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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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준비는 되어 있다]는 제목을 본 순간 참 낯이 익다고 느꼈다. 분명 봤던 책인 것 같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도쿄 타워]와 [반짝 반짝 빛나는]을 몇 년 전에 읽었다. 그리고 [울 준비는 되어 있다]가 세 번째다.늘 그렇지만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작가의 작품은 커다란 사건이 없어도 가슴에 여운을 남긴다.

[울 준비는 되어 있다]도 그랬다. 개인적으로 이번에 읽은 [울 준비는 되어 있다]가 제일 좋았다. 물론 앞의 두 소설이 별로 였다는 건 아니다. 취향의 차이라고나 할까. 앞의 두 소설은 장편이었고, [울 준비는 되어 있다]는 단편이다.

200페이지 조금 넘는 두껍지 않은 책 속에 12편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나는 그 중 [요이치도 왔으면 좋았을걸]과[손]이 좋았다.

모든 이야기는 담담한 필체로 전개되는 평이한 글들이다. 그런데 다 읽고 나면 뭔가 고독한 느낌이었다.

'나는 혼자 사는 여자처럼 자유롭고, 결혼한 여자처럼 고독하다' [요이치도 왔으면 좋았을 걸]의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다. 이 말에 동조하지는 않지만 참 멋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과연 그럴까? 혼자 사는 여자라고 다 자유롭지 못할 것이고, 결혼한 여자라고 다 고독하지는 않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며 [요이치도 왔으면 좋았을 걸]의 나츠메는 결혼한 여자이면서 고독하다고 소리치고 있다고 해석했다.

[손]에서는 '자유란, 더이상 잃을 것이 없는 고독한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라는 구절이 나를 사로잡았다.

나는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 고독할 틈 없이 살고 있으니까.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읽고 나면 묘한 고독이 느껴진다. 사랑이 이루어지든, 아니든. 불륜이든, 아니든. 세상의 잣대로만 보면 정말 이상할 수도 있고, 이해 받을 수 없는 경우도 많지만 사람들은 여러 모습으로 사랑하고 있고 어떻게 보면 울 준비는 되어 있는 것이다.

에쿠니 가오리의 다음 책이 꼭 읽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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