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닝 페이지
홍승완 지음 / 열린책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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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열 권의 책을 쓴 작가이자 조직경영, 인문학 프로그램을 개발한 교육 콘텐츠 전문가 홍승완이 들려주는 독서 이야기《터닝 페이지 TURNING PAGE》를 만나보았다. 단순하게 책을 읽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글쓰기로 이어지고 있어 흥미로웠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서법을 알려주는 본문도 좋았지만 '서평'의 예시문을 담고 있는 '부록'도 좋았다. 또한, 저자의 개인적인 독서법뿐만 아니라 헤르만 헤세 같은 유명한 독서가들의 방법도 알려주고 있어서 더욱더 흥미롭게 만날 수 있었다.


본문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독서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들려주고, 2장에서는 이 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깊이 읽기'심독深讀에대해 촘촘하게 설명하고 있다. 3장에서는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글이 '독후감'인 이유를 '서평 쓰기'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4장에는 독서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 공간 등을 소개하고 있다. 여행, 술 그리고 책. '독서를 통해 삶이 깊어질 수 있는가?'에대한 깊은 사유를 담은 본문은 한 단어 한 문장이 소중하다.


'깊이 읽기'심독深讀의 5가지 원칙 정독精讀, 문독問讀, 심독心讀, 재독再讀, 교독較讀에대한 디테일한 이야기가 '서평 쓰기' 로 이어지면서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을 돋보이게 한다. 깊이 있게 읽고, 다시 읽기(재독再讀)를 하라고 권하고 있다. 5가지 원칙 중 심독心讀 이 가장 흥미로웠다. '거울 -창문 독서'로 소개하며 성찰적 독서와 공감적 독서의 좋은 점을 촘촘하게 들려준다. 재독을 통해 깊이 있는 독서도 도전해 보고 싶고, 교독較讀을 통해서 분석하고 종합하는 독서도 도전해 보고 싶다.


저자 자신의 경험을 담고 있어서 더욱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독서 실용서'이다. 각자의 상황에 맞추어 해석하며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린다면 효율적인 독서에 커다란 도움이 될듯하다. 저자처럼 최애의 책도, 최애 출판사도 정해보고 싶다.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책을 참고해서 폭넓은 독서보다는 깊이 있는 독서를, 3번 읽기를 도전할 좋은 책을 찾아봐야겠다. 독서에 깊이를 더하고 싶다면, 서평 쓰기의 참맛을 맛보고 싶다면 《터닝 페이지 TURNING PAGE》를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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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소설인가 - 교유서가 소설
고은규 지음 / 교유서가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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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유서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2007년 <문학수첩>으로 등단한, 『트렁커』로 제2회 중앙장편문학상을 수상한 고은규 작가의 《이것은 소설인가》를 만나보았다. 7편의 단편소설을 만날 수 있는 단편소설집이다. '이것은 소설인가'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왜?'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허구'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사실'처럼 들리는 까닭은 무엇일까? 과거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오늘 이야기로 다가서는 까닭은 무엇일까? 일곱 편의 이야기에 보이는 우리의 현실은 소설처럼 극적이다. 극한에 내몰린 이들과 내모는 이들이 우리의 오늘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소설인가〉 소설집과 동명의 제목이 시작을 알린다. 기계공학과의 유일한 여학생이었던 나미가 저격 글을 쓴다는 소식을 접한 주인공 관철은 그녀의 저격 글을 찾아본다. 글을 올리는 블로그명이 '이것은 소설인가'였다.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나미의 글은 자신이 학창 시절 겪은 일에 대한 '저격'이었다. 관철은 그녀와의 에피소드가 별로 없었다. 그에 생각이었다. 그녀와의 통화에서 관철은 잊었던 일이 생각났다. 그리고 이야기는 갑자기 촘촘해진다. 관철의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도덕적인 압박은 심해진다. 과거가 오늘이 되는 순간 심연에 있던 깊은 생각들을 만나게 된다.


〈이별을 그딴 식으로 하는 사람〉과 〈묻는 남자〉는 만남보다는 이별의 중요함을 이야기하고 있다.〈이별을 그딴 식으로 하는 사람〉은 부모의 이혼이 준 상처로 상대방을 믿지 못하는 이의 이별이 너무나 안타까웠고, 짧은 이야기 속에도 강한 반전을 숨겨놓은 작가의 스토리텔링 능력에 놀랐다.〈묻는 남자〉는 유출된 불법 영상으로 고통받는 이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달된 이야기이다. 정신이 조금 이상한 옆집 남자의 계속되는 질문'미림 여고 나오지 않으셨나요?'에 조금씩 무너져가는 모습이 너무나 힘겨워 보였다.


