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을 지휘하라 - 지속 가능한 창조와 혁신을 이끄는 힘, 확장판
에드 캣멀.에이미 월러스 지음, 윤태경.조기준 옮김 / 와이즈베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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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Pixar)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공동 설립자이자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사장이었던 에드 캣멀이 들려주는 '창의성'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저널리스트 에이미 월러스와 함께 쓴 《창의성을 지휘하라》10주년 기념으로 전면 확장판으로 두 개의 장과 네 개의 후기를 추가해서 다시 출간했다. 창의성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독특한 관점에서 창의성을 보고 있는듯하다. 천재들만의 영역처럼 느껴지던 창의성을 충분히 키울 수 있고, 창의성을 키운다는 것은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하고 있다. 창의성을 키우는 것이 의지의 문제라고?


《창의성을 지휘하라》는 창의적인 성공을 위한 길을 간단명료하게 알려주는 경영 참고서가 아니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문화를 형성하고 지속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는 과정을 알려주는 인생 지침서 같다. 그건 아마도 이 책이 에드 캣멀의 삶을 담고 있는 까닭일 것이다. 이 책은 픽사를 지탱하고 있는 기업문화를 구축한 아이디어들을 공유하려는 시도에서 나왔다. 하지만 픽사 직원이나 애니메이터, 엔터테인먼트 기업 경영자들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이 책은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이 필요한 환경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쓴 책이다.


《창의성을 지휘하라》에서 들려주는 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픽사의 핵심 메커니즘 중 하나인 '브레인트러스트'이야기가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많은 기업들이 벤치마킹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물론 이 책이 10년 전에 출간된 책이니 벌써 브레인트러스트를 응용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창의적인 생각을 끄집어 낼 수 있는 브레인트러스트 회의가 성립하려면 선행되어야 할 4가지 핵심 요소들이 있다. 그 핵심 요소들을 준비하는 것이 리더가 해야 할 일이다. 회의실에서는 서로를 동료로 인정하고 권력이나 영향력은 내려놔야 한다. 또, 친절한 태도를 보여야 하고, 최고의 핵심인 '솔직함'을 갖추어야 한다.


p.569. 언제나 자신보다 영리한 사람을 채용하려고 노력하라. 잠재적 경쟁자로 보일지라도 언제나 더 나은 인재를 뽑아라.


책의 크기와 두께에 덜컥했지만 편안하게 또 재미나게 만날 수 있었다. 기업 경영을, 인재 등용 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흥미롭게 또 재미나게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창의성'에 대한 이야기가 주요 흐름인 까닭일 것이다. 최고의 애니메이션을 창조한 것처럼 저자 에드 캣멀은 이 책을 통해서 창의성을 끄집어낼 수 있는 조직 문화로 향하는 창조적인 길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p.571. 신뢰란 직원들이 일을 망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 아니다. 신뢰란 직원들이 일을 망칠 때조차도 직원들을 믿는 것이다.


저자가 애니메이션에 빠지게 된 시작부터 스티브 잡스와 엄청난 결과물을 만들어낸 픽사 때까지 창의성을 중심으로 4개 파트에 걸쳐 재미나게 풀어내고 있다. 하지만 4개 파트의 본문이 이 책이 가진 전부가 아니다. 끝자리에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는 '후기 - 우리가 알던 스티브 잡스''출발점 - 창의적 조직문화를 관리하는 법'이 이 책의 피날레를 제대로 장식하고 있다. 이별이 너무나 아쉬웠던 진정한 리더 스티브 잡스와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아름다웠고, 조직의 수장들이 가지고 있어야 할 자세를 알려주고 있는 '출발점'은 무엇보다 강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딱딱한 경영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들 삶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지혜를 보여주는 부드러운 에세이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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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주의자 - 세상과 나를 새롭게 바라보다
윤슬 지음 / 담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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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담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스펀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수시로 했다는 작가 윤슬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경험주의자》는 경험을 저자가 오랜 시간 생각하고 분석한 경험주의 철학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가 프롤로그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좋은 생각, 좋은 문장을 담은 잠언집이다. 하지만 《경험주의자》부록(경험 지도 - 나의 삶을 디자인하다)에서 '경험'을 삶에 끌어들이는 길을 알려주고 있는, 실전용으로 제작한 업그레이드 버전의 잠언집이다.


p.15. 이 책은 지금까지의 과정을 생각의 흐름에 맞춰 옮긴 잠언집이다.


교과서에서 접했던 재미없고 딱딱한 경험주의 철학을 윤슬 작가의 안내로 훨씬 더 부드럽고 흥미롭게 만날 수 있다. 경험은 신념으로 이어지고, 신념은 직관으로, 직관은 통찰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진들과 함께 들려주고 있다. 마치 아름다운 시화집詩畵集을 만난듯하다.


