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학 수업 - 우리가 다시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
에리카 하야사키 지음, 이은주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죽음학 수업]은 내가 철학서적인 줄 알고 선택했던 책이었다. 지난 봄 친정어머니를 사별하고 생각보다 깊은 상처를 입었던 나는 이 책이 그 상처에서 빨리 회복시켜주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기대로 읽게 되었다. 어떤이가 내게 말했다. “어머니가 천수를 누리고 평온하게 돌아가셨으니 그것은 상실이 아니다.” 그분 말씀이 맞을 것이다. 다들 호상이라고 했고 85세에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으니 정말 깨끗하게 생을 마감하신 거라고. 그런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 날마다 보던 엄마가 안계시니 정말 한동안 멘붕에 빠졌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엄마에게 많이 의지 했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지금도 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마음이 찡하다.

[죽음학 수업]은 나 같은 행복한 이별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책을 이끌고 있고 죽음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노마부터 엄청나게 고통스런 어린시절을 극복하고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나쁜 방법으로 죽음을 접했던 사람들이었다. 이 수업을 이끌고 있는 노마는 에릭슨의 단계이론을 접목시켜 수강생들의 마음을 케어해 나간다. 어린시절 어떤 경험을 했느냐에 따라 그 후 인간의 인생이 얼마나 적나라하게 전개 될 수도 있고 굳건한 자아를 형성해서 아름답게 삶을 개척하며 살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다. 약물에 중독된 엄마에게서 자란 케이틀린은 결백증을 가진 성인이 되었다. 아버지가 정신분열 상태에서 어머니를 살해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던 조나단은 정신분열이 유전된 동생 조시를 위해 자신을 내던지지만 동생은 결국 자살한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청소년 시절에 마약을 팔던 조직폭력단에서 빠져나와 기적처럼 다른사람을 돕는데 기쁨을 느끼며 살게 되고 조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동료를 구하려다 오히려 그 동료를 죽게도 한다. 알콜 중독인 부모 밑에 있는 스테파니 그들에게 노마가 한 말은 너 먼저 사랑하라.”였다. 정말 그들에게 이 수업이 꼭 필요하고 현장학습이나 어린 시절의 나에게 편지쓰기를 통해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보면서 치유도 병행되도록 이끌어 주었다. 에서

에릭슨의 생애8단계가 다 그렇다는 건 아니고 그렇게 되지 않거나 그 단계보다 시간이 오래 진행되기도 한다는 걸 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내내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정말 엄청난 경험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그런 상황에 놓여보지 않고 50년을 살아올 수 있어서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그리고 노마의[죽음학 수업]을 에리카 하야사키가 강의실 밖으로 가지고 나와 모두를 위한 수업으로 바꾸어 놓아서 정말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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