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으니까 귀여워 - 어른을 위한 칭찬책
조제 지음 / 생각정거장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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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으니까 귀여워>는 저자 조제 자신이 직접 겪은 아니 겪고 있는 '우울증'에 관한 이야기이다. 열심히 일하시고 사랑이 넘치는 부모님 슬하에서 자라 어린 시절은 마냥 행복하기만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엄청난 행운이었다. 하지만 아이에게 그런 행복을 주지 못하는 가장이 되고 나니 소주가 수면제가 된지는 오래되었다. 문득문득 찾아오는 어둠이 너무 짙어지지 않기만을 바라며 살고 있다. 오늘을 버티며 내일은 오늘과 다르기를 바라며 산다. 그런데 이렇게 근근이 버티는 삶도 이 책에서는 칭찬을 받을 수 있다. 저자의 경험에서 묻어나는 진솔함이 너무나 좋은 책이다. 진솔함을 담은 칭찬을 받고 싶다면 지금 이 책을 만나보기를 바란다.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 말하기도 한다는 데 아마도 감기처럼 쉽게 치료할 수도 있지만 완전히 치료할 수는 없는 까닭에 감기에 비유한듯하다. 옛날에는 감기로 사람이 죽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즘은 감기로 생을 달리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우울증이라는 용어도 우리에게 익숙해진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니 지금부터 조금씩 '우울증' 치료법을 알아 간다면 극단적인 결말로 치닫는 우울증 환자들은 줄어들 것 같다. 그런 치료의 시작은 무엇일까? 주변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일까? 물론 주변의 관심과 배려가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맞지만 아마도 자기 자신이 우울함을 떨치고 무기력함을 버리는 것이 최우선의 치료 방법일 것 같다.

 

그런 치료의 시작을 함께 할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 <살아있으니까 귀여워>이다. 그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칭찬을 해주는 책이다. 아주아주 소소한 행동 한 가지를 행하는 것으로부터 우울증을 떨쳐버릴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도 칭찬해주고 응원해준다. 제목 그대로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칭찬을 해주는 정말 소중한 책이다. 저자는 기분 좋아지는 칭찬을 자기 자신에게 들려주라며 '내가 쓰는 칭찬 일기'를 권하고 있다. 일어나기 싫은 날 일어나기만 해도 칭찬 일기에 적으면 칭찬이 되는 것이다. 참 신기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엄청난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고 있는 듯하다. 오늘 '칭찬 일기'를 써보는 즐거움을 맛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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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방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3
다니자키 준이치로 외 지음, 김효순 옮김 / 이상미디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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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문학사에서 볼 때 다이쇼 시대(1912~1926)는 메이지 시대(1868~1912) 말 유행했던 자연주의가 쇠퇴하고 탐미주의적 경향이 대두하면서 순문학 작가들에 의해 예술적 경향의 탐정소설이 창작된 시기라고 한다. 이상미디어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세번째 작품집 <살인의 방>은 바로 그 시대에 활동했던 작가들의 작품들을 담고있다. 

 

다니자키 준이치로 훗날 에도가와 란포 등의 추리소설작가들이 다니자키의 작품을 모방하려 했을 정도로 일본 추리소설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라고 한다. 이 작품집에서는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 <살인의 방> <길 위에서> <도둑과 나> 세 편을 만나볼 수 있다. 작품집의 타이틀 <살인의 방>은 광기어린 친구 소노무라의 제안으로 살인 현장을 목격한 다카하시가 친구 소노무라의 미친듯한 행동에 고뇌하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인 작품이다. 짧은 이야기이지만 촘촘한 스토리 전개와 엄청난 반전이 숨어있는 정말 굉장한 작품이다. 소노무라 같은 친구가 있다면 삶이 심심하지는 않을 듯하다. 광기에 빠진 소노무라와 고뇌에 빠진 다카하시를 꼭 한번 만나보길 바란다. <길 위에서>이 작품집이 일본의 탐정소설들을 담았다고 했는데 명탐정 코난의 탐정 유명한 같은 진짜 탐정이 등장하는 소설은 이 작품이 유일하다. 어느날 산책하는 유가와에게 찾아와 몇가지 질문을 하겠다며 함께 길을 걷자고 하는 사립탐정 안도 이치로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탐정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우연이 필연이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우연 뒤에 자리한 그 무엇이 유가와를 주저앉게 만든다. 유가와가 주저 앉을때는 함께 주저앉을 만큼 커다란 전율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도둑과 나>는 학교 기숙사 내에서 벌어지는 절도 사건을 배경으로 한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뛰어난 작품이다. 진정한 믿음이란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솔직히 이 작품집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알고 있는 작가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만나보는 것은 처음이라 무척이나 설레였다. 그의 작품도 <개화의 살인> <의혹> <덤불 속> 세 편이 수록되었다. <개화의 살인>에서는 일본 개화기에 사회상을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데 우리의 개화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물질만능주의가 만들어낸 폐해를 온몸으로 느끼며 살인이라는 유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한 의사의 인간적인 고뇌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의혹> 이 작품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지진과 아내의 죽음 그리고 그뒤에 숨겨진 진실때문에 평생을 괴로움에 빠져있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한다. 어떤 선택이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주인공 나카무라 겐도의 입장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덤불 속>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몬의 원작 소설이라고 한다. 영화를 본 까닭인지 모르지만 영화 속 장면들이 떠올라서 더욱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도 느꼈었지만 각자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등장인물들이 흥미롭다.

