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14 : 인간, 돈의 유혹에 퐁당 빠지다 - 어린이를 위한 뇌과학 프로젝트 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김현민 그림, 정재은 글, 정재승 기획, 이고은 자문 / 아울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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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와 [열두 발자국]을 쓴 정재승 박사님이 아이들을 위해서 쓰신 책이다.

이 책에 14라는 숫자가 붙어 있으니 전작 13권이 더 있다는 말이다. 아쉽게도 나는 인간탐구 보고서중 14번째 '인간, 돈의 유혹에 퐁당 빠지다' 가 처음이다. 표지 그림이 만화여서 그냥 만화 책인 줄 알았다. 물론 이 책은 만화책이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내용 모두가 만화는 아니다. 딱딱한 이론에 재미있는 만화라는 도구를 살짝 보탠것이다. 그래서 지루하지 않고 쉽게 읽혀서 좋았다.

솔직히 전작을 읽지 않은 관계로 외계인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몰라도 책을 읽는데 방해되지 않는다. 어차피 이 책은 외계 탐구 보고서가 아니라 '인간 탐구 보고서'니까. 즉 외계인의 눈으로 본 인간의 모습이다. 그래서 좀 더 객관적 입장으로 인간을 탐구하는 것 같고, 은근히 설득된다.

[인간탐구 보고서14-인간, 돈의 유혹에 퐁당 빠지다]에서는 제목에 나와 있듯이 인간 세상에서 돈이라는 것이 어떤 위치인지, 인간에게는 돈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하고,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준다. 돈이라는 매개체로 인간 심리를 탐구하는 것이다.

<지구인 돈에 중독되다>에서는 복권 에 관한 이야기였다. 매번 돈을 날리면서도 복권을 사는 인간들, 술,마약, 도박 등 중독되는 종류도 다양하다. 이유는 인간은 즐거움을 느낀 행동을 계속하고 싶어하는데 이것이 반복되면 중독으로 이어진다는 것이었다. 쾌감이 기억을 저장하는 변연계의 회로를 활성화 시켜 그렇다는 내용이었다.

<돈 앞에서 무너지는 지구인의 이성>은 돈 앞에서 비 이성적인 인간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물건을 보고 쾌감을 느끼는 '대뇌 측좌핵'을 자극해서 충동구매로 이어진다고 한다. 특히 내가 현금 대용으로 항상 쓰고 있는 신용카드는 소비의 고통을 줄여주기 때문에 신용카드가 과소비로 연결되기도 한다고 한다.

<인센티브>에 대한 내용에서는 아이들에게 돈으로 보상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단순한 집안 일을 돕는 것이나 성적을 올리는 것에 대해서 돈으로 보상하면 돈이 없으면 안 하게 되는 것이다.

<버는 법도 쓰는 법도 다양한 돈> 좋은 곳에 쓰면 행복을 보장하는 돈에 관한 이야기였다. 효도 잔치라던가, 좋은 일에 쓰라고 기부하는 것.

이 책으로 돈에 대해 공부하면 돈의 참 가치를 알게 될 것 같다.

아무튼 쉽지 않은 인간 내면의 문제를 "인간 탐구 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책을 내어주신 정재승 박사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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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위의 아이들 라임 청소년 문학 64
남예은 지음 / 라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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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위의 아이들]은 그냥 아무 정보도 없이 청소년 소설이라서 읽게 되었다. 남예은 작가님에 대해서는 더더욱 몰랐다.

첫 이야기<나쁜 사랑>을 조금 읽기 시작 했을 때, '어 이작가 글맛이 참 좋네!' 였다. 다 읽고 나서는 무릎을 탁 쳤다. '아니 너무 좋잖아!' 였다. 그래서 남예은 작가의 다른 작품을 검색했지만 찾지 못했다. 아직 책으로 출간 된 책은 [선 위의 아이들] 뿐인 것 같다.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은 예약해서라도 꼭 읽을 참이다!

<나쁜 사랑>은 로운이와 여자친구의 관계, 엄마와 아빠의 관계, 남한과 북한의 관계까지 절묘하게 대비시킨 수작이었다.

두번째 이야기<코르셋>은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 여고생의 이야기였다. 자신의 상황도 너무나 힘든데 어척같은 엄마의 암 발병이라니! 상황이 어떻게 해결될지 마음 졸이며 읽었다.

내가 앞설 차례다.-p70

이 한 문장이 많은 것을 말해 주는 것 같았다. '내 인생을 내가 개척할 거야. 운명아 비켜라.' 라고.

세번째 이야기<선위의 아이들>은 학폭의 가해자로 단순 가담하고 힘들어서 스스로를 세상과 단절한 고등학생 인우와 부모가 일하러 나가 있는 동안 발을 긴 끈으로 묶여 지내는 여섯살 정운의 이야기다. 인우가 정운이를 구한 게 아니라 정운이가 인우를 살린 이야기로 읽혔다.