《이것은 소설인가》에 소개된 이야기들은 모두 '이것은 소설이었으면 좋겠다.' 소설집에 담은 오늘의 아픔과 슬픔이 모두 허구였으면 좋겠다. 성범죄 피해자의 삶이 조금 더 편안해졌으면 좋겠고, 살고 있는 아파트 가격이 인간의 가치를 대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상처 주는 어른이 아니길 바라고, 타인의 것은 아주 사소한 것 하나라도 소중하게 여길 수 있기를 바란다. 7편 모두 정말 흥미롭고 재미나게 만날 수 있었다. 제목에서 던진 '소설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한 지적 탐구가 7개 이야기와의 만남을 더욱더 즐겁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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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것들은 그저 자란다
이윤 리 지음, 정혜윤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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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


많은 수상 경력을 가진 프린스턴대학교 문예창작부 학장으로 재직 중인 이윤 리의 《자연의 것들은 그저 자란다》를 가제본으로 만나보았다. 2025 카네기메달 수상작, 2025 뉴욕타임즈 올해의 책 등 많은 타이틀을 보유한 책이다. 거기에 더해 2026 퓰리처상 수상작이라는 소개 글에 더 이상의 소개는 보지도 않고 선택했다. 두 아이를 잃은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인 줄 알았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어설픈 선택은 훌륭한 작품과의 만남을 선물했다. 올해 만나본 글들 중에서 최고의 문장, 최상의 작품이다. 글이 가진 매력을, 문장이 가진 힘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의 내용을 필사筆寫하고 싶은 책이다.


p.25. 그러나 삶은 소설 작법을 따르지 않는다. 어쩌면 소설이 삶보다 덜 제멋대로인지도 모른다.


p.36. 그럼에도 여전히 삶을 살아가야 한다. 비극의 안에서, 비극의 밖에서, 그리고 비극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쓰는 일은 나 자신을 그 기이한 영역에서 분리해 내는 방법인 동시에 그 영역에 영구히 안착시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16살(첫째, 2017), 19살(둘째, 2024). 정말 어린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두 아이의 엄마의 후회나 슬픔, 아픔은 《자연의 것들은 그저 자란다》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자살로 삶을 마감한 아이들의 과거를 그리기보다는 남은 엄마가 살아야 하는 오늘을, 살아갈 내일을 이야기하고 있다. 두 아이를 글로, 책으로 애도하고 있다. 그런데 애도하는 글에서 슬픔이나 아픔은 묻어나지 않는다. 왜일까? 7년 사이에 십 대 아이 둘을 잃은, 극한에 닿은 엄마는 오랜 시간을 둔 '회복'이 아니라 '급속적인 수용'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 길을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아놓는다.


p.42. 이 책은 삶의 극한에 관한 책이다. 세상 어느 부모도 머물고 싶지 않을 만큼 깊은 심연의 자리에서 쓴, 사실과 논리에 관한 책이다.


《자연의 것들은 그저 자란다》의 가제본은 240여 페이지 분량으로 두껍지 않다. 감성 에세이라기보다는 철학 에세이다. 깊이 있는 생각을 끊임없이 끄집어내는 문장들이 자연스럽게 철학적 사유로 이어지게 하고 있다. 마지막 챕터 23장의 제목은 이 책이 가진 의미를 단번에 알려주는듯하다. '자식들은 죽고 부모는 계속 살아간다.' 아이가 다치거나 아프기만 해도 온 집안의 공기가 얼어붙는데 두 아이의 죽음이 누르고 있는 죽음의 무게를 삶의 의지로 지탱할 수 있을까? 경험해 보지 않은 고통을 느낄 수 있고, 누구보다 강한 엄마의 의지를 만나볼 수 있는 정말 깊이 있는 에세이다.


p.171.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일은 외롭다. 그러나 철학적 사유는 어느 순간 느껴지는 외로움을 비롯해 어떤 감정을 적당히 지나쳐 가는 법을 배우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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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영화관 ㅣ 환상 시리즈
호리카와 아사코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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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환상 우체국』을 시작으로 『환상 영화관』, 『환상 일기점』 등 호리카와 아사코의 일곱 편의 '환상 시리즈'중 한 편을 만나보았다. 《환상 영화관 幻想映画館》은 제목이 알려주듯이 평범한 영화관은 아니다. '게르마 전기관' 이라는 이름부터 오랜 전통을 느끼게 하는 묘한 영화관이 배경이다. 이야기는 묘한 영화관보다 더 '이상한' 소녀 스미레가 영화관에 숨어들면서 시작된다.