 

기쿠치 간 <어떤 항의서> 가족을 허망하게 떠나보낸 한 인간의 절규를 만날 수 있었다. 정말 한 맺힌 이야기를 접하면서 선과 악의 정의가 그리고 용서의 기준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울림이 강한 작품이다. 살인의 죄를 용서할 수 있을까? 잘못을 뉘우친다면 용서할 수 있을까? 용서해야만 하는 것일까?

 

히라바야시 하쓰노스케 <예심조서> 가족간의 사랑이 만들어 낸 기묘한 사건이 흥미로운 작품이다. 서로를 사랑하는 부자간의 애틋한 사랑이 어떤 사건을 만들어 내는 지 꼭 만나보기를 바란다. 추리소설 번역과 평론도 하였다는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인조인간>은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SF소설에 가까운 것 같았다. 어떻게 그 오래전에 이런 소재를 생각해 낼 수 있었는지 놀랍기만하다. 인조태아를 통해 인간을 탄생하겠다는 한 박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황당하면서도 이 작품이 1928년에 쓰였다는 것이 놀라웠다.

 

 『작품해설』에서 알려주고있듯이 이책에서 만나본 작품들은 모두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예술적 향기가 짙은 심리소설 같았다. 선과 악의 사이에서 인간으로서 고뇌하는 모습을 죽음이라는 모티브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살인이라는 죄의식 앞에서 고뇌하는 인간들의 심리를 통해서 진정한 선과 악의 기준이 모호해지는 느낌을 느껴보는 쉽지 않은 경험을 하게 해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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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도쿄 (2018~2019년 최신판) - 763 스폿 in 도쿄, 요코하마, 가마쿠라 (휴대용 JR, 지하철, 사철 노선도 & 주요 지역 간 추천 이동 경로표 증정) 디스 이즈 시리즈
박설희.김민정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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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만큼 설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설렘의 크기는 여행을 준비하는 기간이 더 큰 것 같다. 그리고 여행 특히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여행지를 자세하게 알려주는 여행 가이드 책을 한 권쯤은 만나보게 된다. 가이드북에서 소개해주는 다양한 정보들을 정리하면서 여행의 흥은 최고조를 이루게 된다. 그 흥에 겨운 여행이 끝까지 이어지느냐 여행지에서 끊어지느냐는 우리가 선택한 여행 가이드 책이 준 정보의 질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할 것이다. 그러니 양질의 정보를 전달해 주는 우수한 여행 가이드 책을 만난다는 것은 여행의 설렘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만들 수 있는 필수 조건일듯하다. 그렇다면 어떤 여행 가이드 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개인의 취향만큼이나 다양한 여행 가이드 책들이 많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은 출판사가 여행서를 전문적으로 출간하고 있는지 또 그렇다면 지금까지 몇 권의 여행 가이드 책을 출간했는지 등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출판사가 TERRA(테라)인듯하다. 테라출판사 -데이 시리즈, -베스트 시리즈 그리고 지금 막 만나본 디스 이즈- 시리즈 등을 출간한 여행서 전문 출판사이다. 여행 가이드 책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출판사 테라가 만든 <디스 이즈 도쿄>를 만나 본다.

 

일단 러블리한 책 표지가 너무나 부드럽고 아름답게 다가온다. 편안함을 주는 색상과 그림들이 시작부터 흥미롭다. 이 책은 너무나 매력적이고 장점들이 많아서 직접 만나보는 것이 가장 좋을 듯하지만 그래도 몇몇 장점들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정말 매력적인이다.

