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사상 - 일상을 뒤집는 빛과 춤의 다큐멘터리
이준희 지음 / 스미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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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무용을 담은 사진이 들려주는 생각(사상思想)을 떠오르며 넘긴 사진 작품집 춤추는 사상은 다른 이야기를 보여준다. 제목에 보이는 사상沙上은 부산시 사상구를 뜻한다. 《춤추는 사상》은 실용 음악을 전공하고 그길에서 실패를 맛보고 이제 사진 작가의 길을 걷고있는 소셜 포터그래퍼 이준희의 글과 사진을 담은 책이다. 도톡한 이력의 작가는 부산시 사상구청과 '춤추는 사상'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사진에 사상구의 일상을 담고 그속에 사회적 메세지를 표현하고 있다.


공간의 가치는 사람이 정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공간을 다양한 빛(조명)을 이용해서 낯설게 만들고 있다. 그 낯섦은 새로움으로, 신선함으로 이어져 재미와 흥미를 끌어올려준다. 렌즈나 빛을 이용한 낯섦을 생경함으로 이어지게해 이 책의 매력을 극대화 시키는 것은 바로 '사람'이다. 이발소와 세탁소 또 버스를 담은 프레임에 이발사나 버스 기사와 함께 너무나 낯선, 생경한 무언가가 사진에 다른 이야기를 담는다. 무용수들의 아름다운 동작이 어제와 오늘을 이어주고 있다.


p.97. 감성과 현실을 모두 치열하게 다룰 때, 비로소 모든 것이 예술로 귀결된다. 정말 해보고 싶은 일은 결국 하게 된다.


《춤 추는 사상》이 만들어진 과정을 읽으며 사상구의 정체된듯한 삶의 현장에 새로운 활력을 실어넣어준 작가의 작품 활동을 응원하게 된다. 정체된 지역을 춤 추게하고 싶은 작가와 지자체가 협력해서 얻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무척이나 고마웠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지방도시의 몰락이 예상되는 오늘을 제대로 담은 사진 에세이다. 어떤 메세지를 담고 어떻게 촬영했는지 만나보는 재미는 새로운 유형의 다큐멘터리 사진을 만난다는 즐거움에 더해져 이 책이 가진 매력을 충분히 느끼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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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아내
K.L. 슬레이터 지음, 박지선 옮김 / 반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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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영국의 심리 스릴러 작가 K.L.슬레이터의 스물두 번째 작품을 만나보았다. 남편과 아내가 등장하면 대부분 누군가는 가해자가 되고 다른 누군가는 피해자가 된다. 그런데 남편과 아내 HUSBAND AND WIFE속에 등장하는 파커와 루나는 가해자와 피해자로 구분하기가 애매하다. 엄청난 부잣집 외동딸과 배관공 집안의 외동아들이 어떻게 연이 닿아 결혼까지 하게 되었는지 이야기는 두 집안의 경제적 격차만큼이나 커다란 불안을 느끼게 하며 시작한다.


p.75. 상대의 비밀을 누설하면…결국 둘 다 망가지게 될 테니까.


무언가 모를 위화감이 주는 불안감은 긴장감으로 이어진다. 이야기에는 세 명의 남편과 세 명의 아내가 등장한다. 파커의 아버지 그리고 루나의 아버지 . 루나의 어머니 마리 그리고 파커의 어머니 니콜라. 어느 날 파커와 루나는 파커의 부모에게 자신의 아이를 맡기고 회사 행사에 참석하게 된다. 그런데 루나는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파커는 칼에게 인사도 하지 않으려 한다. 무언가 불안함이 묻어나는 가족. 언제부턴가 벌어진 가족의 틈을 매워보려고 애쓰는 니콜라. 이들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하지만 그녀의 노력이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가고 마는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이제 이야기는 흐름의 방향을 바꾸고 전개 속도를 높인다. 가족 간의 갈등은 어느새 사회적인, 법적인 갈등으로 전환된다. 이제 파커와 루나의 갈등은 두 집안의 갈등으로 또 아내와 남편의 갈등으로 바뀌게 된다. 중환자실에 있는 아들과 며느리를 대신해서 손자를 돌보기 위해 손자의 옷을 챙기러 아들 집에 방문한 니콜라. 어쩌면 이 소설《남편과 아내》의 가장 큰 갈등은 니콜라의 오지랖이 만들어낸 것인지도 모른다. 아들 파커의 말을 들었더라면…….


"거기…가지…마세요."

"당장 버려요. 버리…라고요!"


