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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소 - 중국문학 다림세계문학 1
차오원쉬엔 지음, 첸 지앙 홍 그림, 양태은 옮김 / 다림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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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바다소를 읽으면서 내 어린시절의 일들이 아련히 떠올랐다. 그때 난 초등학생을 부러워하는 예닐곱살의 유아였다. 외삼촌이 오랫만에 우리집에 오셨다. 오빠에게 얼마나 컸나 보자며 양쪽 귀에 손바닥을 바짝붙이고 들어올리셨다. 당시 2학년이던 오빠를 뽀듯이 들어올려 보시곤 "균이 이제 소먹이러 가도 되겠네"라며 웃으셨다. 오빠는 소먹이러 가도 되겠다는 소리를 듣고는 자신을 꽤 자랑스러워하며 그 날을 손 꼽아 기다렸다. 옆에서 오빠를 부러워하며 나도 얼른 자라서 소먹이러 가고 싶었다.

6,70년대엔 아이들도 당연히 집안일을 도와야 했다. 농촌에서는 소를 먹이러 가거나 꼴을 베러 가야 했으며, 농번기에는 학교에서 조차 임시 방학을 하면서까지 집안 일을 돕도록했던 것이다.

우리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지금 우리아이들은 유소년 시절을 학교로 학원으로 지식만 채우면 다 된다는 듯이 키워지고 있다. 노동의 소중함도 느껴보지 못하고, 삶의 치열함도 경험해 보지 못한채 거저 온실의 화초로 가꾸어 지고 있는 것이다. 

<붉은 호리병 박>의 완, <바다소>의 소년, <미꾸라지>의 싼류, 그리고 <아츄...> 모두 아픔을 간직한 아이들이다. 그 소년들이 삶을 충분히 아파하면서 성장해 가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그런 소년들의 이야기가 강이라는 서정적 배경을 통해 촉촉히 가슴 속으로 젖어든다. 특히 <아추>는 정말 가슴 아프다. 그리고 아추의 외로움이 절절히 느껴지는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동양의 신비를 느끼게 하는 그림도 참 좋았다.

자신의 정체성을 생각하기 시작하는 초등 고학년부터 중고생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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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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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가 아는 신부님 중에 바둑을 좋아하시는 신부님이 계신다. 그리고 난 바둑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다. 그런 인연으로 가끔 신부님과 바둑을 통한 만남을 가진다.  신부님께서는 교정사목을 하시는 분이시다. 처음 신부님께서 교정사목을 하신다고 하셨을 때는 큰 감흥없이 "좋은 일 하시네요"라며 형식적인 인사를 했다. 그리고 "교도소에 가서 미사집전하시면 무섭지 않으세요?"라며 편협한 소리나 주절거렸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그리고 신부님께서 얼마나 소중하고,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신지를 알았다.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공지영씨의 새로운 사랑 이야기인가?' 라고만 생각했다. 이렇게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숨어 있을 줄이야.

 내가 공지영씨의 글을 조금 좋게 보기 시작한 책은 <별들의 들판> 부터 였다. 공지영씨가 어떠한 자신만의 껍질을 깨기 시작한 느낌이었다고 해야 할까? 그러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힘껏 뛰어올랐다는 느낌이다.

누구나 죽어가고 있지만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산다. 그러다 " 당신에게 사형을 명한다"고 판결되는 순간 죽음을 절절히 인식하는 것이다. 고통 스럽게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에게 정말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을 갖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한 달에 영치금이 단돈 1000원도 안되는 제소자들이 엄청나다는 사실에서 보듯이 그들 가족의 궁핍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범죄는 결코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는 내내 참으로 부끄러웠다. 나 자신이 얼마나 복받은 사람인지 모르고 살았다는 사실이.

가난했지만 행복한 어린시절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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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9-21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된 리뷰입니다. 꾸욱~~ 영화 이전에 공지영의 책으로 먼저 보고 싶어지네요.

석란1 2006-09-22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감사합니다. 혹 동화작가 배혜경님이신지요? 저는 동화를 읽는 어른입니다.

달팽이 2007-01-21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게 알아서 둘러보고 갑니다.
오지랖이 좁다보니...앞으로 자주 뵈었으면 합니다.
 
