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가? 북극으로 가는거야. 고속도로를 타고 달려가서 북극곰한테 잡아 먹히는거야....(허걱 ㅠ.ㅠ) 이건 또 뭐지. 제일 첫장을 넘기면 나오는 글이다. 저자 장루이 프루니에는 척추측골(?)이라는 장애를 안고 있는 두 아들의 아버지이자 프랑스에서는 아주 유명한 블랙코메디 작가라고 한다. 굉장히 아이러니하다. 우리는 보통 장애아를 가진 부모라면 웃으면 안되는 법이 있는 마냥, 그들에게서 보이는 웃음이나 유머를 이상하게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한국이나 저 멀리 프랑스나 마찬가지 인가보다. 저자의 두 아들은 마튜와 토마이다. 마튜가 형이고 토마는 형보다는 조금 늦게 진행되고 조금 더 똑똑한 아들이다. 그는 정상이 아닌 아들을 둔 덕에 아들들의 학교문제나 직업문제, 이성문제 등으로 고민하며 밤을 새는 적이 없는게 장애아를 아이로 둔 부모의 혜택중 하나라고 말한다. 또한 자동차를 구입하거나 주차를 할 때도 그런 혜택을 종종 본다고 한다. 저자는 청년시절에 아주 청개구리와 같았다고 한다. 아니, 남들과 같은걸 견디지 못하는 그런 청년이였다고 한다. 모두가 좋다고 할 때 자신의 소신으로 아니다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냥 청개구리 심정으로 아니라고 말했던 그라고 한다. 그렇게 항상 남들과 다르게 말하고, 행동하고, 다르기를 바랬던 그에게 정말로 다른 것을 신께서 선물했다. 평범한 정상아이가 아닌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를 준 것이다. 그것도 둘씩이나... 대충 이러면 독자들의 눈물에 호소하는 신파의 소설을 기대하겠지만, 책을 읽는 내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이를 달리 표현하자면 절망속에 희망을 찾는 낙천적인 사고의 소유자라는 진부한 표현을 써야 할까? 암튼 그가 툭툭 무심히 내뱉는 말속에는 뼈가 있다. 그의 큰 아들 마튜는 항상 땅을 보고 걷는데 아빠는 그게 너무 맘에 걸려 신발에다 거울을 달아 하늘을 보여줄까? 아니면 수술을 해줘야 하나? - 그는 수술을 결정하고 마튜는 수술을 받은 3일 후에 공을 주으러 멀리 가버린다. 너무 멀리 가버려서 두 번 다시 돌아올 수 없을 만큼. 그렇게 그의 큰 아들 마튜는 하늘을 꼿꼿이 보고서 15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둘째 아들 토마는 항상 그에게 질문을 한다. "아빠 어디가?"...그는 그럴테면 가끔 아주 진지한 답변을 한다고 한다. 그러면 혹시 그의 아들 토마가 장애아 흉내를 그만두고 진지하게 대답을 할것만 같아서. 하지만 토마의 장애인 흉내내기 놀이는 언제나 진행중... 토마도 역시 형처럼 점점 등이 굽는데 저녁이 되면 코르셋을 벗기고 그 강한 코르셋 아래 보라색 무늬를 확인하면서 그는 토마가 참새를 참 많이 닮았다고 한다. 발간 살갗하며 앙상하게 드러난 갈비뼈 - 단지, 날개만 없을 뿐... 그의 옆을 지키는 마지막 남은 참새 한마리는 오래 오래 머물렀으면 한다. 그의 여동생 마리(마리는 정상아이다)에게 든든한 오빠로서... 남들이 보기에 불행한 상황일지라 하더라도 그가 웃음을 보인다면 그 연극에 함께 동참해주는 게 그들을 돕는 일이 아닌가 하고 생각 해본다. 미래의 아빠가 될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