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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 이어령 강인숙 부부의 70년 이야기
강인숙 지음 / 열림원 / 2024년 5월
평점 :
이어령 박사님을 생각하면서 나는 왜
김홍신 작가님을 떠올렸는지~
아마도 두 분 다 충청남도 출신이라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이어령 박사님과 강인숙 관장님은
대학 CC였다고 한다.(우와 완전 로맨틱^^~)
그리고 떠난 이를 그리워하며 써내려간 에세이라니
이 또한 너무나 로맨틱하네요~
특히나 국문학을 전공한 청춘 커플에겐
우리가 모르는 애틋한 무엇이 있었겠죠.
연인에게 연인을 위한 글이라 그런지
제목 부터 더 애틋하다.
노사연 & 이무송 부부의 만남이
살짝 떠오르는 건 책 제목탓이겠죠.
암튼 강인숙 관장님은 있는 그대로의
이어령 박사님을 사랑했기에
1도 더하고 덜함이 없이 윤색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했다. (여기서 '윤색'은 윤이
나도록 매만져 곱게 하거나 사실을 과장하거나
미화한다는 뜻임)
책을 읽으면서 내가 찾는 기쁨이나 뿌듯함 중
하나가 바로 읽을 줄 아는 글자이지만
발음이 예쁘거나 그 뜻을 다시 한번
찾아보게끔 하는 단어들을 발견할 때이다.
이 책 또한 그러한 책이다.
'윤색' 외에 '예던', '고이기' 등을 알게되었다.
'예다'는 가다, 다니다의 뜻이고,
'고이기'는 '사랑하기'의 고어라고 한다.
'삽상하다'는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마음이 아주 상쾌하다, 씩씩하여 시원하다,
입은 옷의 매무새가 가볍고 단출하다라는
참 정겨운 말이네요~
매우 좁고 작다는 뜻을 가진 '초협하다',
일이나 물건따위가 마구 얼크러져
정신이 뒤숭숭하고 산란하다는 뜻을 가진
'귀살 스럽다' 따위어 토착어를 아는 것도 ~
새것을 병적으로 좋아하셨다는 이어령 박사님이
그 유명한 88올림픽의 '벽을 넘어서'라는 슬로건도
'굴렁쇠 소년'도 모두 이어령님의 아이디어라는 걸
본문속에서 알게 되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목마름, 의욕 많고 자유로워서
원하는 대로 살았던 막내 시절의 기억을
자양분 삼아서 이어령 박사님의 창작물에
고스란히 담긴듯하다.
특히나 어머니의 부재는 이어령 박사님의
가치관, 정신세계, 자신의 모든 세계를
흔들었다. 사람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고
삶의 지반이 흔들리는 사건이였다.
그렇게 11세 이후로 고아나 다름없었던
이어령 박사님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드디어 사랑하는 연인, 강관장님과의
'만남'이다. 신입생 환영회에서~
그렇게 환영회에서 만난 같은과 CC커플은
오늘날 우리가 연애하는 모습과 같았다.
'썸'을 타기도 하고 다투기도 하고
국문과 출신다운 연서들까지
스물 세살에 시작된 인연은 70년을 함께 했고,
먼저 떠난 이어령 박사님을 그리워하는
강관장님의 마음이 아름다워 오늘밤이
아름답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