평소에는 포스트잇으로 의미 있는 부분을 표시하며 읽지만 이 책《경험주의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포스트잇은 포기했다. 지나온 페이지마다 생각이 머물고 보고 있는 페이지마다 마음에 새기게 되는 멋진 책이다. 경험이 통찰로 이어져 우리 삶의 방향이 되고 버팀목이 되는 과정을 가슴으로 느끼고 머리에 담게 하는 글도, 사진도 너무나 아름다운 책이다.


스펀지는 과거에 품었던 색은 흔적으로 간직하고, 지금 품고 있는 색은 새로운 색이 다가오면 과거의 흔적으로 돌려보낸다. 늘 새로운 색을 마다하지 않고, 언제나 다른 색을 받아들인다. 그런 스펀지의 용기가 부러워지는 까닭은 윤슬 작가가 말하는 경험주의자의 삶을 어설프게 맛본 탓일까?


p.96. 경험은 지도를 벗어나 진짜 길을 만드는 행위다. 지도 밖으로 걸어 나와야 한다. 경험을 통해 지식을 지혜로, 지혜를 진리로 마주해야한다.


필사筆寫하고 싶은 멋진, 아름다운 글을 찾고 있다면 지나치지 말고 경험해 보길 바란다. 과거의 경험에 갇히지 말고, 낡은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라, 용기 내라 말하고 있는, 이름만큼이나 반짝이는 윤슬 작가의 심연의 반짝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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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따지는 변호사 - 이재훈 교수의 예술 속 법률 이야기
이재훈 지음 / 예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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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미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그림 따지는 변호사》의 저자 이재훈 성신여대 법학부 교수는 변호사(변리사)이다.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법학전문대학원을 거쳐 변호사로 활동하며 문화 예술에 관심이 생겨 <아츠앤컬쳐Arts&Culture>에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과, 문과, 예체능까지 정말 욕심 많은, 열정적인 삶을 살아온 저자가 칼럼 '이재훈의 예술 속 법률 이야기' 속에 그동안(13년) 담았던 이야기(130여 편)를 바탕으로 만든 책이 바로《그림 따지는 변호사》이다.


이 책에는 제목에서 직관적으로 알 수 있듯이 클래식 그림 작품들과 화가들의 이야기를 많이 만날 수 있다. 또 해당 이야기에 관련된 아름다운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미술만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제목을 '그림'이 아니라 '예술'로 대신해도 될 만큼 음악이나 문학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만날 수 있다. 예술에 문외한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해준 책이다.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아름다운 작품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책이다.


볼거리를 많이 제공하는 재미난 책이지만 멋진 작품들을 '법률'로 '따지는' 촘촘한 법률 지식을 보여주는 지적인 즐거움도 선물하고 있다. '변호사'의 날카로운? 눈에 걸린 첫 번째 작품은 누구일까? 작품을 그린 요하네스 베르네르라는 작가보다 그림이 더 유명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그 주인공이다. 진주는 귀금속이 아니다? 비싼 진주가 귀금속이 아니라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들려주는 법 이야기가 책 속으로 빠르게 몰입할 수 있는 물꼬를 터준다.


집시에게 주민등록을, 전입신고를 의무화하면 어떻게 될까? 아이돌 의상에도 저작권이 있을까? 등 정말 흥미로운 법률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다. 이 책을 가장 흥미롭고 재미나게 만드는 것은 이 모든 니야기들을 그림과 음악 그리고 문학 작품에서 끄집어 냈다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예술 이론들도 만날 수 있다는 매력도 가지고 있다. 키아로스쿠로 화법이란 무엇일까? 이쯤 되면 저자가 기고하고 있는 〈Art & Culture〉를 안 찾아볼 수 없었다. 2025년 1월 저자의 글은 '공포정치법'에대해 들려주고 있다. 아름다운 예술을 통해 딱딱한 법률 이야기를 아주 부드럽게 만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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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국지 인문학 - 영웅의 길, 리더의 길
민관동 지음 / 디페랑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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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중국 고전 소설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경희대 중문과 민관동 교수가 들려주는 흥미로운 중국 역사를 만나보았다.《열국지 인문학》의 부제는 '영웅의 길, 리더의 길'이다. 영웅, 리더 하면 떠오르는 『초한지』『삼국지』 시대 이전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공자를 비롯한 수많은 인재들이 출현한 현인의 시대 춘추시대와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전국시대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 연의소설이 『열국지』이다. 그런데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열국지』을 통해서 '인문학'을 이야기하고 있다.


