피 여인 브리세이스를 내주어야 하는 아킬레우스이다. 어쩌다 그리스연합군 내분의 도화선이 된 브리세이스의 입장에서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자, 그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크뤼세이스와 브리세이스, 서사시 『일리아스』 에서 두 여인의 다른 점은 간명하다. 크뤼세이스에게는 배정된 대사가 한마디도 없다. 반면, 브리세이스는 대사가 있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에서 오이디푸스 왕의 두 딸, 안티고네와 이스메네는 현장에 '있는 것으로' 설정되었을 뿐 한마디의 대사가 없다. 이처럼 『일리아스』 에서 크뤼세이스는 그냥 거기 있는 사람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브리세이스는 다르다. 『일리아스』 19권 파트로클로스가 죽자 아킬레우스는 복수를 위해 아가멤논의 화해를 받아들이고, 앞서 협상이 결렬될 때(9권) 제시한 선물이 아킬레우스의 막사에 도착하는데, 그 가운데에는 브리세이스가 있다(마치 물건처럼 취급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킬레우스의 막사로 돌아온 브리세이스는  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마주하고는 통곡하는데, 거의 스무 번 가까이 『일리아스』 를 읽었지만, 그때마다 '이거 뭐지?'하고 물음표를 표기하는 대목이 등장한다. 브리세이스의 발언이다.

 

"파트로클로스여, 가련한 내 마음에 누구보다도 소중하던
분이여! 내가 이 막사를 떠날 때는 그대가 살아 있었건만
이제 다시 돌아와 보니, 백성들의 지배자여! 그대는 이미
죽어 있구려. 이렇듯 내게는 불행에 불행이 겹치는군요.
나는 아버지와 존경스런 어머니께서 내게 주신 남편이
우리 도시 앞에서 날카로운 청동에 찢기는 것을 보았고,
같은 어머니께서 낳아주신 사랑하는 세 오라비들도
마찬가지예요. 그들도 모두 파멸의 날을 맞았지요.
하지만 그대는 날랜 아킬레우스가 내 남편을 죽이고
신과 같은 뮈네스의 도시를 함락했을 때 나를 울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나를 신과 같은 아킬레우스의 결혼한 아내로
만들고 또 나를 그대들의 함선들에 싣고 프티아로 데려가서
뮈르미도네스족 사이에서 결혼식을 올려주겠노라고 약속했지요.
그대가 늘 친절했기에 나는 그대의 죽음이 한없이 슬퍼요."

-『일리아스』19권 287~300행(천병희, 숲, 2015년 6월, 개정판)

 

슬프다, 그대의 발언이, 그 상황이. 그리스연합군의 보급투쟁을 진두지휘한 사람은 아킬레우스였다. 아무리 당시의 해적행위가 보급투쟁이고 경제활동으로 인정되는 때라고 하더라도 브리세이스에게는 철천지 원수인 아킬레우스다. 그런데, 파트로클로스가 브리세이스에게 그의 아내가 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것. 더욱 심각한 것은 사건 당시 브리세이스는 이미 결혼한 여자였다. 그리고 세 오라비도 아킬레우스에게 죽임을 당했고, 아킬레우스의 '경제활동'으로 가계 전체가 무너진 상태다. 더구나 아킬레우스는 이미 결혼을 했고, 아들이 있으며, 이 친구가 트로이아 전쟁을 마무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결혼식' 얘기까지 나온다. 공약(公約)이었을까, 공약(空約)이었을까? 그리고 그러한 희망을 준 파트로클로스의 부재를 브리세이스는 많이 슬퍼한다. 순수한 의미의 파트로클로스에 대한 애도가 없지 않지만 자신의 희망이 물거품이 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두드러진다. 사실, 살아 있는 사람은 가까운 이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 망자가 다른 차원의 세계(하늘나라)로 간다고 보기에, 당면한 자기 소망을 해결해주기를 장례 과정에서 '기도하듯' 바란다(이상하지만, 이것은 수 차례의 조문 과정에서 관찰한 결과에 따른 의견이다). 이러한 과정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브리세이스의 심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이것은 나의 오랜 숙제였다.

 

『일리아스』 를 읽을 때마다 찍는 물음표 '이거 뭐지?'

작가 양귀자의 유명한 소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개정판(쓰다, 2019-04-20, 초판출간 1992년)이 출간되었다. 젊은 여성이 인기 남자배우를 납치해서 감금하고 조종하는 이 소설은 발간 직후부터 독자와 평단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양귀자의 이 장편소설은 1992년에 초판이 나오자마자 페미니즘 논란과 함께 화제가 되었고, 그해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여성을 억압하는 현실을 고스란히 뒤집어 학대당하고 조련당하는 남성을 보여주는, 앞선 페미니즘 소설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공격적인 방법이 화제가 되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 불평등 문제를 제기하면서 처음부터 소설의 흡인력은 최대치로 고조되었다. 문제는 스티븐 킹의 소설 『미저리』에서처럼 처음부터는 아니나, 여주인공 강민주가 인질로 삼은 백승하를 사랑하게 된다는 것. 이 소설은 1994년에 영화로 제작·개봉되어 '선전'을 했다. 27세의 강민주는 최진실이 당대의 톱스타이자 여성들의 우상인 백승하는 임성민이 연기했다. 두 분다 고인이 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쨌든 전세계적인 흐름인 미투현상를 계기로 우리의 페미니즘 논의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상태인데, 이 소설은 이른바 스톡홀름 증후군을 엿볼 수 있는 상황을 포함하고 있어, 다시 읽게 된다.

