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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빙유 - 바로 이 순간 그대를 위해 부르는 노래
구효서 외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맞어 가을엔 딱 이런책을 읽어야 한다. 매년 돌아오는 가을이건만, 한 해 한 해 맞이하는 가을의 느낌이 이렇게 다를수가 있을까?
그래도 변치않는 철부지 소녀감성...그것 하나만은 놓치고 싶지 않아서, 가을이 되면 요런 수필집 하나 정도는 읽어줘야 한다. 제목부터 설레는, [바로 이 순간 그대를 위해 부르는 노래 러빙유]라 한다.
문정희 교수님의 프롤로그로 '생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사랑하라'로 시작한다. 정말 사랑 지상주의자 다운 말이다.(뭐 문교수님이 그러한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 책에 2~3장의 분량으로 글을 실은 모든 분들이 사랑 지상주의자가 아닐까 싶다)
타이밍을 놓쳐버린 첫사랑 - 마치 첫사랑은 첫눈과도 같다. 언제 왔는지도 모르고 보는 이에 따라서 첫눈이라 말하기도 하고 그냥 진눈깨비라 말하기도 하기에 - 첫눈이다 혹은, 아니다라고 단정짓기 애매모호한 그런게 첫사랑 아닐가 싶다.
이 시점에서 내 첫사랑은 누구였을까?
고1때 청소년 연맹 활동으로 알게된 남친(내 기억엔 가장 나쁜 남자이지만, 요새는 아닌척 용서한 척 해 보지만...참 안되네. 마치 풀어진 운동화끈을 제때 묶지못하고 하루동안 끌고 다니는 것처럼 - 이건 본문 속 김별아님의 표현인데 딱 안성맞춤인거 같다)
아니면, 중학교 물상 선생님...첫시간 교과서를 안들고 갔다는 이유로 반아이들 앞에서 챙피를 줬던, 물론 교과서를 챙기지 못한 내잘못이 크지만 중학교 입학하고 새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은 터라 자존심이 무척상했던 나. 복수하는 방법은 중간고사 물상 시험을 만점 받아주리라고 다짐하고 공부하다 보니 그냥 나도모르게 스나브로 좋아하게 되어버린...그러나 그 물상 선생님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았다. 내가 중3이 되던 가을날 다른 여자의 한 남자가 되고 말았다...에이 4년만 있음 나도 20살 성인이 될 수 있었는데....
이것도 첫사랑이 아니면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서 초등학교 때 우리반 반장 녀석...
항상 싸우면서 미운정이 들었던 그 녀석이 내 첫사랑일까?
암튼 이 가을날 기억속의 첫사랑을 떠올려 보지만 현재의 내 사랑이 더 크기에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는다. 뭐 아직은 신혼이기에~ 좀 더 시간이 흘러 우리가 소원해 지면 그때 잠시 꺼내서 추억을 해보기로 한다.
태초 인간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사랑의 역사는 사랑을 하지 않고 상처를 입지 않는 것보다 사랑을 하고 상처를 입는 쪽이 천배나 더 축복이었음 알게 해주는 그런 가을 하늘이네요. 오늘 하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