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인 - 세상 밖에서 세상의 중심이 되는 사람들
라미 카민스키 지음, 최지숙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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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이향인OTROVERT라는 제목부터 시선을 사로잡은 책은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의 추천까지 받았다. 임상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라미 카민스키는 이 책을 통해서 '이향인'의 관점이 세상에 기여하는 특별한 가치를 보여준다. 검색도 되지 않는 단어 '이향인'의 뜻을 시작으로 흥미로운 심리학, 정신 의학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가 직접 경험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이향인'을 설명하고 있어서 쉽고 편안하게 '이향인'을 만날 수 있다.


p.74. 남들과는 다른 방향을 보기에 남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본다.


이향인OTROVERT이라는 단어는 칼 융의 내향인(I)외향인(E)과는 다른 유형을 보이는 이들을 칭하기 위해 저자가 만들어낸 단어이다. 이향인(저자)의 독창성과 창조적인 성향을 엿볼 수 있는 이향인의 뜻은 '다른 방향을 향하는 사람'이다. 제목은 처음 보는 낯선 단어고 저자는 저명한 정신과 의사라는 점이 이 책의 난이도를 가늠하게 했다. 그런데 이향인이라는 단어의 뜻이 너무나 명확해서 쉽게 잘 이해되었고, 저자가 '이향인'인 까닭으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p.79. 진정한 공감은 타인의 시선으로 그 사람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향인으로 시작해서 이향인으로 끝나는 《이향인OTROVERT》은 총 4부 19장으로 구성된 심리학 책이다. 본문은 이향인의 정의로 시작해서 부록 '이향인 테스트'로 끝난다. 본문 내용 중에 이향인은 중간이 없고, 이향인이거나 이향인 아니거나라고 했다. 테스트 결과 나는? 본문의 내용들도 흥미롭지만 부록이 주는 재미는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이다. 하지만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이향인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인성을 만나고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p.155. 그들은 지금, 이 순간을 온 힘을 다해 살아간다.


공통의 정체성보다는 개인의 정체성을 바라볼 수 있는 사회가 가능할까? 남들과 다른 방향을 보는 이향인들의 특징은 솔직히 마음에 든다.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세상은 이제 조금씩 문을 닫고 있는 것 같아서 이향인들의 창조적인 활약을 바라본다. 저자가 이향인으로 소개하고 있는 이들의 면면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신의 작품을 모두 없애라는 유언을 남긴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이향적 사고를 만나보느 즐거움을 놓치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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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시 도깨비 편의점 3 특서 어린이문학 16
김용세.김병섭 지음, 글시 그림 / 특서주니어(특별한서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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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초등학교 선생님 두 분의 애정 어린 눈길이 언제나 따스함을 전하는 도깨비 이야기를 만나본다. 김용세, 김병섭 작가가 도깨비라는 신비한 한국적인 정서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따스함이라는 정서적인 힘을 불어넣는 멋진 시리즈이다. 세 번째 이야기는 조금씩 밝혀지고 있는 비형과 길달의 비밀 이야기가 시작을 맡는다. 도깨비 비형과 구미호 길달의 천 년 전 인연이 어떻게 오늘까지 이어지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는 《25시 도깨비 편의점》시리즈 흐름의 매력적인 한 축이다.


빨간 코트가 정말 잘 어울리는 여우 길달은 오늘도 다양한 원인으로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황금카드'의 마법을 전달한다. 이번 시리즈는 우정과 사랑을 다룬다. 도깨비와 구미호의 애틋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배드민턴 복식 선수 지훈과 마루의 우정을 보여준다. 두 선수의 호흡이 그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은 복식 선수 둘이 서로 대화를 하지 않는다. 어디부터 어떻게 잘 못 된 것일까? 이런 팀워크로 대회를 치를 수는 있을까? 이때 나타난 빨간 코트. 두 친구가 '25시 도깨비 편의점'에서 선택한 상품은 무엇일까?


