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연구 일지
조나탕 베르베르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열린책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조나탕 베르베르의 세 번째 장편소설등장인물 연구 일지를 만나보았다. 첫 만남이었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을 찾아서 읽었듯이 조나탕 베르베르의 작품도 찾아서 또 기다리다가 읽게 될 것 같다. 부자父子 작가의 팬이 되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 속 세계관이 제자리를 맴돈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던 참이라서 아들 조나탕과의 만남이 더욱 반가웠다. 새롭다. 이야기의 흐름도, 주인공도.


p.15. 난 사람들 기억 속에 살인마로 남게 될까, 은인으로 남게 될까?


AI 인공지능을 등장시킨 소설들은 많았지만 《등장인물 연구 일지》의 주인공 '이브 39'는 특별하다. 인공지능 이브 39는 개발자 토마에게 이제까지 없었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최고의 미스터리 소설을 써주어야 한다. 세상의 수많은 데이터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모를까 세상에 없던 '독창적'인 소설을 만들어내라는 명령 수행이 가능할까? 그런데 이브 39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까닭은 무엇일까? 개발자와 대화중에 반항을 하는 AI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자꾸 반론을 제시하며 자신의 소설을 무시하는 토마에게 독창적인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인간들을 관찰해야 한다며 눈과 귀에 해당하는 장치를 달라고 조른다. 제목《등장인물 연구 일지》는 소설 속 등장인물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인류를 인공지능 이브 39가 연구하는 것이다. 로봇의 시선으로 인간을 관찰하며 소설 속 캐릭터를 찾아 나선다. 인간에 대한 탐구가 시작되면서 소설은 조금씩 심리학과 철학 사이를 오간다. '인간다운 인간'을 떠오르게 한다.


노인 요양 병원을 헤집고 다니던 이브 39는 엄청난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인간의 비열함은 어디까지일까? 소설가 지망생 이브 39보기가 부끄러울 정도다. 하지만 이쯤에서 이야기가 결말을 맺는다면 책 띠지의 '이 시대 최고의 미스터리 SF'라는 문구가 어색할지도 모르겠다. 이브 39는 반전과 함께 등장한 녀석과 혈투를 벌인다. 대체될지도, 소멸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갇혀있던 이브 39가 어떻게 그런 용감한 선택을 하게 된 것일까? 인간도 못할 선택을.


인공지능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의 모습은 어떨까?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고양이(현재)와 영혼(과거)의 시선을 빌려 인간의 모습을 그렸다면 조나탕 베르베르는 인공지능 AI(미래)의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보고 있다. 인공지능 이브 39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등장인물)은 어떤 모습일까? 인공지능을 통해서 인간을, 인간을 통해서 인공지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색다른'독창적'인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에서 온 365장의 편지 - 애뽈의 사계절 일일달력
애뽈(주소진) 지음 / 그림숲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숲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 애뽈 작가가 숲에서 보내온 특별한 편지를 만나보았다. 사계절을 담은 '일일 달력'숲에서 온 365장의 편지는 매일을 힐링과 함께 시작할 수 있는 숲속 향기가 담겨있다. 라벤더 향이 느껴지는 표지를 열면 숲속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성이 뛰쳐나온다. 감성 넘치는 섬세한 그림은 눈길을 사로잡고, 짧은 담백한 글은 마음을 출렁이게 한다. 365장의 그림 편지를 따라가는 감성 여행은 동화 속에서 지금 막 튀어나온듯한 소녀와 함께 출렁임의 연속이다.


귀여운 소녀의 안내로 멋진 풍경화를 만날 수도 있고 감성 넘치는 장면을 만날 수도 있다. 또 재미나고 흥미로운 그림도 만날 수 있다. 사계절을 담은 그림과 함께 매일을 담은 글이 위로와 용기를 주고 있다. 어떤 날은 위로의 글과 감미로운 그림이 부드러운 재즈를 떠오르게 하고, 또 어떤 날은 에너지 넘치는 응원 글과 힘찬 그림이 강렬한 비트를 연상하게 한다. 짧은 문장에 담은 차분한 생각도 좋지만 《숲에서 온 365장의 편지》의 백미白眉는 역시 아름다운 일러스트이다.


숲의 사계절을 담고 그 속에 우리들 이야기를 담고 있는 《숲에서 온 365장의 편지》는 감성 캘린더 북 한 권과 두 권의 작은 무지 노트로 구성되어 있다. 일일달력을 담고 있는 케이스도, 무지 노트도 애뽈 작가의 멋진 작품이다. 아름다운 일러스트처럼 행복한 오늘을 살기를 바라는 작가 애뽈의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든《숲에서 온 365장의 편지》는 감성 에세이를 가장한 아름다운 작품집인듯하다.


