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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꾸뻬, 인생을 배우다 ㅣ 열림원 꾸뻬 씨의 치유 여행 시리즈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랫만에 별점 5개를 만났다. 프랑스 작가는 내 컬러가 아니야. 내 코드가 아니야라는 이유로 읽기를 참 많이도 거부했었다. 하마터면 꾸뻬를 만나지 못할뻔했으니, 지금도 가슴을 쓸어내리는 날 지구저편의 꾸뻬는 알고 있을까? 어린왕자이후 어린 소년의 눈에 비춰진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그 중 최고봉이 감히 꾸뻬이야기라고 말하노라...(나의 과장법이 새해엔 더욱 심하게 부각^^)
출근길에 책을 다읽고서는 맨 앞장에 난 이렇게 적었다.
'먼훗날 나의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은 책' 왜냐면, 그 아이도 부모가 될 것이니깐. 부모가 될 자격을 갖추려면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하니깐. 먼훗날이라고 했는데, 나의 미래 일기에 의하면 나의 아이가 이 책을 읽을때쯤이면 2018년 이겠지, 아니면 2019^^아마도~
정신과 의사인 아빠 꾸뻬와 직장을 다니는 엄마(엄마의 정확한 직업은 묘사되지 않았지만,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직업정도^^라고 되어있다)와 꾸뻬 세식구가 살고있다.
너무나 사랑하고 존중하는 모범적인 부부이지만 그들의 사고방식은 - 특히, 꾸뻬의 교육에 관한 생각은 많이 다름을 보여주고 있다. 허긴 자식에 대한 기대치와 교육관은 한국이나 프랑스나 국적을 불문하고 부모님들간에 차이가 있나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빠는 공리주의자이고, 엄마는 칸트주의자다. 즉, 아빠는 결과가 다수의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하냐, 그렇지 않냐에 따라서 좋은 일이냐 나쁜 일이냐 구분되어진다면, 엄마는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좋은 생각과 동기가 있어야 한다는 뭐 그런차이다. 아마도 나도 아빠꾸뻬의 생각에 좀 더 동의하는 편인거 같다. 그리고 꾸뻬가 비록 엄마와 단 둘이 대화하는 걸 더 좋아하지만, 아빠꾸뻬와 더 많은 비밀을 공유하고 꾸뻬도 아들이다 보니...아빠꾸뻬와의 대화가 더 잘 통하는 거 같다. 물론, 꾸뻬는 엄마와 아빠와 셋이 대화하는 것도 좋아하는 그런 아이다. 아~나중에 나의 아이도 꾸뻬같은 아이였음 좋겠다^^
꾸뻬는 여느아이처럼 - 아니, 여느 아이보다 좀 더 유복하고 좀 더 행복한 가정속에서 여느 아이보다 좀 더 공부를 잘하고 말을 참 잘하는 그런 아이다. 학교생활이 대부분의 생활을 차지하는 꾸뻬가 학교에서의 생활 - 가령, 덩치 큰 아이로부터 위협을 받는 일, 동급생 아망딘을 좋아해 말을 하고파 하는 일, 축구를 잘하는 기욤을 부러워하는 일, (기욤은 공부도 별로고 가정형편도 별로지만 꼬마꾸뻬에게는 둘도 없는 친구이기에 시험볼 때 답을 보여주어 혼난일), 세무관련 일을 하여 아주 부유하지만 화목하지 못한 아르틔르 집에 초대 된 일, 원탁의 기사처럼 친한 친구 5명이 합심하여 자신을 괴롭히던 아이에게 경고하던 일, 이방인이지만 작문 성적이 뛰어난 요르안의 누나에게 동급생의 여학생들에게선 느낄수 없는 묘한 느낌, 주말이면 미사를 보러 가는 일 등을 아빠와 혹은 엄마와 대화를 한다. 그리고는 그 날 그 대화속에서 느꼈던 점 - 그 점을 어른이 되어가면서 인생을 배워나가는 길이라 생각하고 비밀 수첩에 적기 시작한다.
근데, 초등학생 꼬마꾸뻬의 시점이 낼모레면 불혹(?)의 나이가 되는 내게 어찌나 큰 파동을 전달하는지~
꼬마꾸뻬가 아빠꾸뻬의 나이가 되었을때 이삿짐을 싸면서 아빠꾸뻬와 본인이 적은 비밀수첩을 발견하고는 아빠와 엄마, 그리고 터울차가 제법 나는 여동생과 오월의 따뜻한 햇살을 받으면서 정겹게 티타임을 즐기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참으로 어렸을때부터 내가 상상하고 그리던 모습이다. 내가 동경해 왔던 이 그림을 먼훗날 나의 아이도(우선 시집부터 가야겠지만~) 기억하고 꿈꿀수 있었음 한다.
마지막으로 꼬마꾸뻬가 배운 인생을 살짝 엿보면,
- 행복의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데 있다.
- 인생수업은 일찍 시작하면 할수록 좋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기 때문에(요건 아빠꾸뻬의 인생가르침의 힌트^^)
- 말을 할 때는 지금 내가 누구에게 말을 하고 있느지 늘 생각 할 것
- 고민을 안고도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배우는 것(아빠꾸뻬)
- 지금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왜냐하면 나중에 하게 될 걱정을 미리 연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용서를 한다는 건 내 마음을 아프게 한 사람에게 그 일때문에 더 이상 나무라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을 벌주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말하는 거(꼬마꾸뻬의 엄마)
- 살아가면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꼭 모든 일이 잘 되는 것만은 아니라고 말이다. 그래도 노력을 멈추면 안 된다(꼬마꾸뻬의 엄마)
- 인생에서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보상을 받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러면 다시 노력해야 한다.
- 비가 올 때도 있지만, 또 활짝 갤 때도 있다. 하지만 더 가다 보면 또 비가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지. 중요한 건 계속해서 달리는 것이다(꼬마꾸뻬의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