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란사 - 조선의 독립운동가, 그녀를 기억하다
권비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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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란사] 시대를 앞서서 걸어간 여성, 여장부 하란사!

 

3년 전부터 우리나라 독립운동사를 공부하고 있다.

처음 시작은 동학에 대해서 공부해보자고 역사동아리 도반들과 의기투합했다. 그런데 [동학 농민 혁명사] 공부를 하고 나니 자연히 우리나라 독립운동사로 넘어가게 되었다. 박은식 선생님의[한국 독립운동 지혈사], 김산의[아리랑], [이완용평전], [평화를 향한 근대주의 해체], [나는 여성이고 독립운동가입니다]를 함께 읽었고, 지금은 [새롭게 쓴 한국 독립운동사]를 함께 읽어나가고 있다.

하란사라는 이름은 [나는 여성이고 독립운동가입니다]에서 처음 보았다. 그 책에서는 김란사로 소개 되어있다. 하란사는 김란사인데 결혼하면서 남편의 성을 따라서 하란사로 불렸다고 한다. [하란사]에서도 소개되었던 대로 자발적으로 아버지에게 받은 김씨보다 하씨가 더 아름다워 하씨를 자신의 성씨로 선택했다고 한다. 이 또한 대단한 일이다. 그 시절에 자신의 성을 바꾼다는 생각을 하다니!

[하란사]라는 소설 제목을 보는 순간 꼭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하란사는 유관순의 스승으로만 알았지, 그녀의 삶 자체에 대해서 아주 미미한 정도만 알고 있었으니까.

김란사는 부유한 상인의 딸로 태어났고, 아버지의 사업 상대였던 하상기라는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된다. 아버지의 사업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결혼과 동시에 그녀의 인생에 엄청난 변화가 시작된다. 첫 번째가 이화학당에 입학한 사건이었다. 여성이 학교에 가는 것도 어려운 시절에 미혼도 아닌 기혼 여성이 진학을 한다는 것 자체가 획기적인 일이었다. 책에서도 언급되었듯이 교칙상 기혼여성의 입학이 불허되었으나 그녀의 향학열에 학교에서는 입학을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녀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이화학당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까지 간다. 이 모든 것이 남편 하상기가 적극적으로 협조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남편도 참 대단하다.

그녀는 자신이 공부한 것으로 제자들을 가르치고, 제자들에게 조선의 독립을 위해서 힘쓰라고 독려한다. 그녀의 제자들은 배운대로 조선의 독립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친다.

이 책에서는 그녀가 독립운동에 물심양면으로 힘쓰다가 독살당하기까지의 일대기를 의친왕과의 관계를 부각시켜 재미를 더했다.

여성인 내 시각은 의친왕과 협력하는 활동보다 여장부로서의 그녀가 더 빛났다.

그녀의 가르침은 3·1운동에서 보여준 여학생들의 활약으로 꽃을 피웠고, 그 후로도 한국 독립운동사에 여성의 역할이 돋보일 수 있었다.

하란사가 있었기에 유관순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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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직장인이 어떻게 1년 만에 2권의 책을 썼을까
황준연 지음 / 와일드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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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많은 것들을 바꿔놓았다. 아무래도 바깥에 있는 시간보다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훨씬 많다. 그리고 여러가지 해야할 일들이 미뤄지거나 축소되거나 취소되었다. 물론 더 늘거나 앞당겨 해결하거나 확대 된 것도 분명히 있지만.

나에게 가장 많이 축소된 건 수입이고, 는 것은 책보는 시간이다. 학교 수업이 주는 바람에 경제적으로는 손해 보았지만, 남아 돈 시간에 내가 나를 잃지 않는 노력이 있었다. 바로 책읽기였다. 물론 글도 썼다. 날마다 일기를 쓰려고 노력했고, 한 5년간 중단했던 서평도 다시 시작해서 쓰고 있다.

[평범한 직장인이 어떻게 1년만에 2권의 책을 썼을까]를 읽게 된 건 제목 때문이었다. 직장인이라면 일기 쓰기도 벅찰텐데 어떻게 책을 2권이나 냈을까? 궁금했다. 

