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두부, 일본을 구하다 단비어린이 역사동화
유영주 지음, 윤문영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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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왜란이 나고 7년 동안 조선은 그야말로 초토화 되었다. 전쟁 통에 살아남은 백성, 죽은 백성, 포로로 잡혀간 백성. 모두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조선의 두부, 일본을 구하다]는 임진왜란으로 포로가 되어 일본으로 잡혀간 사람들의 생존기다.

 임진왜란 때 일본은 조선의 보물들을 많이 빼앗아 갔다. 물건 뿐 아니라 기술자도 엄청 많이 잡아 갔다.  도공, 종이를 만드는 사람, 활자공, 직조공, 학자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뿐만 아니라 전리품으로 사람의 코를 베어가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조선의 두부, 일본을 구하다]에서 왜군에 잡힌 석두와 할머니는 두부를 만드는 기술 때문에 코를 베이지 않고 살아남게 되었다. 

 포로가 되어 일본에 가서도 두부를 만들어 생계를 꾸리고, 나중에는 가뭄이 들어 죽게 된 그곳 사람들을 도토리 묵으로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했다.  

 길에서 호랑이를 만나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고 했던가? 그 말은 언제나 최선을 다 하라는 말과 통하는 것일 게다. 우리에게는 흔한 일이라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일도 성심성의껏 하면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게 되고, 더 발전하면 기술이 되는 것이다. 석두와 할머니가 그랬다. 석두는 일본에 잡혀가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고, 할머니를 도와 두부를 만들었다. 석두의 재주는 성실함이었다.

  이 이야기는 동화적 상상력이 많이 가미 되었지만 실제 일본에서 발전한 우리의 두부 기술[당인정 두부]를 바탕으로 썼다. 

 정말 우리 민족은 위기에서 더 강한가 보다. 일본에서 두부 만드는 기술로 조선인 마을을 만들고, 일본에서  잘 살아준 그들이 참 자랑스럽다. 


  [조선의 두부, 일본을 구하다] 꼭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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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의 네 가지 처방 - 불안과 고통에 대처하는 철학의 지혜
존 셀라스 지음, 신소희 옮김 / 복복서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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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에피쿠로스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쾌락주의자 라는 것이었다. 쾌락이라고 하면 어떤 쾌락인지에 대해서는 아예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한마디로 무지했다. 

[에피쿠로스의 네가지 처방]을 읽고 그가 주장하는 쾌락주의가 단지 육체적 쾌락이 아니며 정신적 쾌락에 더 관심이 많았다는 것도 알았다. 인간의 이상적인 삶은 육체적 욕구의 충족보다 고통을 피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즉 정신적 고통에서 자유로워지는 상태에 이르기 위해 매진하는 것 '아타락시아=근심없음= 평정에 이르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동양 철학의 중용과 일정부분 통하는 것 같다.  내 생각이 다소 억지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난 이 부분을 읽으면서 중용을 떠올렸다.

중용이란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도리에 맞는 것이 ‘중(中)’이며, 평상적이고 불변적인 것이 ‘용(庸)’이다. -퍼옴

 이렇게 써놓고 보니 좀 안 맞는 것 같기도 하지만  내 머리에 번뜩 떠오른 생각은 중용과 통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아주 적으며 구하기도 쉽다는 것을 깨달아야한다고 말한다. 그러면 욕심을 버리면 된다는 것이다. 이것 또한 중용과 통하는 것 같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다면 배고픔의 고통으로 불행할 것이다. 그렇지만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재물이 있고 욕심을 버리는 삶이 중용의 삶이 아니겠는가.


신을 두려워하지 마라.

죽음을 염려하지 마라.

좋은 것은 구하기 어렵지 않으며,

끔찍한 일은 견디기 어렵지 않다.

-p77

걱정하고 불안해 하는 삶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정을 찾으라는 충고다. 


에피쿠로스가 원자론자였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내가 얼마나 무식했는지! 참 부끄럽다.원자론은 말 그대로 세상 만물의 근원에 관한 자연 주의자 에피쿠로스의 시각이다. 

무엇보다 우정이 우리의 물질적, 정신적 행복에 중대한 역할을 한다는 우정에 관한  그의 생각이 나를 감동케 했다. 

즉, 어려울때 의지할 사람이 있다는 믿음이 불안을 줄여주고, 함께 있으면 즐거운 사람과 시간을 보낸다는 단순한 기쁨.

