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가 들려주는 물리학 이야기 - 45인의 물리학자가 주제별로 들려주는 과학지식
다나가 미유키 외 지음, 김지예 옮김, 후지시마 아키라 감수 / 동아엠앤비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학문은 '시초가 무엇에서 비롯되었을까?'라는 물음에 답하면서 발전한  것 같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고대의 철학과 과학의 구분이 모호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도.

동양 철학에서 격물치지라는 말이 있다. 사물의 이치를 구명하여 자기의 지식을 확고히 한다-(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유교 경전인 [대학]에 나오는 삼강령 팔조목은 다 들어봤을 것이다. 삼강령은 명명덕, 신민, 지어지선이다.  팔조목에 '격물·치지·성의·정심·수신·제가·치국·평천하'가 있다. 팔조목에서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데 제가 치국 평천하 하기 전에 격물, 치지, 성의, 정심으로 수신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

서양 철학에서 물질의 근원을 찾는 것과 거의 일맥상통하는 것이 동양 철학에서는 격물치지인 것이다. 

이번에 읽게 된 [물리학자가 들려주는 물리학 이야기]의 내용은 어떤 과학자가 어떤 발견을 했고, 때론 어떤 발명으로 이어졌는지를 인물 위주로 설명한 책이다. 작가도 머릿말 끝부분에 책에 소개되는 과학자가 무엇을 발견했고, 발명했는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어떻게 생각했는지에 중점을 두고 읽어 달라고 한다. 그냥 고개 끄덕이며 이러저러한 과정을 통해 이런 것들이 발견되고 발명되었구나하고 넘어가지 말고 과학자들이 어떻게 발상의 전환을 했는지, 즉 격물 치지를 했는지를 보아 달라고 주문한다. 

이책은 인물로 읽는 과학의 역사이다. 아이들이 어려워 하는 과학이나 수학이론을 설명하기 전에 인물 소개를 먼저한다면, 훨씬 친숙하게 다가갈 것이다. 여러 과학적인 발전, 발명에 기여한 과학자들이 어떠한 과정으로 업적을 이루었는지를 인물 위주로 설명해 놓았다. 그냥 과학적인 인물만 나열한 것은 절대 아니다. 과학적인 사실들이 발견된 뒤 어떤 파급효과가 있었는지, 어떤 과학자가 발전시켜 오늘에 이르렀는지, 실생활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까지 아주 꼼꼼하게 설명해 놓았다.

마치 과학 교과서를 보는 느낌이었다. 

특히 내가 이 글을 쓴 물리학자 다나카미유키와 유키 치요코씨에게 감동한 것은 역사적인 발견이나 발명에 관련된 일본인 과학자를 찾아내어 꼼꼼하게 소개한 부분이었다. 이 책을 일본인이 읽으면 일본인이라는 자부심에 엄청 뿌듯할 것 같다. 

이 글을 쓴 물리학자가 우리나라 사람이었다면 우리 역사 속 과학자들이 역사적 발견이나 발명에 기여한 사실을 찾아내어 기술했을까?하고 생각해 보았다. 최근에 나오는 교과서를 보면 이책[물리학자가 들려주는 물리학 이야기]처럼 어떤 과학적 이론을 소개하고, 수학적으로 어떤 공식으로 증명할 수 있으며,관련된 과학자는 누구이며, 실생활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소개한다. 같은 시대 우리 나라 과학자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었는지를 찾아본다면 나름 자부심을 가지지 않을까? 물론 그렇지 못할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시도라도 해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가 실생활에서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고 있는 볼트, 암페어, 헤르츠,단위들이 과학자의 이름이라는 사실에서 많이 놀라웠고 재미있었다.

 양자 역학을 설명한 부분은 다시 찬찬히 읽어 볼 참이다. 

 과학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읽으면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흥미를 느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울 준비는 되어 있다]는 제목을 본 순간 참 낯이 익다고 느꼈다. 분명 봤던 책인 것 같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도쿄 타워]와 [반짝 반짝 빛나는]을 몇 년 전에 읽었다. 그리고 [울 준비는 되어 있다]가 세 번째다.늘 그렇지만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작가의 작품은 커다란 사건이 없어도 가슴에 여운을 남긴다.

[울 준비는 되어 있다]도 그랬다. 개인적으로 이번에 읽은 [울 준비는 되어 있다]가 제일 좋았다. 물론 앞의 두 소설이 별로 였다는 건 아니다. 취향의 차이라고나 할까. 앞의 두 소설은 장편이었고, [울 준비는 되어 있다]는 단편이다.

