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꿈. 집이 텅 비어 있었다. 빈 공간에서 나는 어리둥절했다. 꿈의 의미와 메시지는 매우 간명하다. 이사 준비! 이사가 다음 달이다. 이사 준비 자체는 노역이자 고역에 가깝지만 대청소와 정리를 할 기회라서 장점이 크다. 책짐도 줄여야지. 책이 많지 않지만 또 덜어내자. 그러나 꼭 그럴 필요도 없다. 안 읽을 것 같지만 버리기 싫은 책들은 상자나 안 쓰는 여행가방 같은 데에 넣어  간직하면 된다. 자, 나 자신에게 명하고 권하노니 이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어서 머리를 쓰고 손발을 움직이렴!

Sun in an Empty Room, 1963 - Edward Hopper - WikiAr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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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르맹은 엠마누엘 레비나스의 제자로 그의 철학에 깊은 영향을 받았는데 특히 ‘얼굴’ 개념에 집중한다. 제르맹은 낭테르 대학에서 ‘얼굴’에 관한 주제로 박사논문을 썼다.

 

Perspectives sur le visage : trans-gression, dé-création, trans-figuration(1981) 논문을 쓸 당시에는 얼굴의 윤리적 의미보다는 미학적인 관점에 집중했다고 한다.

 

레비나스의 얼굴은 타자가 자신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신체의 일부가 아니라 존재 전체를 표상한다.

 

그는 참다운 의미의 타자는 결코 자아와 동일화될 수 없는 절대적 타자성을 지닌다고 한다.

 

자아의 능력을 무한히 벗어난 절대적 타자는 전체성에 저항하는 무한성을 지니고, 타자에 대한 절대적 책임성을 핵심으로 한다.

 

레비나스에게 무한성을 지닌 타자의 얼굴은 윤리를 체험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출처: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811778 실비 제르맹에게 있어서 악의 문제, 프랑스문화예술연구(ECFAF), 2022, vol.79, pp. 171-202 (32 pages), 유치정

Face (green nose), 1986 - Roy Lichtenstein - WikiAr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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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르스나르 1982 By Bernhard De Grendel - Own work, CC BY-SA 4.0,위키미디어커먼즈






당신은 내가 너무 오랜 기도로 나를 지치게 한다고 부드럽게 나무랐소. 우리는 서로서로에게 절망적이리만큼 잘했소. 당신은 그 시기에 극심한 불면에 시달렸소. 나 역시 잠드는 것이 힘들었소. 우리는 서로에게 안타까움을 털어놓지 않으려고 잠이 든 것처럼 꾸몄소. 아니면 당신은 울었소. 내가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최대한 소리를 죽여 울었고, 그리고 나는 그 소리를 못 들은 척했소. 달래줄 수 없는 눈물이라면 모른 척하는 편이 나을 터요.

우리는 눈물에서 일종의 가련한 만족을 얻었소. 우리 둘의 상호간 비탄은 행복이 그랬을 것처럼 우리를 결합시켜놓기에 이르렀소. 당신 역시 변했소. 내가 당신에게서 예전의 조용함을 탈취해버린 듯했소. 그렇다고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지도 못하고서 말이오. 당신도 나처럼 까닭없이 조급해졌다가 갑자기 침울해지곤 했소. 우리는 이제 서로 의지하는 두 명의 환자에 불과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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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oov3 - Own work, CC BY-SA 3.0,위키미디어커먼즈 [Her epitaph, in French, reads, "Plaise à Celui qui Est peut-être de dilater le coeur de l'homme à la mesure de toute la vie". This has been translated as, "May it please the One who perchance is to expand the human heart to life's full measure" in her novel The Abyss.]





자신이 남에게 야기시킨 고통은 맨 나중에야 알게 되는 법이오. 게다가 당신은 고통을 숨겼소. 초기에 나는 당신이 그런대로 행복한가보다 추측했소. 당신은 나를 기쁘게 하기 위해, 말하자면 당신을 가리려고 노력했소. 당신의 아름다움을 파묻어버리는 어둡고 두터운 옷차림을 했지요. 왜냐하면 조금만 공들인 단장도 마치 사랑의 제안이라도 되듯 나를 놀라게 했기 때문이오 (당신은 벌써 그것을 알고 있었소).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는 않았지만 당신에게 몹시 애틋한 애정을 품었소. 잠시만 당신이 곁에 없어도 나는 온종일 기분이 울적했소, 그러나 당신과 멀리 떨어져 있어서 괴로웠는지, 단지 내가 혼자된 것이 두려웠는지는 아무도 모를 노릇이었소. 나 자신도 어느 쪽인지 몰랐소.

우리 둘은 신앙 실천에 열렬히 빠져들었는데, 그러한 신앙은 더이상 우리의 진정한 믿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었소. 모든 것이 결핍된 사람들은 하나님을 찾는데, 그러는 그 순간 그들에겐 하나님도 결핍되오. 자주 우리는 사람들이 여행중 찾아가는 어둠침침하고 환대적인 해묵은 교회당들을 오래 둘러보곤 했소. 우리는 그런 곳에서 기도하는 습관까지 붙였소. 우리는 저녁에 몸을 꼭 붙이고 적어도 공통적인 열정에 의해 결합되어 집으로 돌아왔소. 우리는 거리에 남아 다른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려고 핑계를 만들곤 했소. 다른 사람들의 삶은, 우리가 그 삶을 직접 사는 것이 아니니까, 언제나 쉬워 보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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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주네가 렘브란트에 대해 쓴 책을 발견, '장 주네 렘브란트'로 검색하다가 찾은 기사다. * [‘사랑의 이미지’…화가는 ‘사랑’을 그린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5/0000205436?sid=103

Hendrickje Bathing in a River, 1654 - Rembrandt - WikiArt.org * 렘브란트 반 레인 「개울에서 목욕하는 여인」http://www.jeju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560 재혼한 부인 헨드리케가 모델이다.


Hendrickje Stoffels in velvet beret, c.1654 - Rembrandt - WikiAr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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