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나 오캄포가 쓴 '자손'이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은 우리가 늘상 체험하고 목격하지만 해결하기는 어렵고 포기하기는 더욱 어려운, 강한 자에게 학대당하는 약한 자들의 이야기이다. 많은 경우가 그렇듯이 이 경우에 그 나쁜 강자는 바로 가족이고 아버지이다. 자식들이 문제를 타개하려고 짜낸 비책이 어떤 부메랑이 되어 본인들에게 돌아오는지까지 이 짧은 소설은 다 보여준다.

House with two stairs, 1960 - Carel Willink - WikiArt.org

아르투로 형이 결혼하고 나서야 나는 형과 다른 방을 쓰게 되었다. 그토록 원했던 나만의 방을 갖게 되었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그건 불행의 시작이었다. 아르투로와 형수(이 말을 할 때면 어색해서 온몸이 얼어붙는다)는 집에서 가장 을씨년스러운 맨 안쪽 방을 사용했고, 나는 거리를 향한, 회반죽과 대리석으로 만든 발코니가 있는 다른 방을 썼다.

어느 날 형이 길 잃은 개 한 마리를 주워와서는 덤터기를 쓰지 않으려고 나에게 선물했다. 개를 옷장 뒤에 숨겼지만 짖어대는 바람에 곧 들통나고 말았다. 라부엘로는 정확한 조준 솜씨와 나의 무력함을 입증이라도 하듯 총알 한 방으로 개의 머리통을 박살냈다. 그것으로도 성이 차지 않았던지 나에게 개가 잠자던 곳을 혓바닥으로 핥게 했다.- 자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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