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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이전의 자존감이 평생 행복을 결정한다
토니 험프리스 지음, 윤영삼 옮김 / 팝콘북스(다산북스)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아이를 키우다보면 자신과 꼭 닮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외모가 아니라 식성이나 버릇, 기호가 닮는다는 것이다. 아이가 남편과 나란히 잠든 모습이 기막히게 똑같아 놀라웠던 기억이난다. 어떻게 보면 사소할지도 모르는 잠버릇까지 아이는 부모를 닮는 것이다.

그런걸 보면 부모된 자가 자식을 잘 키우고 싶다면 결코 아무렇게나 행동할 수 없는 것이다.

자식을 잘 가르치려면 나부터 바로 서야 한다.

말로는 이렇게 쉽고, 머리로는 이미 인식하고 있는 이런 이론들을 정작 실생활에서 실천하기는 참 어렵다.

그건 아마도 내가 그렇게 교육받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첫아이를 낳기 전에 이런 책을 먼저 읽고 육아를 시작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더라면 아이에게 했을 많은 시행착오들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처음 이 책을 대했을 땐 또 그렇고 그런 육아서가 하나 나왔나 보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조금씩 읽어나가면서 그런 생각들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뒤로 갈 수록 내가 꼭 얻고 싶었던 소중한 정보를 얻었다는 느낌이다.

아이의 문제행동은 아이 내면의 SOS 라는 걸 부모가 꼭 기억해야 하리라.

자녀를 둔 부모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아빠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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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링 오에 겐자부로 장편 3부작 1
오에 겐자부로 지음, 서은혜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오에 겐자부로를 처음 만난 것은 <나의 나무 아래서>에서 였다. 그책을 읽으면서 참 아름다운 가치관을 가진 작가를 만났다는 생각에 기뻐했었다. 그리고 그책의 번역이 잘못됐다고 혹평했던 기억도 난다. 그냥 자연스럽게 번역해도 될 글을 자꾸만 꼬우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독자에게 이해를 돕기위해 상세히 기술한 부분이 오히려 글을 읽어나가는 흐름을 끊어서 흥미를 반감시키는... 어떨땐 한참을 읽다가 '어! 이게 무슨 소리야?' 하면서 다시 읽고서야 '그말이 이말이군' 하며 이해하고 넘어갔었다.   <체인지링>을 읽으면서 그때와 비슷한생각을 하게 되었다. 같은 번역자인가 하고 살펴 봤더니 그렇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이건 번역의 문제라기보다 작가의 스타일인 것이다. 평범한 독자가 읽어내기에는 심히 난해한 작가라고 해야할 것이다.

<체인지링>을 읽는 내내 <나의 나무 아래서>의 연장인듯한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나의 나무 아래서>를 읽었던 독자라면 아마도 <체인지링>을 쉽게 읽을 수 있었을 것이고 작가의 심중을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체인지링>은 오에 겐자부로의 삶의 철학이 절절히 녹아 있는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절친한 친구이자 가족인 유명감독의 죽음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방식이라고 해야하나? 소설 속에서 그가 죽음을 바라보는 모습은 우라의 입을 통해서 정확하게 표현되고있다.

"엄마, 나는 죽는 걸까?"

"만일 네가 죽어도 내가 다시 한번 낳아줄 테니 괜찮아."

"하지만, 그 아이는 지금 죽어가는 나와는 다른 아이잖아.?"

"아니야. 똑같아, 네가 나한테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보고 듣고 한 것, 읽은 것, 해온 일, 그것을 모두 다 새로운 네게 이야기해 줄게.그리고 지금 네가 알고 있는 말들을, 새로운 너도 이야기하게 되는 거니까 두 아이는 완전히 똑같은 거야."

<체인지링>에서 말하고 싶은 내용은 이 내용에 모두 함축되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소설은 크라이 막스까지는 잘 달려온 느낌이지만, 결말에서 멈짓하다가 화자가 치카시로 변하면서 김이 빠져버린 느낌이다. 고기토가 마지막까지 화자로 나왔다면 정말 이렇게 끝맺고 싶지않았을 것같은 허무함이 남는다. 이런 느낌이 나만의 감상인지도 모르지만 다소 실망스런 결말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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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소 - 중국문학 다림세계문학 1
차오원쉬엔 지음, 첸 지앙 홍 그림, 양태은 옮김 / 다림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바다소를 읽으면서 내 어린시절의 일들이 아련히 떠올랐다. 그때 난 초등학생을 부러워하는 예닐곱살의 유아였다. 외삼촌이 오랫만에 우리집에 오셨다. 오빠에게 얼마나 컸나 보자며 양쪽 귀에 손바닥을 바짝붙이고 들어올리셨다. 당시 2학년이던 오빠를 뽀듯이 들어올려 보시곤 "균이 이제 소먹이러 가도 되겠네"라며 웃으셨다. 오빠는 소먹이러 가도 되겠다는 소리를 듣고는 자신을 꽤 자랑스러워하며 그 날을 손 꼽아 기다렸다. 옆에서 오빠를 부러워하며 나도 얼른 자라서 소먹이러 가고 싶었다.

6,70년대엔 아이들도 당연히 집안일을 도와야 했다. 농촌에서는 소를 먹이러 가거나 꼴을 베러 가야 했으며, 농번기에는 학교에서 조차 임시 방학을 하면서까지 집안 일을 돕도록했던 것이다.

우리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지금 우리아이들은 유소년 시절을 학교로 학원으로 지식만 채우면 다 된다는 듯이 키워지고 있다. 노동의 소중함도 느껴보지 못하고, 삶의 치열함도 경험해 보지 못한채 거저 온실의 화초로 가꾸어 지고 있는 것이다. 