우정이  마음의 평정을 얻는데 가장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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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손글씨 - 나만의 글씨로 담는 나만의 시간 퇴근 후 시리즈 16
김희경(손끝캘리) 지음 / 리얼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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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를 예쁘게 쓰는 것은 확실히 재능이다. 난 재능이 없다. 악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졸필이다. 그렇지만 어릴 때부터 서예에는 조금 자신이 있었다. 특별히 교육 받지 않았지만 붓글씨를 쓰시는 아버지 어깨 넘어로 본 게 있어서 인지 제법 붓글씨가 되었다. 

캘리그라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내 주위의 지인들이 캘리그라피를 배우면서 부터다. 그리고 노무현 재단 체험에 참여해서 글씨를 써보면서 글씨 쓰기에 집중하는 순간이 무척 흥미로웠다.

 "재미있겠는데, 어디 나도 해볼까?"

 그렇게 해서 지인들 몇몇과 뜻을 모아 일주일에 한번 캘리그라피를 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그런데 몇차례 만나지도 못하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단되었다. 

[퇴근후, 손글씨]에서 자신에게 맞는 필기 도구를 마련해서 사용하라고 한다. 나는  캘리그라피 모임이 결성되는 즉시 필기구부터 샀다. 가는 붓부터 제법 굵은 붓까지, 붓꽂이 필통, 연적, 먹물, 벼루, 먹, 화선지, 부직포매트까지 완벽하게 준비했다. 하지만 정작 쓰는 것은 부직포 매트,화선지,먹물, 그리고 옛날부터 써오던 굵은 서예 붓이다. 어쩐지 작은 붓펜이나 다른 필기도구는 글이 잘 되지 않는 것 같아 아직 시도해보지 않았다. 아마 코로나가 심해지지 않았다면 모임을 계속 했을 것이고 나에게 맞는 필기 도구도 찾았을 것이다. 아쉽게도 그럴 기회를 갖기 전에 모임이 중단 되는 바람에 애써 준비했던 캘리그라피 도구들이 창고에 처박혀 있다. 

[퇴근후, 손글씨]를 읽고 많이 후회했다. 그동안 거창하게 모임을 만들고, 완벽하게 필기 도구를 갖추어야 글씨를 쓸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이 이끌어 주는 대로 정말 퇴근후, 조금씩 손글씨를 쓰다 보면 아마도 내 글씨가 엄청 발전해 있을 것이다. 

그래 아직 늦지 않았어. [퇴근후, 손글씨]를 차근차근 따라해 보는 거야. 

지금 당장 다시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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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전3권 + 다이어리 1종 세트 (다이어리 3종 중 1종 랜덤)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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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를 다시 읽게 되었다. 40년쯤 전 읽었던 그 느낌과 어떻게 다를 지 사뭇 기대하면서 말이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서로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각기 달리 불행하다

이 한 줄의 문장으로 소설이 시작된다.

 솔직히 이 문장으로 소설이 시작 되었다는 것도 다 까먹고 완전 새로운 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세월에 장사 없다고 내 머릿속 기억이 한계에 도달한 것 같아 서글프다. 아쉽게도 머릿속에 남아있는 내용은 레빈과 키티 커풀에 대한 기억이 더 또렷하다. 안나에 대한 기억은 안나 카레니나가 결국 애인 브론스키와 헤어져 기차역에서 자살하는 것 밖에 생각 나지 않았다. 

 결말을 알아서 일까 읽는 내내 안나와 브론스키의 만남이 이루어 지는 내용이 나올 때마다 엄청 불편했고, 제발 어긋나기를 빌고 있었다. 안나의 선택이 불안하기만 했다. 그건 아마도 내가 가정을 이루고 평탄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지금 시대라면 이혼하고 다시 재혼해서 잘 살 수 있지만 그 시절엔 절대 허락되지 않았다. 러시아의 귀족 사회는 정부를 두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이혼은 엄청난 불명예인 것이다. 

 톨스토이는 그 시대의 상류층의 그런 면을 고발하고 싶었던 것 같다. 레빈과 키티의 삶을 안나와 알렉세이, 브론스키 등과 대비시킨 것도,  레빈의 형제를 통해 그 시대에 들어오기 시작한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사상이 퍼지고 있는 실상을 보여주고 안나 오빠 오블론스키 집안을 통해 불불노동자인 귀족들의 삶을 고발한 것 같다.  

 오랜만에 마음 졸이면 책을 읽었다. 톨스토이의 방대한 이야기 전개에 놀랍고, 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탁월한 소설이었다. 

