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아이 2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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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2 오래 살고 싶으면 그 이름을 당장 잊어.

 

P.337 뭔가 정체 모를 존재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걸 빼앗으려는 것 같아서 불안해 미치겠어.

 

P.192. "행복해지라고요...제가 행복해지지 않으면 소중한 사람을 결코 행복하게 할 수 없다고 말하더군요. 게다가 행복해지지 않으면 제가 범한 죄의 아픔을 진정으로 느낄 수 없다고도 말입니다."

 

<신의 아이> 1권이 재미있었다면 <신의 아이> 2권은 더 재미있다. 1권이 흥미로웠다면 2권은 훨씬 더 흥미롭다. 그것은 아마도 1권에서 보여주었던 많은 의혹들이 조금씩 해소되면서 추리소설의 반전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인듯하다. 천재 마치다와 마치다만큼 지능지수가 높은 조직의 수장 무로이가 벌이는 두뇌싸움은 따라가기 벅찰 만큼 흥미진진하다. 서로 자신들이 짜놓은 판에서 서로를 속이고 서로를 무너뜨리기 위한 술수가 숨이 찰 정도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1권에서의 이야기가 2권에서는 더 빠르게 지나간다. 아차 하면 그들의 이야기를 듣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조직에서, 무로이에게서 누나를 구하기 위해 노숙자 생활도 마다하지 않았던 아마미야가 숨어지내다 만난 사람은 누구일까? 그는 바로 교도관 나이토이다. 교도관을 그만두고 경비 회사에 다니던 나이토는 마치다를 둘러싼 의혹들을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진실에 다가서게 된다. 조직에 대한 진실을 마치다가 조금씩 찾아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나이토가 나선다. 그리고 우리들은 나이토를 통해서 '신공생회'라는 조직의 실체와 마주하게 된다. 그런데 1권에서 중학생 소녀였던 가에데가 더 큰 역할을 한다. 마치도에 대한 사랑의 힘이 가에데에게 엄청난 용기를 주고 있는 듯하다. 가에데의 활약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

 

<신의 아이> 1권이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주었다면 2권에서는 다양한 모습의 사랑을 통해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하고 있다. 쇼코를 향한 다메이의 사랑, 마치다에 대한 가에데의 사랑 그리고 시게무라와 리사의 사랑 등 다양한 모습의 사랑을 보여주고 우리들 사랑의 모습을 다시 한번 그려보게 하고 있는 듯하다. 결말에서 보여주는 쇼코의 사랑과 미노루의 사랑도 또 다른 사랑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보게 해준다. 그런데 가장 큰 울림을 준 사랑은 아마미야가 보여준 누나 미카에 대한 사랑이었던 것 같다. 조직에 의해 너무나 변해버린 누나를 지켜보는 아마미야의 심정이 어땠을지, 그런 누나를 위해 결정을 내리던 순간 아마미야의 심정은 어땠을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의 주인공은 마치다가 아니라 아마미야인 것 같다.

 

정말 굉장한 매력을 가진 인물들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헤매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 촘촘하게 잘 짜인 이야기 속에서 보석처럼 빛나고 있는 인물들이 가진 사연들을 하나씩 만나보는 재미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향해가는 순간순간이 너무나 아쉬웠다. 조금만 더 함께하고 싶다는 짙은 여운을 가진 이야기다. 책장을 덮는 순간을 최대한 미루고 싶었다.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를 너무나 재미나게 보여주고 있어서 우리 주위에 혹시 있을 지도 모르는 신의 아이들에게 사랑으로 행복을 선물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게 하는 사랑스러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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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이 1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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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01 "고통이나 아픔이라는 건...자신이 어느 정도 행복하지 않으면 느끼지 못하는 걸지도 모르겠네. 자네는 ...여기가 찢기는 듯한 고통을 느낀적이 있는가?"

       "대관절 행복이란 뭐지? 지금도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 그게 내게는 전부다. 사사건건 고통을 느껴야 한다면 딱히 행복해지지 않아도 상관없다."

