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르스나르 흉상 By Jacques59370 - Own work, CC BY-SA 3.0, 위키미디어커먼즈







나는 기쁨이 우리에게 빚진 것은 없다고, 우리가 원통해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보다 공정하게, 자위했소. 추측하건대 우리가 합리적이라면 모든 것이 그나저나 피차일반일 것이며, 행복은 아마 보다 잘 견뎌낸 불행에 불과할 거요. 나는 속으로 그런 말을 했소.

왜냐하면 용기는 우리가 세상의 일을 변화시킬 수 없을 때, 그대로가 옳다 인정하는 것이니 말이오. 그렇다 해도, 무언가 부족함이 삶에, 혹은 단지 우리 자신 속에 들어 있게 되면, 그것에 대한 상실감이 덜어지는 것은 아니고 그로 인한 고통은 여전하오. 당신도 마찬가지로, 여보, 행복하지 않았소.

관습은 여인들에게 열정을 허용치 않소. 단지 사랑을 허용할 뿐이오. 그런 까닭에 아마 여인들은 그토록 전심전력 사랑할 거요. 당신이 쾌락적 생을 위해 태어났다 말할 수는 없으리다.

그 말에는 죄스러운 무엇이, 아니면 적어도 금지된 무엇이 내포되어 있으니 말이오. 나는, 여보, 당신이 기쁨을 체험하고 기쁨을 나누어주기 위해서 태어났다 말하고 싶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은 철학이나 종교 담론과 다르고, 소설가의 일이 ‘악’에 대한 질문에 논리적인 답을 내놓는 것은 아니다. 


제르맹 역시, “작품의 인물은 실험적 자아”라는 밀란 쿤데라의 말을 인용하면서, 소설 속 인물은 상상의 인물들이지만 작가가 다루는 것은 추상적 대상으로서 인간이 아닌, 현실의 인간을 성찰할 수 있는 실존적 존재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따라서 제르맹의 핵심적인 관심은 인간 내면 깊숙한 곳의 ‘어둠’을 탐사해 인간의 실존을 다루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그녀의 작품에서 그려지는 악은 적당한 수준에서 멈추지 않는다. 거짓과 광기, 이기심과 무정함, 집착과 근친상간, 심지어는 살인까지도 자행하는, 극단적인 수준의 ‘악’이 그려진다. 


근원적인 차원에서 정면으로 인간의 심연을 응시하고, 인간성을 성찰하려는 작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제르맹이 ‘악’을 그리는 것은 일반적인 의미의 윤리적 기준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성’ 자체를 탐색하는 일이다.


인간의 어둠을 성찰함으로써 빛을 발견하고 모색하는 것, 인간의 인간다움을 실현할 길을 묻는 것이다.] 


출처: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811778 실비 제르맹에게 있어서 악의 문제, 프랑스문화예술연구(ECFAF), 2022, vol.79, pp. 171-202 (32 pages), 유치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이버 지식백과] 야누슈 코르차크 [Janusz Korczak]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50029&cid=40942&categoryId=34329


[네이버 지식백과] 야누슈 코르착 (EBS 어린이 지식e, EBS 지식채널ⓔ 제작팀, 서선정, 민재회, 김잔디, 박은애)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430772&cid=58436&categoryId=58436

Janusz Korczak memorial By B. Železník - Own work, CC BY-SA 3.0, 위키미디어커먼즈


야누슈 코르착(야누쉬 코르차크)와 아이들의 이야기는 보고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리다. 그가 쓴 책을 포함, 그에 관한 책들이 꽤 많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Wedding, 1918 - Marc Chagall - WikiArt.org





우리는 반드에서 비 내리는 10월 어느 날 결혼했소. 모니크, 나는 우리의 약혼기간이 조금 더 길었으면 하고 내심 바랐소. 나는 시간에 휩쓸려 가는 것보다는, 시간을 타고 가는 것이 좋소.

나는 내 앞에 펼쳐지려는 생활에 불안이 없을 수 없었소. 내 나이 스물둘이었고 당신은 내 삶을 차지한 첫번째 여자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할 거요.

그러나 모든 것이, 당신 곁에선, 언제나 간단했소. 나는 당신이 나를 그토록 조금만 무섭게 하는 것이 고마웠소.

성주(城主) 부처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출발하고, 우리도 역시 출발하려고, 둘이 함께 출발하려고, 채비를 했소.

우리는 마을 교회당에서 결혼했는데, 당신의 부친이 먼 지방 원정으로 출타중이어서, 식장엔 몇몇 친구들과 나의 형이 있었소.

형은 여행 경비가 부담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참석하러 왔소. 형은, 형 말을 빌리자면, 내가 집안을 구했다고 감지덕지 고마워했소. 나는 그제야 형이 당신 재산을 두고 하는 말이라는 것을 이해했고, 그것은 나에게 수치심을 주었소.

나는 묵묵히 있었소. 하나 여보, 당신을 우리 가족에게 희생양으로 바치는 것이 당신을 나 자신에게 희생양으로 바치는 것보다 더 죄가 되는 것이었겠소? 그날은, 지금도 기억나는데, 햇살과 빗줄기가 교차되는 그런 날, 사람의 얼굴처럼, 표정이 쉽사리 바뀌는 그런 날이었소.

날씨는 화창하려고 애쓰는 듯했고 나는 행복하려고 애쓰는 듯했소. 하나님, 나는 행복했소. 자신없이 행복했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진: UnsplashPeter Herrmann





내가 쇼팽이었거나 모차르트였거나 혹은 페르골레즈였다 하더라도 나는 단지, 시골의 어느 음악가가 겸허하게 나날이 최선을 다할 때 실현하는 것만을, 아마 불완전하게, 표현할 것이오.

나는 최선을 다했소. 나의 첫번째 콘서트는 실패보다 훨씬 못한 것, 반쪽 성공이었소.

내가 콘서트를 하기로 결심하기 위해서는 온갖 물질적 이유들과 사교계 인사들이 우리를 도와주겠다고 나설 때 그들이 우리에게 갖는 그 권위가 필요했었소.

우리 집안은 비엔나에 꽤 먼 친척들이 여러 명 있었소. 그들은 내게 있어서 거의 후원자들이자 또한 완전한 이방인들이었소. 내 가난이 그들에겐 조금 모욕적이었소. 그들은 내가 유명해지기를 바랐소. 사람들이 내 얘기를 할 때 거북스러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말이외다.

나는 그들을 어쩌다 간간이 만났소. 그들은 나를 싫어했는데 아마 내가 도움을 청하질 않아 그들에게 거절할 기회를 안 주었기 때문이었을 게요. 그럼에도 그들은 나를 도와주었소. 그것은, 나도 잘 아는데, 그들에겐 그다지 부담이 될 것도 없는 도움이었소만, 여보 무슨 권리로 우리가 후의를 요구할 수 있을지 나는 모르겠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