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별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청량한 가을날 이였다..로 이륙해서 11월의 조국 하늘은 맑고 서늘했다. 아득하였다..로 착륙을 한다.

 

우연히 이런걸 우연이라고 해야하나? 내가 이 책을 만나기까지는 그것도 작가님의 친필 사인이 있는(중요한건 난 이 작가분을 알지도 못한다는...) 이 책을 만나기까지는 무슨 인연이 닿아서 만나게 되었을까? 아는 분이 작가님의 친구분이라고...그래서 그 아는 분이 내 생각에 친필 사인까지 받아서 선물로 주신 책....

원래 소설류를 잘 읽지 않는다.(내가 소설류를 잘 읽지 않는 이유는 모두가 픽션이고 시트콤인데 궂이 내가 남이 지어낸 이야기를 읽을 이유가 있나가 첫번째이고, 두 번째는 소설은 읽다가 중간에 포기를 할 수가 없다. 그 뒤가 궁금해서 중간에 놓을 수가 없어 좀처럼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가 않기에~그런 연유로 내가 잘 읽지 않는 게 소설이다....)더구나 이런 무거운 소설은 더더욱 읽혀지지가 않는다. 픽션이 아닌 논픽션을 바탕으로 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백범 김구선생님이 주인공인 소설이였기에...너무 무거우면 어떡하나하는 걱정때문에...이 책을 읽는 중간중간에 서너권의 다른 책쪽으로 외도를 한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슬쩍 외도를 하면서 오늘에서야 마지막 장을 읽고 작가님의 에필로그를 읽게 되었다.

 

백범하면 대여섯살 꼬마아이들도 알것이며, 그의 자서전 [백범일지]는 MBC느낌표 선정도서가 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거의 다 읽은 책이 아닐까 싶다.

그러기에 김 별아 작가님은 최대한  사실에 근접하게 서술하는 한편, 지나친 숭조성은 지양한다고 했다. 나역시 작가님처럼 열정으로 뜨거운 20대에 읽었던 그 느낌을 최대한 배제하고 읽으려 했다.

그래서일까? 김구선생님의 어설픈 연애사, 이봉창의사나 윤봉길의사들의 숨은 이야기...그리고, 그의 이름 변천사 등을 알 수 있었다.

 

한 사내가 있었다. 역무원으로 일을 하면서 제법 돈도 많이 벌고 건실한 한 사내...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그 사내는 자신보다 늦게 입사한 사람들보다도 돈을 적게 받고 일은 더 많이 하였다.

그 이유는 그가 조선인이였기에...차라리 일본에서 한 일 차별대우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믿지 못할 실마리의 말을 따라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 청년의 성실함으로 일자리는 곧잘 얻었지만...차별대우는 일본땅이 더 심할터...그 와중에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마저 잃고 천애의 고아가 되었다.

그 사내는 일본인 행세를 하면서 그럭 저럭 살다가...상해에 임시 정부가 있다는 말을 듣고 건너간다.

조선인으로서 살기위해서....일본말도 중국말도 한국말도 섞어가며 사용하는 그 사내를 아무도 믿어 주지 않는데...단 한사람 그를 믿어주는 이가 있다. 그렇게 자기를 믿어주는 한 사람과 영원한 쾌락을 위해 독립운동을 한다던 그 사내는 바로 이봉창이였다.

일본천황을 암살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그 사내 비록 성공은 하지 못했지만, 여기 저기 우리 동포들에게 아직 우리는 죽지 않았음을...

윤봉길의사나 안중근의사에 비해 조금은 가려진 한 사내...영원한 쾌락을 위해 독립운동을 한다던

그 사내를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정말 유난히 11월의 가을 하늘이 서늘하다.

마치, 책 표지 컬러처럼 그렇게 서늘하다...

 

시종일관 백범이란 책의 목차는 슬픔 일색이다...냉혹한 슬픔, 쓰라린 슬픔, 아련한 슬픔, 슬픈 밤, 자욱한 슬픔, 고독한 슬픔, 뜨거운 슬픔, 흐르는 슬픔, 거룩한 슬픔....그리고, 슬픔의 축제...

김영랑 시인이 말했던가 슬픔은 찬란하다고...여고시절 대표적 역설적 표현법이라 공부했던 그 찬란한 슬픔....우리나라 사람들은 새들이 노래한다는 표현이 아닌 새들이 운다는 표현을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 밑바닥에 있는 감정은 恨이라 한다....오늘 문득 슬픔이라는 단어가 다른 의미로 이렇게 뜨겁게 다가오기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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