지난 주말 충북에 홀로 사시는 시어머님을 뵈러 가는 기차 안에서 이 책을 다 읽었다. 2시간 정도만에. 작가 황준연씨는 30대다. 본인은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평범한 직장인을 생각하고 머리에 떠올릴 수 있는 일반적인 회사원은 아니다. 하루하루 일에 찌든 평범한 직장인이 매일 글을 쓰기란 정말 힘들다. 나는 프리랜서에 가까운 학교 강사다. 주3일 2시간, 2시간,3시간. 합쳐서 7시간 강의를 한다. 강의 준비를 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 강의 해온 세월이 있으니 자료도 많고, 분야가 매번 바뀌는 것도 아니니 같은 내용의 반복이라 어렵지도 않다. 하지만 거의 매년 학생이 바뀌고 학교의 시스템도 바뀌고, 담당자도 바뀌다보니 수업외 업무처리가 상다하다. 코로나 정국이니 교실도 미리 방역해야하고 수업을 마친 후에는 사용한 교구를 모두 소독해야하니 그 시간도 무시 못한다. 2시간 강의를 하려면 최소 4시간 이상 품을 팔아야 한다. 출퇴근 시간까지 말이다. 그리고 대한 민국 에 사는 기혼 여성이며 자녀가 있다면 가사 노동에 들이는 시간도 무시 못한다. 모든 일과가 끝나고 책을 보거나 글을 쓰는 시간을 갖기가 참 힘들다. 나라는 사람은 아이들을 다 성인이 되었고, 남편에게 가사분담을 강요하여 저녁 식사후 시간은 무조건 내마음대로 쓴다. 글을 쓰거나, 책을 보거나, 취미활동을 하거나 내마음대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글을 쓰는 일이 무척 힘들다. 

[평범한 직장인이 어떻게 1년만에 2권의 책을 썼을까]의 작가 황준연씨는 내가 보기에는 아직 세상살이를 덜 해보아서 쉽게 글을 쓰고 쉽게 책을 내는 것 같다. 황준연씨 글속의 말 중에 내마음에도 콕 박힌 말이 있다면 '지금이 바로 그순간'이라는 챕터 속에 "지금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 중의 하나가 바로 책쓰기다"- p139 

맞는 말이다. 생각만으로는 절대 꿈을 이룰 수 없다는 말도 맞다. 그런데 내 글이 책으로 나온다고 꼭 좋은 일일까?

매일 글을 쓰는 일은 정말 나도 권하는 바다. 글쓰기는 치유의 힘도 있다. 나는 우리 아들들이 사춘기를 정말 무사히 보낼 수 있었던 것은 글쓰기의 힘이었다고 생각한다. 스트레스와 불만을 글쓰기로 풀었다. 아들이어릴때 아빠에게 야단 맞고 메모지에 휘갈겨놓은 글을 읽고 폭소를 금치못한 적이 있었다. "아빠 빠큐!"였다. 

나도 등단을 목표로 글을 쓰고 있다. 이미 써둔 단편이 제법 된다. 하지만 등단하지 못했고, 책으로 나오지 않았다. 출판사에 근무하는 친한 벗들이 글을 내 주겠다는 제안도 여러번 받았다. 소위 자가출판이는 방법이다. 하지만 난 그렇게 등단하고 싶지 않다. 별내용도 없고, 아무도 읽고 싶지 않은 글을 출판한다면 정말 나무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을 내는데 돈이 많이들지 않다보니 아무도 읽지 않는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황준연 작가도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을 구해준 일이 바로 글쓰기였다고 고백하고 있다. 글쓰기는 얼마든지 권한다. 하지만 책을 출판하는 일은 좀 자제했으면 한다. 지구 온난화가 심각하다. 나무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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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표교 세책점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23
구본석 지음, 반성희 그림 / 책고래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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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책대여점 이야기라니! 기대보다 훨씬 다이나믹한 이야기에 취해서 언제책을 다 읽었는줄도 모르게 책장이 휘리릭 넘어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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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 책고래마을 38
이경은 지음 / 책고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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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똑똑] 조이가 찾는 것은 무엇일까? 조이를 따라서 생쥐가 올빼미가 미어캣이 해마가 따라나선다.

  그림책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유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림책이다.

  그림이 예쁘다. 그림에 조예가 깊지 못한 내가 봤을때, 어떤 기법의 그림인지 잘 모르겠다. 스크레치 기법도 조금 보이고, 페이퍼 커팅기법도 아주 조금 보인다. 그리고 가장 많이 보이는 건 드리핑 기법이다. 전체적으로 이런 그림을 뭐라고 부르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림을 보는 순간 마음에 쏙 들었다. 특히 올빼미 휴고가 제일 좋았다.

 

  그런데 왜 생쥐와 올빼미와 미어캣과 해마여야 했을까?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너무 과민하게 어른의 눈으로 그림책을 분석하고 있는건가? 물론 그림책에서 조이가 생쥐에게 물었고, 생쥐는 자기는 잘 모르겠다며 올빼미를 추천하고 올빼미는 미어캣을 미어캣은 해마를 마지막에는 다같이 찾게 된다. 아기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형적인 그림책 기법이다. 나도 처음엔 뭘까 궁금했는데 해마에게 와서 눈치챘다. 아이들도 해마가 주는 힌트를 보고서야 알 것같다. 