'들어가는 말' 통해서 인문학이란 무엇인지 또 왜 인문학을 배워야 하는지 설명하고 '프롤로그'를 통해서 『열국지』의 출현 배경, 문화적 가치 등을 들려준다. 왜 중국 고전소설 『열국지』를 통해서 인문학에 접근하려고 했는지 설명하고 있다. 시작부터 흥미진진하다. 아마도 『열국지』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까닭일 것이다. 『초한지』와『삼국지』에 뛰어난 영웅들이나 한심한 빌런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처럼 『열국지』에도 많은 영웅들과 빌런들이 등장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 『열국지』이고 『열국지』의 핵심만을 요약해서 알기 쉽게 읽기 편안하게 정리해 놓은 매력적인 책이 《열국지 인문학 列國志 人文學이다.


총 12강으로 구성된 《열국지 인문학》 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진시황제가 통일을 이루기 전까지의 중국 역사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 문헌의 구석구석을 촘촘하게 들여다본 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수박 겉할기식으로 역사를 가볍게 바라본 책도 아니다. 『열국지』라는 연의소설의 소개가 주가 아니라 인문학의 중요성을,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쓴 책인 까닭인지 본문의 내용만큼이나 고사성어나 명언명구 그리고 시대적인 배경 이야기를 잘 담고 있는 책이다.


'고사성어故事成語명언명구名言名句' 그리고 '상식 한 마당'은 이 책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이다. 어디선가 본듯한 고사성어나 명언명구가 원래 『열국지』에서 유래되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다수 만날 수 있다. 흥미로운 영웅들, 리더들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 늘 '오늘'의 한심한 자들의 행태가 오버랩된다. 리더 자격도 없이 앞에 서있는 자들의 한심함을 이 책《열국지 인문학》속 현명한 리더들과 비교하며 읽는 즐거움은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이다. 영웅의 길을 피해 빌런의 길로 가려고 하는 위정자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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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학 기행 - 방민호 교수와 함께 걷는 문학 도시 서울, 개정증보판
방민호 지음 / 북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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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우리의 삶이 무엇인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글로써, 시와 소설로써, 애틋하게 밝혀 준 작가들이 들려주는 서울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서울 문학 기행》은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방민호 교수의 안내로 서울 시내에 남아있는 작가들의 삶의 흔적들을 돌아볼 수 있는 특별한 책이다. 그런데 이 책 《서울 문학 기행》이 담은 특별함은 서울 시내에 산재해있는 작가들의 발자취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작가들의 삶을 들려주면서 그들의 작품들이 품은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문학 전공 안내자부터 특별하다. 이번 서울 문학 기행을 함께한 12명의 작가들(이상, 윤동주, 현진건, 박태원, 박인환, 김수영, 이광수, 나도향, 임화, 손창섭, 이호철, 박완서)이 그들의 작품들을 속에서 들려주었던 깊은 사유를 문학 전문가의 시선을 통해서 돌아본다. 사유의 골목길을 골목골목 샅샅이 뒤지고 다니는 것이다. 작가들이 작품 속에 숨겨두었던 생각들을 저자의 해박한 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촘촘하게 풀어내고 있다. 여기에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특별함이 있다.


서울 문학 기행의 시작은 이상『날개』이다. '말같이 생긴 외로운 사내'라는 표현으로 흥미롭게 시작한 1장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에서 저자는 이상을 모더니즘 하면 떠오르는 작가가 아닌 민족정신이 투철했던, 두루마기를 즐겨 입었던 작가로 재조명하고 있다. 깊은 문학적인 사유 없이, 그저 이상의 대표작으로만 가볍게 읽었던 작품 『날개』를 새롭게 들여다보게 한다. 처음 접하는 알레고리를 통해서 본 날개는 완전히 다른 작품처럼 다가섰다. 또 마지막 장면의 문맥을 찬찬히 짚어보며 들려준 이야기는 날개의 결말을 다르게 느끼게 하고 있다. 날개라는 작품을 다시 한번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에 빠져들게 한다.


저자의 특별한 해석이 서울 문학 기행 속 작품들을 새롭게 느끼게 하고 있다. 친일 행적이 문제가 된 작가들의 가치를 그들이 창조해낸 문학적 가치만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 하는 작가들의 삶도 담고 있지만 《서울 문학 기행》이 가진 특별함이 그 의구심보다는 컸던 것 같다. 친숙한 작가들의 알지 못했던 모습이 특별했고 낯선 작가들과의 만남은 더욱더 특별했다. 옛 서울을 아름다운 문학 작품들과 함께 돌아보면서 오늘의 서울을, 작가들의 삶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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