세 번째 이야기는 황순원 작가의 『소나기』가 떠오른다. 풋풋하고 순수한 향기가 은은하게 퍼진다. 그 향기의 정체가 우정인지 사랑인지 확정 지을 필요는 없겠다. 그게 무엇이든 간에 아이들의 순수함만은 확실히 보인다. 서로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서로에게 닿을 때와 어긋날 때의 차이를 보여주며 안타까움과 설렘을 너무나 잘 그리고 있다. 도윤과 수아의 순수한 사랑이,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세상을 밝게 비추는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여기 도깨비 비형과 여우 길달이 어떤 역할을 했을까? 할 일이 있기는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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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쉬워지는 최소한의 세계사 - 알고리즘, 정규분포, 게임 이론까지 역사를 움직인 18가지 수학 개념
후쿠스케 지음, 이정현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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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사립 중,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 후쿠스케가 들려주는 재미나고 흥미로운 수학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수학이 쉬워지는 최소한의 세계사는 수학이 세상에 미친 영향을 시대순으로 정리한다. 수학의 역사를 인류 역사 속 커다란 사건과 연관된 고리를 찾아 설명한다. 저자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인 까닭일까? 이해하기 쉽고 편안한 글과 많은 사진 그리고 다양한 그림들이 수학을 아주 가깝게 확 끌어당긴다. 수학이 이렇게 재미 있었나?


《수학이 쉬워지는 최소한의 세계사》는 총 4장으로 구성되었다. 18가지의 수학 이야기가 1장 기원전부터 중세까지의 첫 번째 이야기 로마를 두려움에 떨게 한 수학자의 최종 병기부터 시작한다.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 시라쿠사가 로마제국을 상대로 2년간 전쟁을 치를 수 있었던 이유는 아르키메데스라는 수학자 덕분이다. 유레카를 외치며 알몸으로 목욕탕을 뛰쳐나온 수학자가 로마 군대의 공포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어떤 수학 원리가 로마의 맹공을 버틸 수 있게 했을까? 나머지 이야기들도 수학이 '계산기'가 아니라 '생각하는 도구'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어서 흥미롭고 재미나다.


18가지 이야기 속 주인공은 대부분 낯선 수학자들이거나 과학자들과 수학 개념이다. 과학이나 수학을 연구하는 이들이 발견한 수학적인 사건들이 이어진다. 그런데 이상하다. 수학 공식도 등장하며 수학 이야기가 이어지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재미나고 흥미롭다. 다양한 수학 이야기가 전개되는 동안 뜻밖의 인물을 만나는 색다른 경험도 할 수 있다. 나이팅게일이 수학 역사에 등장한 까닭은 무엇일까? 재미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통해서 수학적 사고를 경험하고 수학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한다.


수학으로 우리들 삶과 세상을 이해하고, 역사 속 수학의 흐름을 찾아보게 한다. 어쩌면 수학적 사고방식으로 본 세상은 조금 낯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낯섦보다는 새로운 만남이 즐거운 특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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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관리국
캘리앤 브래들리 지음, 장성주 옮김 / 비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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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제목부터 SF 소설이라는 티를 팍팍 내는 캘리언 브래들리의 데뷔 작품인 장편소설 시간관리국 The Ministry of Time 만나보았다. 보통의 '타임슬립' 작품들은 현재에서 과거로 가던, 현재에서 미래로 가던 누군가 아는 얼굴이 있다. 그래서 조금씩 적응하면서 시간을 오가는 원인을 찾는다. 그런데 이 소설은 배경이 제국주의의 상징인 영국이라서 그런지 시작부터 섬뜩하다. '시간 여행' 방법을 알아낸 영국 정부는 과거에서 5명의 사람들을 이주시킨다. 자기들 마음대로.


전쟁이나 재해 등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영위하게 해준다는 것이 '시간관리국'의 목적은 아닐 것이고 이들이 각기 다른 과거에서 '이주자'들을 데려온 까닭은 무엇일까? 그런데 도입부는 이런 의문을 품고 《시간관리국》을 접하고 있는 것이 다소 과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기존 연봉의 세 배를 준다는 소식에 '가교'가 된 나와 19세기 영국 해군 중령이었던 이주자 그레이엄 고어 사이의 '썸'이 핑크빛 사랑으로 이어질지가 더 궁금하게 하는 시작이다.


