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하는 인간 - Homo Philosophicus
김광수 지음 / 연암서가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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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내가 소속되어 있는 모임의 정기집회가 있는 날이었다.

우리 모임의 구성상 특징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모임에 나오는 연령층도 다양하고 하는 일도 다 다르다.

이번모임에는 반은 기혼자이고 반은 미혼이었다. 모임 후 뒤풀이에서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기혼자들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어떤 상대를 고르라고 충고 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혼 당사자들에 는 별 도움이 안되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40대인 내가 결혼할때와 지금 결혼 적령기를 살짝 넘어선 사람들의 생각이 엄청나게 다르기 때문이다.

그들은 결혼은 반드시 해야하는 일이 아니다. 선택사항일 뿐이다.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즐기고 싶은것들을 다 즐기고 난 후에 그때 결혼하고 싶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존재에 대한 각성을 하고 사는 것일까?

요즘 나는 의식적으로 철학 서적들을 읽으려고 애쓰고 있다.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제목이 [철학하는 인간]이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읽을까 말까를 살짝 고민하다가 연암서가에서 출판된 책이라 읽어보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어떤 철학자의 생각에 관한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책이었다.

책이 술술 잘 읽혔다. 특히 저자가 밝혔듯이 이 책은 존재 각성의 삶이 최선임을 말하고 입증하고자한다.

그런의도로 썼다면 이 책을 읽은 나에게는 충분히 입증되었다.

나 자신을 알고 나의 존재에 대한 각성을 제대로 했으니까.

모든 존재는 신비 그 자체이며 인간만이 자신의 신념과 소망으로 삶과 역사를 창조하는 존재라고 한다.

인간은 한사람 한사람 각자가 소우주이며, 유한한 시간을 사는 대체 불가능한 유일자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를 깨닫는 것,

즉 존재를 각성하지 못하는 삶은 금보다 비싼 자단목을 땔감으로 쓰는 것과 같다고 섰다.

청소년들이나 사회에 발을 내딛인지 얼마 안된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중년을 넘어서고 있는 나에게는 맞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거리며 읽었고,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잘 해 왔나를 돌이켜보기도 했고,

어렵지 않은 책이라 청소년인 우리 아이들에게 꼭 읽혀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이 책과의 만남이 참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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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과 선 - 기초수학에 담긴 사랑 이야기
노튼 저스터 지음, 김윤경 옮김 / 오늘의책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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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책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평소에 그림책을 많이 본다.

아이들이 어릴때는 교육에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되는 그림책들을 주로 샀다.

그러다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다가 어느새 내가 즐기게 되었다.

그림에 문외한이었던 내가 그림을 조금씩 이해하게도 되었고 그림책이 주는 메세지에 감동되었다.

[점과 선]은 기초 수학에 담긴 사랑이야기라는 소개글에 현혹되어 읽게 되었다.

수학을 소재로 풀어낸 그림책이라니!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덤으로 아이들에게 읽혀서 수학을 좋아하는 계기가 된다면 이보다 좋은 일이 있으랴!

그런데 이 책은 아이들에게는 너무 어렵겠다고 생각되는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었다.

처음 책을 받자마자 읽고 지금 서평을 쓰기 전에 다시 읽어보았다.

생각이 바른 직선이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떻게 변화되어갔는지를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약간은 철학적인 수학그림책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직선이 사랑하는 대상이 점이다. 둘은 너무나 다른 성질을 가졌다.

둘이 얽혀들 여지도 별로 없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직선의 사랑은 짝사랑이다.

과연 어떻게 이 사랑이야기가 진행될까? 다음 책장을 넘기지 않을 수 없는 설정이다.

그 후 직선은 놀라운 변신을 해보이면서 새로운 어떤 것으로 변한다.

'용기있는 자 만이 미인을 쟁취한다'는 말이 있다.

이 책에서는 '사랑을 쟁취하기위해서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한다'이다.

생각이 바른 직선이었기 때문에 정말 아름답고 멋지게 사랑을 얻을 수 있었다.

저만 알고 고리타분한 직선이었으면 사랑을 얻는데 실패했을 것이다.

자신이 꿈꾸어 본 모습에 머물러 버렸다면, 변하려고 갖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더라면,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이루지도 못한체 비웃음을 참아야 했을 것이다.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히면 너무 어려워 하거나 재미없어할 것 같다.

그러나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기부터의 학생들에게는 많은 교훈을 줄 좋은 책이다.