 

P.242 무로이를 알고 지낸 지 몇 년 먼에 땅바닥에 납죽 엎드렸던 비참한 유충이 화려한 나비가 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행복일까.

 

에도가와 란포상,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수상작가 야쿠마루 가쿠의 장편소설을 만나보았다. 일본 아마존과 우리나라 서점에서도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른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의 작가 야쿠마루 가쿠는 주로 사회구조적 범죄를 통해 현대사회의 냉혹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사회파 추리소설의 한 축이라고 한다. 그런 작가의 또 다른 작품 <신의 아이> 1권을 만나본다.

 

이야기는 한 소년이 소년원에 들어오면서 시작된다. 소년은 호적 없이 18년을 살았다. 그리고 살인이라는 범죄를 저질러 소년원에 들어오면서 호적 즉 자신의 이름 '마치다 히로시'를 갖게 된다. 부모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사회의 어둠 속에서 자란 마치다에게는 지적장애를 가진 친구 미노루가 있다. 측정불가라는 놀라운 지능을 가진 마치다의 유일한 친구 미노루는 마치다 만큼이나 불우한 환경 속에서 자란 소년이다. 호적이 없던 시절 미노루의 호적을 사용하며 미숙한 미노루와 함께 생활한다. 하지만 두 소년은 마치다의 수감과 함께 헤어지게 된다.

 

마치다P.71 "소년원에서의 목표라..." "머리 나쁜 인간은 상대하지 않는 거다." 라 소년원에서의 목표를 밝힌다. 그렇게 시작된 순탄치 않은 소년원 생활은 미노루와 비슷한 체형의 지적장애를 가진 아마미야를 만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다. 아마미야의 슬픈 사연을 해결해줄 목적으로 이소가이와 함께 탈주를 도모한다. 두뇌는 엄청나게 뛰어나지만 사람에 대한 감정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마치다가 왜 아마미야에게만은 약한 것일까? 미노루와의 사이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까? 이소가이, 마치다, 아마미야의 탈주극은 어떤 결말을 만들어낼까? 수많은 호기심이 쉴 틈 없이 이어진다. 촘촘하게 이어지는 의문과 답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책을 쉽게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이야기의 중요한 흐름을 책임지고 있는 의문의 사나이 무로이. 그는 P.99 "나는 행복한 인간을 불행하게 하기 위해, 불행한 인간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살아간다. 그뿐이다." 라며 불우한 처지에 처한 아이들을 모아 테스트를 거쳐서 자신의 조직원으로 받아들인다. 그는 아이들에게 모두가 평등한 새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며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범죄도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무로이라는 인물도 궁금하지만 무로이가 만든 조직의 진짜 목적이 더 궁금했다. 그저 허울만 좋은 범죄조직인지 신흥 종교 집단인지 조직의 실체를 추리해보는 재미는 아마도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될 듯하다.

 

이 작품에서 인간적인 매력을 한껏 뽐내고 있는 교도관 나이토를 만날 때는 정말 편안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개성이 너무나 강하고 스토리 전개도 빠르고 강렬해서 숨 가쁘게 넘기던 페이지를  나이토가 등장하면 편안하게 넘길 수 있었다. 아마도 나이토가 가진 인간적인 면이 편안함을 주는 듯하다. 마치다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과 마치다의 아픔을 치유해주겠다는 의지 P.123 "잊지 마십시오...사람은 바뀔 수 있습니다." 가 조직의 보스 무로이보다 더 강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였다.

 

탈주극을 벌인 이소가이, 마치다, 아마미야의 출소 후 행보는 이 소설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자신의 잘못으로 지옥 같은 아픔을 겪은 여자친구에게 사과하기 위해 탈주했던 이소가이는 마치다를 원망하며 병원에 있고 마치다의 친구 미노루를 닮았던 아마미야는 노숙자가 되어 미노루를 찾아다닌다. 그리고 마치다는 작은 공장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아마미야는 왜 미노루를 찾아 나선 것일까? 이소가이는 과감한 탈주를 가능하게 해준 마치다를 왜 원망하는 것일까? 너무나 흥미로운 답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 속도를 높여준다.