세기를 뛰어넘는 시간 여행을 온 이주자들이 현재에 적응하는 게 가능할까? 가치관이라는 것은 머리는 물론 몸으로도 체득되고 유전자가 기억하는 것인데 19세기 인물들이 21세기 런던에 적응시킨다는 생각은 도대체 누가 한 것일까? 섹스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조차 꺼리는 보수적인 가치관을 가진 인물들이, 대가족 제도하에서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던 사람들이 가교를 통해서 어느 정도까지 오늘을 이해할 수 있을까? 고립된 사람들의 마음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p.537. 용서와 희망은 기적이다. 그것들 덕분에 당신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킨다. 그것이야말로 시간 여행이다.


시간 여행 이야기이지만 《시간관리국》은 시간보다는 인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건너온 시간의 차이를 견디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감정을 견뎌야 하는 사람을 그리고 있다. 외로움에 괴로워하고 차이가 만든 고립을 견뎌야 하는 인간의 감정을 위트와 해학 속에 스며놓았다. 웃음 속에 고통이, 미소 속에 슬픔이 느껴지는 이주자의 낯선 감정의 시작은 어디일까? 같은 공간 속에 함께하지만 다른 시간을 살아온 사람들의 인위적으로 만든 낯선 조합이 그 시작이 아닐까?


갑작스러운 살인 사건으로 이야기의 흐름은 빠르게 가속 페달을 밟는다. 이제부터는 로맨스가 아니라 스릴러로 장르 변환을 시작한다.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께가 말해주듯 많은 이야기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흐른다. 반전을 만나는 순간 복선을 떠올리고 앞으로 돌아가 다시 확인한다. 작가의 다음을 기대하는 까닭이다. 복선은 꽁꽁 숨기고 반전은 크게 폭발시키는 엄청난 스토리텔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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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표현 수업 - 일생에, 한 번은, 제대로
홍성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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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셜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우리말 진흥·발전에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현역 기자로는 최초로 한글날 문화포장을 수상한 홍성호 기자가 들려주는 우리말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우리말 표현 수업은 저자가 40년간 언론 현장에서 배우고 익힌 올바른 우리말과 한글의 표현법을 이해하기 쉽고 편안하게 정리한 책이다. 잘못 사용하고 있는 어휘나 띄어쓰기, 오남용 문제까지 우리말과 글의 전반적인 내용을 차분하게 알려주고 있다. 책을 읽고 감상을 적는, 우리말을 읽고 우리글을 쓰는 독서 취미에 꼭 필요한 책이다.


'읽기 쉽고 알기 쉽게'라는 글쓰기 일반 원칙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우리말 표현 수업》의 내용을 모두 머릿속에 저장하고 싶다. 서술어가 구체적일수록 문장의 의미가 뚜렷해지고, 풍성한 어휘력을 위해서는 한자어도, 문어체도 버릴 이유가 없다는 저자의 설명을 조금씩 따라가다 보면 우리글과 우리말의 매력에 점점 더 빠지게 된다. 그동안 우리말과 글의 소중함을 머리로만 생각했다면 이 책은 그 소중함을 가슴에 깊이 뚜렷하게 새긴다.


'칠칠맞은 사람'이라는 표현은 흉을 보는 것일까? 칭찬일까? 재미나고 흥미로운 우리말과 우리글 이야기가 차고 넘친다. 글쓰기를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어 모든 것이 새롭고 흥미진진했다. 영어 have의 등장으로 다양한 의미로 많은 곳에서 쓰이고 있는 '가지다'의 남용이, '-에 대한/ 대해'라는 표현이 일본어투라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한글이라는 훌륭한 글자 덕분에 문맹률은 낮지만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인 문해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도 《우리말 표현 수업》을 통해 알게 되었다.


p.55. 정교하게 의미가 구별되던 말이 점점 단순해지면 풍부한 표현이 사라지고 언어가 빈곤해지니 우리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 권 전체를 필사하고 싶은 책을 찾았다. 옆에 두고 계속해서 보고, 반복해서 쓰고 싶은 책이다. 《우리말 표현 수업》의 시작에 있는 질문으로 끝을 맺으려 한다.'좋은 하루 되세요'는 맞는 말일까? 작은 표현 하나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꼭 필요할까? 저자는 우리말을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왜 작은 것까지 논리적으로 따져 물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는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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