나도 무척 감동 받았다.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라는 소개글이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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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오케스트라, 우주의 선율을 연주하다 - 처음으로 읽는 궁중음악 이야기
송지원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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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음악에 대해서 잘 모른다. 부끄럽게도 한국인이면서 한국음악은 더 모른다.

[조선의 오케스크라 우주의 선율을 연주하다]를 본 순간 꼭 읽어봐야 겠다고 마음먹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우리 음악의 전반적인 것에 대해서 알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악기라고는 북,장구, 징, 꽹과리, 가야금 정도만 조금씩 접해봤다. 그

렇지만 내가 다룰 수 있는 악기는 하나도 없다. 물론 서양 악기도 리코더 외에는 연주할 수 있는게 없다. 

그런 나에게 이책과의 만남은 횡재에 가까운 행운이었다. 

 

이책을 통해 우리 음악의 변천사를 알 수 있었다.

특히 궁중음악이 어떻게 발전하며 이어져 왔는지 세세하게 알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장악원은 지금으로 말하면 국립 국악원이다.

그들은 각종 의례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조선의 악은 예와함께 의례의 핵심이었고, 그만큼 조선의 대표적인 음악기관이었던 장악원의 역할은 컸다고 한다. 

 

특히 이책에서는 장악원에서 쓰여졌던 악기는 어떤 것이 있으며 악기의 관리는 어떻게 했으며,

악보들은 어떤 것이있으며 어떤 음악이 연주되었는지까지 아주 상세히 잘 알려주고 있다.

그만큼 예와 함께 중시되었던 악이었기 때문에, 장악원에서는 악보에 관한 의궤뿐아니라 악기 제작과정과 관리에 관한 의궤까지 두어 철저하게 관리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악인열전과 악기열전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음악과 가장 관련이 깊은 인물은 단연 박연이다.

그런데 의외의 인물중에도 음악에 조예가 깊은 인물들이 많았고,

음악에 조예가 깊은 인물들은 다방면에 천재적 재능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악과 예를 따로 떼어놓고 논하지 않았던 학자들이 역시나 악에도 통달한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리고 악기 열전에서는 우리 전통악기를 사랑하게끔 만들어 주었다.

북쪽 고구려의 악기 거문고와 남쪽 가야의 악기 가야금,

두줄의 팔방미인 해금,저음으로 영혼을 위로한다는 아쟁,그리고 서양에서 전래된 다양한 악기까지.

작가의 표현이 정말 아름다워 그 악기들이 더 간절하게 마음에 와 닿는 느낌이었다.

[조선의 오케스트라 우주의 선율을 연주하다]를 읽으면서 새로운 기쁨에 빠질수 있어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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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나흘
이현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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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나흘]은 6.25 당시 내 고향 영동에서 벌어진 이야기다.

전쟁이 발발하자 영동은 북한군과 미군의 격전지로 변했고 그 와중에 민간인이 300명 이상이 미군에 의해서 사살되었다.

이런 엄청난 비극이 있었음에도 군사 독제시절에는 아군에 의한 민간인 사살에 대해서는 일절 발설할 수 없었다.

그러다 1990년대 이후 문민정부가 수립되면서 여러군데에서 자행되었던 아군의 민간인 학살등도 세상에 밝혀지게 되었다.

노근리 사건도 이 시기에 세상에 알려진 사건이다.

 

내가 노근리 사건을 알게 된 것도 이 시기에 신문과 tv를 통해서 이다.

그리고 마침 아버님이 노근리에 있는 학교로 부임하게 되었다.

당시에 취재기자들이 노근리 일대와 임계리 등에 사시는 연로한 분들을 인터뷰하고 갔다고 아버님이 말씀하시기도 했다.

물론 학교에까지 와서 이것 저것 물어보셨단다.

우리 집안의 원 고향은 추풍령이다. 같은 황간면이긴 하지만 추풍령은 더 남쪽인 경상도와 경계에 있다.

전쟁이 났을때 우리 어른들은 당연히 남쪽으로 피난을 가셨기때문에 노근리의 참상을 비켜갈 수 있었다.

 

[나흘]을 쓴 이현수 작가님도 고향이 영동이라고 한다. 이 분이 노근리 사건을 알게 된 것은 2004년 쯤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보다 10년쯤 더 뒤에 알게되신 것이다.