 

그런데 마치다가 대학을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추리소설에 기업소설의 흥미진진함을 더 하게 된다. 욕심 많은 작가 덕분에 추리소설과 기업소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행운을 맛볼 수 있다. 괴짜 발명가 시게무라, 재벌가 장남 다메이, 천재 마치다, 아름다운 쇼코 가 모여서 시게무라의 발명품을 바탕으로 창업을 한다. 그리고 그 창업 과정은 역시 천재 마치다가 주도한다. 정말 대단한 녀석이다. 하지만 위아래 없이 아무한테나 반말을 해대는 마치다 같은 부류의 인간과 친구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물론 마치다도 그다지 친구를 원하고 있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래도 천재 친구를 원한다면 마치다를 만나보기를 바란다. 신의 아이로 선택받을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일까? 라는 궁금증을 안고 2권을 손에 잡았다. <신의 아이> 1권을 만날 때는 꼭 2권을 옆에 두고 만나길 권한다. 그 까닭은 1권을 만나보면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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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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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1~112. 세계 문명을 생각한다면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은 앞으로 필수니까 적절하게 잘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SNS는 이제 기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니 어려서부터 활발하게 잘 쓸 줄 알아야 한다. 유튜브는 검색뿐 아니라 직접 방송도 해보고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 이제 게임은 하나의 스포츠란다. 어려서부터 인기 있는 게임은 좀 배워두고 방송도 볼 줄 알아야 한다." 

 

인류는 몇 번의 커다란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서 현재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제 4차 산업혁명을 통해서 다시 한번 변화를 꿰하고 있다. 3차 산업혁명의 주역 컴퓨터가 진화를 거듭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인 인공지능으로 자리 잡았고 그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인류는 또 다른 진화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손에 컴퓨터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영국의 경제 주간지<이코노미스트>는 '지혜가 있는 폰을 쓰는 인간'이라는 의미로 포노 사피엔스라 명명했다. 인류의 지식을 저장에서 검색으로 확장시킨 스마트폰의 혁신적인 변화를 인정한 것이다. 그런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의 오늘과 내일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진화하는 인류의 새로운 흐름에 함께해야만 하는 까닭을 다양하게 려주고 있는 책이 최재봉 교수의 <포노 사피엔스>이다.

 

저자는 새로운 인류의 흐름인 스마트폰을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구한말 서양의 선진 문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거부해서 발생한 너무나 아프고 슬픈 우리의 역사를 빗대어 미국과 중국의 대륙들이 앞서가고 있는 인류의 새로운 변혁을 함께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스마트폰의 부정적인 영향을 인정해야 하지만 스마트폰이 가지는 긍정적인 영향을 더 크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다양한 증거들을 토대로 스마트폰에 대한 기성세대의 부정적인 생각을 바꿔야만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1장 포노 사피엔스, 신인류의 탄생에서부터 흥미로운 주장을 펼친다. 지금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인류의 진화는 사람 바로 우리들의 자발적인 선택이 그 바탕이라는 것이다. 앞의 변화들이 공급자에 의한 것들이었다면 지금 그리고 미래의 변화는 소비자의 선택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다. 솔직히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이제는 흔한 이야기가 돼버린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인류의 위기를 담고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1장부터 예상과는 전혀 다른 너무나 새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그래서 2장과 3장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경제 시장의 변화나 비즈니스 전략에 대한 이야기들도 흥미롭게 접할 수 있었다.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경제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마치 재미난 경제 드라마를 보는 듯하게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의 입장에서 4차 산업혁명에 맞는 교육은 어떤 것인지 늘 걱정하고 있던 까닭인지 4장 지금까지 없던 인류가 온다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4장에서 저자는 포노 사피엔스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에 대해 디테일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저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으로 교육해야 한다는 피상적인 이론을 제시하는 많은 책들과는 달리 실제 기업들이 인재를 선발하는 기준 등을 들려주면서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온라인상에서의 올바른 인의예지를 보여주면서 3번의 '꼭 필요할까?'(P.297)를 강조하고 있다. 저자가 강조하고 있는 '꼭 필요할까?'는 미래뿐만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도 꼭 필요할 것 같다. 너무나 디테일하고 깊이 있는 분석이 새로운 인류의 변화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어 4차 산업혁명을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지혜를 가지게 해주는 책이다. 4차 산업혁명이 주는 피상적인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싶다면 지금 바로 이 책을 만나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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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 - 내 인생에 빛이 되어준 톨스토이의 말
이희인 지음 / 홍익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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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사랑은 없다.