 40년 전에는 스토리 전개에만 연연해서 읽었다면 이번에 읽을 때는 사회에 흐르는 사상이나 당시 러시아 귀족 계급들의 삶의 모습과 생각들이 흥미진진하게 읽혔다. 잘 묘사된 역사적 배경과 공산주의 사상이 퍼지고 있던 당시의 모스크바와  페테르부르크라는 공간적 배경을 읽는 재미도  쏠쏠 했다. 톨스토이의 철학이 담긴 듯한 레빈의 모습 등이 이 소설이 오늘날에도 통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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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 -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에 답하다 이어령 대화록 1
이어령 지음, 김태완 엮음 / 열림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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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전에 이어령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나는 선생님의 책[메멘토모리]를 읽고 있는 중이었다. 이어령 선생님의 [메멘토모리]는 선생님이 고 이병철 삼성회장님의 24가지 물음에 답하는 형식을 취했다. 특히 기독교 신앙에 관한 대답으로 풀었다. 나는 모태 신앙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오래 가톨릭 신앙생활을 했다. 어린시절, 특히 중고등학교때까지는 맹신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그런데 대학에 입학하고 가톨릭 학생회에 입회 하면서 생각이 많이 변했다. 가톨릭 학생회에서는 매주 사회 과학 서적을 읽고 세미나를 했다. 내 생각이 의식화 될수록 신앙과 멀어지는 쪽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거의 무신론에 가깝다. 그렇다고 성당과 아예 담을 쌓은 것은 아니고 친교를 위해서 성당에 놀러 간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우리 가족 모두 영세를 받았다. 하지만 예수를 신으로 믿는 건 아닌 것 같다. 

 얼마 전 딸이 내게 물었다. "엄마는 예수님을 믿어? 왜 성당에 가?" 나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예수를 신으로 믿지 않아. 그냥 존경하는 스승으로 생각해. 그리고 성당에 가서 좋은 사람들과 만나서 즐겁게 노는 거지." 딸아이는 성당에 놀러 다닌다는 내 대답에 어이 없어했다. 

 이어령 선생님의 [메멘토 모리]를 다 읽고 난 지금의 내 생각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양자 역학까지 논하시는 선생님의 글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고, 당신 말대로 과학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를 올바른 신앙인이 되도록 설득하지는 못했다. 읽으면 읽을 수록 선생님이 기독교를 변론하고 있는 것만 같아 불편했다.  

 누구는 나 같은 사람은 종교인이 아니라고 욕할 지도 모르겠지만 내 머리에 박힌 정서는 다른 종교 시설이 몹시 불편하고, 신부님의 강론이 가슴에 와 닿고, 성당에 가면 편안하다. 

  사실 [메멘토모리]라는 제목의 책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책은 김열규 선생님의 [메멘토모리, 죽음을 기억하라]였다.

김열규 선생님의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를 읽은지 20년이 지났다. 그때의 나는 30대 후반이었다. 제목을 보는 순간 머리를 탁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죽음에 대해서 전혀 생각을 않고 살고 있던 나에게 죽음을 기억하라고 하니 이게 뭐지 하고 놀란 것일지도 모른다. 더구나 내 아이들이 한창 자라고 있던 때라 죽음보다 삶에만 몰두해 있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 나이까지 사는 동안 내 삶에서는 죽음이 크게 자리한 경험이 별로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두 번의 죽음을 경험했었다. 친정 할머니는 내가 막 대학에 진학 했을때 돌아가셨지만, 여든여섯까지 편히 지내시다 주무시는 중에 찾아온 죽음이었고, 모두들 천수를 누린 호상이라고 말하는 장례식이었다. 아버지는 내 나이 26세때 암으로 오래 앓으시다 돌아가셨다. 가족 모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고, 생각보다 아버지가 오래 견디셔서 환갑,진갑을 다 넘겨주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김열규 선생님의 [메멘토모리, 죽음을 기억하라]의 주제는 카르페 디엠 이었다. 죽음이 삶이고 삶이 죽음이니, 현실에 충실하고 생을 즐기라는 내용이었다. 너무나 좋았다.


 이어령 선생님의[메멘토모리]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내일 당장 지구의 종말이 오면 무얼하시겠습니까?

 "종말을 구경할 겁니다."-p182


선생님도 지구의 종말을 구경하고 감상을 글로 남기겠다고 말씀하셨다. 자신이 늘 하던 대로 언어의 씨앗을 우주에 뿌리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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