살인사건 현장에서 사라진 피해자의 물건을 사랑하는 아이의 집에서 발견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마도 누구나 니콜라처럼 선택할 것 같다. 이 소설의 갈등의 시작이자 긴장감을 높이는 세 남편의 선택은 무엇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다. 이성적이지도 감성적이지도 않은 정말 공감하기 힘든 선택을 하고 마는 파커, 칼 그리고 조. 이들의 운명은 틀어진 비도덕적인 행위로 인해 엉뚱한 곳에 다다르게 된다. 평범한 남편들의 멍청한 선택. 불쌍하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세 명의 아내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아이를 위해 남편을 신고하고, 아이를 위해 남편을 살인자로 몰고 또 아이를 위해 남편의 외도를 모르는체하는 아내들. 그들의 선택에는 늘 아이가 먼저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엄마들도 많지만 이야기 속 세 아내는 분명히 세 명의 '좋은 엄마'다. 여기서 심리 스릴러의 재미와 흥미를 극대화하는 문제가 등장한다. 좋은 엄마 vs 책임감 있는 시민. 눈에 보이는 이야기는 단순한 흐름이지만 그 속에 담은 심리적인 갈등은 풀리지 않는 매듭처럼 정말 복잡하다. 복잡한 매듭의 실마리를 찾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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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레벨에 잠이 오니?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4
이지은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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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한낙원과학소설상(SF아동문학상)한국과학문학상을 수상한 이지은 작가의 신간그 레벨에 잠이 오니?를 만나보았다. 요즘 아이들은 시험이 끝나는 날이면 PC방으로 향한다. 이 책은 그런 아이들의 입장에서 쓴 게임 이야기이다. 우리 어른들이 말하는 게임 중독을 다른 관점으로 풀어내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이가 다섯 명의 친구들과 처음 여행을 간 곳은 게임용 컴퓨터가 여섯 대 있는 펜션이었다. 그리고 녀석들은 요즘도 좋은 사양의 PC방에서 모인다. 하물며 중학생인 주인공들은 오죽할까? 그런데 정말 게임 레벨이 낮으면 잠이 오지 않을까?


주인공 철봉이는 할머니가 동의하는 바람에 원하지 않는 게임 중독 캠프에 참여하게 된다. 외딴 오지 마을에서 다다른 아이들과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활동을 하게 된다. 그런데 철봉이가 게임을 하는 이유가 안타깝다. 일진 대신 그 녀석의 레벨을 올리려고 밤을 새우고 돈을 쓴다. 게임 셔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해본 단어다. 빵 셔틀은 들어본 적이 있지만 게임 셔틀이라니.


그런데 같은 조의 아이들도 자신만의 사연이 있다. 최연소 마스터 레벨 나요셉도, 카더라 피묘석도, 슬로맨 천진희도, 게임은 전혀 알지 모르는 김알지도. 이 친구들의 사연으로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진다.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캠프에서는 승리한 조에게 상으로 콜라를 준다. 콜라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미스터리로 흘러간다. 그 흐름과 함께 등장하는 이 소설의 최대 빌런 엄크는 아이들에게 커다란 벽으로 등장한다. 도움을 주는 듯하다가 배신을 밥 먹듯이 한다.


게임 중독 캠프의 비밀은 무엇일까? 캠프의 비밀에 다가가는 아이들의 모험은 이야기에 긴장감을 높이고 조금씩 밝혀지는 비밀은 커다란 반전을 불러온다. 게임 중독을 극복해가는 이야기라기보다는 어른들에게 아이들만의 게임 세상을 간접 체험하게 해주는 이야기이다. 아이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자신들을 가로막는 벽을 허물며 앞으로 나가며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게임이 아이들에게 또 다른 소통과 안식처가 되어준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듯하다. 아이들이 읽으면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겠지만 어른들에게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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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는 밤 - 그림과 문장과 삶을 엮은 내 영혼의 미술관
이소영 지음 / 청림Life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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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림Life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여러 권의 미술서를 쓴 미술 에세이스트 이소영 작가의 색다른 미술 에세이를 만나보았다. 그림 읽는 밤이라는 제목부터 시선을 사로잡더니 '눈보다 손이 깊게 읽는다'라는 문장으로 시선을 책 속에 묶어놓는다. 시선을 고정시킨 저자는 이제 '손'을 노린다. 그림과 문장으로 시선을 빼앗더니 삶을 정리할 '공간'으로 손을 고정시킨다. 그림과 글을 보고 느끼고 읽고 생각한 후에 손으로 직접 써보라고 지면(노트)을 제공하고 있는 특별한 책이다.


삶에 대한 감상을 끌어내는 글과 저자가 선별한 그림을 통해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직접 써넣을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책은 총 48개의 아름다운 그림을 담고 있다. 스웨덴 작가 칼 라르손의 <부엌, 집으로부터>를 시작으로 미국인이지만 독일에서 활동한 바우하우스 초대 교수 라이오넬 파이닝거의〈겔메로다 9〉까지 아름다운 그림들이 깊이 있는 글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다.


앙리 루소, 클로드 모네, 앙리 마티스 그리고 빈센트 반 고흐같이 많이 접했던 작가들의 그림들도 보이지만 다소 낯선 작가들의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특별함이다. 루마니아, 헝가리, 리투아니아 그리고 핀란드 등 미술 문외한이 평소 접하지 못했던 그림들을 만나보는 즐거움을 주고 있다. 새롭게 만나는 작품들은 설렘을 소환했고 다시 본 작품들은 추억을 소환했다. 그림을 보여주고 그 작품의 감상 포인트를 짚어주면서 작가에 대한 해설도 함께 보여주는 친절함을 놓치지 않은 책이다.