200페이지 조금 넘는 두껍지 않은 책 속에 12편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나는 그 중 [요이치도 왔으면 좋았을걸]과[손]이 좋았다.

모든 이야기는 담담한 필체로 전개되는 평이한 글들이다. 그런데 다 읽고 나면 뭔가 고독한 느낌이었다.

'나는 혼자 사는 여자처럼 자유롭고, 결혼한 여자처럼 고독하다' [요이치도 왔으면 좋았을 걸]의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다. 이 말에 동조하지는 않지만 참 멋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과연 그럴까? 혼자 사는 여자라고 다 자유롭지 못할 것이고, 결혼한 여자라고 다 고독하지는 않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며 [요이치도 왔으면 좋았을 걸]의 나츠메는 결혼한 여자이면서 고독하다고 소리치고 있다고 해석했다.

[손]에서는 '자유란, 더이상 잃을 것이 없는 고독한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라는 구절이 나를 사로잡았다.

나는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 고독할 틈 없이 살고 있으니까.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읽고 나면 묘한 고독이 느껴진다. 사랑이 이루어지든, 아니든. 불륜이든, 아니든. 세상의 잣대로만 보면 정말 이상할 수도 있고, 이해 받을 수 없는 경우도 많지만 사람들은 여러 모습으로 사랑하고 있고 어떻게 보면 울 준비는 되어 있는 것이다.

에쿠니 가오리의 다음 책이 꼭 읽고 싶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집으로 가는 길
소피 커틀리 지음, 허진 옮김 / 위니더북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집으로 가는 길] 지난 주에 읽은 동화책이다.

찰리의 12살 생일날  띠 동갑 남동생이 태어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린이의 시간이 끝날 쯤, 동생이 생긴다면 어떨까? 나도 동생이 있다. 두 살 터울인 동생과는 자주 다투었던 기억 밖에 없다. 동생은 막내라고 온 가족 모두 엄청 사랑해주었다. 난 어땠을까? 내가 특별히 사랑 받고 있다고 느낀 적은 별로 없었다. 5남 3녀에서 일곱 번째를 더구나 딸을 누가 주목한단 말인가? 남동생은 인물도 장난 아니게 잘 생겼다. 내 기억으로는 어머니의 농담 반 진담 반의 넋두리가 가슴에 콕 박혀있다.

"밑의 둘은 안 낳았으면 편했을 텐데!"

그렇지 않으면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

어른들이 나와 동생을 놀리느라 하는 말이었고, 우리도 잘 알고 있었지만 어린 마음에 엄청 듣기 싫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말을 하면서 놀리는 것이 그분들의 서툰 애정 표현이었다. 

[집으로 가는 길]의 찰리는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 하다가 건강에 문제가 있는 동생이 생기면서 자신이 부모님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그러면서 평소에 놀이터인 숲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시대를 넘어서 석기시대로 돌아가서 모험을 하게 된다. 

석기 시대 소년 하비의 가족에게도 위기가 있다. 찰리는 하비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도록 돕고, 자기도 다시 현실의 가족에게 돌아온다. 


모든 가족에게는 작든, 크든 문제가 있다. 가족이라면 그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함께 풀어나가면서 행복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어른들은 "니가 뭘 알아?"또는 "엄마, 아빠가 알아서 할게. 넌 공부나 잘해." 하면서 문제에서 아이를 배제 시키려 한다. 아이들은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할 수도 있고, 방해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차단 시킨다고 아이들이 잘 자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차라리 우리 집에는 이런 저런 문제가 있고, 함께 풀어 나가려면 이러저러한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명해준다면 가족 간의 유대감이 쌓이고,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서 행복한 가정이 될 것이다.

찰리도 아픈 동생으로 인해서 더 힘들어 질거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가족간에 상처 입히기도 하겠지만 함께 할 거라는 것을 안다. 


[집으로 가는 길]처럼 가족이라면 함께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등 영어, 엄마표 영어로 시작합니다
김희진 지음 / 리얼북스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룬 다음에는 자식을 몇이나 낳을지 고민하고 아이가 태어나고 나면 당연히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건강이다. 그리고 다음이 교육일 것 같다. 부모라면 자식의 교육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다행히도 우리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라 주었고, 그러니 똑똑한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첫번째 교육 방법으로는 태교였다.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들었다. 두번째 교육방법은 [초등영어, 엄마표 영어로 시작합니다]의 엄마처럼 나도 책을 많이 읽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돐도 되기 전에 웅진출판사에서 나온 곰돌이 시리즈를 사서 엄청 많이 읽어주었고, 책으로 도미노 게임도 많이 했다. 그래서였을까? 내 바램대로 첫아이는 책을 엄청 좋아했고, 책벌레로 자랐다. 

