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는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속 환영받지 못하는 십대 커플을 보며 (임신 문제는 별개로) 로미오와 줄리엣이 생각났는데 그러다가 이 책에 손이 닿아 '마을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기 시작했다. 고트프리트 켈러의 연작소설집 '젤트빌라 사람들'의 일부라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켈러 [Gottfried Keller]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1856년 1월 켈러는 「마을의 로미오와 줄리엣」(Romeo und Julia auf dem Dorfe) 등 주옥같은 이야기 다섯 편을 실은 연작소설집 『젤트빌라 사람들』(Die Leute von Seldwyla)을 출간했다. 가상의 산간도시 젤트빌라에 사는 사람들이 엮어내는 이 이야기는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켈러는 오랜 뒤 1873년에서 1874년 동안 몇 편의 이야기를 더 집필해 젤트빌라 소설집 개정판을 출간했다.

『젤트빌라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조국 스위스에 대한 작가의 애정과 염려가 동시에 녹아 있다. 켈러는 따뜻한 이해와 동시에 반어적인 비판안을 가지고 인간적 삶의 다채로움, 나아가 그 속물주의와 비극성을 정교하고도 진지하게 묘사했다. (역자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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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ine21.com/movie/info/?movie_id=10634 이 영화를 조던 필 감독의 겟 아웃과 비교해서 보면 흥미롭다. 


영화 '스켈리톤 키'에 빌리 홀리데이의 노래 '스트레인지 프루트'가 연상되는, 나무에 흑인을 매달고 불을 지르는 장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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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홉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이 제목과 주요 모티브를 제공하고 그 외의 많은 디테일이 쌓여 촘촘하게 쓰였다. 류보선의 작품해설 '식별 불가능한 세계의 발견과 그 의미'로부터 옮긴다.


다음 링크는 하성란의 이 단편으로 만든 라디오드라마로서 마지막에는 작가와 전화연결도 한다. https://archive.org/details/podcast_jongyeong-radio-dogseosil_0412il-gaereul-derigo-danineun_1000339838799


Lady with the Dog, 1903 - Konstantin Somov - WikiArt.org



겉으로 드러나는 하성란의 소설의 특이점은 여럿이다. 현재형 문체(초기의 경우), 현미경적 묘사, 말하지 않기 혹은 집요한 보여주기, 이름없는 인간들과 이름이 선명한 사물들, 도플갱어 모티브 혹은 분신 모티브, 동명이인 모티브, 그리고 최근에는 맛에 대한 히스테리적 집착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 P412


하성란의 소설은 특이하게도 서사화에서 인간의 감옥 혹은 죽음을 발견한다. 한 사람의 삶이 과거에 있었던 몇 개의 사건을 중심으로 서사화되는 순간, 그 순간 그 개인은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사람과 나누어 가질 수 없는 그만의 비교 불가능하고 대체불가능한 고유성의 흔적들은 모두 사라진다고 믿는다. 서사화란 곧 상징 질서에 집어삼켜지는 과정에 불과하며 그것이 이루어지는 순간 그 개인은 대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는 순종하는 신체로 전락한다. 그런 까닭에 하성란의 소설은 서사화될 수 없는 것들에 집착하는 한편 서사화되면서 사라진 희미한 그림자들, 맛들, 아우라들을 복원하고자 혼신의 힘을 다한다. - P412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은 나레이션이 없는 흑백화면을 보는 듯하다. 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역시 이제까지의 하성란 소설이 그러하듯 인간의 개별성 모두를 집어삼키는 상징 질서와의 처절한 쟁투가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이 덜 말해진 느낌을 준다. 우리에게 익숙한 소설의 문법에 기대어보자면, 적어도 무언가가 하나둘은 더 있어야 한다. - P413