사랑이란 언제나 지금 현재의 행위다.

사랑을 지금 보여 주지 않으면 사랑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다.

- <인생이란 무엇인가>에서 (P.45)

 

진실이 선한 것은 아니며,

선하다고 아름다운 것도 아니다 (P.146)

 

세계적인 대문호 톨스토이의 작품을 만나는 일은 정말 힘든 것 같다. 그의 작품을 구하기는 참 쉬운데 그의 작품을 선뜻 손에 잡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인지 톨스토이의 많은 작품들 중에서 완독한 작품은 몇몇 단편들을 제외하고는 <안나 카레니나>가 전부이다. <전쟁과 평화>는 영화로 접했는데도 무척이나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독서의 즐거움을 접한지 얼마 안돼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카피라이터이자 여행작가인 저자 이희인이 들려주는 톨스토이의 관한 모든 이야기들이 소중하기만 하다. 톨스토이 문학을 재미나게 접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고 톨스토이 작품에 흥미를 갖게 해주고 있다. <전쟁과 평화> 그리고 <부활>을 읽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하는 정말 매력적인 책이다.

 

<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는 톨스토이가 그의 작품 속에서 들려준 세상 살아가는 지혜와 에너지를 담아놓은 에세이이다. 톨스토이가 인생의 소중한 것들에 대해 표현한 감수성 넘치는 문장들을 볼 수 있고 그 문장이 가지는 의미를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볼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다. 작품 하나하나를 디테일하게 해석해주고 있어서 전에 읽어본 작품이지만 새롭게 만날 수 있는 길을 알려준다. <안나 카레니나>의 등장인물들의 분석을 통해서 '사랑' 과 '결혼' 그리고 '가정'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완독한 작품이 <안나 카레니나> 한 작품밖에 없었는데 그마저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열정을 품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우리가 살면서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생각들에 대해 톨스토이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을까? 또 저자가 알려주는 톨스토이 작품은 어떤 향기를 품고 있을까?에 대한 답들을 찾아가다 보면 어느새 인간 톨스토이의 삶 또한 마주하게 해주는 책이다. 톨스토이 작품들을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면서 지치고 외로운 삶에 힐링할 수 있는 지혜와 힘을 주고 있는 것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톨스토이의 삶은 너무나 흥미로웠고 그의 삶만큼이나 톨스토이의 작품 세계도 흥미로웠다. 특히 같은 시대를 살았던 또 한 명의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세계와 톨스토이의 작품 세계를 비교하며 함께 보여주고 있어서 너무나 좋았다. 동시대를 살면서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는 두 거장이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를 만나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하지만 이 책이 가지는 가장 큰 의미는 아마도 100여 년 전 살았던 톨스토이의 작품들을 통해서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지혜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톨스토이의 작품들 속 아름다운 문장들을 보여주고 그 속에 담긴 깊은 의미를 들려주어 톨스토이가 우화를 통해서 민중들에게 전해주려고 한 지혜를 우리들에게 전하려 한 듯하다. 그리고 저자의 의도는 충분히 성취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서 톨스토이 문학에 대해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었고 <전쟁과 평화>를 읽어보고 싶다는 흥미가 생겼으니 말이다. 톨스토이의 문학세계를 조금 더 친근하게 만나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꼭 한번 접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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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리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프리퀄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선 옮김 / 에이치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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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최근에 만난 건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이다. 작가 루이스 캐럴이 이 소설 속에 숨겨놓았다는 수학 이야기를 알려주는 놀라운 이야기였다. 루이스 캐럴이 당대의 뛰어난 수학자였으니 있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다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만나 보았다. 이번에도 주인공 앨리스 없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만났다. 그것도 얼마 전의 만남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충격적이고 놀라운 만남이었다. 그 놀라운 만남은 마리사 마이어의 장편소설 <하트리스>를 통해서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심장 없는 여왕' 하트의 여왕이 주인공인 환상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트리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하트 여왕이 어떻게 하트 나라의 여왕이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재미난 이야기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프리퀄(유명 도서나 영화에 나온 내용에 대하여 그 이전 과거 이야기를 다룬 속편)이다. 즉 하트 여왕의 탄생을 다룬 이야기이다. 도대체 이런 흥미롭고 신선한 상상력을 발휘한 작가는 누구일까? 작가 마리사 마이어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동화(백설공주, 신데렐라 등) 속 캐릭터들을 색다른 해석으로 새롭게 재탄생 시킨 SF 로맨스 판타지 <루나 크로니클>로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이다. 최고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가 만들어낸 '사랑'없는 여왕은 어떤 모습일까?