귀신, 영혼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누구에게 알려야 할까? 나라면 비밀로 할 것 같은데. 읽는 내내 묘한 매력을 발산하던 스미레는 교실에서 자기소개로 귀신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런 황당한 소개를 믿는 아이가 있으면서 이야기는 묘한 방향으로 흐른다. 히라이는 자신의 방에 있는 귀신을 쫓아달라고 의뢰한다. 하지만 스미레는 영혼을 볼 뿐 자신이 무슨 능력이 있는지 모른다. 그러니 당연히 거절했고 그 거절은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든다.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스미레는 이 영화관이 특별한 영화관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딱 여기까지는 우정과 귀신을 다룬 판타지 성장 소설이다. 복선처럼 자꾸 던지던 '악덕 외판원들의 의문의 연속 실종'은 이야기를 통째로 미스터리 스릴러로 반전시킨다. 악덕 외판원과 영혼은 어떤 관계일까? 환상 영화관과는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을까?


300 페이지가 되지 않는 분량의 짧은 소설에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보여준다. 귀신과 사랑을 나누는 사람도 있고, 스미레를 응원해 주는 진정한 어른도 보이고, 안타까운 고독사도 보인다.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귀신과 억울한 죽음이 등장하는 어둡고 차가운 이야기를 묘한 매력을 가진 스미레와 마리코가 밝고 따스한 이야기로 전환해 주는 환상을 만나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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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의 가만히 듣는 마음 - 음악으로 감정을 사유하는 방법에 대하여
메르헨 지음 / 더웨이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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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웨이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유튜브 채널〈메르헨Marchen〉을 운영하고 있는 메르헨의 첫 음악 에세이를 만나보았다. 《메르헨의 가만히 듣는 마음》에서 '가만히 듣는 마음'은 풍경 속에 담긴 세밀한 결을 글이라는 그릇에 옮겨 담으려는 시도라고 한다. 마음의 밑바닥, 심연에 있던 '무의식'을 글로, 문장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그 바탕을 '음악'에 두고 있다. 차분하게 흐르는 피아노 선율이 글을 통해 다시 태어난다. 그곳에는 '마음'이 있다. 음악에 담긴 마음이 글이 되고, 문장에 담긴 의미가 음악이 되는 색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메르헨의 가만히 듣는 마음》의 기본 구성은 아름다운 음악을 통해서 마음속 이야기를 보여주고 그 음악의 깊은 이야기(음악 노트)를 들려준다. 그리고 각 장의 마무리는 우리들 마음속 깊은 곳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감정의 여백'이라는 코너가 맡는다. 감성적인,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빈 공간에 답을 생각해 보게, 적어보게 하고 있다. 아름다운 음악이 철학적인 메시지와 조화를 이루어 시적인 공간을 만들어낸 멋진 책이다. 감정의 흐름이 요동칠 때 열어본다면 매력적인 선율의 차분한 흐름을 만나게 될 것이다.


심연에 잠긴 마음이 메르헨의 글로 재해석되면 마음을 담은 시詩가 되는 듯하다. 《메르헨의 가만히 듣는 마음》에는 시적인 언어와 아름다운 음악이 함께 흐른다. 그 흐름의 중심에는 '공감'이 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가슴에 와닿아 아름다운 시詩처럼 우리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마음속 깊은 울림이 피아노 선율을 타고 오래도록 가슴속에 머문다. 저자는 시인詩人일까? 음악가일까? 저자의 글을 만나본다면, 저자가 설명하는 음악을 만나본다면 나의 고민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음악이 마음속 깊은 곳의 사유를 만나 글이 된다면 아마도 시詩가 될 것이다. 문장을 읽고 있는데 시詩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시간을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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