나도 아버님이 그곳으로 발령이 나지 않았으면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지나갈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아버님이 학교 사택에 살았기 때문에 집에 가려면 쌍굴앞을 지나가지 않을 수가 없었으니 사건현장을 일년에 최소한

대여섯번은 보게 되니모를 수가 없었다.

 

소설 [나흘]은 작가가 6.25 당시의 미군의 형편과 영동이 격전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과

쌍굴안에 대피하고 있던 민간인을 사살하게 된 상황들을 정말 상세하게 잘 서술해 놓았다.

그리고 자신이 영동 출신이면서 노근리에서 벌어진 일에대해 모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을 변명해 놓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소설속의 김진경이란 인물은 내시의 자손이라고 설정되어 있다. 

조상이 내시라는 사실은 자손들이 별로 자랑스러워하지 않는 사실이다. 

가족 구성원 모두는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다. 입양으로 구성된 가족인 것이다.

그래서 진경이라는 인물은 가족과의 끈끈함이 없고 뽀송하기 그지 없다.

그러한 김진경이라는 인물을 노근리 사건의 쌍굴과 관계가 있는 인물을 만들려고 작가가 엄청 애썼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장을 넘길수록 노근리 쌍굴과 내시 집안의 인연이 작위적이라는 느낌이었다.

차라리 내시집안의 이야기만 내던가 동학의 조재벽 대접주 이야기로만 또다른 소설을 냈다면 더 나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김진경을 노근리 사건과 연관시키려고,

엄마인 채희가 부모를 불태워 죽이고 그로인해 유사자폐적인 삶을 살다가 사생아인 진경을 낳고

쌍굴에서 목을 매 자살하게 한것도 너무 억지스러웠다.

 

 소설이 재미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재미는 있었지만 인물과 사건의 설정이 너무 작위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뻐들네라는 캐릭터는 잘 잡았다.

그렇다면 뻐들네를 악인으로 만드는 것도 괜찮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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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느끼는 시간 - 밤하늘의 파수꾼들 이야기
티모시 페리스 지음, 이충호 옮김, 이석영 감수 / 문학동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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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만 하늘에 별들만 가득히 반짝이는 모습을 언제 보았던가.

정말 40년 가까이 지난 어린시절을 끝으로 그렇게 많은 별들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초등학교를 다니던 70년대초 중반까지도 밤하늘엔 별이 총총했다.

방학이 되어 시골 할머니댁에 가면 더 많은 별들을 볼 수 있었다.

길이 어딘지 도저히 분간이 안가는 칠흑같은 밤이면 별들을 마음껏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시골의 밤하늘도 그때만큼 별들이 빼곡하지는 않았다.

거리를 환하게 밝히고 있는 가로등 때문일 것이다.

 

[우주를 느끼는 시간]을 읽으면서 언제부터인가 나는 밤하늘의 별들에게 아예 관심을 주지 않고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린시절 여름밤이면 옥상으로 올라가 온가족이 별을 보며 더위를 식혔다.

그러나 내 아이들을 키우던 시절엔 아파트에서 살다보니 옥상에 올라갈 수도 없지만,

캠핑을 가서 야영을 할때도 밤하늘에는 별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인 티모시 페리스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를 느끼며 정말 부러웠다.

아직 오존층이 오염되지 않은 5,60년대에 유년과 청년기를 보냈다는 것도 행운이며,

정말 좋은 부모를 만나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꿈을 키운것도 행운이었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식이 밤하늘의 별들을 보느라 친구들이랑 밤을 샌다면 어떻게 할까?

아마 대부분의 부모는 학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쌍수를 들고 말렸을 것이다.

공부도 잘하고 별 보기를 좋아하는 아이였어도 돈도 안되는 천문학자의 길을 가라고 하진 않았을 것 같다.

 

"내게는 아주 단순한 신조가 하나 있어요. 이전에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라.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따라올 길을 만들어라."

 

-먼 우주 사진 촬영의 달인  잭 뉴턴의 말이다.   

이 책에서 언급된 사람들 대부분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간 사람들이 아닐까?

전문가이든 비전문가이든간에 자신이 정말 경이로움을 가지고 바라본 밤하늘의 별들에게 매료되어서

무한한 상상으로만 그치지 않고 현실의 하늘에서 뭔가를 보고야 말았던 사람들!

 

정말 멋지지 않은가!

 

특히 이 책을 처음 보았을때 두께에 눌렸다.

그러나 작가의 재미있는 글에 푹 빠져서 어느순간 나도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을 관찰하고 싶어졌다.

별을보러 산꼭데기로 야영하러 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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