 

이야기의 시작은 평범한 어린 소녀의 꿈 이야기에서부터이다. 소녀가 이루려는 과 자면서 만난 꿈 이야기. 묘하게 얽힌 두 가지 이야기들이 등장해서 이야기를 더욱 신비롭고 재미나게 해주는 듯하다. 순수한 소녀 캐서린은 달콤한 디저트를 만드는 제빵사가 꿈이다. 결말을 알고 보는 속편인지라 캐서린이 꿈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꿈속에서 만난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두 개의 꿈 모두 깨버리는 건 너무나 잔인한 일이 아닐까? 순수했던 캐스가 "저자의 목을 쳐라."(P.607)라고 말할 만큼 무자비한 여왕이 된 까닭은 무엇일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만나보지 못했던 마법 같은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는 책이다.

 

작가는 하트 여왕의 이름을 수시로 바꾸어 부른다. 캐서린이라고 불렀다가 캐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작품을 읽기 시작한 처음에는 '뭐야 이건 정신없게' 했다. 하지만 이야기 속으로 조금씩 들어가면서 작가의 의도를 어느정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신비한 환상적인 배경에 신비로운 이야기를 담아낸 판타지 소설이니 독자들을 조금 정신없게 만드는 게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히스테릭한 여왕을 만나려 하는 독자들에게 여왕과 비슷한 짜증을 맛보게 한 것인지도. 그런데 이야기의 도입부에서 궁정 어릿광대 조커 제스트가 던진 "큰까마귀는 왜 책상하고 닮았을까?"(P.44.)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또 왜 그리 많은 것이지. 아마도 전편들과의 끈끈한 연계를 다양하게 이어가기 위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답을 할 수 없는 질문이니 답이 많아졌는지도 모르겠다. 

 

정신없게 그리고 짜증 나게 만드는 캐서린과 캐스를 반복해서 만나다 보면 어느새 캐서린은 우정을 잃은 하트 여왕이 되어있고, 캐스는 사랑을 잃은 하트 여왕이 되어있었다. 6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벽돌책이지만 너무나 쉽게 깨진다. 재미와 흥미, 긴장감이 촘촘한 구성 속에 숨겨져있어서 순식간에 하트 여왕의 마지막 대사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환상적이지만 슬프고 슬프지만 재미나고 재미나지만 비극적인 묘한 매력을 가진 풍부한 이야기가 담긴 <하트리스>를 만나지 않는다면, 심장을 잃은 여왕의 하소연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제버워크가 당신을 찾아갈지도 모른다.

미세먼지로 답답한 시야와 가슴을 단번에 뚫어줄 흥미로운 무언가를 찾고 있다면 에이치출판사의 여왕 시리즈 칼린다 여왕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하트 여왕을 꼭 만나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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