네번째 이야기 <지하철1호선>은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는 내용이었다. 세상의 잣대로 보는 삶은 누추하고 힘들어 보여도 실상 당사자는 그 삶에서 참 행복을 느끼며 사랑받고 살고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선 위의 아이들]은 짧은 네편의 이야기를 묶어서 만들었다. 네편 합쳐서 170p 정도다. 읽는데 2시간 남짓 밖에 걸리지 않는 두께였지만 깊은 감동이 가슴에 콕 박혔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청소년 시절을 생각했다. 벌써 40년이 훌쩍 지나버린 오래전 그 시절. 좋은 부모, 형제를 만난 나는 가족의 사랑 속에서 안전한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형편으로 학교 다니기도 힘들었지만, 공부만하면 되었으니까

내 아이들의 사춘기는 어땠을까? 지금 성인이 된 아들, 딸이 어떻게 추억할 지 모르겠지만 어떤 상황이었더라도 부모인 나는 자식들 편이었을 것이다.

[선 위의 아이들]을 꼭 선물하고 싶은 제자가 있다. 지금 고3인 그 아이는 작년에 학교를 자퇴하고 가출했다. 그 아이가 겪고 있는 청춘이 쉽지 않은 것 같다. 제자의 앞으로의 선택이 아무쪼록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방향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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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어디까지 알고 있니? - 꽃쟁이 혁이삼촌이 들려주는 풀꽃들의 새로운 비밀
이동혁 지음 / 이비락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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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을 돌아보면 내겐 정말 소중한 일들이 많았던 시간이었다. 온 세상이 코비드-19 팬데믹의 지옥을 살아낸 기간이기도 하다. 세상 모두가 힘들었으니, 나라고 뾰족한 수가 있었겠나. 그냥 당하고, 견디고, 참으며 이겨내는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는 학창시절 이후에 단 한번도 누려보지 못한 나 만의 시간을 즐겼다. 억지춘향으로 말이다. 나라에서 학교도, 학원도 문을 닫으라니 강제 휴가에 들어갔다. 처음엔 뭔가 불안했지만 다 당하는 일이니 즐겨보자는 마음이 발동했다. 우선 평소에 시도하기 어려운 대하소설 두편을 읽었다. 그리고 바쁘다는 핑계로 절대로 시도하지 않던 운동을 시작했다. 그렇다고 거창한 운동도 아니다. 숨쉬기 운동만하던 나는 조금더 발전시켜서 걷기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우리집 바로 옆에는 생태공원! 20년 넘게 살고 있는 동네였지만 생태공원을 처음부터 끝까지 돌아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이른 저녁을 먹고 강제로 백수가 된 딸아이와 함께 산책을 겸해서 걸었다. 그러자 생태공원에서 피고 지는 꽃들과 낙동 강변에서 자라는 동, 식물들에게 눈길이 갔다.

도시에서 자란 나는 식물이름을 거의 모른다. 여지껏 아는 식물이라고는 학교나 공원 화단에 명찰을 달고 있는 것들 뿐이었다. 코스모스, 장미, 백합, 국화, 수선화, 벚꽃, 무궁화 정도? 이보다는 조금 더 알고 있겠지만 50보 100보다.

그 즈음에 아침 산책을 함께할 동무가 생겼다. 그분은 시골 출신인데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이라서 식물이름을 많이 알고 계셨다. 선생님과 아침 산책을 하면서 알게된 식물들이 참 많다. 광대나물, 미역취, 쑥부쟁이,닭의 장풀, 마름, …… .

한 2년 전부터는 맨발 걷기를 하면서 생태공원의 4계절을 오롯이 느껴 보았다. 돌아보면 지난 5년은 나의 완경기를 별 어려움 없이 넘어가게 해준 멋진 시간이었다.

[풀꽃, 어디까지 알고 있니?]를 본 순간 엄청 반가왔다. 그냥 식물 도감보다 훨씬 내용이 알찼다. 일반적인 꽃에 대한 정보 뿐만아니라 '그거 알아요?' 코너를 만들어서 더 깊이 알려주었다.

식물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도 알려준다.

 

그리고 식물들이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준다. 때론 소꼽놀이의 재료가 되기도 하고 진짜 약재로도 쓰인다.

이 책에 들인 작가의 정성이 얼마나 대단한지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이 동혁 작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예쁜 사진으로 실물을 담아 주시고, 정말 유용한 정보도 알려주시고 재미난 이야기까지 소개해 주셔서 참으로 고맙다.