책의 시작을 맡은 간판은 지하철, JR, 사철 노선도와 주요 지역 간 추천 이동 경로가 맡았다. 이동 경로를 도식화해서 보기 좋게 보여주고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디스 이즈 도쿄>를 가장 효율적으로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데 해당 지역을 직접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으니 꼭 읽을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 쉽게 접할 수 있는 편안한이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점점 더 심해지는 결정 장애 문제를 해결해줄 여행 코스 추천이 담겨있다. 동선을 생각한 여행 전문가들이 추천한 도쿄 여행 코스를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 도쿄로 들어가는 교통 편을 정말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서 저자들의 친절함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정말 친절한이다.

책의 본문 내용은 도쿄를 15개 지역으로 분할하고 그 15개 지역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들이 소개해주는 명소들을 #헤시 태그를 따라 읽다 보면 일본의 근현대사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래전부터 이어온 노포에서부터 일왕이 살고 있는 고쿄까지 도쿄가 가진 매력들을 정말 촘촘하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이 책만 있다면 도쿄 자유여행이 더움 즐거울 것 같다. 그런데 역시 여행의 즐거움 중 제일은 우리나라에서 맛볼 수 없는 여행지만의 색다른 먹거리를 만나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도쿄의 먹거리를 자세하게 알아보고 싶다면 이 책을 꼭 만나보기를 바란다. 음식의 가격에서부터 가게의 역사까지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정말 섬세한이다.

 

Scene 우선 여행을 가기 전에 여행지의 아름다움을, 여행지의 매력을 먼저 느껴 볼 수 있게 꾸며놓은 섹션인듯했다. 그리고 조금 더 깊이 있는 내용은 Special에서 디테일하게 다루고 있다. 도쿄 여행 갈 때 함께 한다면 도쿄의 참모습을 제대로 보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촘촘한이다.

 

Area 도쿄를 15개 지역으로 나눈 각 지역의 설명의 시작은 지도로 시작하는데 지도에는 본문에 소개된 장소들이 잘 표시되어 있다. 그런데 너무나 친절한 저자는 각 지역 설명의 마지막에 소개된 장소들을 일목요연하게 넘버링과 함께 알려주고 있다. 번호를 보고 앞의 지도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게 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장소를 가는 최적의 방법도 소개해주고 있다. 이 책이 가진 많은 매력 중에 또 다른 하나는 이 책에는 도쿄에서 하루에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의 여행 코스도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여행자의 동선까지 생각해주는 정말 경제적인이다.

정말'수박 겉핥기'로 <디스 이즈 도쿄>를 조금 소개해 보았다. 이 책의 진짜 매력을 만나보고 싶다면 직접 읽으면서 저자가 적어놓은 #헤시 태를 접해보기를 바란다. 정말 빵빵한 즐거움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여행 가이드 책이다. 도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또는 친한 지인이 도쿄 여행을 가게 되었다면 여행을 떠나기 전에 꼭 한번 만나보기를 바란다. 여행의 즐거움은 배가 시키고 여행의 피로함은 반으로 줄여줄 정말 마법 같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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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9-02-17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 서울대학교 최고의 ‘죽음’ 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1
유성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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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을 21세기북스를 통해서 책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그 첫 번째 책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의 유성호 교수가 쓴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이다. 제목도 예사롭지 않지만 책의 내용도 흔히 접할 수 있는 것들은 아니다. 책을 처음 접하고 미국 드라마 CSI가 떠올랐다. 자칫 미궁으로 빠져버릴 것 같았던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는 드라마 속 법의학자들을 떠올린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법의학자의 삶은 그리 녹녹하지만은 않은듯했다. 다른 진료 과목을 선택한 의사들에 비해 박봉인데다 일의 강도는 더 강한듯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법의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40명의 법의학자들이 수많은 어려움을 견딜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1부 죽어야 만날 수 있는 남자에서 저자는 자신이 경험했던 사건들을 조금 보여주면서 법의학의 역사와 법의학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건 이야기로 우리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면서 자신의 이야기 속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하고 있다. 섬뜩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무언가 모를 따스함으로 편안하게 저자와 만날 수 있었다. 2부 우리는 왜 죽는가에서는 본격적으로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죽음이라는 차가운 단어가 품은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우리 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는 '안락사'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보여준다. 의사로서 바라보는 생명 연장과 '자비사'에 대해 여러 사례를 들어서 설명해주고 있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죽음을 마주하는 자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주고 있어서 좋았다.

