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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스무 살 - 찬란해서 고독하고, 그래서 아름다운 스무 살 이야기
김수현 지음 / 마음의숲 / 2011년 7월
평점 :
[안녕, 스무살]의 작가는 참 아름다운 20대를 살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글을 책으로 낼 수 있으니 말이다. 만인이 부러워하는 대학에 입학하고, 그 대학마저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과감이 던져버릴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이책을 읽으면서 내 머리 속을 가득 채운 생각은 '나의 스무살 아니 20대는 어땠지?'였다. 내가 막 스무살이 되었던 80년대 초는 국가적으로 엄청 암울했던 시기였다. 또한 우리 집안도 사업이 부도가 나면서 어두운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었다. 나는 대학입학에 대해서 집안의 도움을 받을 입장이 아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막내로 태어난 것이었다. 집안의 생계까지는 책임지지않아도 되었고 오로지 나 혼자만 걱정하면 되었다. 친구들이 대학을 입학할 때 조그만 회사에 입사한 나는 나름대로 대입준비를 했다. 전공을 선택할 때도 가장 염두에 두었던 것은 직업을 갖는데 유리한가 였다. 그러다보니 대학입학 후 취직이 잘 된다는 상대 공부가 어려워 많이 고생했다. 대학을 다니면서도 알바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잠시도 여유를 부릴 수가 없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 당시 대학들은 민주화 투쟁으로 한 학기가 개강되면 반 이상이 휴강이었을 정도였다. 강의가 휴강되면 자연스럽게 학우들과 모여 민주화에 대해,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바라던 대로 꽤 괸찮은 무역회사에 취직했고 대학 동아리 선배와 결혼해서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좀 여유를 가지고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 매진 하지 못했던 게 아쉽다. 전공으로 했던 공부가 내 인생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내가 하고 싶었던 공부를 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는 절대 인기학과로의 진로를 고집하지 않았다. 정말 아이가 좋아하고 지금 하고싶다고 하는 것을 하라고 충고한다. 그러면 속된 말로 돈이 안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을 긍정하며 행복한 인생을 사는데는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일을 되돌아 보며 정말 잘 살았다고 자신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때 좀더 노력을 기울였더라면, 그때 좀더 성실했더라면, 그때 좀더 철이 났더라면...' 뭔가 조금은 모자랐다고 여겨진다. 그때는 그런 선택이 최선이었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녹스느니 닳아 없어지리라" - "노력하지 않는한, 불평할 자격은 없다." - 본문 내용
[안녕, 스무살]을 읽으면서 예전에 유행했던 "00 이란 00 이다" 라는 문구와 비슷한 문장이 많아서 속으로 빙긋웃었다. 그리고 글과 함께한 그림이 참 예뻤다. 글을 잘 쓰는 것도 부러운데 그림까지 잘 그리다니! 작가의 역량이 참 부럽다. 이만한 재주가 있다면 자신이 살고자 하는 삶을 위해 과감히 다른 것을 포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