<붉은 호리병 박>의 완, <바다소>의 소년, <미꾸라지>의 싼류, 그리고 <아츄...> 모두 아픔을 간직한 아이들이다. 그 소년들이 삶을 충분히 아파하면서 성장해 가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그런 소년들의 이야기가 강이라는 서정적 배경을 통해 촉촉히 가슴 속으로 젖어든다. 특히 <아추>는 정말 가슴 아프다. 그리고 아추의 외로움이 절절히 느껴지는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동양의 신비를 느끼게 하는 그림도 참 좋았다.

자신의 정체성을 생각하기 시작하는 초등 고학년부터 중고생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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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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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가 아는 신부님 중에 바둑을 좋아하시는 신부님이 계신다. 그리고 난 바둑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다. 그런 인연으로 가끔 신부님과 바둑을 통한 만남을 가진다.  신부님께서는 교정사목을 하시는 분이시다. 처음 신부님께서 교정사목을 하신다고 하셨을 때는 큰 감흥없이 "좋은 일 하시네요"라며 형식적인 인사를 했다. 그리고 "교도소에 가서 미사집전하시면 무섭지 않으세요?"라며 편협한 소리나 주절거렸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그리고 신부님께서 얼마나 소중하고,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신지를 알았다.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공지영씨의 새로운 사랑 이야기인가?' 라고만 생각했다. 이렇게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숨어 있을 줄이야.

 내가 공지영씨의 글을 조금 좋게 보기 시작한 책은 <별들의 들판> 부터 였다. 공지영씨가 어떠한 자신만의 껍질을 깨기 시작한 느낌이었다고 해야 할까? 그러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힘껏 뛰어올랐다는 느낌이다.

누구나 죽어가고 있지만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산다. 그러다 " 당신에게 사형을 명한다"고 판결되는 순간 죽음을 절절히 인식하는 것이다. 고통 스럽게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에게 정말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을 갖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한 달에 영치금이 단돈 1000원도 안되는 제소자들이 엄청나다는 사실에서 보듯이 그들 가족의 궁핍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범죄는 결코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는 내내 참으로 부끄러웠다. 나 자신이 얼마나 복받은 사람인지 모르고 살았다는 사실이.

가난했지만 행복한 어린시절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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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9-21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된 리뷰입니다. 꾸욱~~ 영화 이전에 공지영의 책으로 먼저 보고 싶어지네요.

석란1 2006-09-22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감사합니다. 혹 동화작가 배혜경님이신지요? 저는 동화를 읽는 어른입니다.

달팽이 2007-01-21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게 알아서 둘러보고 갑니다.
오지랖이 좁다보니...앞으로 자주 뵈었으면 합니다.
 
이름 없는 너에게
벌리 도허티 지음, 장영희 옮김 / 창비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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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우리 아이가 다니고 있는 방과후 학교에서 부모 성 교육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성교육을 하기 전에 부모들부터 성에 대해 바로 알아야겠다는 취지였다. 초청된 성교육 강사는 대상이 성인이라 실제 우리 아이들에게 하는 성교육 프로그램보다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다뤘다. 성이 개방되어있는 서양의 초등고학년들에게 하는 내용이라며 애니메이션 한편을 보여주었다.

그 속에 담긴 내용은, 남여의 신체에서 성은 이러이러한 과정을 거쳐 성숙해간다. 남녀 각각의 성기는 어떻게 생겼다. 남녀의 성감대는 어느 어느 부위이다. 이성교제시 어떠 어떠한 것들을 유의 해야한다. 성행위시 체위도 다양하다. 피임 도구는 어떠한 것들이 있다.  등등.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셋이나 낳도록 그렇게 구체적인 성교육은 처음 받아봤다. 저런 교육을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이나 늦어도 결혼전에 받는다면 정말 아름다운 성생활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성의식등을 고려하면 수능이 끝나고 진로가 결정난 고3들이 받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부터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면서 이성교제도 자유로워지니 말이다. 

<이름없는 너에게>에 나오는 헬렌과 크리스는 성 생활이 우리나라보다 휠씬 자유로운 영국의 고등학교 졸업반이다. 둘은 매우 사랑하는 사이다. 그리고 단 한번의 실수로 아기를 갖게 된다. 둘다 졸업과 동시에 가게될 대학으로부터 입학 허가서를 받아 놓은 상태이다. 그런데 헬렌이 아기를 가지는 바람에 앞으로의 진로를 재고해 봐야 한다. 남자인 크리스 보다는 여자인 헬렌에게는 정말 치명적이라 할 수 있을 만큼이다. 결국 헬렌은 아기를 낳기로 결정하고 자신의 계획도 수정할 수 밖에 없다.

이책은 아직 세상 밖으로 나가 보지 않은 십대들의 임신을 다루고 있다. 원하지 않은 임신으로 해서 겪게 되는 심리적 고통은 말 할 것도 없다. 두 사람이 만든 아기임에도 불구하고 남자쪽보다는 여자쪽이 휠씬 불리하다. 사회적 시선도 그렇고.

이제 막 자신의 꿈을 쫓아 나아가려는 순간  시작해 보기도 전에 처음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면 참으로 기가 막힐 것이다. 이책에선 자신의 미래의 모습이 어떠하고 싶으면 지금의 나는 어떤 것들을 참고 기다려야하는 지를 조용히 일깨워 준다.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었다면 꼭 읽히고 싶은 책이다.  아이들에게 열번의 성교육보다 휠씬 큰 효과를 얻을 것이다.

그리고 이 작품은 문학성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기의 아버지가 될 크리스를 화자로 삼은 점도 탁월하고, 헬렌의 입장을 태어날 아기에게 쓰는 편지형식으로 다뤄준 것도 참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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