아주 쉽게 사랑이라 획정하여 제도의 틀 안에 포획시키거나 역시 쉽게 획정하여 누군가에게 결정적인 불행을 안기려고도 하지 않는다. 다만 이 식별 불가능하고 결정 불가능한 상태를 자신의 감정의 출발점으로 삼아 그 식별 불가능하고 결정 불가능한 그것에 그녀 자신을 맡겨두려 한다. - P414


하성란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은 하성란의 소설이다. 그런 까닭에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은 말할 바를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에 말하고자 하는 바가 없는 것은 아니다. 꼼꼼히 읽어보면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은 어떤 담론이나 이야기에 당연히 배제될 수밖에 없는 각 개인들의 마음의 무늬 혹은 마음의 섬세한 파장들을 집요하게 묘사한다. 그리고 그를 통해 이곳에 사는 우리들은 결코 순종하는 신체들이 아님을 증명하고자 한다. (류보선) - P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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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오월 두번째날이다. 올해의 1분기가 흘러갔다. 곧 늦봄이 되겠지. 한지민과 정해인이 주연한 드라마 '봄밤'(안판석 연출)을 정주행했다. 어려운 사랑이다.



No Direction · Rachael Yamagata https://youtu.be/to90Ku_xK8s






〈봄밤〉의 이정인(한지민)은 불쌍한 미혼부 유지호(정해인)와 짠내 나는 사랑을 만들어간다. 한국 로맨스 드라마에서 남자주인공의 직업으로는 처음이지 않을까 싶은데, 유지호는 작은 동네 약국에서 근무하는 약사로 정인과는 약국에서 처음 만난다. 숙취 약을 사러 왔다가 지갑을 안 가져온 바람에 외상을 하게 된 정인과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둘은 영업이 끝나 불 꺼진 약국에서 두 사람만의 시간을 갖는다. 손님용 간이 벤치에 나란히 앉아 그들은 처음으로 자기 얘기를 꺼낸다.
 
"나 결혼할 사람이 있어요."
"난 아이가 있어요."

우리의 또 다른 ‘서른다섯 살’ 〈봄밤〉의 이정인에게 어울릴 사자성어는 무엇일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바로 자천우지(自天祐之)다. 생명력이 충만한 건 역시 사계절 중 봄이 최고다. 아자, 아자! 내 행복은 내가 직접 만든다. 민정인아, 이제 우리 꽃길만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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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나 오캄포가 쓴 '자손'이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은 우리가 늘상 체험하고 목격하지만 해결하기는 어렵고 포기하기는 더욱 어려운, 강한 자에게 학대당하는 약한 자들의 이야기이다. 많은 경우가 그렇듯이 이 경우에 그 나쁜 강자는 바로 가족이고 아버지이다. 자식들이 문제를 타개하려고 짜낸 비책이 어떤 부메랑이 되어 본인들에게 돌아오는지까지 이 짧은 소설은 다 보여준다.

House with two stairs, 1960 - Carel Willink - WikiArt.org

아르투로 형이 결혼하고 나서야 나는 형과 다른 방을 쓰게 되었다. 그토록 원했던 나만의 방을 갖게 되었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그건 불행의 시작이었다. 아르투로와 형수(이 말을 할 때면 어색해서 온몸이 얼어붙는다)는 집에서 가장 을씨년스러운 맨 안쪽 방을 사용했고, 나는 거리를 향한, 회반죽과 대리석으로 만든 발코니가 있는 다른 방을 썼다.

어느 날 형이 길 잃은 개 한 마리를 주워와서는 덤터기를 쓰지 않으려고 나에게 선물했다. 개를 옷장 뒤에 숨겼지만 짖어대는 바람에 곧 들통나고 말았다. 라부엘로는 정확한 조준 솜씨와 나의 무력함을 입증이라도 하듯 총알 한 방으로 개의 머리통을 박살냈다. 그것으로도 성이 차지 않았던지 나에게 개가 잠자던 곳을 혓바닥으로 핥게 했다.- 자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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