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남녀, 욕망과 삶
이문균 지음 / 밥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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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기위에 먹는가? 먹기위해 사는가?

둘 다 맞는 말이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우린 꼭 음식을 먹어야 한다.

하지만 그 음식에는 다른 것이 있다.



우리는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그 음식을

함께 먹던 사람을 기억하고, 그때의

추억을 소환한다. 때론 고인이 된

사람을 그리워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삼시세끼를 먹는 행위는 생존유지

그 이상의 일이다. 삶을 즐기는 행위이다.

음식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삶을 함께

즐기고 서로에게 기념일을 축하하는 것이다.



즐겁게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음식을 즐기는 것

이상이다. 우리의 식사는 음식자체의 문제를 넘어서

감사하는 마음, 풍부한 내적 삶, 미적 음미 등이

곁들어져 더욱 즐겁고 풍성하게 만든다.



저자님은 음식남녀를 통해 소설 혹은 영화속에

등장하는 음식, 그리고 회고록에서, 성서에서

어떤 의미인지를 말하고 있다.

소설과 영화, 성서는 픽션이지만 회고록은

논픽션이라 더욱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음식은 인간이 지닌 가장 강력한 욕망 중 하나이다.

생존이자 즐거움, 기쁨인 동시에 슬픔이기도 하다.

음식남녀는 식탁과 남녀가 함께 눕는 침대의

거리와 비례하다.



남녀가 음식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마음이 열리고 몸이 열리고 서로에게

다가가고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그중에 어떤 남녀는 평생 한 식탁에서

밥을 먹고 한 침대를 사용한다.



두 남녀가 밥을 먹는 모습만 보아도 안다.

그 두 남녀가 얼마나 서로를 사랑하는지?

그 두 남녀가 곧 헤어질 연인인지?

식사는 그 두 남녀가 얼마나 잘 지내는지를

보여주는 척도와 같다.



식탁에서 관계가 형성된다.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음식을 만든다.

하지만 어느 순간 식사 준비를 그만둔다는 것은

그 남자를 더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남자도 마찬가지다. 여자가 만든 음식을

더 이상 먹지않는다는 것은 이제 그 여자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위 헤어진 연인들이나 이혼한

부부들은 이런말을 한다.

상대방 밥 먹는 것도 꼴 보기 싫다고~



사람들의 관계성에 빠지지않는 것이 음식이다.

마음이 맞는 친구와 음식을 먹으면서 새로운 사귐의

기쁨을 만끽한다.

낯선사람과의 갭을 좁혀주어 친구가 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음식이다.



호스트 병동에 계신 분들에게 생을 마감하는 날

먹고싶은 마지막 만찬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거창한 음식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과 평소에

먹던 너무나 일상적인 평범한 음식들이다.



나 역시 가장 먹고 싶은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유년시절 엄마가 만들어준 고구마 순으로

만든 볶음 요리이다.

단순한 볶음 요리이지만 내게 그 음식은

엄마이고, 순수했던 나의 유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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