이름 없는 너에게
벌리 도허티 지음, 장영희 옮김 / 창비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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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우리 아이가 다니고 있는 방과후 학교에서 부모 성 교육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성교육을 하기 전에 부모들부터 성에 대해 바로 알아야겠다는 취지였다. 초청된 성교육 강사는 대상이 성인이라 실제 우리 아이들에게 하는 성교육 프로그램보다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다뤘다. 성이 개방되어있는 서양의 초등고학년들에게 하는 내용이라며 애니메이션 한편을 보여주었다.

그 속에 담긴 내용은, 남여의 신체에서 성은 이러이러한 과정을 거쳐 성숙해간다. 남녀 각각의 성기는 어떻게 생겼다. 남녀의 성감대는 어느 어느 부위이다. 이성교제시 어떠 어떠한 것들을 유의 해야한다. 성행위시 체위도 다양하다. 피임 도구는 어떠한 것들이 있다.  등등.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셋이나 낳도록 그렇게 구체적인 성교육은 처음 받아봤다. 저런 교육을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이나 늦어도 결혼전에 받는다면 정말 아름다운 성생활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성의식등을 고려하면 수능이 끝나고 진로가 결정난 고3들이 받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부터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면서 이성교제도 자유로워지니 말이다. 

<이름없는 너에게>에 나오는 헬렌과 크리스는 성 생활이 우리나라보다 휠씬 자유로운 영국의 고등학교 졸업반이다. 둘은 매우 사랑하는 사이다. 그리고 단 한번의 실수로 아기를 갖게 된다. 둘다 졸업과 동시에 가게될 대학으로부터 입학 허가서를 받아 놓은 상태이다. 그런데 헬렌이 아기를 가지는 바람에 앞으로의 진로를 재고해 봐야 한다. 남자인 크리스 보다는 여자인 헬렌에게는 정말 치명적이라 할 수 있을 만큼이다. 결국 헬렌은 아기를 낳기로 결정하고 자신의 계획도 수정할 수 밖에 없다.

이책은 아직 세상 밖으로 나가 보지 않은 십대들의 임신을 다루고 있다. 원하지 않은 임신으로 해서 겪게 되는 심리적 고통은 말 할 것도 없다. 두 사람이 만든 아기임에도 불구하고 남자쪽보다는 여자쪽이 휠씬 불리하다. 사회적 시선도 그렇고.

이제 막 자신의 꿈을 쫓아 나아가려는 순간  시작해 보기도 전에 처음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면 참으로 기가 막힐 것이다. 이책에선 자신의 미래의 모습이 어떠하고 싶으면 지금의 나는 어떤 것들을 참고 기다려야하는 지를 조용히 일깨워 준다.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었다면 꼭 읽히고 싶은 책이다.  아이들에게 열번의 성교육보다 휠씬 큰 효과를 얻을 것이다.

그리고 이 작품은 문학성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기의 아버지가 될 크리스를 화자로 삼은 점도 탁월하고, 헬렌의 입장을 태어날 아기에게 쓰는 편지형식으로 다뤄준 것도 참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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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 - 여름 이야기 구름골 사계절 2
박경진 지음 / 미세기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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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꼬끼오 ! 첫 닭이 운다. 어스름한 보라빛 새벽이 밝아오고 달콤한 잠에 빠져있던 방실이도 잠에서 깬다. 화들짝 놀라며 일어나 흥건하게 젖어있는 이불을 보고 사태를 파악한다. 그때부터 방실이의 고뇌는 시작되는 것이다.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

어린 시절 한번 쯤은 다들 경험한 일이다. 뭐라고 핑계를 만들어서 이불위에 실수한 것을 모면해 보려고 애써보았을 것이다. 난 어린시절 동생이랑 같이 자다가 실수한 적이있다. 그래서 깊이 잠든 동생을 내 자리로 슬쩍 밀어놓고 난 옷을 갈아입고 동생 자리에서 잤다. 물론 동생이 누명을 쓰고 억울해 하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이불에 지도를 그렸다고 크게 야단을 맞은 기억은 없다. "자기전에 오줌 누고 자야지, 왜 그랬니?" 라는 잔소리를 듣는 정도였다.

이 그림책 속의 방실이는 자존심이 강한 아이로 보인다. 그 나이 때는 어떤 일이 벌어지면 엄마를 먼저 찾는 나이가 아닐까? 엄마에게 못 할 말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지 않으면 혼자 어떻게 수습하려고 애써보는 나이이다. 얼마전 우리 막내가 오줌을 싼 적이 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오줌싼 이불 위에다 방석으로 덮어놔서 방석까지 다 젖게 만들어 놓았다. 아이들이란 혼자 해결하려다 일을 더 만들어 놓곤하는 것이다.

