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 속의 책들이 고전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솔직히 시대에 많이 뒤떨어진 느낌이 팍 들었다. 완전히 70,80년대 느낌이었다. [사자와 마녀와 옷장]과 [마틸다] 빼고, 위에 선정해 놓은 책들은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70년대에나 보던, 당시 금성출판사 [세계명작동화]전집 100권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이 거의 없다는 것도 아쉬웠다. 하다못해 이원수선생님이나 권정생 선생님 작품 몇개라도 있었으면 좀 나았으려나!
외국 도서 중에서도 마하엘 엔데나 아스트리드 린더그렌의 작품이 하나도 선정되지 않은 부분도 아쉬웠다.
더구나 좋은 작품들도 많은데 동화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작품들을 초등학교에서 읽혀야 할 이유가 뭘까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나 [도덕경]을?
작가님은 축약본이 아닌 원전을 완독하기 위한 워밍업으로 아이들에게 고전을 맛보게 한다고 하셨다. 일리 있는 말이지만 꽤 우려스럽기도 하고, 쉽게 수긍할 수는 없는 부분이었다.
더구나 전집을 사서 활용하라고 권한다. 나는 아이들 독서에 관심 많은 우리나라 부모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 옛이야기 전집, 동화책 전집부터 집안에 들이고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님의 견해는 다 읽지 못하더라도 책이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는 것이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작가님 같이 책에 대해 잘 아는 부모는 전집을 잘 활용해서 아이에게 책을 권하지만 보통의 부모들은 순서대로 읽혀서 아이들이 질리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독서 환경은 부모가 함께 읽는 것이다. 집에 책이 많지 않아도 된다. 요즘 공공도서관이나 학교 도서관이 얼마나 잘 되어있나!
저학년 때는 꼭 입말로 읽어주고, 자주 도서관 나들이를 가고, 책을 빌려와서 아이와 함께 독서를 하는 것이 아이를 책과 친해지게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님이 지도하는 독서교육 방법은 참 좋았다. 그렇지만 책 선정은 좀 더 고민해 보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