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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 류노스케×청춘 ㅣ 청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4년 5월
평점 :
일본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몰라도 그의 작품[라쇼몬]이나 [코]는 알 것이다. [라쇼몬]은 영화로도 나왔다고 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알 것 같다. 나는 영화는 못 보고 책을 먼저 읽었다. 나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잘 모르는 중에 단편집 [라쇼몬]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라쇼몬'이 좋아서 그의 작품 중 단행본으로 나온 [지옥변]까지 찾아 읽었다.
이번에 읽게 된 단편집[아쿠타가와 류노스케X청춘]은 단편집 [라쇼몬]과 [지옥변]에서 이미 읽은 작품들이 많았다. '꿈', '신들의 미소', '갓파' 등은 [라쇼몬]에서, '게사와 모리토', '귤', '신기루', '톱니바퀴', '점귀부' 등은 단편집 [지옥변]에서 보았다.
사실 이미 읽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제목만 보고는 어떤 내용이었는지 생각나지 않았지만 막상 읽어보니 다 기억났다. 특히 '점귀부'는 완전 자전적 내용이라서 제목만 보고도 뚜렷하게 알고 있었다.
그의 단편은 극찬을 받는 작품들이 많지만 나에게 최고 작품은 '신들의 미소'였다. 어쩌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국뽕에 차올라서 쓴 작품일지도 모르지만 자국의 문자나 모든 것을 받아들여 자기화 해버리는 민족성에 대해서 이렇게 자부심을 가지는 작가라면 국민적 사랑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자를 받아들여 히라카나 가타카나라는 그들만의 문자로 만들었고, 유교,불교, 심지어 기독교까지 일본화한 자기들 신으로 바꾸어서 믿고 있으니 말이다.
'갓파'를 처음 읽었을 때, 돌킨의 '호빗'이 떠올랐었다. 그런데 이번에 읽으면서는 '돌킨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갓파'를 읽고 '호빗'을 구상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어쩌면 반대일 수도 있다. 물론 내 생각이지만, 영문학을 전공한 류노스케가 영미 문학작품에서 '호빗'을 알게 되어 자국의 미신과 결부시켜'갓파'를 지었을 수도. 어찌 되었던 나는 갓파족은 호빗족과 외형적인 면이 많이 비슷하다고 느끼며 읽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작품을 참 덤덤하게 쓴다는 생각을 했다. 자전적 소설도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매우 관찰자처럼 표현했고, 다른 작품들에서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여러 심리를 객관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느꼈다.
젊은 시절에 자살함으로써 생을 마감한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