오줌을 싸 놓고 도망가는 방실이의 심리는 참 잘 표현 되었다. 고민하는 방실이의 잔뜩 찌푸린 얼굴, 일그러져 돌아가는 시계. 영아네 집으로 가는 길에서 만난 모든 것들이 다들 오줌싸개라고 놀리는 둣이 느끼는 마음. 등등...

특히 돋보이는 것은 그림이다. 어스름하게 밝아오는 새벽의 보라빛, 방실이의 표정이며, 감정들이 그림만 보아도 다 느껴진다.

단 하나의 아쉬움이라면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이 좀 매끄럽지 못하다. 아이가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 아무도 모르도록 엄마와 방실이만의 비밀로 해결해 줘야 하지 않을까? 예를 들자면 아침을 먹자고 영아네로 방실이를 데리러 온 엄마에게 방실이가 오줌싼 일을 얘기하고 엄마는 오줌싼 일은 실수이고 누구나 실수할 수 있으며 엄마도 어린시절 그런적이있다고...그런 후 책에서 처럼 해결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러나 오랬만에 참 좋은 그림책을 만났다는 느낌이다. 계절별로 그림책이 나올 예정이라니 다음 책도 기대된다. 특히 그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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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얼굴에 독을 발라라
오자와 다카하루 지음, 홍성민 옮김 / 미토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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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화장품, 얼굴에 독을 발라라

제목에서 눈이 번쩍 뜨였다. '화장품이 독이란 말이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동안 얼굴을 가꾸는데 소홀했던 자신에게 얼마나 위안이 되던지. 여름엔 거의 맨 얼굴로 다니고 출근하지 않는 날은 화장하지않는 것을 철칙으로 살아온 나로서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다. 사실은 귀찮고 게을러서 자신을 가꾸는 일에서 조차 무신경하게 살고있는 주제에.

모든 화장품, 심지어는 기초화장품에 까지 유해한 합성 계면 활성제(유화제)가 들어가 피부 장벽을 파괴해서 피부가 빠르게 노화되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초화장품 조차 유해한 마당에 기능성 화장품들의 유해성은 오죽하겠는가!

더욱 충격적인 것은 천연 염료로 알려진 헤나가 변이원성(발암성 및 최기형성)이 강해 화장품과 염색약으로는 사용할 수 없는 물질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천연 염료라고 그동안 헤나로 열심히 염색했었다. 그 사실을 알고 부터 안 아프던 머리까지 아파오는 느낌이다.

그러나 책을 읽어 나가면서 지겨워 지기 시작했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번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는 화장품의 유해성이 점점 식상해 지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일본 책을 번역하기에 급급했다는 느낌마저 강하게 들었다. 일본이 전성분 표시제라는 법으로 소비자를 우롱했다면,우리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더구나 점점 더 외모 지상주의가 되어가고 있고, 남자들 조차 색조 화장을 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연으로 빚는 화장품(P214~P222)에서 '천연 재료로 화장품을 만들어 보겠구나' 라는 생각에 잔뜩 기대를 했었다. 그런데 이런 재료들은 다 어디서 구하지?

 라벤더 에센셜 오일, 솔루비라이저, 이멀시파잉 왁스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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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06-08-17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나가 그렇단 말이죠? 넘 놀라운 사실....
좋은 먹거리 찾아먹기도 힘든 판에 화장품까지....
언니, 난 그냥 일케 살래...

석란1 2006-08-17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거나 말거나 오늘도 헤나로 염색했슴다. 나도 마찬가지여.
거기다. 헤나를 머리에 바르고 아예 잠들었슴다. 새벽에 감았지요.

석란1 2006-08-17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 합니다. 참고하겠슴다.

일하 2007-07-25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쑥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 ^
천연화장품을 만들어 쓴다고 해도, 요즘엔 발림성 좋고
여러가지 색조화장 화운데이션 심지어 비비크림까지 천연 화장품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름만 천연화장품 천연화장품에
일반화장품에 들어가는 합성계면활성제도 고대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디메치콘.. 등등 합성실리콘이 피부에 촉촉하게 스며들게 한다는 목적으로..
저도 옛날에 한동안 화장품 만들어쓴다고 화장품을 만들어 본적있는데..
저 책을 읽고보니 천연화장품도.. 제대로 알고 만들지 않으면
결국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합성계면활성제의 폐해를 막기 위해 만든 천연화장품이..
시중의 화장품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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