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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기욤 뮈소의 전작들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그럴까?
[내일]은 생각보다 잘 나가지 않았다.
이야기의 전개방식도 전작들과 비슷하게 흐르면서 지루하기까지 했다.
그러다 매튜가 중고 컴퓨터를 구입하고 엠마와 이메일을 주고 받기 시작하는 장면부터 엄청 재미있었다.
거기서부터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일년의 시차를 두고 이메일을 주고 받는다는 발상이 신비롭기도 하면서 어디서 많이 본듯한 조금은 식상한 듯한 느낌도 들었다. 탐임슬립을 차용한 이야기들은 많이 있어왔지 않은가.
에니메이션중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그랬고,[백투더퓨쳐]도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그런류의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들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타임슬립의 원조격 동화로는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도 있다.
그러니 이야기를 어떻게 마무리 할지 예측하기가 쉬웠다.
물론 기욤 뮈소라는 작가의 작풍 또한 내 예상을 돕기는 했다.
그래서 술술 잘 읽히고 매튜의 아내 케이트의 기행들이 하나하나 밝혀 질때마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런데 글을 읽으면서 작가가 미혼은 아닐까? 라는의심이 들었다.
말하자면 공감이 잘 안되었고, 여성심리를 잘 파악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물론 내 기준으로 본 관점에서 그렇다는 거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내 아이의 아버지이고, 사회에서도 존경받는 선량한 사람이고, 내가 살을 맞대고 살고 있는,
나를 엄청 사랑해 주는 사람을 자신을 위해서 이용할 수 있을까?
사랑에 눈이 멀면 그렇게 될까?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가고 공감이 안되기때문에 이 소설이 잘 쓰였는지도 모르겠다.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설정은 해 놓았지만 섬뜩하기만 했지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아무튼 소설은 끝까지 재미있었고 결론도 다른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작품들처럼 과거의 시간에서 처음과 다르게 다시 진행되는 바람에 현재의 일들도 달라졌다.
물론 해피엔딩으로.
이 소설을 읽으면서 기욤뮈소라는 작가에게 참 많이 배웠다.
이 작가는 정말 다방면으로 세심하게 공부를 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닉 피치라는 인물의 혈액형도 그렇고, 와인에 관한 것도 그렇고, 체스까지.
그는 다행히 프랑스인 인데다 프랑스가 와인의 나라이고, 서양에서는 체스를 즐기고,
어떤 특이한 혈액형에 대해서 기사를 읽었지 않았겠냐면 할말이 없지만 그런 것들을 멋지게 작품에 우려내지 않았냐 말이다.
깊이있는 공부가 없이는 결코 쉽게 글에 녹아나오지 않는다는 걸 나는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나도 글을 쓰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