한 챕터(Night 밤)의 구성은 그림을 먼저 보여주고 다음 페이지에서 작품에 대한 해설과 작가에 대한 설명을 들려준다. 그리고 마지막 지면에 이 책만이 가진 특별한 빈 공간(Note)을 만들어 놓았다. 그림과 글로 꽉 채운 감성을 저자가 준비한 공간에 풀어놓으면 될 듯하다. 저자가 그림과 문장 속에서 찾은 삶의 의미를 빈 공간에 채워 넣으면 삶이 더욱 풍성해질듯하다. 작품 해설과 함께 문장 속에 녹여놓은 삶의 짙은 향기를 눈이 아닌 손으로 느껴볼 수 있는 정말 특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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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속의 비밀 1
댄 브라운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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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수첩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다빈치 코드》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댄 브라운의 신작을 만나보았다. 댄 브라운의 작품은 무엇인가(종교, 소설, 예술작품 등)에서 숨은 의미(기호, 고문자 등)를 찾아내며 비밀에 조금씩 다가서는 지적인 환상을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들이다. 비밀 속의 비밀은 두 권으로 출판된 장편소설이다. 그중 전체 이야기의 도입부인 1권을 만나보았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보여주는 여타 소설의 도입부와는 다르게 시작부터 마지막 페이지 끝 문장("알았어. 말할게.")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속도감을 보여준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예술 작품, 유물, 상징, 문서는 진짜다.'라는 흥미로운 문장이 시작부터 시선을 고정시킨다. 전작들에 등장했던 주인공들과의 만남의 즐거움도 잠깐 스치듯 빠르게 지나간다. 과거 작품에 머무를 조금의 여유도 허락하지 않고 빠르게 전개된다. 로버트 랭던과 캐서린 솔로몬의 로맨스가 액션 스릴러로 바뀌는데 걸린 시간은 얼마나 될까? 400여 페이지가 넘는 지면에 담긴 시간은 얼마나 될까? 프라하라는 아름다운 공간의 지하에서 어떤 비극적인 일이 벌어진 것일까?


오랜 세월 썸만 타던 중년의 과학자들이 사랑을 확인한 날 밤까지는 좋았다. 악몽을 꾼 솔로몬과 그녀를 달래던 랭던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너무나 참혹한 아침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랭던은 시작부터 호텔 창문을 깨고, 강에 뛰어들며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를 보여주더니 결국 체코 비밀경찰(우지)에 쫓기게 된다. 아침까지 옆에 있던 솔로몬은, 로맨스는 어디로 사라지고 랭던은 혼자서 외롭게 미스터리 스릴러를 만들고 있는 것일까?


기호학자인 랭던이 프라하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을 때 그의 편집자 포크먼도 전혀 다른 공간 뉴욕에서 엄청난 위험을 마주한다. 출판사 서버는 해킹당하고 포크먼은 납치당한다. 그런데 실종, 납치, 추적 등 강력 사건에나 등장할 것 같은 단어들의 시작이 무척이다 단순하다. 어찌 보면 허무하다. 솔로몬 교수의 책. 아직 출간되지 않은 책 원고, 연구 결과가 모든 사건의 시작이다. 무슨 연구, 어떤 결과가 달콤한 로맨스를 살기殺氣 넘치는 스릴러로 바꾼 것일까?


단순한 이야기가 미스터리 속으로 들어가면서 조금씩 복잡해진다. 출판과 관련된 이들에게 다가오는 조직의 실체는 무엇일까? 그런데 이야기를 가장 복잡하게 만든 인물은 따로 있다. 골렘. 유대인을 지켜주었다는 유대인의 전설에 등장하는 진흙 괴물이다. 히브리어 '에메트'가 이마에 있는 이 괴물의 등장으로 이야기가 판타지로 향한다. 어떤 여인을 지키기 위해서 살인도 망설이지 않는 골렘이 지키려고 하는 여인은 누구일까?


《비밀 속의 비밀》의 도입부 전개에 불과한 1권에서 정말 수없이 많은 반전을 마주하게 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랭던도, 솔로몬도 아닐 것 같다. 등장인물도 많지 않은데 각자가 가진 이야기가 너무나 흥미로웠다. 2권에서 만나게 될 골렘의 활약이 기대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진흙 괴물을 응원하게 될 줄은 몰랐다.


전설과 과학이 만나면 어떤 이야기가 만들어질까? 영혼의 세계와 최첨단 과학의 공존이 가능할까? 전설과 역사 그리고 종교와 과학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댄 브라운의 식견識見에 다시 한번 놀랐다. 아름다운 프라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편의 미스터리 스릴러《비밀 속의 비밀》로 2026년의 시작에 기분 좋은 긴장감을 불어넣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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