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 개정증보판 한 권으로 읽는 실록 시리즈 8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유난히 유교사상이 짙었던 부모님-아니, 엄마 아래에서 자란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지만, 어느 순간 뒤돌아 보니...어쩜 그리도 엄마와 닮아있는 내모습을 발견하던지~

뜬금없이 조선왕조실록 책 얘기를 하면서 나의 엄마와 나의 성향을 말하는 것은....음...

'여자는 이러이러 해야한다...'

'어디서 상놈같은 행동을 하냐...'

'양반자식은 그런말 하는거 아니다....'

자라면서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왔던 이야기들....난 나의 엄마가 조선시대 사람이라고...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조선이라는 나라는 대의 명분만을 중요시하는 폐쇄적이며 고리타분한 나라라고만 ...

마치 나는 조선의 사람이 아닌 사람인양....그런데, 나도 어쩔수 없는 조선의 피가, 그 뜨거운 조선의 피가

흐르는 사람이다라는 것이다..

 

작년부터인가...주몽과 태왕사신기 등으로 고구려 역사에서 올해는 왕과 나, 이산, 세종 등 조선역사에 관심을 보인다...나도 이에 조선왕조 실록이라는 책을....

 

국운을 다한 고려의 마지막 왕-공양왕을 제 손으로 만들어 놓고 이성계는 이내 고려왕조를 장악하고는

자신이 왕이된다..일종의 구데타이다...

여태껏 봐왔던 사극 드라마들과 오버랩하면서..나는 마치 옛이야기를 듣듯이....빠져 들었다.

가지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고 태조 이성계는 장성한 아들들의 싸움속에서 불우한 노년을 보냈고, 훈민정음을 만든 세종은 지병(당뇨)으로 몸도 약했지만, 무릇 아들 문종에게 위임을 함으로써 왕의 존위감을 더욱 더 굳건하게 만들었지만...그 역시 자식농사는 그리 잘한 편이 아니더라는...

 

그리고, 가장 나의 맘을 짠하게 했던 왕은 '단종'....단종 실록대목에서는 알수 없는 눈물을 참 많이 

흘렸다..지하철 옆자리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할 정도로... 

영월사랑에 푹 빠져버린 친구때문에 작년 가을 다녀온 단종 유배지 청룡포의 기억들과 함께...

그렇게 세조는 친동생을 죽이고 어린 조카를 죽이고 왕이 되었지만, 평생 그 죄책감으로 고생했다고 한다.
결국 신병을 얻었다고 하는데 아마도 단종의 엄마 현덕왕후 혼백의 원한이 아니였을까...
하지만,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세조의 정비 정희왕후...그녀의 내조(?)가 없었다면 아마도 세조실록은 조선왕조 실록에서 없는 대목이지 않았을까...역사적으로 보면 칭송을 받을 국모는 아니었지만...결단력이 강한 여장부..그녀에게 왠지 나는 끌렸다..
당시 거사를 망설이는 수양대군(세조)에게 손수 갑옷을 입혀 그에게 용병을 결행하게 했다고 한다.
역시 세상을 바꾸는 남자 뒤에는 아니, 그 위에는 항상 더 위대한 여자가 있기 마련이다..
황진이가 있어 서화담이 더욱 빛날 수 있었던 것처럼~
하지만, 현명한 여자들만 있었던건 아니다. 성종은 어우동때문에~연산은 장녹수때문에~숙종은 장옥정(장희빈)때문에 조강지처를 마음 아프게 했다...

어린시절 봤던 사극의 영향때문일까...희빈장씨와 연산의 엄마 폐비윤씨가 공통점이 많은거 같다^^

황진의 동지날 기나긴밤 중간 허리를 잘라내어 봄바람 같이 따스한 이불 밑에 넣어 두었다가 정든 임이 오시는 밤 굽이 굽이 펼쳐서 그 밤을 연장하고 싶다는...

고3시절 양야시(국어선생의 닉네임)의 풀이와...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는 연인들에게 짧기만 한 밤이 애닳다는....므흣~

 퍼스트레이디를 두명이나 만든 한명회..

 가장 장기 집권한 영조(51년) > 숙종(45) > 고종(43) > 선조(40) > 중종(38) > 순조(34) > 세종(31) > 인조(26) > 성종(25) > 정조(24)...요즘 대통령들과 견주어 본다면 참으로 긴 장기집권이다...

실학파의 거장인 박지원은...알고보니 요새말로 운동권 청년이였고...광주 민주화 운동 성격을 띄는 홍경래의 난...약간 신종 종교(?) 같은 동학...물론, 아주 갠적인 생각...

 최고의 악후라고 생각했던 희빈 장씨보다 중종의 세번째 와이프 문정왕후는 인종의 효심도 몰라주고 독이 든 떡으로 죽게 만든 희대의 악후라고 한다....


책을 덮으면서 예나 지금이나 신분이 높으나 낮으나....조강지처에게 잘하는 남자가 성공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많은 역사서를 펴낸 저자의 다른 책들도 읽고 싶어진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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