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전3권 + 다이어리 1종 세트 (다이어리 3종 중 1종 랜덤)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안나 카레니나]를 다시 읽게 되었다. 40년쯤 전 읽었던 그 느낌과 어떻게 다를 지 사뭇 기대하면서 말이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서로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각기 달리 불행하다

이 한 줄의 문장으로 소설이 시작된다.

 솔직히 이 문장으로 소설이 시작 되었다는 것도 다 까먹고 완전 새로운 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세월에 장사 없다고 내 머릿속 기억이 한계에 도달한 것 같아 서글프다. 아쉽게도 머릿속에 남아있는 내용은 레빈과 키티 커풀에 대한 기억이 더 또렷하다. 안나에 대한 기억은 안나 카레니나가 결국 애인 브론스키와 헤어져 기차역에서 자살하는 것 밖에 생각 나지 않았다. 

 결말을 알아서 일까 읽는 내내 안나와 브론스키의 만남이 이루어 지는 내용이 나올 때마다 엄청 불편했고, 제발 어긋나기를 빌고 있었다. 안나의 선택이 불안하기만 했다. 그건 아마도 내가 가정을 이루고 평탄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지금 시대라면 이혼하고 다시 재혼해서 잘 살 수 있지만 그 시절엔 절대 허락되지 않았다. 러시아의 귀족 사회는 정부를 두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이혼은 엄청난 불명예인 것이다. 

 톨스토이는 그 시대의 상류층의 그런 면을 고발하고 싶었던 것 같다. 레빈과 키티의 삶을 안나와 알렉세이, 브론스키 등과 대비시킨 것도,  레빈의 형제를 통해 그 시대에 들어오기 시작한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사상이 퍼지고 있는 실상을 보여주고 안나 오빠 오블론스키 집안을 통해 불불노동자인 귀족들의 삶을 고발한 것 같다.  

 오랜만에 마음 졸이면 책을 읽었다. 톨스토이의 방대한 이야기 전개에 놀랍고, 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탁월한 소설이었다. 

 40년 전에는 스토리 전개에만 연연해서 읽었다면 이번에 읽을 때는 사회에 흐르는 사상이나 당시 러시아 귀족 계급들의 삶의 모습과 생각들이 흥미진진하게 읽혔다. 잘 묘사된 역사적 배경과 공산주의 사상이 퍼지고 있던 당시의 모스크바와  페테르부르크라는 공간적 배경을 읽는 재미도  쏠쏠 했다. 톨스토이의 철학이 담긴 듯한 레빈의 모습 등이 이 소설이 오늘날에도 통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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