  그림이 참 예쁘고, 이야기 서사도 아기들이 좋아할 만해서 좋았다. 하지만 딱 한가지 주인공 이름과 동물들의 이름이 다 서양 이름이라서 조금 불편했다. 글로벌 시대이니 이름을 세계적으로 지었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왜 꼭 그래야만 하지? 작가도 우리나라 사람이다. 차라리 동물들에게는 이름을 붙이지 말고 생쥐, 올빼미, 미어캣, 해마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아기들이 볼 그림책이니 세밀한 부분까지 더 신경쓰고, 고민했으면 좋겠다.

 

  예쁜 그림을 보아서 기분이 참 좋은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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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와 철학자들 - 덕질로 이해하는 서양 현대 철학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20
차민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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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덕질을 해보지 않았다. 단 한번도!

 이렇게 쓰고 보니 내가 재미없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미쳐야 미친다.' 라고 했는데. 난 어떤 대상에게도 확 미쳐보지 못했다. 

 그래도 나를 설레게 하는 무엇을 굳이 하나 찍으라고 한다면 책이다. 그렇지만 누구처럼 간서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는 못되고, 다방면으로 읽는 것을 좋아한다. 만화, 소설, 동화, 그림책, 철학, 과학, 경제학, 등등. 대부분의 쟝르를 가리지 않는다. 단 라이트 노벨 종류에는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환타지 소설류를 좋아하지도 않고, 빠져들지도 못하는 내 성향이 덕후가 되기에는 뭔가 한참 모자라다. 

 

 차민주 작가의 책은 [덕후와 철학자들]이 처음이다. 모두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철학적인 시선을 덕질과 연관지어 풀어내다니! 이글을 쓴 작가가 다방면의 덕후였고, 철학덕후라니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현대 서양철학과 지금의 문화 현상인 덕질을 접목해 이런 글을 썼다는 사실에 놀랍기도하고, 존경스럽기도하다. 청소년들에게 철학을 쉽게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철학이란 삶에서 생겨난 다양한 질문에 각자의 답을 찾아가는 학문이다. 이 책에 거론된 28명의 철학자 대부분이 내가 참 좋아하는 철학자들이다. 그들의 철학에  50대 후반의 내가  소리내어 읽기가 뭔가 조금은 거북한 '시발비용, 굿즈, 일코, 현타, 떡밥, 덕계못'등  덕후들의 용어들을 아주 잘 접목해서 설명하고 있다.

[덕후와 철학자들]에서 덕후 문화의 태동을 1970년대 애니메이션과 비디오 게임이 등장하면서 시작 됐다고 말한다. 그 뒤, SNS와 네트워크 게임이 등장한 2000년대를 거쳐, 유튜브와 개인미디어들이 대중 매체를 위협하기 시작한 2010년대에 들어서자 덕후 문화가 대중문화의 최 전선에 서기 시작했다고 하면서 아직 문화의 중심에는 서지 못했고, 대중문화의 변방에서 영토를 키우며 트렌디함을 무기로 대중 매체나 고급문화에 차출되는 등 관심을 받기도 했다라고 말하고 있다.(p76)

덕질을 시작하게 된 사건을 '덕통사고'라고 한단다. 큰 트럭이 갑자기 나타나 나를 치고 간 것처럼 순식간에 어떤 분야에 푹 빠져마니아가 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교통사고가 아닌 덕통사고인 것이다.

그래서 덕질은 스투디움(사진을 보는 이에게 작가가 제공하고자 한 의도의 일반적인 욕망이나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푼크툼(작가의 의도와 관계없이 감상자에게 개인적으로 일아아는 강력한 '꽂힘')인 것이다.

푼크툼과 덕통사고는 나도 몰랐던 내 안의 나를 관통당하는 일이다.  푼크툼은 취향의 정중앙을 저격당해 즐거움을 사냥하는 야수로 변하게 되는 일이다. 첫눈에 반하는 일은 우연히 맞닥뜨린 사고처럼 찾아온다. 그 사람을 사랑할 계획 같은건 누구에게나 없듯이-p103,104

 

이렇게 덕후가 된 그들은 빡센 상징계를 웃으며 버틸 수 있다고 한다.-p135

스피노자식으로 말하자면 덕후는 자신의 코나투스(자신을 행복하게 유지하려는 노력)인 덕질로 자신의 존재를 보존하고 지속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아는 철학자들이 언급 될때마다 친구를 만난 것 처럼 반가웠다.그리고 아직 잘 알지 못하는 철학자와 인용된 책들을 꼼꼼히 메모했다. 이 작가가 읽고 인용한 책이라면 쉽고 재미있을 것같은 기분이 들어서 구입목록에 넣었다.

 

 철학공부를 재미있게 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차민주 작가의 또다른 책이 궁금해서 [BTS를 철학하다]를 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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