3부 죽음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에서 이 책을 쓴 저자의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삶을 성찰하듯 죽음을 함께 성찰하는 것이 삶에 대한 정성스러운 자세인 것이다.(P.208) 죽음을 마주했던 많은 이들의 사례를 통해서 죽음을 대하는 우리들의 올바른 자세를 이야기하고 있다. 죽음을 당하지 말고 죽음을 준비하고 편안하게 마주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2045년에 찾아올 영생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정말 2045년 인류에게 영생의 기회가 찾아올까? 각 부의 끝에 자리하고 있는 Q 묻고 A 답하기 에서는 법의학, 죽음 등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있게 설명해주고 있어 생각의 폭과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영생의 가능성을 만나보는 즐거움도 느끼고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도 깊이를 더해보길 바란다.

 

인간의 생명을 지켜내는 것이 의사의 사명이라면 법의학자 부검의의 사명은 무엇일까? 어떤 사명의식이 그들의 피곤한 삶을 지탱해 주고 있는 것일까? 차갑고 싸늘한 죽음이라는 단어를 이처럼 따스하게 느끼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매주 월요일 주검을 대하며 죽은 이의 삶을 접하는 올바른 방법을 알고 그 길을 묵묵히 걸어온 법의학자가 저자이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삶을 생각하는 시간만큼 우리에게 다가올 죽음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장기이식이나 안락사에 대한 부분도 조금 더 생각해보아야겠다. 또한 저자가 말하고 있듯이 죽음을 당하지 말고 마주해야겠다.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편안하게 들려주고 있는데 흥미로운 법의학 사건들을 만나고 싶은 이들에게는 그저 그런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죽음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를 만나보고 싶은 이들에게는 금과옥조 같은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보물 같은 책이 될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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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기억의 예술관 - 도시의 풍경에 스며든 10가지 기념조형물
백종옥 지음 / 반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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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예술대학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한 백종은 약 7 년의 독일 생활 동안 그가 보고 느낀 베를린을 한 권의 책에 담아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베를린, 기억의 예술관>이다. 베를린이 품고 있는 많은 역사적인 조형물들과 추모공원들을 통해서 역사적 공간을 예술적인 감각으로 승화시켜 교훈과 감동을 주고 있는 베를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아니 아픔과 슬픔을 간직한 비극적인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는 독일인들의 마음을 보여주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같은 전쟁 가해자이면서 반성은커녕 새로운 제국주의를 꿈꾸고 있는 동양의 한 나라와는 너무나 다른 그들의 모습이 존경스럽다.

 

비극적인 전쟁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은 희생자들을 기리는 그들의 아름다운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책의 시작은 200년의 세월을 견뎌내며 베를린의 근현대사를 함께한 노이에바헤에서 출발하는데 죽은 아들을 안은 어머니라는 작품은 사진으로 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리만큼 큰 울림을 주고 있다. 그다음으로 등장하는 많은 기념조형물들은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을 추모하며 지나온 역사의 잘못을 반성하고 잊지 않으려는 정신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여덟 번째 기념조형물부터 열 번째 기념조형물은 냉전시대가 낳은 동서독의 아픈 역사를 담은 기념조형물들이다.

 

이렇게 이 책은 열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있다. 베를린에서 꼭 만나보아야 할 열 곳 내지는 열 개의 기념조형물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이야기는 예술적인 작품 해설을 비롯해서 그 작품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을 꼼꼼하게 들려주고 있어서 독일의 근현대사도 맛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아름다운 작품들뿐만 아니라 두 번의 비극적인 세계대전의 주인공 독일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정말 매력적인 책이다. 저자의 생각을 담은 책의 내용도 사진으로 만나보는 작품들도 너무나 좋았다.

 

이 책에 실린 기념조형물들을 보며 우리나라의 별 느낌 없이 높기만 한 기념탑들과 동상들을 안 떠올릴 수가 없었다. 같은 공간을 너무나 다르게 활용하고 있는 작품들의 차이를 확연하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차이를 보여주고자 한 저자의 의도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P.230. 특히 독일의 기념조형물이 남다른 것은 제도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기념조형물에 대한 그들의 시각이 우리보다 개방적이고 자유롭기 때문이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작은 타일이 박힌 길을 걸어보고 싶고 나치 전범의 사진이 광고를 대신한 버스 정류장에 서보고 싶었다. 섬세한 디테일이 커다란 느낌의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았다. 너무나 색깔 있는 작품들이 많이 담고 있고 너무나 향기로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서 만나는 작품들이 가지는 의미들을 꼭 한번 만나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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