 

우리의 페미니즘 논의,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상태

1973년 스웨덴의 스톡홀름, 가장 큰 은행에서 전과자 두 명이 여자 세 명과 남자 한 명을 인질로 잡는 사건이 발생한다. 인질범은 인질의 목숨을 위협하는 동시에 친절을 베풀기도 했다. 긴 인질극이 진행되는 동안 인질은 인질범과 교김하고 감정적 유대감을 쌓는다. 급기야 인질은 자신을 구하려는 경찰을 적으로 돌리고, 인질범을 안정감을 주는 친구라고 느낀다. 이렇게 인질과 인질범이 서로 유대감을 느끼는 이상한 현상은 다른 사례에서도 관찰되었고, '스톡홀름 신드롬'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브리세이스의 상태를 어떻게 봐야 하나, 오랜 고민을 '스톡홀름 신드롬'과 연관하여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상은 최근에 출간된 한 번역서의 출판사제공 책 소개를 다듬은 것이다. 스톡홀름 증후군(신드롬) 이론으로 남성 지배 사회와 여자의 인질심리를 파헤치는 책, 『여자는 인질이다』(디 그레이엄,에드나 롤링스,로버타 릭스비 지음/ 유혜담 옮김/ 열다북스, 2019-03-15) 얘기다. 페미니즘과 관련해서 고대 그리스 고전 중에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티고네」만한 단골 소재는 없을 것이다. 페니미즘 시각에서 비극 한 편에 대한 재해석이 열렬히 이루어졌고, 상당한 연구 성과를 내놓았으며,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여자는 인질이다』 출간, '스톡홀름 신드롬'의 최초 사례는?
그런데 앞서 인용한 브리세이스의 발언(태도)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이것을 일종의 '스톡홀름 신드롬'으로 봐야 하는가, 그렇다면 참 안타깝고 화가 난다. 기원후 2019년에 말이다. '트로피 아내'란 말(몇 년 전 드라마에 등장하기도 했다) 자체도 문제적이지만 아직도 이러한 성의 불평등과 불균형이 전제되어 있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주문한 두 권의 책,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개정판과 『여자는 인질이다』를 주문하고 기다리다가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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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9-05-06 2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최근에 열심히 읽고 있는 에드워드 기번의 책에서도 이 글과 관련이 깊은 구절을 발견할 수 있어서 흥미롭더군요.

포로가 된 여자들은 미인을 소유하는 것은 용맹에 대한 보상이라는 전쟁의 법칙을 감수해야 했다. 영웅들의 시대에도 이에 대한 본보기가 있었던 만큼 그리스인들로서는 불만을 드러낼 수도 없었을 것이다.(119쪽)
- 『로마 제국 쇠망사_제3권』

* 기번의 주석
호메로스는 자신들의 아버지와 형제들을 죽인 자들의 구애를 받아들이고 심지어는 마음까지 주었던 여자 포로들의 모범적인 인내심을 끊임없이 묘사한다. 이런 열정(아킬레스에 대한 에리필레의 감정)을 라신은 경탄할 만한 섬세함으로 다루었다.

timeroad 2019-05-07 0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기대합니다. ‘여자 포로들의 모범적인 인내심‘이라~ 흥미롭네요. 소급해서 적용한다는 것이 무리가 있을 듯하지만, 당대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도 한 방법이지 않을까 해요. <안티고네>를 두고 숱한 페미니즘 시각에서의 논쟁이나 연구 성과들이 그러하듯이요. 감사합니다.

ransky 2019-05-11 17: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새는 남자가 인질 아닌가여?
여자가 이미 인질이면 남자는 인질의 인질!

timeroad 2019-05-12 00:36   좋아요 0 | URL
일종의 죄책감도 좋은 해소는 아닌 듯하지만, 그것을 빌미로 주창하면 샘 말이 맞을지도.
 

"끝으로, 무엇보다도 말한 것을 후회한 적은 있어도 침묵한 것을 후회한 적은 없었다는 시인 시모니데스의 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플루타르코스는 23장으로 「수다에 관하여」를 마무리하면서, 앞서 수다를 줄이는 방법까지 처방했음에도 거듭 당부한다. 차라리 침묵하라는 것, 침묵 자체는 자신이 의도하든 하지 않든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는 방법이며 경청하는 것으로 '보이게' 한다. 소통이 너무 쉬워진 요즘 정치인들만이 아니라 이 말 때문에 고통을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체로 자초한 것으로 '보인다'.