2주 뒤면 어린이 날이다. 이번 어린이 날에는 [풀꽃, 어디까지 알고 있니?]를 선물하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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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오타니처럼 - 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
한성윤 지음 / 써네스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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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타니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오타니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이었다. 그때 일본 프로야구팀인 니혼햄 파이터스에 입단하게 되었다는 기자회견을 했다. 애초에 그가 천명했던 것과는 달리 메이저리그를 마다하고 일본 프로야구팀 입단을 선택한 것이다. 아주 정중한 사과와 함께 말이다. 물론 주위의 어른들 특히 부모님이나 그를 지도했던 고교의 감독님이 시켰겠지만 말이다.

고교시절부터 160km의 강속구를 던졌고, 야구계의 관심을 받아왔던 선수라면 조금은 우쭐한 모습이 있을 수도 있는데 오타니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그 시절 소개된 그의 만다라 차트를 보고 놀랐다. 도저히 고등학생이 작성한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야구를 잘하는 선수라서 주목했다기보다 자기가 작성한 계획서 대로 철저하게 실천했다는 점이 너무나 놀라웠다. 어른인 나도 쉽게 실천할 수 없는 일이었다.

우리 속담에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지않은가! 3일이라도 실천했다면 잘한 거다. 그런데 고교시절 작성한 계획표의 일부는 아직도 지키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 이렇게 잘 할 수 있을까? 도대체 어떤 부모 밑에서 자랐을까? 오타니가 정말 잘하니까 온 언론에서는 그에게 특별함이 있을 것이라고 천부적 특별함을 찾기 시작했다.

오타니의 부모님은 평범했다. 굳이 특별함이라고 한다면 두분 다 스포츠 선수 출신이라는 점이었다. 체형은 유전의 영향을 매우 많이 받는 것이니 오타니의 좋은 몸을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다.

그의 부모는 자식을 키우면서 8가지 원칙을 세워두고 지켰다고 한다. 8가지 원칙 중 특히 주목할 점은 없었다. 8가지 원칙 모두 부모라면 그렇게 해야 하지 않나 싶은 내용이었다. 그중 몇가지는 우리집과 같았다. '자식들 앞에서 부부싸움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 것을 즐겁게 시킨다, 가족들이 최대한 오래 같이 시간을 보낸다, 최대한 열심히 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준다, 스스로 생각하게 한다.' 이 정도는 모든 부모들이 자식을 키울때 원칙으로 세우고 실천하는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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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글쓰기의 발견 - 헤밍웨이, 글쓰기의 '고통과 기쁨'을 고백하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래리 W. 필립스 엮음, 박정례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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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책에 대해 기대를 많이 했다. 아무래도 헤밍웨이라는 이름때문이었을 것이다.

책이 참 예쁘다. 표지도 깔끔하지만 속지도 소녀 감성이다. 테두리장식까지 있는 속지라니!

내용도 물론 좋다.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글쓰기에 관한 내용들이다. 단 '헤밍웨이, 글쓰기의 발견'이라는 제목은 좀 과하지 않았나 싶다. 낚인 듯 ㅠㅠ

그냥 헤밍웨이가 다른 작가들과 나눈 서간집을 읽었다고 생각하면 그런대로 읽을만하다. 이 책으로 글쓰기에 관해서 무엇을 발견하기를 바랐다면 조금 실망할 것이다. 헤밍웨이가 보통 작가는 아니지 않나!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특별한 기술을 전수 받고 싶었다면 말이다. 그가 말하는 내용은 작가 지망생이라면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이 책으로 위대한 작가라고 다르지 않다는 동질감을 느끼게 되었고, 위로 받았다.

헤밍웨이는 치열하게 글을 쓴 작가였다. 정말 그랬다. 작가들이 그렇듯이 글을 써 놓고 불필요한 문장을 삭제하거나 분량을 줄이는 부분도 그렇고, 제목을 무엇으로 지을까 고민하는 모습에서도 익숙한 동지애를 느꼈다. 하지만 한편으로 헤밍웨이는 자부심이 대단한 작가임에 틀림없었다. 출판사 편집자와 나눈 서간문을 보면 자기 글에 대해서 함부로 바꾸거나 삭제하는 걸 허락하지않는다. 물론 작가라면 자신이 표현한 내용이 조금이라도 바뀌면 작품이 많이 훼손된다고 느낄 것이다.

위대한 작가들의 글쓰기 책을 많이 읽었다. 그들이 하는 말이 서로 다르지 않았다. 작가는 어떤 작가의 특별한 기술을 전수 받아서 되는 게 아니다. 끊임없이 쓰고, 응모하고, 또 쓰고, 그렇게 계속 도전하는 것이다. 정말 내가 바보같고, 몰염치하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치열하게 쓰지도 않으면서 작가가 되겠다고 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책을 읽으면 꿈을 버리지 않고 또 도전해보자는 내 의지를 다질 수 있어서 좋다. 헤밍웨이의 작품들을 십대때 다 읽었다. 그때의 감동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지는 않다. 이제 노년으로 접어든 시점에 읽어보면 어떨지 궁금하다.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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