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 대학교에서 분자 생물물리학 및 생화학 겸임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탁월한 과학 저술을 인정받아서 많은 상을 수상한 칼 짐머가 들려주는 유전 이야기를 들어본다. 칼럼니스트이자 저널리스트, 호평받는 과학 저술가인 저자가 보여주는 유전학은 과학이라기보다는 우리들 삶이다. 그래서 엄청난 두께의 벽돌책이지만 《웃음이 닮았다》는 에세이처럼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쉽게 읽을 수 있는 보기 드문 특별함을 가진 과학 책이다.
《웃음이 닮았다》는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유전'이라는 딱딱한 과학 이야기를 재미나고 흥미로운 우리들 이야기로 끌어들이고 있다. 실제로 저자는 아내와 딸의 너무나 닮은 웃는 모습에서 이 책의 제목을 떠올렸다고 한다. 실생활 속에서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들려주는 '유전학'이야기는 흥미와 재미에 더해 과학적인 의미 또한 덤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이 눈길을 사로잡는 또 다른 한 가지는 아주 두꺼운 책의 두께를 잊게 만들어주는 아름다운 표지이다. 솔직히 도서 설명을 읽지 않고 표지만으로 이 책의 내용을 가늠해 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예술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제목이나 표지보다는 '유전'에 대한 방대한 이야기를 쉽고 재미나게 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유전을 어렴풋하게 알고 있는 이들에게는 조금 더 유전에 다가갈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을 선물해 줄 것이다.
총 5부 19장으로 구성된 책은 유전이라는 단어의 어원부터 유전학의 현재까지 유전에 대한 이야기를 촘촘하게 들려주고 있다. 700여 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분량을 담은 책이지만 쉽고 편안하게 만날 수 있다. 유전이라는 과학 이야기를 담은 과학 책이지만 마치 우리들 삶을 담은 편안한 에세이처럼 읽혔다. 왜 저자가 그 수많은 과학저술상들을 수상하게 되었는지 쉽게 알 수 있었던 멋진 책이다.
1장부터 19장까지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와 재미난 경험들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리처드도킨스에게 '밈(meme)'이있다면 다윈에게는 '제뮬(gemmule)이 있었다. 또 왕가의 혈통을 유지하려고 행하던 혼인 전통은 '합스부르크 턱'등의 유전병을 만든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펄 벅이 들려주는 딸의 유전병 이야기, 노예무역의 정당화를 위해 만들어낸 유전 이야기도 너무나 흥미로웠다. '인종차별'이 왜 의미가 없는지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느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