SNS시대, 정치인도 네티즌도 말 때문에 고통, 자초한 것

21장에서는 대답을 해야 한다면 간략하게 하라며, "소크라테스는 집에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수다쟁이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다른 대답을 하는지 실례를 든다. "질문에는 세 가지 대답이 가능하다. 필요한 대답, 공손한 대답, 쓸데없는 대답이다."고 결론부터 제시하고서 위 질문에 대한 다른 대답의 사례를 소개하는 것.
"소크라테스는 집에 있습니까?"
첫째 간결한 대답은 '집에 없소'(마음에 내키지 않는 듯 마지못해)다. 혹은 '없소'(과묵한 라코니케인들[스파르테인들]처럼 대답하려면 '집에'도 빼라는 것. 라코니케인들은 필립보스[마케도니아의]가 서찰을 보내 도시가 자기를 받아들이겠느냐 물었을 때 큼지막하게 '아니오'라고 쓴 서철을 보냈다고 한다)다. 두 번째 공손한 대답은, "집에는 없고, 환전소에 가 있어요."라고 대답하거나 좀 덧붙이고 싶으면 "그곳에서 이방인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어요."정도다,

 

 

"소크라테스는 집에 있습니까?" 당신의 대답은?

세 번째 쓸데없는 대답은 바야흐로 수다쟁이의 몫이다.

"집에는 없고, 환전소에 가서 이오니아 출신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어요. 이들을 알키비아데스가 소크라테스에게 추천했는데, 알키비아데스는 전에는 라케다이몬인들(스파르테인들)을 편들었지만 지금은 알키비아데스의 중재로 아테나이인들의 편이 된, 대왕의 태수 툇사페르네스와 함께 밀레토스 시 근처에 체류하고 있어요. 툇사페르네스가 마음을 바꾸도록 알키비아데스가 주선한 것은 추방 생활을 끝내고 고국으로 돌아오고 싶어서죠"
투퀴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읽으신 분들이라면 폭소를 터뜨릴 지점이다. 거기 소개된 알키비아데스의 행적인데, 플루타르코스는 수다쟁이가 투퀴디데스를 읽지 않았기를 소망한다. 만약 읽었다면 책의 전8권(베개로 써도 충문한 분량의)을 단숨에 읊어 묻는 사람을 말의 홍수에 빠뜨릴 것이라고. "그러면 그가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밀레토스가 함락되어 알키비아데스는 두 번째로 추방당할 것"이라고.

 

침묵이 힘들면, 간결하게 요점만 간단히, 그것이 가능하다면

「수다에 관하여」는 플루타르코스의 6편의 철학에세이가 실린 『수다에 관하여』에 또한  『그리스로마 에세이』에도 수록되어 있다. 플루타르코스는 수다의 근원이 되는 혀에 관해 '해부학적' 지식을 동원한 경구를 남기고 있다. 인체 가운데 자연이 혀만큼  울타리로 둘러친 부위는 없다는 것. "자연은 혀를 지키기 위해 그 앞에 이(齒)를 배치"(3장) 했다. 그래서 내부의 이성이 침묵의 고삐를 당기는데도 혀가 복종하지 않거나 자제하지 않으면 우리는 피를 흘릴 때까지 혀를 깨불어 그 불복종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것. '이빨을 깐다'는 말이 역설로 다가와 당황스러웠다. 또한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이란 말이 어른거린다. 혀를 깨물기 전에 위아래 입술을 다물면 침묵이기에 하는 말이다. 어쨌든 '세 치 혀'라고 하는데, 각종 민원을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잘못 사용하면 그 자신을 가장 먼저 그리고 치명적으로 망가뜨리는 것이 바로 혀다. '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는데, 세 치밖에 안 되는 짧은 혀라도 잘못 놀리면 사람이 죽게 되는 수가 있다는 뜻이다. 계량법에 따르면 한 치는 1.1930inch, 3.0303cm로(백과사전) 세 치 혀란, 10cm쯤 길이의 혀라는 뜻이다.

 

플루타르코스,  "자연은 혀를 지키기 위해 그 앞에 이(齒)를 배치"

최근에 발간된 흥미로운 책 한 권을 발견하고 구매했다. '돈, 사람, 기회를 끌어당기는 최강의 말습관'이란 부제를 단 『원하는 것을 얻는 사람은 3마디로 말한다』(오수향, 위즈덤하우스, 2019-04-19)이다. '3마디'라는 말이 좀 불편하다. 이 책에서 심리대화 전문가인 저자는 '세 마디'로 말하라고 주장한다. '세 마디'를 의식해서 필요 없는 말의 잔가지를 없애고, 핵심만 쏙쏙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 비지니스와 연관해서 얘기를 해야 하니까, 그렇게 하고는 있지만 움베르토 에코(1932~2016)가 데뷔작이자 대표작 『장미의 이름』에서 존재하는 것으로 설정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2권(희극편)이 간직한 비밀 만큼이나 '3'에는 뭔가가 있다. 어쨌든 다양한 예시와 노하우를 담은 친절한 책이므로 더 이상의 설명은 군더더기일 듯하다. 다만, '수다에 관하여'와 관련하여 이 책의 한 대목을 인용한다. 어느 선사가 한 말이란다.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무기를 한 수레 가득 싣고 있다고 해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한 치도 안 되는 칼 하나만 있어도 문득 사람을 죽일 수 있지요." (13면)

여기서 살인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한마디 정도의 짧은 말로 사람을 깨닫게 할 수 있다는 의미란다. '깨달음에는 수천 권의 책 속에 들어 있는 막대한 단어가 다 부질없다. 짧은 말 하나면 족하다.'고 부연설명한다. 과연 그럴까, 그것이 가능할까, 가능했으면 좋겠다.
 

