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집 데카메론 프로젝트 중 최근 읽은 리버스 솔로몬이라는 작가가 쓴 단편이 맘에 들어 페이퍼로 남긴다. 주인공 소녀의 이름이 제루샤, 키다리 아저씨 주디의 본명과 같다. 


도서관에 대해 말하자면, 제루샤는 절대 가지 않았다. 안내 데스크에서 일하는 여자가 공식적인 대출 한도가 열 권인데도 흑인과 멕시코 출신 사람들에게는 한 번에 두 권 이상 대출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네가 감당할 수 있는 것 이상을 가져가지 않는 게 좋아. 안 그러면 괜히 내지도 못할 연체료가 부과될 테니까. 일단 두 권으로 시작하고, 이 책들을 제때 반납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도록 해."

딸이 태어난 날, 머리를 빡빡 밀어버린 엄마의 사진이 있다. 그녀는 모든 것을 단절하고픈 충동에 휩싸였다고 제루샤에게 말했다. 어쩌면 호르몬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제루샤가 태어나는 것을 보며 예전 삶을 파괴하지 않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로첼은 남편과 이혼했고 여호와의 증인을 떠났고 레즈비언이 되었다.

제루샤는 그녀 자신의 아마겟돈을 일으켰으며, 그것이 좋았다. - 리버스 솔로몬 ‘분별 있는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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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미래도서관 백년 프로젝트는 시작연도인 2014년부터 해마다 한 명씩 저자를 백 명 선정하고 작품은 밀봉하여 공개하지 않는다. 첫 작가는 마거릿 애트우드. 


[네이버 지식백과] 미래 도서관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765002&cid=43667&categoryId=43667


Two birches in winter en plein air, 1996 - Alfred Freddy Krupa - WikiArt.org





지어지지 않은 도서관으로 길을 안내하는 신비로운 자작나무들은 빠른 만족과 갑작스러운 유명세, 베스트셀러의 승리감을 원하는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 중 그 누구도 그곳에서 마거릿 애트우드의 새로운 작품을 읽지는 못하겠지만, 미래도서관은 새로운 세대에 대한 믿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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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수 배우가 출연한 드라마 '키마이라'를 봤다. 시종일관 흥미진진하지는 않지만 기억에 남은 요소들이 있다. 키마이라(키메라)가 불을 뿜는 점에 착안하여 이 드라마는 방화를 다루고 여성 과학자와 여성 프로파일러가 등장하며 범인의 정체는 예상을 뒤엎는다.


[혼종 키메라 언어는 경계위반의 사이보그적 글쓰기의 모델이다. 그것은 유색여성들의 언어정치이자 그들의 언어를 공용화폐로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인본주의(Humanism)에서 사이보그-견본(犬本, caninism)주의로: 『해러웨이 선언문』(책세상, 2019)에 관해 (임옥희) https://www.kci.go.kr/kciportal/landing/article.kci?arti_id=ART002500978



키마이라 아풀리아 판( ca 350-340 BCE , 루브르) By Lampas Group - Jastrow (2006) -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커먼즈







해러웨이는 우리 모두가 사이보그, 즉 기계와 유기체의 결합인 일종의 혼종으로서 키메라라고 생각한다.

키메라는 원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괴물로, 사자의 머리와 양의 몸통과 뱀의 꼬리를 가졌다. 따라서 키메라는 유전자 조작으로 서로 다른 종을 결합하여 새로운 종을 만들어 내는 것에 대한 은유가 된다.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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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퇴고'에 밑줄을 긋는다. 

Still life with candlestick, 1937 - Pablo Picasso - WikiArt.org



극히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라도 눈부신 글을 써낼 수 있지만, 눈부신 퇴고는 오직 상흔을 안은 늙은 프로만이 할 수 있다.

퇴고의 동기는 글이 독자에게 통하게 하고 싶다는 욕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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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공각기동대는 안 봤지만 스칼렛 요한슨이 나오는 실사영화는 봤다. 역시 SF영화인 '루시'와 '언더 더 스킨'도 봤는데 후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언더 더 스킨'에서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하는 새로운 크리쳐는 마치 오디세이아 속 세이렌 같다. 원작소설이 있다. 


추상적 감성을 실체화한 실험영화 ‘언더 더 스킨’ (송효정)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77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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