때로는 길을 잃기도 하지만, 그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순간이 당신의 이야기가 되어줄 거예요.


평범한 날이 사실은 가장 빛나는 날임을 깨닫습니다.


숲을 찾아가 피톤치드를 즐기듯 정서적인 피톤치드를 원한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을듯하다. 매월 시작을 아름다운 꽃말과 함께할 수 있는 만년달력이다. 매일 숲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재즈를 시작해 - 듣는 데서 아는 데로 널 위한 재즈 수업 뉴노멀을 위한 문화·예술 인문서 5
이락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록비책공방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재즈 초보자를 위한 책임을 제목과 '듣는 데서 아는 데로 널 위한 재즈 수업'이라는 부제에서부터 알려주고 있는 재즈 입문서재즈를 시작해를 만나보았다. 저자 이락은 프롤로그에서 이 책의 목적은 '재즈 감상의 재미 증진'이라고 밝히고 있다. 재즈라는 장르를 디테일하게 파고든 전문가용이 아니라 재즈를 처음 접하는 초심자들에게 재미와 흥미를 갖게 하기 위한 책이다. <Forever in Love>로 너무나 유명한 케니 지 Kenny G가 재즈 뮤지션이었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재즈 문외한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선물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재즈를 시작해》1부 재즈, 너란 녀석은을 통해서 재즈에 대한 기초 지식을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재즈의 구성 요소, 악기, 캄보의 구성 등 알고 들으면 재즈의 매력에 더욱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필수적인 요소들을 보여주고 있다. 설명과 함께 접할 수 있는 '재즈 듣기 평가'는 재즈를 즐길 수 있는 기초를 다질 수 있게 해 주는 이 책만이 가진 특별함인듯하다.


2부 재즈의 역사는 재즈의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는 120여 년의 시간을 재즈 뮤지션들과 재즈 명곡들을 중심으로 들려주고 있다. 스윙, 비밥, 쿨재즈, 프리재즈 등 전설이 된, 유명한 뮤지션들을 통해서 재즈의 과거와 오늘을 보여주고 있다. 예술성과 대중성이라는 창작의 고민은 재즈도 예외는 아니어서 재즈가 왜 난해한 음악이 되었는지 설명하는 단초가 되고 있다. 3부 재즈는 언제나 지금이니까에서는 퓨전 재즈 이후의 흐름을 들려준다.


재즈 하면 루이 암스트롱밖에 몰랐던 재즈 문외한에게는 4부 재즈 트랙에서 보여준 저자의 친절이 정말 고마웠다. 물론 중간중간 재즈에 대한 기초를 익힐 수 있도록 준비해 준'스스로 재즈 학습'이나 본문에 소개한 재즈 음악을 바로바로 들을 수 있게 해주는 'QR'도 고마웠지만 저자 자신이 생활하면서 들었던 재즈 음악을 소개해 준 10개의 재즈 트랙이 너무나 좋았다. 재즈 초심자에게 이 책이 '재즈 마니아로 가는 교두보'가 되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바람은 확실히 성공할 것 같다. 한동안은 이 책이, 저자가 준 선물과 함께 재즈 음악에 빠져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강
장강명 외 지음 / 북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북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한강'을 모티브로 한 엔솔러지한강을 만나보았다. 한국 소설을 즐겨 읽지 않는다고 해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7명(장강명,정해연,임지형,차무진,박산호,조영주,정명섭)의 멋진 스토리텔러가 만들어낸 특별한 7개의 작품들을 담고 있는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 각자의 시선으로 한강을 보고 자신만의 색채로 한강을 그리고 있다. 한강이 가진 다양한 이미지를 다양한 장르로 소화하고 있다.


한강을 달리는 작가(한강을 달리는 여자, 임지형)도 있고, 한강 물속으로 들어간 작가(한강의 인어와 청어들, 장강명)도 있다. 한강변에서 한강을 바라본 작가(한강이 보이는 집,정해연 / 귀신은 사람들을 카페로 보낸다, 차무진)도 있고, AI가 운전하는 유람선 위에서 한강을 바라본 작가(해모수의 의뢰, 정명섭)도 있다. 강아지의 시선을 빌려 한강을 바라본 작가(달려라,강태풍, 박산호)도 있다. 그들이 말하고 있는 것은 다르지만 이야기가 시작한 곳은 한 곳이다. 한강.