말의 잔가지를 없애고, 핵심만 쏙쏙  '세 마디'로 말하시라

어쨌든 세  치 혀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극과 극으로 다른 결과를 맞이한다. 암튼 '세 마디'와 '세 치 혀'는 뭔가 관련성이 있는 듯하다. 그런데 '3마디'의 필자는 위 인용문이 속한 꼭지의 글 서두에서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유명한 카이사르의 말을 인용하고 그 배경을 설명한다. 자기계발서의 한계는 생산자는 그렇다치고 소비자들이 늘 뭔가에 기대지 않으면 불안하게 한다는 것. 생산자인 필자가 이런 나약한 독자들의 심리를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 때의 마음처럼 '어여삐' 여겨주면 좋은련만. 사실 알고 보면 서양발(發) 모든 자기계발서의 원조이면서 고전 중의 고전은 『그리스로마 에세이』에 수록되어 있다. 기왕이면 고전을 읽는 동안 내 인생을 바꾸어놓을 한마디를 발견하기를. 더불어 교양도 쌓으면 좋지 않겠나 하는 것이다.

  

서양발(發) 자기계발서의 원조이자 고전, 『그리스로마 에세이』

카이사르의 유면한 세 마디도 기왕이면 『카이사르의 내전기』(김한영, 사이, 2005)나 『갈리아 전쟁기』(천병희, 숲, 2012) 등 그의 저작을 읽는 동안 발견할 수 있기를. 이것도 힘들면 그에 앞서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천병희, 숲, 2010)이나('카이사르 전') 고 이윤기 선생이 기획하고 따님 이다희 씨가 번역한 『플루타르코스영웅전세트(전10권, 휴먼앤북스, 2015) 중 를 '카이사르'를 다룬 책을 찾아 읽어도 좋을 것이다. 『원하는 것을 얻는 사람은 3마디로 말한다』를 읽는 독자라면 어쩌면 이 책의 기획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다음 책, '명쾌하게 생각하고 쓰고 말하는 초간단 훈련법'이란 부제의 『3의 마법』(노구치 요시아키, 김윤수 옮김, 다산라이프, 2009)도 살피시기를.

 

문득 『3국유사』꼭지들의 마무리가 생각나서 시 한 편으로 마무리.

그제 쓴 시는
어제 지웠지요
어제 쓴 시는
오늘 지워요
오늘 쓴 시는
내일 지우겠지요
버드나무는 일 년에 한번 꽃 피워요
아무도 모르게 피었다가 아무도 모르게 지워요
나도 고요히 꽃 필 때가 올까요?
아무도 모르게 피었다가
스스로 지며 좋아서 혼자 웃겠지요.

-곽재구 신작시집 『푸른 용과 강과 착한 물고기들의 노래』에 실린 시 「버드나무」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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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road 2019-04-29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올리고 보니 『3의 마법』의 절판 확인일이 2019-04-24이라고 뜨네요.
 
플라톤전집 2 - 파이드로스 / 메논 / 뤼시스 / 라케스 / 카르미데스 / 에우튀프론 / 에우튀데모스 / 메넥세노스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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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플라톤전집Ⅱ에 수록된 대화편 8편 가운데 첫 번역인 세 대화편을 중심으로 얘기하겠다. 초기 대화편인 「에우튀프론」(Euthyphron)과 중기 대화편에 속하는 「에우튀데모스」(Euthydemos)와 「메넥세노스」(Menexenos)다. 중기 대화편 「파이드로스」와 「메논」은 2013년 5월에, 초기 대화편인 「뤼시스」와 「라케스」와 「카르미데스」는 2015년 1월에 한 권씩으로 출간된 바 있다. 플라톤전집Ⅱ는 플라톤의 초기 4편, 중기 4편의 대화편을 수록하고 있는 것. 기존에 출간된 대화편들은 충분하지는 않지만, 몇 차례 다룬 작품이다. 가능하다면 대화편마다 한두 가지씩 천병희 번역이 가지는 의미를 살필까 한다.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플라톤전집Ⅱ, 초기와 중기 대화편 4편씩 수록
No1「에우튀프론」은 박종현의 주석서로 일찍이 2003년에 번역되었다. 2018년 1월에는 정암학당 플라톤전집(20, 강성훈 옮김)이 오랜 만에 추가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천병희의 번역이 나온 것. 박종현은 「에우튀프론」을 「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파이돈」과 한 권으로 출간하였다. 이들 네 작품은 소크라테스의 최후 관련 4부작으로 분류되는 데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플라톤의 집필 시점과 무관하게 소크라테스는 사형을 선고받기 전후, 사형이 집회되는 순간까지 몇 차례 대화를 나누는데, 특정 시기에 집중되어 있다. 왜? 재판정에서의 ‘변론’ 이전에 진행된 대화는「변론」의 내용(과정)을 변론하거나 보완하고 있다. 「에우튀프론」은 그런 콘텐츠 가운데 하나일 뿐인  것이다. 그 단서는 '지식에 관하여' 논한 『테아이테토스』끝부분에서 발견된다. 
"나는 지금 멜레토스가 제출한 고발장에 답변하기 위해 왕의 주랑으로 가야 하네."(테아이테토스, 210d) 그리고 소크라테스는 다음 날 테오도로스(테아이테토스의 대담자)와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는데, 그 대화가 『소피스트』다. 그리고 그 다음날 진행된 대화가 『정치가』로 집필된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이 중심에 있고, 이후 『크리톤』과 『파이돈』의 대화가 이어진다. 그런데, 『테아이테토스』 대화가 끝나고 고발장 관련 예비심사를 위해 왕의 주랑으로 간 소크라테스가 에우튀프론을 만나는 것, "기원전 399년 일흔 살쯤 된 소크라테스가 재판을 앞두고 아르콘 바실레우스의 주랑에서 에우튀프론을 우연히 만나 나눈 대화"가 「에우튀프론」이다.

