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2023.1.2호의 'table 아니 에르노 『카사노바 호텔』정혜용+송지선+천희란 나와 같은 부류의 한풀이'로부터

부르디외 묘소 By ManoSolo13241324


아니 에르노의 '카사노바 호텔'(정혜용 역)에 부르디외를 추모하는 글 '슬픔'이 실려 있다. cf. ‘사회학과 장례식’ - 경향신문 https://www.khan.co.kr/opinion/yeojeok/article/202410231827001






정 「슬픔」을 읽다 보면, 에르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부르디외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그 의미가 뭔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글 자체도 좋았어요. 이렇게 덤덤하고 담백한 글이라면 죽음의 자리에 추도사도 나쁘지는 않겠구나 싶게요.

천 부르디외를 다룬 「슬픔」에서도 결국 에르노 자신의 문학적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이야기를 덧붙이고 있어요. 부르디외의 이론이 사회결정론으로 해석되는 슬픔에 대해 말하면서, 지배 과정을 객관화하는 것이 오히려 운명론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라는 자기 믿음을 드러내죠. 에르노 글쓰기의 방향, 동력 같은 걸 가늠하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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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테레사'(존 차)로부터


[Mario Ciampi designed the building (completed in 1970) that was the former home of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Art Museum and Pacific Film Archive (BAMPFA) on Bancroft Way in Berkeley, California, where Cha worked while attending graduate school. Cha's estate donated her works to BAMPFA in 1991.] By mliu92 from San Mateo - 9414 BAM-PFA, CC BY-SA 2.0


[조해진 소설 | 잘 가, 언니] 1회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621563.html 2014년 한겨레에 연재한 조해진의 '잘 가, 언니'(소설집 '빛의 호위' 수록)는 차학경 아카이브가 있는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버스 안에서 차학경의 '딕테'를 꺼내읽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조해진 소설 | 잘 가, 언니] 8회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623097.html 마지막 8회에서 제목인 '잘 가, 언니'가 고 차학경의 여동생 차학은의 편지('관객의 꿈' 수록)로부터 왔음이 밝혀지며 편지가 발췌인용된다. 조해진의 이 작품은 테마소설집 '한밤의 산행'(2014)에도 실려 있다.


차학경 - 테레사 학경 차의 오빠 차학성 - 존 차는 '안녕, 테레사' 외에도 '버드나무 그늘 아래'란 책이 번역출간되어 있고(역자가 같다), '차학경 예술론' 공저자이다.



예술가 차학경에 대한 기억은 전시회에서 만난 그의 작품들에서 비롯된다. 지금 내게 아직도 남아 있는 당시의 느낌은 어떤 형언하기 어려운 안도감 같은 것들이었다. 그 안도감은 ‘아, 이렇게도 언어와 언어 행위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구나’ 하는 것이었고, 동시에 그녀의 작품들은 나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었다.

덧없는 우리의 생애와 빛나는 기억을 독자와 함께 공유하자는 마음에서 테레사의 막냇동생 차학은이 그녀에게 보내는 시 한 부분을 덧붙인다.

나는 떠올려요 그녀의 무릎 위에 앉아 있었던 것을 태양은 저기 높은 곳에서 빛나고 있었어요 그녀는 무언가를 가리켰어요 그녀는 말했어요, "저것 봐, 저것 봐!" 나도 가리켰어요

나는 떠올려요 하얗고 반투명한 커튼 위로 던져진 우리의 그림자들 그녀가, 둥글게 잡고 있는 내 팔에서 잡아당긴 실을 감아 커다란 실뭉치를 만들 때 나는 지켜보았어요 그 마지막 조각이 내 손에서 떨어져 마룻바닥을 가로질러서 그리고 그녀의 무릎 위에서 그녀의 손으로 사라지는 것을 - 역자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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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동 지못미......


Marx's The Poverty of Philosophy By Photograph by Tim Davenport ("Carrite") from a specimen in his collection.


[네이버 지식백과] 철학의 빈곤 [哲學─貧困]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66926&cid=40942&categoryId=31514


'마르크스 엥겔스 저작 선집'(박종철 출판사) 1권에 '철학의 빈곤'(마르크스) 일부가 실려 있다.




프루동은 자신의 책 『빈곤의 철학 Philosophie de la misère』에 대한 비평을 마르크스에게 부탁하는 우를 범했다. 마르크스는 이틀 만에 책을 다 읽고는 오류가 있고 피상적이지만 매력적인 문체를 구사하고 있고 대중을 오도할 수 있을 만큼 유창하면서 진지하다고 평했다.

그리하여 마르크스는 『빈곤의 철학』을 공격해 책에 담긴 주장뿐만 아니라 진지한 사상가로 알려져 있는 프루동의 명성까지 단번에 파괴해 버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빈곤의 철학』에 대한 응답으로 1847년에 『철학의 빈곤 The Poverty of Philosophy』이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르네상스 시기의 유명한 논쟁들 이후로 한 사상가가 다른 사상가에게 가한 가장 신랄한 공격이 담겨 있다. - 5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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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마르크스'(이사야 벌린)의 '파리' 편은 상당히 흥미롭다.

Cafe de la Regence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여기에서 만났다고 한다.


[인간적 가치를 사랑했던 마르크스의 인문정신]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636434.html 강신주의 이 글은 마르크스의 1844년 파리 시절로 시작한다.




학창 시절 이래 그는 여가 시간을 주로 독서를 하며 보냈지만, 파리에서의 그의 독서 욕구는 모든 한계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그는 헤겔 철학으로 전향하던 때처럼, 미친 듯이 온갖 자료와 책을 읽었고, 노트를 인용문, 발췌문, 긴 주석들 — 그는 나중에 책들을 집필할 때 이것들을 많이 가져다 썼다 — 로 가득 채웠다.

마르크스가 원한 것이 역사 연구와 동시대의 관찰에 기초한 완벽한 행동 계획이었다면, 아마 그는 파리에 도착했을 당시 자신이 살롱과 카페에 모여 있던 개혁가들과 예언자들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유일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두 사람은 1844년 2월 마르크스가 주관하는 잡지에 엥겔스의 「정치경제학 비판 개요」가 실리고 나서 1844년 8월 말이나 9월 초쯤에 파리에서 서로를 알게 되었다.

마르크스 씨만큼 많이 알고, 많이 읽고, 읽은 것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은 거의 없다. - 바쿠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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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aladin.co.kr/790598133/15037855 작년 오늘 포스트에 이어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김은주)의 주디스 버틀러 편으로부터 옮긴다. 미국 대선을 보며 그녀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미 백악관 1896년 By Alfred S. Campbell







무엇보다도 인정의 문제는 인간으로서 인정, 즉 이 공동체에서 함께 살아갈 자격을 얻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우선은 생존의 차원에서 그리고 나아가 문화와 상징의 차원에서, 우리는 공동체를 필요로 한다.

버틀러는 인정 규범의 보편성과 항존성을 의문시하면서,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인정 규범의 다양한 기준을 제기한다. 규범은 나를 살게 하기도 죽게 하기도 한다.

버틀러는 이러한 인정의 문제를 이원적 젠더 규범에 적용한다. 젠더에 대한 규범적 관념은 누군가의 삶을 무너뜨리고 삶을 지속할 힘을 약화시킬 수 있다. 모든 힘이 소진되었을 때, 한 사람의 인격은 사라지며 죽음의 영역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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