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입한 전자도서관에 베케트의 '고도우를 기다리며'라고 있다. 박영사 2001년 12월 출간으로서 전자책은 2004년 3월 날짜이다. 이 전자책이 유통되고 있지는 않다. 역자는 원로 영문학자 홍복유 박사머리말 날짜가 무려 1969년! 뒤에 심지어 1958년에 쓴 역자후기가 있다.


[「고도를 기다리며」가 출판돼 나온 것이 1958년 11월이었다. 그 때에는 독자의 반응이 기대에 어긋났고, 책은 절판이 되어 오늘날까지 11년이 경과하였다. 그 동안 젊은 학도들이 이 책을 꾸준히 찾기는 했으나 극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이제 베케트가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되고 보니, 사방에서 이 책을 찾고 출판사의 권유에 못 이겨, 다시 출판하게 된 것이다. 이것을 계기로 베케트가 재음미·재검토되어서 독자들이 참된 인간의 모습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 이상의 만족이 없을 것이다.] 출처:머리말 * 제목은 '고도우'지만 본문은 '고도'로 표기되어 있다.


[베케트(Beckett)는 아일랜드 사람으로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살았고, 1945년에 불어로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이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2막의 희비극은 불어로 원명이 “En Attendant Godot”인데 그가 친히 영어로 번역해서 Waiting for Godot라고 한 것이다. 


이 짧은 연극이 처음으로 상연된 것은 1952∼3년에 프랑스 Paris의 바빌론 극장(Theatre de Babylone)에서였다. 그것이 영국 London에서도 상연되었고, 내가 이 연극을 본 것은 1956년 5월 미국 New York에 있는 Golden Theatre에서였다.] 출처: 역자후기


지금도 읽을 수 있는 문예출판사판이 바로 이 홍복유 박사의 번역이다. [1953년 1월 초연한 이래 현대 연극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희곡 작품으로 196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뉴욕과 런던에서 현재까지도 꾸준히 공연이 이뤄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1969년 초연한 이후 40년이 넘게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베케트 자신이 영어로 펴낸 《Waiting for Godot》(1953)를 텍스트로 삼아 우리말로 번역한 이 책은 실제 무대에서 배우들이 연기하는 현장감이 살아 있어 약속된 희망의 등불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지만 포기할 수 없는 현대인의 절망적인 운명이 잘 드러나 있다.] 출처: 문예출판사 '고도를 기다리며' 책 소개


베케트는 '고도를 기다리며'를 불어로 먼저 쓰고 직접 영어로 옮겼는데 두 원고가 같지 않다고 한다. 베케트 본인에게는 이 작업이 번역이 아니라 언어를 바꿔 다시 쓰는 일이었으리라. 그러므로 불문학자가 번역한 불어판과 영문학자가 번역한 영어판 둘 다 존재하는 것이 정당하고 바람직하게 여겨진다. 


문예출판사 책 소개에도 그리 나오지만 우리 나라에서의 '고도를 기다리며' 초연은 베케트가 노벨문학상을 탄 1969년이라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그 전에 이미 공연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그 때 '고도우를 기다리며'라는 제목의 홍복유 역본으로 했다고 한다. 


['고도를 기다리며' 국내 첫 공연은 1961년 입력 2006. 5. 4. ](경향신문) https://v.daum.net/v/20060504210109458?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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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heparisreview.org/fiction/3995/emmy-moores-journal-jane-bowles

볼스의 기이하고 반쯤은 세속적이지 않은, 상태가 나쁜 여자 주인공들은 당연히 작가 자신이 겪어온 고통스러운 삶의 단면들을 보여준다. 볼스는 알코올중독과 이전의 뇌졸중으로 약해진 상태로 에미 무어의 일기를 쓴 직후인 1973년 5월, 쉰여섯의 나이에 스페인의 한 병원에서 종종 화려하거나 이국적이었던 보헤미안의 삶을 마감했다.

조울증과 주기적으로 재발했던 혹독한 창작 슬럼프로부터 힘겹게 얻어낸 글쓰기에 관련된 수많은 일화가 볼스의 작품에 담겨 있다. 이미 오래전인 1967년, 현대시의 거장 존 애시버리는 볼스를 가리켜 "모든 언어를 망라해 가장 세련된 현대 소설가"라고 했다. 볼스는 수많은 동시대 작가들과 독자들에게 최고의 작가로 여겨지지만, 여전히 지독할 만큼 평가절하되었다. (리디아 데이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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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lton Hotel New York No. 1, 1926 - Georgia O'Keeffe - WikiArt.org





East River from the Thirtieth Story of the Shelton Hotel, 1928 - Georgia O'Keeffe - WikiArt.org










어떤 일을 시도하기 전에 헨리 호텔에서 홀로 몇 주일을 보내는 것도 계획에 있었다. 심지어 시작하자마자 일기를 쓸 생각도 없었다. 다만 가만히 앉아 내 생각을 정리하고 습관의 매듭이 저절로 풀리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여기 온 지 1주일 만(이틀 전)에 나는 과거의 삶과 단절된 채 혼자 있음을 느끼고 깜짝 놀랐다. 그래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나는 헨리 호텔에 묵은 지 겨우 2주일에 접어들었으면서 몇 달 동안 이 곳에 머무르는 척 거짓말을 했다. 다들 내가 여기 오래 있었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사람들에게 인상적으로 보이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다. (중략) 어쩌면 나는 그렇게 말하는 내 말을 듣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러기를 바란다.

"어떤 말도 하지 않았어. 헨리 호텔에 왜 묵는지 이유를 밝히지 않았어. 나 자신을 정당화하지도 않았어."- 에미 무어의 일기 | 제인 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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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요점을 말할게. 내가 지금까지 한 말들을 당신이 일종의 농담으로 받아들일 것을 아주 잘 알아.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그토록 광범위하고 부정적인 속성을 언급했다고 내게 짜증을 내겠지. 당신은 분명 내가 제시한 세계의 그림이 정확하지 않다고 생각할 테니까.

나는 당신이 내 모든 진실을 알았으면 좋겠어. 하지만 내가 원하더라도 당신에게 내 무지를 숨길 수는 없을 거라고 상상하지는 말아줘. 나는 꾀가 많고 또 여성스러워서 평생 당신 곁에 살면서 매일 당신을 속일 수도 있어. 하지만 여성스러워 보이기 위해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며 살아가지는 않을 거야. 그런 일이 시간이 어떻게 잡아 먹어버리는지 잘 아니까. - 에미 무어의 일기 | 제인 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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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가 없게 하자. 내 일기는 출판하기 위해 쓰는 거니까. 나는 내 영광을 위해 출판하기를 원하기도 하지만, 다른 여성들을 원조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그는 내게 동정적이고 다정하다. 내가 행복하기를 바라고, 내가 행복하지 않아서 걱정한다. 그는 내가 나 같은 부류의 여성스러운 사람임을 얼마나 개탄스러워하는지를 포함해 내 모든 것을 안다.

내 나라의 여성들은 특별히 남성적이고 독립적이라 연대를 지휘하거나 필요하면 무인도에서도 삶을 꾸려나갈 수 있을 정도다(예가 허술하지만, 요점을 전달하고 있다).

나는 출판을 기대하고 일기를 쓰기 때문에 내가 이 세상의 모든 공간을 차지하기라도 한 것처럼 장황하게 떠들고 싶지는 않다. 어떤 출판사도 무명의 여성이 쓴 ‘거창한’ 일기를 출판하지는 않을 것이다. - 에미 무어의 일기 | 제인 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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