 

「변론」이전에 변론을 위한 대화편 하나 추가요,「에우튀프론 」

멜레토스가 고발한 사유를 에우튀프론이 묻자 소크라테스는 대답한다. 1)(멜레토스는) 우리 젊은이들을 타락시키는 자들이 누구인지 안다(그 '누구'란 소크라테스다) 2)옛날부터 믿어온 신들을 믿지 않고 생소한 신들을 만들어내는 까닭에 나를 고발했다('나'는 소크라테스다). ‘경건에 관하여’ 논의하는 「에우튀프론」는 고발 사유2 곧 '불경죄'와 관련되어 있다. 불경은 경건하지 못한 것, 신과 인간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개념이다. 플라톤은 '변론' 이전에 소크라테스가 결코 불경죄를 저지르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며칠 후 「변론」의 ‘변론’으로 기획(구성)한 셈이다. 고발사유 1)은 흔히 '소피스트 혐의'로 불리는데, 「에우튀프론」 대화에 이어 진행된 『소피스트』와 『정치가』가 「변론」을 위한 변론을 하고 있다. 또한 심오하기 그지없는 '지식에 관한' 논의 『테아이테토스』는 「에우튀프론」과는 다른 출발점에서 소크라테스가 불경죄 협의에서 벗어나는데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소크라테스 최후와 관련해서는, 실제 대화가 이뤄진 순서를 다음과 같이 추정할 수 있다.
『테아이테토스』-『에우튀프론』-『소피스트』-『정치가』-『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파이돈』
「에우튀프론」에서 소크라테스는 경건이란 무엇이냐, 에우튀프론에게 집요하게 묻는다. 하지만 명확한 결론 없이 대화는 마무리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질문이 등장한다. “경건한 것은 신들에게 사랑받기 때문에 경건한 것인가, 아니면 경건하기 때문에 신들에게 사랑받는가?"(10a,전집2 362면) 이른바 '에우튀프론 딜레마' 혹은 '에우튀프론 문제'라고 불리는 유명한 질문이다.

 

“신들에게 사랑받기에 경건한 것인가, 아니면 경건하기에 신들에게 사랑받는가?"
No2「에우튀데모스」의 부제는 '논쟁에 관하여'다. 액자 형식인데, 액자 밖 주 대담자는 소크라테스와 죽마고우인 크리톤이다. 크리톤(Kriton)은 다른 대화편 『크리톤』에서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소크라테스에게 목숨부터 부지하고 후사를 도모하자며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조목조목 그러나 차분하게 반박하며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보여준다. 우리는 『크리톤』에 이어 두 친구의 아름다운 우정을 엿볼 수 있다. 심각한 철학 논쟁을 다루면서도 이들 죽마고우는 서로를 배려하고 시종일관 따뜻한 대화 분위기를 유지한다. 이 책 플라톤전집2권에 수록된 「뤼시스」는 '우정에 관하여' 논의하고 우정의 사례가 등장한다. 하지만 『크리톤』에 이어 「에우튀데모스」에서 두 대담자가 나누는 대화의 행간에서는 우정이란 무엇인가, 인간과 인간 사이의 교감이란 어떠해야 하는가를 발견한다. 그러나 이것은 액자 밖 두 대담자의 대화를 읽는 가운데, 얻는 팁일 뿐이다. 친구 크리톤에게 소크라테스가 들려주는, 자신이 주도한 논쟁에 대한 이야기기는 첨예하고 때론 잔혹한 정로도 무차별 공격과 방어, 말의 전쟁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각론에서 다루기로 하자) 다만 「에우튀데모스」는 아리스토파네스의 여느 희극보다 내용과 형식에서 조화를 이룬 한 편의 희극 작품으로 대접을 받았고 그 때문에 폄하되기도 하였다.

