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생을 위한 최소한의 고전수업 - 끝까지 파고드는 아이를 위한 초등 6년 독서 로드맵
김민아 지음 / 청림Life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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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서지도에 관심이 많다. 원래 책읽기를 워낙 좋아하고, 내 아이들에게도 아기때부터 책을 읽어주는 것이 일상이었다. 한때는 독서지도사로 활동해 볼까하고 관련 도서도 엄청 사서 읽고, 1년 넘게 공부해서 자격증까지 땄다. 그러다보니 독서 관련 도서가 출판 되면 일부러 찾아 읽는다. 나의 독서 지도 방법이 올바른지 알고 싶기도하고, 내가 모르는 다른 사람의 노하우를 배우고 싶기도 해서다.

[최소한의 고전수업]도 그래서 읽었다. 김민아 작가님은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현직 교사라고 한다.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한 독서 활동에 대한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그 중에 고전읽기를 어떻게 진행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김민아 작가님 의견에 독서 지도 방법이나 활동은 매우 훌륭하고 대부분 나도 동감이다. 나도 우리 아이들이 어릴때 [사자소학]을 가르쳤다. 하루에 4자씩 천천히 익히는 방법으로. 그리고 나는 [명심보감]과 [논어] 는 가르치지 않았다. 어린시절 아버지의 교육 영향이 크게 작용한 때문이다. [명심보감]에는 좋은 구절이 매우 많고 좋은 책이지만 정통 유학을 공부하신 아버지는 [명심보감]에 도교나 불교의 내용이 포함 되었다는 이유로 좋은 책으로 치지 않으셨다. 대신 [추구]를 배웠고,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추구]를 가르쳤다.

김민아 작가님이 조선시대에 서당에서 [명심보감]을 아이들에게 가르쳤다고 잘못 알고 있는(p145~146) 것 같다. 나는그렇지 않다고 알고 있다. 오히려 [명심보감]은 일제 강점기 이후에 우리나라에 역수입되어서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명심보감]이 좋은 책이라서 해방이 된 이후에도 널리 읽히고 있으니 고전이 분명하다.

김민아 작가님의 고전 읽기 수업으로 아이들이 책을 무척 좋아하게 되었다는 내용을 읽으면서 나도 우리아이들에게 같은 방법으로 책과 가까워 지도록 했구나 싶어서 뿌듯했다.

책 선정 면에서 너무나 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나마 저학년에게 옛이야기나 신화를 읽기를 함께 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권할만 하다. 그런데 고학년 도서 선정이 많이 아쉬웠다.

위 사진 속의 책들이 고전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솔직히 시대에 많이 뒤떨어진 느낌이 팍 들었다. 완전히 70,80년대 느낌이었다. [사자와 마녀와 옷장]과 [마틸다] 빼고, 위에 선정해 놓은 책들은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70년대에나 보던, 당시 금성출판사 [세계명작동화]전집 100권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이 거의 없다는 것도 아쉬웠다. 하다못해 이원수선생님이나 권정생 선생님 작품 몇개라도 있었으면 좀 나았으려나!

외국 도서 중에서도 마하엘 엔데나 아스트리드 린더그렌의 작품이 하나도 선정되지 않은 부분도 아쉬웠다.

더구나 좋은 작품들도 많은데 동화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작품들을 초등학교에서 읽혀야 할 이유가 뭘까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나 [도덕경]을?

작가님은 축약본이 아닌 원전을 완독하기 위한 워밍업으로 아이들에게 고전을 맛보게 한다고 하셨다. 일리 있는 말이지만 꽤 우려스럽기도 하고, 쉽게 수긍할 수는 없는 부분이었다.

더구나 전집을 사서 활용하라고 권한다. 나는 아이들 독서에 관심 많은 우리나라 부모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 옛이야기 전집, 동화책 전집부터 집안에 들이고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님의 견해는 다 읽지 못하더라도 책이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는 것이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작가님 같이 책에 대해 잘 아는 부모는 전집을 잘 활용해서 아이에게 책을 권하지만 보통의 부모들은 순서대로 읽혀서 아이들이 질리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독서 환경은 부모가 함께 읽는 것이다. 집에 책이 많지 않아도 된다. 요즘 공공도서관이나 학교 도서관이 얼마나 잘 되어있나!

저학년 때는 꼭 입말로 읽어주고, 자주 도서관 나들이를 가고, 책을 빌려와서 아이와 함께 독서를 하는 것이 아이를 책과 친해지게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님이 지도하는 독서교육 방법은 참 좋았다. 그렇지만 책 선정은 좀 더 고민해 보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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