둘째와 셌째는 달랐다. [초등영어, 엄마표 영어로 시작합니다] 작가네 처럼 둘째 셋째는 책을 좋아하지 않았다. 똑같이 책을 읽어 주었건만 첫째는 또 읽어 달라는 말을 계속해서 귀찮을 지경이었지만 동생들은 책을 읽으면 스르르 잠이 들거나 조용히 하라며 책을 못 읽게 했다. 내 배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다 다르게 자랐다. 

영어 공부도 마찬가지였다. 나도 [초등...]작가와 비슷하게 영어를 많이 들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곰돌이 푸를 비롯한 디즈니 에니메이션을 한글 자막없이 들려주기를 엄청했다. 아이들이 대사를 줄줄 외울 수 있을 정도로!

 그런데 이것도 큰아이만 그랬다. 동생들은 별 흥미가 없어했다. 30대가 된 큰아이는 지금도 곰돌이 푸의 대사를 줄줄 읊는다. 

그렇다고 우리 아이들이 영어 공부를 잘 하게 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우리나라 평균의 성적으로 보통의 대학을 나와서 소시민으로 잘 살고 있다. 물론 나는 우리 아이들의 영어 공부를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캐나다인 고모부와 전화 통화하는 걸 보면 깊은 대화까지는 못하는 것 같지만. 영어권 사람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내가 보기에 원어민 수준에서 한참 미달 되는 수준이지만 주눅 들지는 않는 것 같다. 

[초등영어, 엄마표 영어를 시작합니다]의 작가 김희진씨가 참 대단하게 보였다. 다른 엄마들도 김희진 작가같은 교육 방법을 몰라서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실천의 문제다. 계획을 세운대로 꼼꼼히 실천했기때문에 아이들을 유학 보내지 않고 원어민 수준의 영어 실력을 길러 줄 수 있었던 것이다. 

김희진 작가가 참 존경스럽고, 대단하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2-04-20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음의 파수꾼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에 사강의 책을 많이 읽었다. 주로 그녀가 20대에 발표했던 작품들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마음의 파수꾼]은 사강이 30대에 쓴 소설이다. 이 책은 앞선 작품들에 비해 짜임이 치밀하고 탄탄하다고 느꼈다. 이야기 구성이 잘 짜였다는 것은 그녀의 글이 20대 때에 비해 많이 성장했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앞선 작품들에서 보여주던 자유로움이 많이 덜했다. 구성이 잘 짜여진 이야기라서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사강의 작품 같지 않은 낯설음 이라고 할까? 작가로서 성숙해지면서 작품이 어떤 틀 속에 갇혀 버린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이것은 오로지 나 혼자만의 느낌일 뿐이다. 겨우 이 작품 하나로 사강의 소설이 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는 [마음의 파수꾼]이 다른 작품에 비해 대중에게 훨씬 어필이 잘 되었을 것이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저질러 지는 범죄에서 대해서 어디까지 동감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할 꺼리를 많이 던졌을 것이다. 하지만 사강의 특기인 심리묘사나 그녀만의 감수성, 어떠한 생각의 틀에도 가두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 잘 드러나지는 않아서 아쉬웠다. 

 소설 [마음의 파수꾼]은 무척 재미있었다. 루이스 같은 사랑도 있구나 하고 고개가 끄덕여 지다 가도, 섬뜩하고, 통쾌 했다. 제법 무서운 이야기지만 무겁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손쉬운 행복을 손에 넣는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었다. 그런 행복은 사람을 속박한다. 행복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상심에서 빠져나오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다. 우리는 최악의 근심 거리 한가운데서 헤엄치고, 몸부림 치고, 스스로를 변호하고,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돌연 행복이 조약돌처럼 혹은 반짝이는 햇빛처럼 우리의 이마를 친다. 그러면 우리는 존재한다는 그 모든 기쁨을 마주한 채 당황하여 뒷걸음을 치는 것이다.-p169~170  

역시 사강의 소설에서는 건질 수 있는 문장이 많다.

올 봄 사강의 소설을 읽을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