 

심각한 철학적 논쟁 다루지만 소크라테스와 크리톤의 우정 어린 대화가 돋보여
No3「에우튀데모스」가 한 편의 훌륭한 희극으로 평소의 소크라테스보다 감정의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메넥세노스」에서 소크라테스는 훌륭한 연설가로 ‘데뷔’한다. 「에우튀데모스」는 내재한 수수께끼가 하도 많아서, 다채로운 논쟁거리가 되며 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천병희의 「메넥세노스」 번역은 어떤 의미일까, 간단하게 언급한다. 천병희는 한 포털사이트의 인터뷰에서 번역의 가치와 즐거움에 대해 이렇게 답한다.
"처음에 그리스어 텍스트를 대하면 완전히 앞이 캄캄합니다. …… 여러 가지 번역이나 주석 등의 도움을 받아서 손질을 좀 하면 괜찮은 번역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내 착각인지는 모르지만. 그럴 때 어떤 희열 같은 걸 느끼죠."-[네이버 지식백과] 번역가 천병희의 서재(2015. 05. 28.)
원전(작품)의 재료인 해당 언어에 얼마나 정통하느냐와 별개로 번역 과정에서는 풀리지 않는,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는데, 기존 번역(다른 언어권 번역을 포함한다)이나 그 주석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풀린다는 얘기다. 한 단어가 한 문장이 이런 추리과정을 통해 완성된다는 얘기다. 언제부터인가 천병희는 자신의 기존 번역을 참고하여 새로운 텍스트를 번역하고 있다. 그렇다면 천병희의 「메넥세노스」 번역은 어떠했을까?
연설 시간이 한정되어 있고, 해서 텍스트는 길지 않다. 해서 관련 대화편들과 묶는 계기가 없었을 뿐, 「메넥세노스」 번역 자체는 수월했으리라. 「메넥세노스」는 전후에 소크라테스와 메넥세노스가 나누는 대화(액자 밖)가 있지만, 대부분이 소크라테스가 행하는 연설(형식)이다. 그리고 이 연설(문)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투퀴디데스) 제2권 아테나이인 전몰자들을 위한 페리클레스의 추도사(Ⅱ권, 34~46장)를 패러디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원전)번역가가 천병희(2011년 6월, 숲)다. 소크라테스가 패러디하는 페리클레스의 연설은 '전쟁사' 본문에 등장하는 40여 편의 연설문 가운데 백미로 꼽히는 부분. 달리 얘기하면 페리클레스의 해당 연설은 번역가 천병희에게 1/n일 뿐이며 여기서 n은 40쯤이 되는 것.

 

'전쟁사' 페리클레스 추도사 패러디가 「메넥세노스」, 천병희의 빛나는 번역
투퀴디데스는『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전쟁(역사)의 주요 국면마다 ‘행한 것으로’ 연설문이나 대화를 재구성하여,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는 방법으로 창조하여 활용한다. 2008년 1월, 정암학당 플라톤전집으로 『메넥세노스』를 출간할 때 옮긴이(이정호)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다. "부록으로 페리클레스의 추도 연설문을 옮겨 놓아 소크라테스의 추도 연설과 함께 살펴볼 수 있게" 한 것. 일종의 배려다. 그러나 당시에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원전)번역이 없을 때이니 그럴 수밖에 없었으리라.「메넥세노스」는 관련 작품 해설이나 친절한 주석보다도 ‘페리클레스의 연설’를 읽기 전 혹은 후에 비교 독서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대화편이다. 플라톤이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한 것인지 왜 그러는지 도무지 감(感)을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천병희는 2011년 제52회 한국출판문화상(번역부문)을 받는데, 수상작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다. 이번 플라톤전집 완역도 그렇고 상(賞)을 받으셔야 할 역작이 숱하지만, 그런 번역가 천병희에게 흔치 않았던 수상이다. 어쨌든 그 수상작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였고, 거기 수록된 유명 연설과 관련된 패러디 연설인 「메넥세노스」를 이제야 천병희의 번역으로 읽을 수 있게 된 것. 이것만으로도 아니 이것이야말로 이번 「메넥세노스」를 읽는 즐거움, 진가(眞價)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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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하순 들어 두 권의 주목할 만한 철학 신간이 생산, 등록되었다. 플라톤의 『법률』(2016년 12월) 이후 모처럼 선보이는 천병희의 플라톤 대화편이다.『법률』은 천병희가 번역한 22번째 플라톤 대화편이었다. 예외 없이 이번에도 도서출판 숲에서 펴냈는데, 이번에는 '플라톤전집2'(2019-04-20), '플라톤전집7'(2019-04-24)이란 시리즈번호를 달고 있다. 왜 그럴까?

 

이번엔 '플라톤전집2', '플라톤전집7'이란 시리즈번호를 달고 있어!