오늘은 내가 죽는 날인가 보다.(p.237) 강렬한 첫 문장이 시선을 얼어붙게 만든 김승옥문학상 신인상을 받은 작가 조영주「폭염」은 인간의 욕심이 만든 '괴물'이 인간의 정신을 어떻게 잠식하는지 보여주고 있고, 장강명 작가의 「한강의 인어와 청어들」은 밤섬에 가면 인어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판타지를 키워준다. 임지형 작가는 「한강을 달리는 여자」에서 불륜으로 처한 외로운 일상을 잊기 위해 달리던 여자를 새로운 만남으로 전혀 다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게 한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처럼 참여한 작가들의 문장은 유연하게 흐른다. 간결한 문장들이 가독성을 높이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몰입감을 최고로 올려주고 있다. '한강'이라는 공통점 이외에 또 하나의 공통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 공통점이 엔솔로지《한강》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짧은 흐름 속에 이야기의 주제를 녹여 독자의 마음속에 스며들게 한 완성도 최상의 작품집이다. 이번 작품집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화려한 라인업을 다시 한번 만나보길 간절히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 고흐, 영혼을 담은 인물화 - 편지로 읽는 초상화와 자화상
파스칼 보나푸 지음, 이세진 옮김 / 미술문화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술문화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p.10. 빈센트의 편지는 초상화가로서의 야심을 담은 일종의 자서전이다.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신의 귀를 자르고, 정신병원에 다녀온후 결국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 불운한 천재 화가하면 떠오르는 빈센트 반 고흐를 특별한 책을 통해서 만나본다.《반 고흐, 영혼을 담은 인물화》'특별한'까닭은 <해바라기>시리즈, <별이 빛나는 밤에>,2022년 1억 171만 달러에 거래된 <사이프러스 나무가 있는 과수원> 등 수 많은 명작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신 수 많은 인물화, 초상화 그리고 자상화를 만날수있다. 빈센트 반 고흐를 풍경화가가 아니라 초상화가로, 인물화가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함을 담고 있다.


모델을 구할 돈이 없었던, 식사할 돈이 없었던 가난한 화가 빈센트는 자신의 처지를 동생 테오에게 편지를 통해서 자세하게 알린다.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상황을 적고있다. 그렇게 빈센트는 자신의 감정을 가감없이 토로한다. 그래서일까? 빈센트의 편지는 감정을 담고, 내일에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일기처럼 다가선다. 800여 통이 넘는 그곳에 빈센트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있을까? 존경받는 목사의 아들이라는 무게와 그림에대한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는 그곳에서 우리는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파리8대학 명예교수로 오랫동안 미술사를 가르쳤던 저자 파스칼 보나푸는 빈센트 반 고흐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빈센트가 가족,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통해서 찾아가고 있다. 빈센트는 "… 지금의 나는 풍경화가지만 사실 난 초상화에 더 소질이 있어."(p.69)라고 편지에 적을만큼 초상화에 진심이었다. 모델을 구할 '돈'이 없음을 너무나 안타까워하는 내용이 자주 눈에 띄는 까닭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빈센트의 시선은 주변을 향하고 있다. 귀족이나 상류층이 아니라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이들을 그림에 담고 있다.

p.67.중요한 인물이었던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자리를 내주는 것을 빈센트는 자신의 사명으로 삼았다.


편지에 자신의 일상과 감정 그리고 그림을 담았던 빈센트는 인물화, 초상화에 몰두하지만 무언가 모를 색다른 길을 걷기시작한다. 독특한 색채로 색조를 만들어가며 특별한 인물화를 완성한다. 하지만 누구도 빈센트의 그림을 인정하지 않았고 살아있는 동안 화가는 궁핍에 허덕였다. 빈센트 생전 판매된 그림은 단 한점이었다. 1890년 안나 보흐(화가)가 400프랑에 〈아를의 붉은 포도밭〉을 구입한 것이다.같은 해 7월 빈센트는 자살한다.

p.164. 눈앞의 장면을 정확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대신 나를 확실히 표현하기 위해 좀 더 자의적으로 색채를 사용하게 됐거든.

p.21."우리는 오직 우리의 그림으로만 말할 수 있어."

빈센트의 그림이 말하게 하려면 충분히 시간을 들여 그의 그림을 바라보아야 한다.

p.31. "예술가란 하나의 사슬 속 고리일 뿐이야. 그 사슬을 찾든 찾지 못하든, 우리는 그로써 위로받을 수 있어."

p.63. "가끔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사람처럼 하늘을 쳐다보는 게 좋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