특히, 모두 8편의 초·중기 대화편들을 수록하고 있는 플라톤전집2에는 <파이드로스/메논> (중기대화편), <뤼시스/라케스/카르미데스>(초기 대화편들)를 비롯하여, 이전에 소개되지 않은 세 편의 새로운 대화편(번역)을 수록하고 있다. 초기 대화편에 속하는 「에우튀프론」과 중기대화편에 속하는「에우튀데모스」와 「메넥세노스」가 그것이다. 
이 가운데 「에우튀프론」은 작년 1월에 정암학당 플라톤전집20(강성훈 옮김)으로 출간된 바 있으며, 2008년 1월 정암학당에서는 「메넥세노스」와 「에우튀데모스」가 출간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에우튀프론」은 박종현의 주석서로「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파이돈」과 함께 출간된 바 있다(서광사, 2003년 4월) 이들 네 작품을 소크라테스의 최후와 관련된 4부작으로 분류하는 데에 따른 것이다.
또한 박종현의 「메넥세노스」는 『고르기아스/메넥세노스/이온』(서광사, 2018년 12월)으로 세 편이 한 권으로 묶여 작년 12월 30일에 출간되었다. 이번 천병희의 플라톤전집2권에 세 대화편의 신규 번역이 추가됨으로써, 우리는 희랍어-우리말 원전번역을 세 종(種)씩 보유하게 되었다.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축하할 일이다.

 

'플라톤전집2' 천병희 신규번역 「에우튀프론」.「에우튀데모스」.「메넥세노스」 포함
이보다 더 흥미로운 일은 ‘플라톤전집7’인데, <알키비아데스1.2/힙피아스1.2/미노스/에피노미스/테아게스/클레이토폰/힙파르코스/연인들/서한집/용어 해설/위작들>을 수록하고 있다. 위작이란 플라톤이 실제 필자인지 논란이 되고 있는 플라톤의 저작들을 말한다. 옮긴이(천병희) 서문은 "이 플라톤 전집에서 위작까지 다 옮긴 것은 위작도 플라톤의 철학체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플라톤전집7'에 수록된 대화편들 가운데, 앞서 번역으로는, 정암학당 플라톤전집3으로 『알키비아데스1,2』(김주일,정준영, 2007년 4월)와 전집8인 『편지들』(김주일,강철웅,이정호, 2009년 3월)이 있다.
위작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상당수 작품이 드디어 독자들에게 제대로 소개되는 것이다. 학자들의 논문에서 인용되는 것을 통해 접하던 전체(작품)를 우리말 텍스트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 것. 7권 수록작품 중 '위작들'에 묶인 길이가 들쑥날쑥한 대화편은 「정의에 관하여」, 「미덕에 관하여」, 「데모도코스」, 「시쉬포스」, 「에뤽시아스」, 「악시오코스」까지 모두 6편이다.
결국 천병희의 '플라톤전집7'은 모두를 대화편이라고 지칭하기는 좀 그렇지만 ‘알키비아데스’와 ‘힙피아스’를 각각 2권씩으로 보면 19개의 섹션으로 나뉘는 플라톤 저작들이 수록되어 있는 것. 대중 독자들도 직접 위작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플라톤의 저작들을 우리말로 읽으면서 논의에 '참전할 수 있게' 되었다. 꼭 필요한 주석만 간명하게 밝히는 천병희 번역의 스타일로 볼 때 플라톤전집 7권은 총 560쪽(양장본)으로 상당한 분량이다.


'위작도 플라톤 철학체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플라톤전집7 발행
그런데 오늘은 2019년 4월 25일이다. 알라딘(서점)에 신간이 등재된 날을 기준으로 하면 어제 천병희의 플라톤전집7이 등록됨으로써, 마침내 천병희의 플라톤전집이 전7권으로 완간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한 번역가가 플라톤 대화편 전편을 그것도 위작들까지 완간된 것. 천병희 선생이 번역한 작품들이 플라톤 말고도 헤아릴 수 없기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득 인터넷으로 천병희 선생의 인물정보를 검색했더니 생년월일이 1939년 3월 12일이다. 이 분 연세에 음력 생일을 세시겠지 싶어 확인하니 오늘 4월 25일이(음력 3월 12일로), 천병희 선생의 80회 생일이다. 80세를 '산수(傘壽)'라고 한다는데, 한자 산(傘)자에 팔(八)과 십(十)이 들어 있어서란다. 우선 축하드린다. 그리고 감사드린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80회 생일에 마쳐 플라톤전집을 완간하게 된 것. 필자는 이것이 출판사의 거장 번역가에 대한 예우라고 받아드린다(실제로 기념하는 생일이 오늘이라고).

 

2019년 4월 25일, 천병희 선생 80세 생일 맞아 플라톤전집(전7권) 완역 출간
플라톤(기원전 427년경~347년). 그는 스승인 소크라테스가 기원전 399년에 사형당하는 것을 본 28세에 큰 충격을 받는다. 정계 진출의 꿈을 접고 철학을 통해 사회 병폐를 극복하기로 결심을 굳힌 그는 철학자가 통치자가 되거나 통치자가 철학자가 되기 전에는 사회가 개선될 수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기원전 387년경(34세) 영웅 아카데모스(Akademos)에게 바쳐진 원림(園林) 근처에 서양 대학교의 원조라고 할 아카데메이아(Akademeia) 학원을 개설한다. 그리고 시칠리아에 있는 쉬라쿠사이(Syrakousai) 시를 두 번 더 방문해 그곳 참주들을 만난 것 이외에는 다른 외부 활동을 하지 않고 연구와 강의와 저술 활동에 전념하다가 기원전 347년 아테나이에서 세상을 떠난다.
향년 80세다. 이는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플라톤은 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소크라테스가 대담을 주도하는 30편 이상의 철학적 대화편과 소크라테스의 변론 장면을 기술한 『소크라테스의 변론』(Apologia Sokratous)을 출간했는데, 이것들은 모두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80세까지 50년이 넘는 기간을 플라톤이 집필한 대화편을 80세 천병희가 완역
인터뷰 기록에 따르면 천병희가 『국가』 번역은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의 대사상'이란 시리즈를 출간하던 한 출판사가 급한 일정으로 번역을 의뢰했는데, 당시 1~5권은 박종현 교수가, 6~10권은 천병희 교수가 번역했다. 천병희 선생이 33세쯤이던 해다. 물론 이것이 플라톤 대화편의 첫 번역이라고 특정할 수는 없다. 당시 천병희 선생은 투옥과 자격정지 등으로 생계 걱정을 해야 했고, 번역은 그런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한 방법일 수 있었으니까.
1967년 7월 8일에 중앙정보부가 발표한 대규모 공안사건이 있다. 이른바 동백림사건(The East Berlin Affair, 東伯林事件)이다. 천병희 선생은 당시 이 사건에 연루되어 해직되고 10년간 자격 정지를 겪어야했다. 당시 29세, 서울대사대전임강사(불문학석사) 시절의 얘기다. 이 사건은 2006년 1월 26일, 당시 정부가 단순 대북 접촉과 동조 행위를 국가보안법과 간첩죄를 무리하게 적용하여 확대·과장한 사건으로 재해석했다. 천병희 선생은 당시 윤이상(무기징역에서 감형) 등과 함께 10년형을 받는다. 잠시 윤이상 선생 얘기를 하자면, 그는 1969년 2월 25일 대통령 특사로 석방된다. 그 뒤 그는 죽을 때까지 고국에 입국할 수 없었다. 1974년 도쿄에서 김대중 구출운동의 일환으로 윤이상 음악회를 열 때 유명한 말을 남긴다. "정치가는 음악을 할 수 없지만 음악가는 정치를 할 수 있다" 철학과 정치 사이를 오가며 고민한 젊은 플라톤의 고뇌를 엿볼 수 있는 말이다. 28세에 스승의 죽음을 맞이한 플라톤, 유학 시절의 일로 지옥을 경험한 28세의 천병희, 서양 나이로 치면 천병희 선생도 당시 28세였다.

 

만 28세에 동백림사건으로 인생최대의 위기를 맞이한 천병희, 28세의 플라톤처럼
한 포털사이트의 인터뷰에서 번역가 천병희는 (자신의) ‘서재는 작업장’이라고 정의했다.
"나에게 서재는 그리스 신화에 비유하자면 '다이달로스'라는 기술자가 있는데 다이달로스의 작업장과 같은 곳입니다. 왜냐하면 좋은 번역을 하기 위해서는 이름있는 영역본이나 독역본 등을 한 4~5가지 이상 참고해야 되고 또 주석도 봐야 됩니다. 그걸 전부 참고하고 나서야 안심하고 우리말로 옮길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문장 하나하나를 번역하는 것을 일종의 작업에 비유한 것입니다."(2015. 05. 28. [네이버 지식백과 번역가 천병희의 서재)
지금도 꾸준히 서울 송파의 한 아파트, 집안의 서재에 머물며 하루에 일정량씩 번역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날마다 인근 야산을 산책하는 일도 거르지 않는다. 100세 시대인 것이 참으로 다행스럽다. 아직도 천병희 선생의 번역으로 읽고 싶은 고전들이 숱하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라 참 다행. 아직도 천병희를 통해 읽고 싶은 고전들이 숱하기에
다른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연구와 강의와 저술 활동에 전념하던 플라톤이 기원전 347년 아테나이에서 세상을 떠난다. 80세다. 철학에 전념하기로 결심한 이후 50여 년을 자신과의 약속을 충실히 이행했다. 플라톤의 나이쯤에 천병희는 뜻하지 않은 공안사건에 휘말려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다. 해직되고 10년간 자격정지를 견디면서 어느 때보다 희랍어-라틴어 원전번역에 집중하게 된 것. 28세의 플라톤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왜일까? 그리고 천병희 선생은 이후 50여 년 학업과 번역에 정진하면서 마침내 한 번역가가 플라톤의 대화편 전체를(그것도 위작논란 중인 작품들까지) 7권으로 번역해 천병희표 플라톤전집을 완간하게 된 것이다.
2019년 4월 25일 오늘은(80세를 '산수(傘壽)'라고 한다는데 낯설고) 어쨌든 천병희 선생의 80세 생신이다. 오래오래 건강하시기를 그리고 건필하시기를 바랄 뿐이다. --- 플라톤전집4『국가』, 플라톤전집5 『플라톤의 다섯 대화편-테아이테토스/필레보스/티마이오스/크리티아스/파르메니데스국가』,  플라톤전집6 『법률』. 천병희의 플라톤전집(전7권) 완간은 선생에게도 독자들에게도 큰 선물,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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